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쉽지 않은 레벨 디자인 - 실패 통해 배운 개발자의 마음가짐

게임뉴스 | 박범, 김수진 기자 | 댓글: 1개 |


[▲노승윤/청강문화산업대학교 게임콘텐츠스쿨/개발자]

  • 주제: 제로부터 시작한 Co-op 퍼즐 레벨 디자인 (Nabi 제작 포스트모템)
  • 강연자 : 노승윤 -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게임콘텐츠스쿨 / 개발자
  • 발표분야 : 포스트모템
  • 강연시간 : 2019.11.15(금) 16:00 ~ 16:40


  • [강연 주제] 학생 개발자로 강연을 맡은 노승윤 개발자는 Nabi라는 이름의 게임 개발 과정 중 레벨 디자인에 대해 강연했습니다. 자신이 직접 개발을 진행하면서 부딪혔던 난제들과 그걸 통해 배운 교훈들을 공유했죠. 레벨 디자인 과정에서 개발자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유저들 앞에 게임을 내놓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강연이었습니다.

    게임 개발자는 단순히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게임은 개발자의 창착물이기 때문에 그 안에 개발자의 생각이나 사상 등 많은 것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자신의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과 소통을 하는 셈이다.

    노승윤 개발자는 Nabi라는 게임의 기획부터 개발까지 두루 참여했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겠지만, 특히 레벨 디자인에서 큰 벽을 만났다. 초기 레벨 디자인을 완전히 갈아 엎을 정도로 힘든 시기도 겪었다. 하지만 노승윤 개발자는 이런 실패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게임 개발자라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를 이번 게임 레벨 디자인 과정을 통해 얻었다고 전했다.



    ■ Nabi 기획 단계 - 장르 선정부터 팀원 모집까지

    강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노승윤 개발자는 게임 개발의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그동안 직접 부딪히며 쌓았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임을 언급했다.

    게임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게임 학과 소속인 노승윤 개발자는 대학생 개발자의 장점을 먼저 설명했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비즈니스 모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보통 게임 개발에 있어 비즈니스 모델은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학생 개발자는 오로지 재미만을 추구해도 된다는 설명이었다. 실패할수록 강해지므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에 기존 시장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방식들을 적용하는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뒤를 이었다. 그는 횡스크롤 플랫포머 게임에 Co-op(협동) 요소를 넣어보기로 했다. 플레이어 1은 키보드를 쓰고 플레이어2는 마우스만 사용하는 방식도 구상했지만, 레벨 디자인 단계에서 포기했다. 공평한 재미 배분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대신 플레이어 각자의 공간을 공유하면서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그럼 재미와 위의 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다음 단계는 구상한 게임을 실제로 구현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노승윤 개발자는 스스로 기획과 프로그래밍을 함께 경험했던 만큼 유니티 내에서 프로토 타입을 직접 개발했고 이를 팀원들에게 공유했다. 학업을 개발과 병행해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법이 필요했다. 노승윤 개발자는 이를 타일 맵 툴 제작으로 해결했다.

    게임 구상을 마쳤으니 함께 할 팀원도 더 모집했다. 개발에 필요한 파트를 전공 중인 학생들을 직접 만나 생각을 전달했다. 처음에는 2D 그래픽을 활용하고자 했지만 생각보다 리소스 양이 급격히 증가함을 느껴 도중에 3D 캐릭터를 활용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렇게 총 8명으로 구성된 개발 팀이 꾸려졌다.



    ■ 본격적 개발 시작 - 레벨 디자인의 어려움

    앞선 단계를 모두 완료한 노승윤 개발자와 팀원들은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프로토 타입 제작에만 한 달이 걸렸다. 함께 하는 프로게이머들은 특성상 글에 약해 직관성을 위해 기획서를 그림 위주로 작성했다. 당시 이케아 가구 조립을 즐겼는데 그때 봤던 그림 위주의 설명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로써, 개발의 효율성 증대를 꾀했고 나름 잘 통했다. 개발팀은 이를 활용해 캐릭터 이동과 오브젝트 시스템을 구현했다. 당시 캐릭터는 더미로 진행했다.

    Nabi 게임의 핵심인 플레이어 간 상호 작용에 필요한 핵심 시스템도 프로토 타입을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이제 본격적인 레벨 디자인을 앞두게 됐다.

    먼저, 개발팀은 예상 플레이 시간을 산정하고 엑셀을 활용해 레벨 디자인에 들어갔다. 총 50칸 중에 캐릭터가 1초에 3칸 정도 이동한다고 가정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각각의 오브젝트 및 퍼즐을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예상 산정할 수 있었다. 산정이 끝나자 유니티를 활용해 레벨 배치를 진행했다. 그와 동시에 끊임없는 내부 레벨 테스트를 진행, 발견된 오류 및 단점을 수정했다. 이때까지 큰 이상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막상 프로토 타입을 완성해 배포했더니 이상이 발생했다. 개발팀이 의도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이 너무 많았다. 내부 회의를 진행한 끝에 레벨 디자인을 잘못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노승윤 개발자와 팀원들은 기존 레벨 디자인에서 예외 사항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면서 다시 개발을 진행했다. 플레이어 간 이동 경로를 구분해서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퍼즐을 해결하지 못하는 플레이어들이 다수 발생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내부 테스트에 동원됐던 팀원들은 해당 장르를 즐기고 잘하는 플레이어들 뿐이었다. 레벨 디자인에서 난이도에 대한 보편성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는 인원 구성이었던 셈이었다. 이로 인해 기존 레벨 디자인은 전면 폐기하기로 결정됐다.



    ■ 실패를 통해 배우다 - 개발자가 전하고자 하는 바 명확히 해야

    이를 통해 노승윤 개발자는 내부 검수만 계속 하면 변수가 너무 많이 쌓인다는 걸 깨달았다고 전했다. 또한, 레벨 디자인이 모호하다면 과감하게 다시 제작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도 배웠다.

    외부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내부 테스트만 진행해 레벨 디자인에 난항을 겪었을 때 개발팀의 선택은 교내 QA 지망 학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그쪽에서 자발적으로 다양한 게임 경험차를 가진 학생들을 선별해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보게 했으며 설문지까지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얻었던 피드백으로 평이 좋지 않았던 요소는 과감히 삭제하기도 했고 난이도가 높았던 오브젝트는 단순화 작업을 거쳐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연속된 실패 후에 다시 레벨 디자인 작업을 마치면서 그동안 놓쳤던 것이 보였다고 했다. 가장 큰 기존 문제점은 레벨을 구상하면서 개발팀이 유저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의도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 이를 통해 개발자가 게임을 통해 유저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경험의 종류를 명확히 하고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는 걸 새롭게 배웠다고 덧붙였다. 그저 유저들에게 재미라는 요소만 집중해서 주고자 했던 생각 자체가 문제였다고도 했다.

    또한, 문제 해결 과정이 모호하면 그건 참신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느꼈다고. 유저들은 해결 과정보다는 해결 자체가 명확해 그걸 풀었을 때 얻는 쾌감을 더 중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개발팀은 이러한 배움을 토대로 다시 레벨 디자인을 진행했다. Nabi라는 게임은 이런 과정을 거쳐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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