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디] 쿵푸 고수의 목숨을 건 복수극 '시푸'

기획기사 | 윤홍만 기자 | 댓글: 4개 |



2월에는 어떤 인디 게임들이 게이머들을 맞이할까. 지난달에는 신작 가뭄이 심했다. 메이저 게임은 물론이고 인디 게임들 역시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달은 다르다. 나름 눈여겨볼 만한 인디 게임들이 출시를 앞둔 상태다.

장르와 개성 역시 천차만별이다. 유려한 근접 액션이 눈길을 끄는 '시푸'부터 레트로 감성이 듬뿍 들어간 8Bit 액션 어드벤처 '인페르낙스',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인 '파워 오브 더 피플'과 던전 메이커 '슈퍼 던전 메이커', 그리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래픽의 생존 게임 '롱빈터'까지. 저마다 개성적인 인디 게임들이 게이머들을 맞이할 전망이다.





게임명: 시푸 (Sifu)
플랫폼: PC, PS4, PS5
출시일: 2022년 2월 8일
키워드: #액션 #부활 #쿵푸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君子報仇 十年不晩)

복수를 이보다 명쾌하게 설명한 문장이 또 있을까. 복수란 오묘하다.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법이 모든 걸 해결하지도 못한다. 단순한 금전적 피해는 법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겠으나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면 다르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어떤 걸로도 해결할 수 없기에 피해자는 복수귀가 되곤 한다. 오는 8일 출시하는 '시푸'가 그러한 게임이다.

'시푸'는 가족을 살해한 자들을 찾아 복수를 다짐하는 쿵푸 무술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의 능력은 일반인들과 큰 차이가 없다. 초인이라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쿵푸 무술가여서 무술 좀 한다는 것 정도. 반면, 주인공이 상대해야 하는, 복수를 다짐한 적들은 셀 수도 없다. 부하부터 복수의 대상까지 혼자의 몸으로는 도무지 상대할 수 없어 보인다.

주인공이 찬 마법의 펜던트는 이처럼 혹독한 복수를 뒷받침해주는 더없이 고마운 물건이다. 마법의 펜던트라고 하지만 텐 링즈처럼 주인공의 능력을 강화하는 그런 건 아니다. 그 능력은 오직 하나. 죽음으로부터 부활시키는 능력이다. 그 자체로도 굉장하지만, 대신 대가 역시 크다. 부활할 때마다 주인공은 급속도로 늙는다. 말 그대로 자신의 시간을 대가로 부활하는 셈이다. 이제 주인공은 자신이 늙어 죽기 전에 복수를 끝마쳐야 한다.

주인공에게 동료는 없다. 믿을 수 있는 자신의 쿵푸 실력뿐이다. 주인공이 익힌 백미(Pak-Mei) 쿵푸는 공방일체의 무술이라고 할 수 있다. 강력하면서도 유려하고 일대일은 물론이거니와 다수의 적을 상대로도 거침이 없다.

하지만 혈혈단신으로 여러 명의 적을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스킬을 익히는 한편, 전투 중에는 주변 환경을 재빠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벽을 등져서 포위당하지 않도록 하고 주변에 무기로 쓸만한 물건은 없는지, 난간은 어디 있는지를 파악해 활용해야 한다. 위기의 순간 대걸레는 봉이되며, 유리병은 일발역전의 무기가 되고 난간을 활용하면 강력한 적들도 단숨에 제압할 수 있다.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적의 자세를 무너뜨리는 일이다. 구조(Structure) 시스템이라고 명명한 해당 시스템에서 전투는 자세를 얼마나 빠르게 무너뜨리느냐에 달렸다. 적의 게이지를 채워서 자세를 무너뜨리면 백미 쿵푸의 강력한 테이크다운 기술로 적을 끝장낼 수 있다. 구조 시스템은 주인공에게도 적용되어 있어서 만일 주인공의 게이지가 전부 차서 자세가 무너진다면 짧은 순간 공격과 수비를 할 수 없어져 적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적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균형 게이지를 채워야 한다. 균형 게이지가 차면 다양한 방어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데 이를 활용해 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혹은 영화처럼 적의 공격을 흘려넘겨 빈틈을 만들고 반격을 할 수 있게 된다.

한편의 영화처럼 유려한 쿵푸 액션이 특징인 '시푸'는 오는 8일, 정식 출시된다. 과연, 주인공은 가족의 복수를 해낼 수 있을까. 모든 건 플레이어의 손에 달렸다.






게임명: 파워 오브 더 피플 (Power to the People)
플랫폼: PC
출시일: 2022년 2월 9일
키워드: #도시 건설 #타이쿤 #한국어 미정

롤러코스터 타이쿤과 심시티 등의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은 취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단 취향에만 맞는다면 엄청난 중독성을 자랑하곤 한다. 스토리도, 연출이 주는 재미도 엔딩도 없건만, 하다 보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80~90년대 옛날 얘기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게이머들이 즐기고 있다. 세대를 뛰어넘는 마성의 장르인 셈이다. 그러나 그런 게이머들에게 있어서도 아쉬움이 있다. 신작이 가뭄에 콩 나듯 나온다는 점이다. 그런 게이머들에게 여기 이 게임 '파워 오브 더 피플'을 추천한다.

