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장 중인 게임 산업, 학원은 과연? SGA 서울 게임 아카데미 부원장 인터뷰

인터뷰 | 백승철,이현수 기자 |


▲ 피시방이 따로 없네. 나 같아도 학원 안빠질 것 같다. SGA 서울 게임 아카데미의 린백 전용관

게임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내 어린 시절에는 철없는 일탈 행위 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하여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대형 게임사의 신작 발표에 격한 의견을 나누며, 해외 게임 리그는 물론 흥행하는 국내 리그의 생방송은 실시간 10만 명을 훌쩍 넘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그에 따라 인식도 바뀌고 있다. 제아무리 학창 시절 게임을 좋아했다 한들, "나 스타 준프로(프로게이머 준비생)였어"라는 발언이 주는 묘하게 어두운 측면, 왜 저런 걸 굳이 얘기하지라는 인식이 컸는데 요즘은 또래들 사이에서 인기의 주체가 될 정도로 화두 되는 내용일 것이다.

교육 관련 분야에 살짝 발을 담가봤던 경험을 토대로 보면, 흥하는 분야에는 무조건 교육이 따라온다. 그 분야의 전문 기업 양성, 더 나아가 선도국가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을 해주기 때문이다. 사회 전반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여 목소리를 높인 정치가들 덕분에 이제는 최고의 교육기관인 대학교에서도 'e스포츠학과'를 설립하고 있는 추세다.

근데 일단 궁금하다. 대체 e스포츠학과에서는 뭘 배울까? 교육을 통해 게임 개발에 관련된 인재를 키우는 것까진 이해가 될 것 같다. 하지만 학원에서 일류 프로게이머가 탄생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지워지지 않는다. 선례가 생기기엔 자리를 잡고 있는 분야란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궁금한 건 궁금한 거다.

서울 종로에 자리 잡고 있는 'SGA 서울 게임 아카데미'는 종로 본점을 포함하여 총 5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 학원이다. 게임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e스포츠 관련 꿈나무들은 어떻게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해당 분야는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 한태희 SGA 서울 게임 아카데미 서울 구로 지점 부원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았다.



▲ 나이가 들어도 학원 입구는 뭔가가 반갑지 않다. 어쨌건 학원이니까



▲ 서울 구로지점 로비



▲ 방역 수칙은 철저하게!



▲ SGA 서울 게임 아카데미 구로지점의 안내데스크



▲ 한태희 SGA 서울 게임 아카데미 서울 구로 지점 부원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가장 궁금한 것은 역시 e스포츠학과라는 것이 신설되며 파급력을 높이고 있다는 부문이다. 해당 학과에 대한 동향이 궁금하다.

구로 지점 한태희 부원장: 먼저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e스포츠학과라는 것이 교육과정으로 설립이 되었다. 학과 과정 한 개 만을 놓고 보자면 사실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 게임 관련 직무는 단순히 프로게이머나 게임 개발자만을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만 봐도 파생되는 직무가 많다. 코치진이라던가 프로 팀 운영 담당자, 수많은 게임 대회를 주최하는 담당자, 대회를 중계하는 해설 및 진행자 혹은 게임 관련 크리에이터 등 꼬리를 무는 직무가 굉장히 많다. 커리어패스가 다양하여 예전만큼 경력단절에 대한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교육자로서 안도감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프로게이머라는 한 직업을 보고 학생들이 달려나가기엔 리스크가 큰 직군이었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학원 다닌다고 전부 프로선수가 될 수 있으면 스포츠에 1군 선수가 어떻게 존재하겠는가.

프로게이머 교육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입문 과정에서 전부 7~8시간 주야장천 게임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절대적인 플레이 시간보다 정확한 피드백과 이를 개선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학원에서는 2~3시간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그들 중에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방법과 속도,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경우 본격적으로 프로게이머를 준비하는 것이다. 시작은 프로게이머를 꿈꾸고 왔으나, 여러 한계에 부딪혀 프로게이머로서 증명할 수 있는 것들이 다소 부족할 경우, 그들에게 적합한 방향을, 즉 뚜렷한 커리어패스를 제시하는 것이 교육 기관 본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약간 조심스러운 질문일 수도 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로 인한 피해도 궁금하다. 다른 분야에 비해 게임 산업만큼은 태풍을 비껴갔다는 시선도 있지만 교육기관은 또 다른 얘기일 것 같다.

