[리뷰]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넣었어, 스틸시리즈 에어록스9

리뷰 | 김동휘 기자 | 댓글: 5개 |
얼마 전 스틸시리즈에서 선보인 타공 마우스 라인업 '에어록스' 시리즈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에어록스는 자사의 스테디셀러 제품인 '라이벌(Rival)'마우스의 경량화 버전으로 홀리 쉘(Holey Shell) 타공 처리가 되어 70g 미만의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대칭형 마우스죠.

예상대로 에어록스 시리즈는 많은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세계 최초의 게이밍 기어 브랜드'라는 타이틀답게 골수팬도 상당히 많은 브랜드고, 이러한 게이밍 기어의 근본 브랜드가 무려 7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게이밍 마우스 라인업이니 말이죠.(라이벌 하나로 도대체 몇 년을...)

다만 에어록스 라인업 출시 당시에는 아쉬움을 표하는 유저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약 7년 만에 론칭한 신규 라인업임에도 불구하고 '에어록스 3'라는 보급형 제품 하나만 출시했으니 말이죠. 물론 에어록스 3의 성능은 메인스트림급 이상이었지만, 스틸시리즈 골수팬들에게 3이라는 숫자가 어디 성에나 차겠습니까?

스틸시리즈가 그런 팬들의 마음을 읽기라도 했는지 에어록스 라인업의 최상급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바로 '스틸시리즈 에어록스9(Steelseries Aerox9)'입니다. 진정한 스틸시리즈 팬이라면 '9'라는 숫자는 언제나 설렘으로 다가오기 마련이죠. 저 역시 오리지널 센세이 시절부터 스틸시리즈 마우스를 즐겨 써온 유저로써 이번 에어록스9은 정말 기대되는 제품 중 하나였습니다.





▲ 평범한 스틸시리즈 박ㅅ....어, 잠깐만 측면의 상태가?



▲ 반갑다! 오랜만이야 측면 12버튼!



▲ 일단 박스부터 먼저 살펴봅시다



▲ 박스 뒷면에는 간단한 제품 특징, 성능들이 적혀있습니다



▲ 역시 스틸시리즈다운 깔끔한 패키징



▲ 구성품은 매뉴얼, 리시버, 젠더, 케이블



▲ 스틸시리즈 로고가 각인된 패브릭 소재 USB-A to C 케이블



▲ 리시버와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젠더도 동봉되어 있습니다


박스 디자인은 기존 스틸시리즈의 게이밍 마우스들과 같으며 구성품, 패키징 방식 역시 동일합니다. 경량화가 대세인 요즘 게이밍 마우스 시장에서 12개의 측면 썸버튼은 오랜만이네요.









다시 한번 MMORPG 세상으로, 돌아온 측면 12버튼























제품을 처음 살펴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경량화에 더욱 집중하는 타 브랜드와 달리 스틸시리즈 에어록스9은 12개의 측면 버튼을 탑재한 모습입니다. 아마도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로스트아크'와 곧 출시될 WoW 확장팩 '용군단' 등의 MMORPG 장르를 겨냥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에어록스9은 스틸시리즈의 트루무브 에어(TrueMove Air) 센서가 적용됐으며, 최대 18K CPI(=DPI)까지 설정이 가능합니다. 최대 가속 40G, 최대 속도 400 IPS로 뛰어난 정확도와 속도를 제공하며, 스크롤 휠, CPI 변경 버튼, 그리고 앞서 보여드린 12개의 측면 버튼을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징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른손잡이용 비대칭형 마우스인 에어록스9은 무선 연결 시 최대 80시간, 블루투스 연결 시 최대 180시간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홀리 쉘(Holey Shell) 타공이 적용된 제품답게 89g이라는 가벼운 무게를 자랑합니다. 요즘 출시되는 초경량화 마우스와 비교하면 이게 무슨 경량 마우스인가 싶으시겠지만 이건 측면에 버튼이 12개 달린 마우스란 걸 기억합시다.









옆에 뭐가 많으면 그립감이 별로던데?




