'파워 오브 더 피플'은 타이틀 그대로 도시의 전력을 관리하는 게임이다. 물론, 전력'만' 관리하는 게임이란 건 아니다. 핵심은 도시를 키우는 데에 있다. 플레이어는 허허벌판에서 도시를 건설하고 구획을 정비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인구를 위해 전력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유지해야 한다. 만일 전력이 부족하면 정전이 발생하게 될 테고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직장을 잃게 된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소 종류 역시 다양하다. 전통의 화석 연료를 이용한 화력 발전부터 친환경 발전, 그리고 원자력 발전까지. 자신이 있는 지역의 자원과 기후, 그리고 현재 도시에 필요한 전력량을 파악해 최적의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 발전소를 짓고 전력망을 도시까지 연결했다면 이제 유지할 시간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스위칭 스테이션을 사용해 전력이 흐르는 방식을 자동화해야 한다. 기상 조건, 전력 사용량, 어떤 저장 장치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전력 흐름을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도시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도시를 키우기 위해선 반드시 해야 한다.

스위칭 스테이션을 사용한다고 끝나는 건 아니다. 전력 관리는 섬세한 일이다. 자동화를 깜빡해 과부하로 스위치 스테이션이 파괴될 수도 있으며, 때로는 낙뢰나 태양의 플레어 폭발이 발전소를 덮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축구 경기가 열린다거나 인기 스타, TV쇼로 인해 전력량이 폭등할 때도 있다. 플레이어는 매번 직면하는 이러한 새로운 문제들을 이겨내야 한다.

'파워 오브 더 피플'은 총 5개 대륙에 걸쳐 14개의 미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0개 이상의 건물과 30개 이상의 연구 트리, 그리고 다양한 모드를 제공한다. 캠페인을 즐긴 후 샌드박스 모드를 즐기고, 그러고도 부족하다면 다른 유저와 순위 경쟁을 펼칠 수도 있다. 오랜만에 등장한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파워 오브 더 피플'이다. 도시 건설 시뮬레이션 장르의 팬이라면 놓치지 말길 바란다.






게임명: 인페르낙스 (Infernax)
플랫폼: PC
출시일: 2022년 2월 14일
키워드: #도트 #고어 #액션 어드벤처 #플랫포머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8Bit 패미컴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게임 '인페르낙스'다. '인페르낙스'는 사악한 마법으로 인해 오염된 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돌아온 위대한 기사의 모험을 다룬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그 여정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무자비하고 끔찍한 괴물들부터 위험한 야수들, 그리고 위험한 지형과 도처에 깔린 함정들이 플레이어의 여정을 방해할 것이다. 플레이어는 이러한 위협들을 마주하고 이겨내며, 저주의 근원을 찾아 파괴해야 한다.

'인페르낙스'에서 플레이어는 매 순간 선택을 마주하게 된다. 작게는 괴물을 물리치고 얻은 경험치를 체력, 마나, 공격력 중 어디에 투자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도움을 원하는 농부를 도와줄지 아니면 타락한 것으로 여겨 전부 처치할지 모든 건 플레이어의 손에 달렸다. 이러한 선택은 이후 게임의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한순간의 선택이 중대한 결과를 불러일으키고 엔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선택에 정답은 없다. 다양한 선택은 다양한 사이드 퀘스트로 이어지며,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돈은 물론이고 강력한 무기와 스킬을 얻을 수 있다. 무자비한 괴물들을 쓰러뜨리기 위해선 그만한 준비를 해야 한다. 모은 돈으로 대장장이로부터 무기와 갑옷을 구하고 강력한 스킬로 무장해 앞을 막아서는 괴물들을 처치할 준비를 끝마쳐라.

'인페르낙스'는 그래픽부터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에 걸쳐 과거 패미컴 게임의 향취가 물씬 풍기는 게임이다. 여기에 멀티 엔딩 시스템과 숨겨진 스테이지 등 100% 클리어를 목표로 한다면 파고들 만한 요소도 여럿 준비되어 있다. 투박한 그래픽에 옛 감성 가득한 모션 등 진입장벽은 더러 있으나 레트로 게임이 취향인 게이머라면 충분히 만족할 타이틀로 보인다.

잔혹 8Bit 액션 어드벤처 '인페르낙스'는 14일, 한국어로 정식 출시된다.






게임명: 롱빈터 (Longvinter)
플랫폼: PC
출시일: 2022년 2월 25일
키워드: #생존 #크래프팅 #샌드박스 #한국어 미정

흔히 장점과 장점이 만나면 그러한 장점이 극대화된다고 여기곤 한다. 음식도 그렇지 않은가. 맛있는 것에 맛있는 걸 더하면 더 맛있어지는 경우가 있다. 게임도 그런 경우가 더러 있다. 두 장르를 조합한다거나 여러 게임의 핵심 시스템을 따와서 하나로 아울렀더니 역대급 게임이 탄생하는 경우다. 물론, 쉽지 않은 시도인 건 분명하다. 실제로 대부분은 실패했지만, 성공한다면 엄청난 흥행세를 기록하기도 한다. '롱빈터' 역시 그러한 시도를 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롱빈터'는 2020년 전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근간으로 오래도록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은 '생존' 요소를 더했다.