구로 지점 한태희 부원장: 다들 조심스럽게 물어보긴 하는데, 사실 학원 자체에는 큰 피해가 없다. 굳이 하나씩 따지자면 사회적 거리 두기 환경을 조성해야 되기 때문에 자리를 띄워서 앉아야 해서 한 클래스 당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적다는 것 정도? 이마저도 새로운 클래스를 다른 시간대에 구성하면 그만인 부분이기 때문에 괜찮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학원 관리 측면으로는 조금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수강을 희망하는 학생 자체의 수는 전반적으로 늘었다.


보통 내가 생각하는 학원이라는 곳은 대학교 책상이라고 불리는 일체형 책상이 즐비한 공간인데 SGA 서울 게임 아카데미는 뭔가 좀 다른 것 같다. 강의실을 보니 PC방이 떠오른다. 나도 프로그래밍 개발자 과정을 이수해봤는데 그에 비해 환경이 지나치게 좋은 것 같다.

구로 지점 한태희 부원장: 그 부분은 신경을 많이 쓴 편이다. 게임을 개발하는 환경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학생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반적인 PC 사양부터 게이밍 주변기기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우리 수강생들은 장기간 PC 앞에 앉아 집중하는 경우가 잦다. 이전에는 크게 못 느꼈었는데 컴퓨터나 마우스, 모니터에 신경을 쓰다 보니 의자에 대한 수강생들의 불평이 생겼었다. 허리가 아프다거나, 엉덩이가 배긴다거나. 내가 가장 와닿았던 것은 청소하러 들어가서 의자를 닦는데 가죽 부스러기가 뜯어져 나왔던 것.

성과를 고도화 시키기 위해 의자 구매를 고려하고 있을 때, 린백과의 인연을 통해 지원받게 되었다. 린백과는 후원이 연장되어 상생하는 관계이며, 합리적인 가격과 훌륭한 퀄리티, 안락함을 갖추고 있어 시각적으로나 착석감으로나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현재 구로 지점에는 약 35여 개의 린백 의자를 지원받아, 강의실 중 4군데에 '린백 전용관'을 따로 두어 운영하고 있다.




▲ SGA 서울 게임 아카데미에 린백이 후원 중이다 (사진 출처: SGA)



▲ 프로게이머 교육 과정 실습 진행 중인 린백 전용관



▲ 여기도 린백 전용관



▲ 작은 공간에도 린백 의자가 사용되고 있다






▲ 현재 8강 본선을 앞둔 카트라이더 e스포츠의 SGA 인천 프로게임단 (사진 출처: SGA)

산업 자체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국비지원을 제외하고 린백과의 협력관계 등으로 생각보다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곳이 많은 모양이다.

구로 지점 한태희 부원장: 그렇다. 교육 및 대회 관련 협력 제안이 가장 많이 들어온다.

많은 대학교에서 e스포츠학과를 공식 교육과정으로 인정하게 되면서 이에 따른 특강 등을 위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또한 대형 게임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취업 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력 관계도 유지 중이다. 이 두 대표기관들을 통해 대회에 대한 공통 니즈를 파악, '게임의 민족'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정기적으로 게임 대회를 주선하고 있다.

논외의 얘기지만 다른 제품들은 크게 욕심이 나지 않는데 요즘 모니터가 그렇게 눈에 밟힌다. 모니터 지원 관련 니즈가 있는 기업은 없을까. (웃음)


게임이라는 게 아무래도 아직까지 남초 중심의 문화여서 찾아오는 학생들은 거진 남학생일 것 같다.

구로 지점 한태희 부원장: 아무래도 굉장히 현실적이다. 디자인 파트를 제외하면 9:1, 아니 솔직히 9.5:0.5라고 얘기할 수 있겠다. 다만 업계에는 여성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여성 게이머를 타깃으로 하는 게임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프로젝트를 남성 게이머에게 죄다 맡겨버리면 무슨 분홍색 프레임에 아기자기한 캐릭터 등, 단편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잦다. 쉽게 말해 콘셉트를 흐리고 의도하는 바를 파악하기 어려운 결과물을 마주하게 된다. 남자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어쨌건 게임은 문화니까.