WoW, 아이온, 메이플스토리 등의 MMORPG가 게임 시장을 주름잡고 있을 시절, 고급형 게이밍 마우스들은 대부분 여러 개의 측면 버튼을 채용했습니다. MMORPG 특성상 수많은 스킬들과 아이템을 수시로 사용해야 하는데, 키보드에서 왼손으로 편하게 누를 수 있는 위치에 모든 것을 할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으니까요.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그 당시 출시된 제품들은 대부분 불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아무 마우스나 가져와서 그 위에 버튼만 얹어놓은 느낌이랄까요? 엄지손가락이 뭔가 붕 떠있는 것 같고 조금만 힘을 잘못 줬다간 측면 버튼이 한 번에 눌려서 이상한 스킬이나 아이템이 마구 사용되기 일쑤였습니다.

반면 에어록스9의 측면 버튼은 편하게 그립 테이프를 잡고 있는 느낌입니다. 모든 버튼이 자연스러운 곡선을 이루고 있어서 마우스 쉘의 일부라고 느껴질 정도니까요. 특히 엄지손가락이 위치하는 아래 두 줄은 엄지손가락의 굴곡에 맞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측면 버튼의 가장 큰 단점인 이질감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줍니다.

또한 측면 버튼 클릭의 경우 일반적인 마우스 그립의 세기로는 절대 작동하지 않았으며 약 3~4배 정도의 힘을 줘서 눌러야 작동하기 때문에 사용 중 버튼을 잘못 눌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더불어 키보드의 F, J, 숫자패드 5 키와 마찬가지로 중앙 버튼에 돌기가 나와있어 버튼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본 마우스 유틸리티 중 최고였어요.



▲ 스틸시리즈 GG 앱을 실행하면 연결 및 배터리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이... 이게 다 뭡니까



▲ 다양하고 정밀한 마우스 설정이 가능합니다



▲ 최대 5개의 CPI(=DPI)프리셋을 생성할 수 있으며 한자리 수치까지 수동 조절이 가능합니다



▲ 조명 설정은 상, 중, 하 구획별로 각각 설정이 가능하네요



▲ 엄청난 디테일의 매크로 설정



▲ 게임 뿐만 아니라 업무시에도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 특정 앱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프리셋을 변경하도록 설정할수도 있죠



▲ 복잡한 단축키는 이제 측면 버튼 클릭 한번이면 끝



▲ 누를게 많은 MMORPG 게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에어록스9은 '스틸시리즈 GG' 앱을 통해 다양한 설정이 가능했습니다. 사용 시간을 늘리기 위한 배터리 절약 설정이나 조명 설정은 물론이고 마우스 좌우 이동과 상하 이동의 감도를 다르게 설정하는 각도 스냅핑 설정 및 가감속 설정도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디테일하게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매크로 키 설정은 제가 본 유틸리티 중 가장 완성형에 가까웠습니다. 내가 직접 키를 입력해 다양한 매크로 키를 편집할 수 있었으며 다음 키를 입력하는 시간까지 세밀하게 설정할 수 있어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정말 다양하고 편리한 매크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MMORPG 게임에서 복잡한 딜 사이클을 요구하는 특정 클래스를 육성 중인 유저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기능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압권이었던 기능은 바로 프리셋 자동 변경 기능입니다. 제가 사용해 본 다른 유틸리티들은 열심히 프리셋을 설정해두고 뭔가 다른 작업, 게임을 할 때마다 수동으로 프리셋을 변경해 줘야 했는데 스틸시리즈 앱은 초기에 프리셋과 프로그램을 같이 연동해 주면 해당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자동으로 연동된 프리셋을 적용시켜줍니다.

사실 측면 버튼이 많은 마우스를 편하게 사용해 본 기억이 없어서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에어록스9은 달랐습니다. 측면 버튼의 단점들이 대부분 개선됐고 게이밍 마우스로서의 기본기 역시 훌륭하다 보니 쓰면 쓸수록 '이거 물건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마우스의 기본적인 성능은 물론이고 다양한 기능 및 앱을 통한 커스터마이징이 돋보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버튼이 달린 게이밍 마우스는 거의 5년 만에 사용해 보는데 오랜만에 사용해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즐거웠습니다. 게다가 단순한 추억 팔이에 그치지 않고 뛰어난 성능 및 편의성 등 마우스 기술의 발전까지 체감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테스트 시간이었네요.

초경량화 대신 편의성과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 플래그쉽 게이밍 마우스 '스틸시리즈 에어록스9'. 가벼워진 게이밍 마우스 시장에 긴장감을 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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