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인지 기능에 영향을 끼치는 '게임'의 활용

게임뉴스 | 양영석 기자 |


▲ 이경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교수

게임은 예로부터 뇌와 연결되는 부분이 많았다. 좋지 않은 사례도 있었지만, 긍정적인 사례도 적지 않게 보고됐다. 대표적으로 '뇌인지 기능'의 발달이다. 게임들이 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지속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지와 의료지에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으며, 최근 FTA의 허가가 있어 게임을 치료에 사용하는 움직임도 점차 퍼져나가고 있을 정도다.

'게임하는 뇌'를 집필한 이경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교수는 "현재 학습 뇌과학에서 비디오게임은 매우 중요한 연구 테마 중 하나"라고 밝히면서, 비디오게임과 뇌인지 변화에 대한 연구 사례를 소개하고 비디오 게임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담은 '게임이 뇌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의학계에서는 비디오게임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착안하고 있고, 연구 붐이 일어나고 있다. 디지털 테라피의 일종으로, ICT 기술을 이용한 보건과 의료 활용이 가능하다. 비디오게임과 뇌인지 변화에 대한 연구는 이전부터 많았다. 다만 워낙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아서 연구들이 잘 소개되지 않거나 관심이 적을뿐이다.

이 교수는 비디오 게임에 대한 논문을 보고 분석한 결과, 네 가지 부분에서 상당히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점이 잘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시지각적 능력의 향상, ▲감각 정보를 운동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의 향상, ▲인지 기능, 시공간 기능과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인지 조절' 능력의 향상, ▲전략적 사고와 자기 통제력의 상승이 대표적인 예시다. 물론 이는 뇌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 아닌 정상적인 사람들의 능력이 향상되는 부분이다.




또한 주의력이 결핍되거나 인지 저하가 있는 사람들이 비디오 게임을 했을 때도 의미 있고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비디오게임을 통해 인지 저하를 억제하고, 청소년들의 주의력 결핍과 과잉 행동 장애에 대한 치료 효과도 있었다. 또한 비디오게임은 스트레스를 경감하는 기능을 발휘하여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효과를 보였다. 그리고 이미 우울증을 치료하는 효과는 입증됐다. 이중 주의력 결핍에는 딱히 '약'이 없는데, 실제로 6개월이나 효과를 본 의미 있는 관찰 결과도 있었다.

지난해 FDA는 게임들을 활용해서 ADHD를 치료하는데 활용할 수 있으며, 이는 근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승인으로 해외에서는 진단 후 약을 쓰는 대신 비디오 게임을 권하거나, 약과 비디오 게임을 동시에 처방하기도 하는 편이다. 이제 비디오 게임을 이용한 치료가 신뢰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 FDA는 비디오 게임을 ADHD를 치료하는데 활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사람의 뇌에는 상당히 뚜렷한 변화가 있다. 인지 조절과 습관적 행동은 '학습'과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모습들은 게임 속에서 일어나며, 시지각을 사용하고 효율화 시켜서 필요할 때 잘 쓸 수 있고 능숙하게 하는 과정을 거친다.

비디오게임은 놀이다. 놀이는 통해서 사람을 포함한 영장류와 포유류는 꾸준히 성장을 해왔다. 따라서 비디오게임을 하는 어린이들은 장래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학습의 연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육과 학습은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명확한 차이가 있으며 비디오게임은 학습적인 속성이 강하다.

교육은 '보편적 가르침'을 가르치지만, 학습은 개별적인 경험의 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교육은 피동적 수행을 요구하지만 학습은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속성을 띄며, 과정 자체의 재미라는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교육은 목표 지향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렇기에 학습은 과정 자체에서 느끼는 재미가 가장 큰 동기이자 힘이 된다.




실제로 비디오 게임을 하면 뇌 속에서는 신경망이 변경된다. 잠재적 연결들이 발현되기도 하며 기존 연결의 효율도 변화한다. 또한 새로운 연결이 생성되기도 한다. 특별히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되면, 뇌 속에서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낸다. 이런 것들이 실험을 통해서 많이 발견됐다.

뇌와 행동의 관계는 인지과학의 가장 중요한 연구 주제다. 일반적으로는 지능이나 행동이 뇌를 만들어낸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행동이 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행동이 뇌의 새로운 연결을 만들고 신경세포를 만들어내고 변화를 촉발하므로 뇌와 행동은 서로 상호작용하는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게 적절하다.

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보상 체계다. 보상 체계를 잘 이해하는 건 학습 효율을 높이는데 아주 중요한 과학적 지식이 된다. 보상 체계에서는 빠짐없이 '도파민'이 등장하는데 도파민은 정상적으로 뇌 속에 일정 농도가 있어야만 하는 신경 전달 물질이다. 이러한 도파민은 악성 가짜 뉴스들로 인해 악명이 생기기도 했다.

도파민은 실제 비디오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분비된다. 비디오 게임을 했을 때 기저상태에 있던 도파민의 농도가 30~50% 정도 증가한 양상을 보인다. 이는 일반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분비되는 도파민의 변화와 비슷한 농도다. 마약은 1200%, 혹은 800% 이상으로 도파민이 변화하여 시스템이 망가질 수준이 되는 것이다.




비디오 게임은 학습의 일부고 특성상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습보다 유용한 측면들이 있다. 첫 번째는 현실적으로 제공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며, 두 번째는 경험을 반복하여 뇌를 스스로 만드는 효율성을 증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발달시켜야 하는 인지 과제인 자기 통제 능력에도 도움이 된다. 대신 자기 통제 능력의 발달은 아직 청소년들은 완전히 발달되지 않았기에, 부모가 입장을 바꾸고 자기반성과 통제를 하면서 협의해서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비디오게임이 위험한 부분도 있다. 놀이가 현실적 욕망의 도구로 전락할 수도 있으며, 경쟁이 심화되면 게임 세계에서도 억압과 배제가 일어날 수 있다. 기회비용도 적지 않은 수준이며 인지 발달이 잘 되는 장점을 가졌으나 왜곡이 될 수도 있다. 단편적으로 보상에 집중한 형태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해악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비디오게임은 훌륭한 학습 도구로 해석되고 활용할 수 있다. 이를 보다 활성화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학습 과학 연구에도 투자가 필요하며, 학습 기전을 이해하여 보다 나은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좋은 비디오 게임을 육성하는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사행성에 의한 노름화 위험을 차단하고, 대체 현실 기술로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거나 게임의 윤리적 가치를 강화하는 구성원들의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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