▲ 개발자 과정 수업 중



▲ 음.. 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 피시방이 떠오르는 이 느낌은 뭐지



▲ 방금 수강생이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서 사용한 흔적이 물씬 나는 의자




게임 개발자는 뭘 하는 직종인지 명확히 알겠는데 게임 기획, 뭔가 뜬구름 같은 직종이다. 보통 한 분야의 기획자라 하면 높은 수준의 지식의, 소위 팀장급 소양을 갖춘 인력인 것인가? 대형 게임사의 총괄 디렉터를 떠올리면 되는 것 인지.

구로 지점 한태희 부원장: 디렉터가 어원대로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라면 맞는 표현이지만, 감독이라는 뜻에서는 약간 느낌이 사뭇 다르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기획자는 아이디어 뱅크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쉽겠다. 뭐 물론 창의력이 높으면 그 사람에게 더 좋은 기회가 생길 수 있으나, 현업에서 게임 기획자에게 요구하는 능력은 커뮤니케이션, 즉 어떻게 생각하면 통역관과 비슷한 직무라고 할 수 있겠다.

게임 기획이란 프로그래머에게 맞는 서식, 디자이너에게 맞는 서식, 상부에 보고하기 위해 올바른 서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언어로 기술적인 기획서를 작성하고 전달하는 직무다. 때문에 건강한 의사소통 능력과 섬세함이 기본 소양이며, 실무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게 하는 직업이라고 보는 게 맞다.

얼핏 생각하면 게임 기획을 높은 상급자가 하는 것,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절대 아니다. 한 프로젝트에 인력 배치의 비율은 각각 디자인, 프로그래머, 기획자 대략 5:3:2 정도로 니즈가 큰 직업이다. 비율로 따지니 좀 적어 보이지만 프로그래머가 6명 필요한 프로젝트에 기획자는 4명이 필요하며 그만큼 비중이 중요한 직군이라는 뜻이다.

예전에야 일당백으로 게임을 만들었으니까 프로그래머가 갑자기 디자인하고, 디자이너가 갑자기 기획서 쓰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르다. 게임 개발에 들어가는 인력의 규모가 공룡급으로 거대해졌다. 그에 따라 개인의 능력도 고도화되었고 너무 다른 부서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허리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고 그게 게임 기획자가 하는 일이다.




▲ 수강생들의 작품과 소감 등이 전시되어 있다



▲ SGA e스포츠 소속 선수의 인터뷰 영상!

마지막으로 게임 관련 직무를 꿈꾸며 학원을 찾아오는 수강생들, 미래 게임 산업의 꿈나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구로 지점 한태희 부원장: 4차 산업 분야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직무라고 자신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는 분야다. 평소에 관심이 많은 분야에서 일한다는 것, 그리고 요즘은 사회적으로 점점 대우가 좋아지고 있어 게임 관련 직종의 밝은 면만을 생각하고 학원을 찾아오는 학생들이 많다.

물론 게임을 사랑하는 부분과 많은 게임을 해본 것, 특정 게임에 랭커를 해봤기 때문에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은 충분히 메리트가 있는 부분이지만 사실 이것이 게임 관련 분야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나마 연관이 있을 것 같은 게임 개발과 프로그래밍. 이 둘도 엄연히 따지면 결이 다르다고 얘기할 수 있을 정도.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소양, 쌓아야 하는 능력을 파악하여 학습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교육기관이 존재하는 것이다. 게임 회사에서 뽑을 사람이 없어 죽겠다는 말이나 기사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회사에서는 당장에 1인분을 하는 직원이 필요한데, 현재 취업시장에는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는 거리가 먼 지원자들이 대다수라는 얘기가 많다.

현재 게임 관련 회사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을 다녀본 사람이 아닌, 라면이라도 제 손으로 끓여본 인재를 원한다. 올바른 능력,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능력만 증명할 수 있다면 이 분야만큼 취업하기 쉬운 직종도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많은 학생들이 이 점을 알고 진심으로 도전했으면 좋겠다.







▲ SGA x 린백 (사진 출처: S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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