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우스알못이 선택한 두 번째 인생 마우스, '레이저 데스애더 V2 Pro'

리뷰 | 백승철 기자 | 댓글: 10개 |


▲ 내게 메이저 브랜드의 마우스는 별로 와닿지 않았었다

혹시 남들이 칭찬하는 무언가에 대해 "나는 달라"라며 그게 갑자기 싫어지는 독자가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바로 그런 성향인데, '홍대병'으로 일컫는 이 성격은 유명하지 않은 연예인이 좋다가도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여 폭풍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 팬심이 사그라지는 이상한 성향이다. "별놈 다 본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세상에는 이런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는 게임에도 적용된다. 각기 다른 캐릭터와 직업, 아이템들은 특징이 뚜렷하기 때문에 밸런스가 공평하게 맞을 수 없다. 이에 게임사에서는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밸런스를 맞추며, 그 시기에 효율이 좋은 요소들을 메타 직업, 혹은 OP 템(Over Power)적폐챔이라고 표현한다. 나와 같은 성향을 갖춘 게이머들은 내가 길러온, 혹은 실력을 닦아온 유닛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경우 정이 확 떨어진다. 얕게는 직업 혹은 전략을 변경하며 심할 경우엔 게임을 접는 경우도 빈번할 정도.

일맥상통으로 기자의 구매 방식은 썩 올바르지 못하다. 충동구매와 결이 비슷한 이 강박관념은 업계 혹은 사용자들 입소문으로 해당 분야에 한 획을 그었다는 베스트셀러를 보고도 도리어 단점을 부각시켜 장바구니에서 배제시켜버린다. 내 구매는 무언가 특별해야 한다는 오기 때문일까.

내가 여태껏 사용해온 마우스는 '로지텍 G102'. 이것보다 유명한 제품이 없는데 왜 그걸 쓰고 있느냐를 물어볼 수 있겠는데, "그냥 마우스에 관심이 없어서 제일 싼 거 쓰고 있었다"라고 답변하겠다. 다만 어느 순간부터 빠르거나 반복되는 컨트롤이 많아지면 손에 통증이 오더라. 내 마우스 그립 자세를 자세히 살펴보니 손목이 꺾여있었고, 그 원인은 결국 마우스가 작아서 였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렇게 마우스에 대해서 정보를 수집했다. 마우스를 잘 아는 지인들이 있는데 그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한 제품은 G502와 데스애더. 중지에서부터 손목까지 20cm 정도 되는 내 손 때문에 추천해 준 제품들이었는데, '너무 유명. 일반적'이라고 판단하여 그들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사실 '레이저 데스애더'는 제품 정보 상으로는 내게 적합한 마우스였다. 정평이 난 브랜드의 상징적인 제품. 뭐 일단 한때 고가 마우스들이 고무 코팅 소재를 채택했다는 것부터 비호감으로 다가오긴 했지만 데스애더는 유난히 더 싫었다. 제아무리 게이머들 사이에서 정평이 났다 한들, 유명 프로게이머가 쓰고 있는 마우스라는 얘기에 부채꼴로 펼쳐진 디자인마저 비호감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내 주관대로 풍뎅이 같은 외형에 취향 저격 당해 '바실리스크 V2'를 구매했고, 게임 2판 정도 한 후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었다. 편하고 자시고를 떠나서 내 손에 너무 작다는 것이 느껴지더라. G102야 불편하더라도 저렴하니까 그냥저냥 썼지만, 10만 원 가까이 되는 게이밍 마우스를 만족감 없이 사용하려니 지갑의 출혈로 인해 괜히 손목만 더 아픈 것 같았다.

다만 바실리스크를 사용하며 좋았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2세대 레이저 옵티컬 마우스 스위치'인데, 쉽게 말해 광 스위치를 탑재했다는 점. 내가 아무리 마우스알못이래도 나름 IT 기자인데 마우스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화두 되는 더블클릭 문제 현상에 대해서 모를 순 없다. 이런 광 스위치의 이론이 마음에 들어 바실리스크를 산 거였는데, 텍스트로 본 것 이상으로 안정적인 클릭감을 느낄 수 있었다.

버튼은 너무 만족스럽고 마우스는 내 손에 맞게끔 커야겠다. 그렇게 레이저의 스테디셀러, '레이저 데스애더 V2 Pro(이하 데스애더 V2 프로)'를 구입했다. 내 취향은 항상 독특해야 했고 그것이 내 인생의 콘텐츠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놔버리니 뭔가 섭섭하다기보다는 철이 들었다는 감정이 앞서 후련했다. 과거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았다는 느낌이랄까.



▲ 바실리스크 V2 리뷰는 거의 막바지였는데..






제품 정보




  • 레이저 데스애더 V2 Pro
  • 연결 방식 : 유선 / 무선
  • 무선 연결 : HyperSpeed(2.4Ghz) / 블루투스LE 모드
  • 센서 : 옵티컬(광) / RAZER™ Focus+ Optical Sensor
  • 스위치 방식 :2 Gen RAZER™ Optical mouse switch(레이저 광 스위치 2세대)
  • 최대 감도 : 20,000 DPI
  • 폴링레이트 : 400~6400Hz (5단계)
  • 최대 IPS 및 가속도 지원 : 650 IPS / 50G
  • 무게 : 88g
  • 마우스 크기 : 127 / 61.7 / 42.7(길이, 너비, 높이, mm)
  • 피트 :100% PTFE 소재 (0.8mm)
  • 케이블 길이 : 1.8m
  • 보증기간 : 2년
  • 소프트웨어 : Razer Synapse 3 지원
  • 가격 : 169,000원 (21.05.11 기준)




  • 레이저의 마우스는 '모든 Mouse(쥐)의 천적'이라는 슬로건 아래, 제품 모델명에 전부 뱀과 관련된 단어가 붙는다. 데스애더를 비롯하여 바이퍼, 바실리스크, 맘바 등 어디서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모델명에서부터 먹어주고 들어가는 편.

    데스애더는 레이저에서 2006년에 출시한 제품으로, 성능적인 부분은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인체공학적인 디자인 자체는 큰 변화가 없을 정도로 레이저의 마우스 제품군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사이즈는 대중적인 마우스에 비해 약간 큰 편이지만 특유의 디자인을 통해 손이 큰 게이머는 물론 작은 유저들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 레이저의 시그니처로 불리는 제품이다.

    대부분의 손 사이즈에 수렴하며 그립 스타일도 고정적이지 않는 대중성 덕분에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이 제품을 애용한다. 대표적으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간판스타 페이커(이상혁 선수). 제품 뒤에 V2가 붙은 이유는 말 그대로 센서, 스위치, 마우스 소재 등을 개선한 2세대의 제품이란 것이다.

    데스애더 V2 제품은 총 3가지로 나뉘는데, 일반형의 데스애더 V2, 사이즈가 좀 더 작은 데스애더 V2 mini, 그리고 무선을 지원하는 데스애더 V2 Pro가 이에 해당된다. 기자는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무선에 대한 갈증이 전혀 없던 게이머였는데, 불행히도(?) 특정 마우스를 일주일 간 테스트하다 보니 유선 마우스 기피증이 생겨서 무선을 지원하는 '데스애더 V2 프로'를 샀다.

    가장 호감적이었던 부분은 비교적 큰 마우스라는 부분과 개선된 광 스위치를 탑재한 마우스라는 것. 사실 레이저에서 광 스위치를 밀기 시작할 무렵에는 그다지 신용이 가지 않았다. 신기술은 언제나 반갑지만 내 지갑 사정과 연관이 되어 있다면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기 때문이다. 하지만 2세대 광 스위치를 탑재한 V2 모델이 출시되면서, 마우스 전문가들의 많은 호평을 받게 되었다.



    ▲ 아무리 봐도 디자인이 바뀌지 않았다. 그만큼 자신 있으시다는 거지~





    제품 사진



    ▲ 페이커 마우스! '레이저 데스애더 V2 Pro'



    ▲ V2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탑재된 최신 기술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다



    ▲ 꽃이 피는 것을 연상케하는 제품 포장



    ▲ 안에는 카톤 박스로 한번 더 포장되어 있다



    ▲ 으.. 난 여전히 고가의 마우스의 제품 구성이 익숙하지 않아..



    ▲ 설마설마 했는데



    ▲ 최신 마우스에 마이크로 5핀 단자라니ㅠㅠㅠ



    ▲ 수신기 확장 어댑터



    ▲ 뭔가 거창하게 보호되어 있지만 그래봤자 마이크로 5핀 단자 어댑터



    ▲ 마우스를 살펴보자












    ▲ 살짝 비대칭형의 마우스



    ▲ 사용자 기준 왼쪽에 2개의 버튼이 있다






    ▲ 무난함 속에 멋스러움이 있다



    ▲ 너만 빼고



    ▲ 약간 실망한 점은 고가의 제품에는 보통 피트 보호 필름이 붙어있던데 이 제품은 없었다



    ▲ 마우스에 내장이 가능한 무선 동글. 이전 제품에는 모델명이 적혀있지 않았다고 한다



    ▲ㅏ.... 싫어... 마이크로 5핀 단자



    ▲ 꽂으면 안보여서 약간의 평화가 찾아온다



    ▲ 무선으로 사용할 때의 모습



    ▲ 20cm 길이의 기자 손에 중간보다 약간 모자른 사이즈



    ▲ 물론 사용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작진 않다



    ▲ 이 구간이 마음에 들었다. 약지를 받혀주는 데, 손목 통증을 확실히 줄여주더라



    ▲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파트: 휠에 LED가 없다



    ▲ 레이저 무선 샀으면 뭐다? 충전 독 사야지



    ▲ 세일 기간에 얼마 안해서 샀다


















    ▲ 아래로 향한 LED는 은은한 감성을 내뿜는다



    ▲ 마우스에 내장된 무선 동글을 여기에 꽂고



    ▲ 케이블의 마이크로 5핀 단자를 여기에, USB는 컴퓨터에 꽂으면



    ▲ 이게 레이저



    ▲ 마우스와 함께라면



    ▲ RGB를 싫어하는 게이머도 홀리게 만드는 레이저 감성






    ▲ 충전 시에 거치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마치며




    인생을 살다 보면 조언을 하는 날이 오게 된다. 피드백의 종류는 대략 3가지 정도로 내 성의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친구, 듣는 척 하는 척만 하는 친구, 마지막으로 내 조언 이상으로 부담스럽게 오버하여 답을 내는 친구.

    레이저는 제일 마지막에 해당하는 브랜드다. '레이저 제품은 소비자가 실험 대상'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다소 엉뚱하지만 정면돌파하는, 도전을 피하지 않는 기업이다. 초기엔 그냥 하던 거나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그 노고를 인정받을 때가 되니 정말 마우스계의 대체재가 없을 정도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입지가 좋은 브랜드들이 더블클릭 이슈라는 고성능 마우스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신제품에서는 개선됐다로 일관하고 있을 때, 레이저에서는 광 스위치를 도입했고 그 부분에 성능적으로나 브랜드 관점으로나 나를 매료시켰다. 손이 큰 나에게 더 적절한 마우스가 있겠지만 '데스애더 V2 Pro'를 선택한 이유는 그것뿐이며, 그렇게 데스애더는 내 인생에 두 번째 마우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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