동물의 숲을 근간으로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롱빈터'는 얼핏 동물의 숲 서바이벌 버전으로 보이기도 한다. 캐릭터 역시 동물의 숲의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빼다 박은 수준이다. 여기에 더해 섬을 탐험하고 나무를 베거나 열매를 따고 낚시를 하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비슷한 건 딱 이 정도에서 그친다. 동물의 숲이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유유자적한 힐링 라이프를 추구하는 것과 달리 '롱빈터'의 목표는 롱빈터 섬에 상륙한 다른 연구원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유로운 동물의 숲과 달리 롱빈터 섬에서의 생활은 고되다. 생존에 필수인 먹을 걸 구하기 위해선 낚시나 사냥을 하거나 밭을 일궈야 한다. 이렇게 채집한 식량은 생존에 쓰이는 한편, 팔아서 돈을 벌 수도 있다. 식량을 채집하는 것 외에도 돈을 벌 방법은 다양하다. 식량 채집이 일차원적으로 돈을 버는 방법이라면 두 번째 방법은 좋은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다. 재료만 있다면 자신의 연구 캠프 작업대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데, 이러한 아이템은 직접 쓰거나 필요로 하는 다른 유저에게 팔 수도 있다.

명색이 생존 게임인데 식량 채집과 아이템 제작만 해야해서 지루할 것 같다면 세 번째 방법을 추천한다. 동물의 숲과 차별화된 '롱빈터'의 특징. 바로 PvP다. '롱빈터'에서는 다른 유저를 약탈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기에 플레이어는 돈을 버는 한편, 자신의 동맹이 될 다른 유저를 찾아야 한다. 혼자라면 손쉬운 먹잇감에 불과하지만, 동맹이 있다면 다른 동맹의 위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한편, 낚시 명당이나 사냥 포인트 등 좋은 지역까지 캠프를 확장하는 것도 가능하기에 더 많을 벌 수도 있다.

과연 이 조합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동물의 숲에 생존과 PvP를 더한 '롱빈터'는 오는 25일, 얼리액세스로 출시 예정이다.






게임명: 슈퍼 던전 메이커 (Super Dungeon Maker)
플랫폼: PC
출시일: 2022년 2월 16일
키워드: #던전 크롤러 #레벨 에디터 #한국어 미정

게임 좀 해봤다 하는 게이머라면 어린 시절 RPG 만들기(이하 알만툴) 좀 만져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알만툴은 여러모로 혁신이라고 할만했다. 코딩을 하지 않아도 타일맵을 깔면 스테이지를 만들 수 있었고 원하는 스프라이트 이미지를 구해서 적용하면 나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비단 어린 시절의 얘기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가뭄의 콩 나듯이 나오긴 하지만 간혹 알만툴로 명작 인디 게임들이 나오곤 한다.

여기 그런 알만툴의 명성에 도전장을 내민 게임이 있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와 슈퍼 마리오 메이커에 영감을 받은 '슈퍼 던전 메이커'가 그 주인공이다. 던전 메이커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이 '슈퍼 던전 메이커'는 하나의 독립적인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그런 경향의 레벨 에디터는 아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슈퍼 마리오 메이커에 가깝다. 기본적인 게임의 레벨 디자인, 조작법 등은 정해진 상태에서 스테이지만 만들 수 있었던 슈퍼 마리오 메이커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가 만들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던전에 국한된다.

다양한 게임을, 그리고 독립적인 게임을 만들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 대신 '슈퍼 던전 메이커'는 방대한 던전을 통해 그러한 아쉬움을 메꿨다. 플레이어가 만들 수 있는 던전의 개수는 말 그대로 무한대에 가깝다. 적들을 처치하고 열쇠를 찾거나 오브젝트 기믹을 활용하는 전통적인 형태의 스테이지는 물론이고 자신만의 기상천외한 스테이지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온갖 스테이지를 만들 수 있다고 해서 코딩을 해야 한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다. 플레이어는 '슈퍼 던전 메이커'에 마련된 편집기를 이용해 각종 스테이지를 코딩 없이 손쉽게 만들 수 있다. 필요한 건 아이디어뿐이다.

아무리 잘 만들고 재미있게 만들어도 혼자서 즐긴다면 아무 의미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만든 던전은 가족, 친구 또는 커뮤니티에 올려서 다른 게이머와 공유할 수 있다. 내가 만든 던전이 최고의 던전이란 걸 모두에게 증명하도록 하자.

던전 메이커로서 충실한 구성을 자랑하는 '슈퍼 던전 메이커'지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몇 가지 아쉬움이 있는데 먼저 어디까지나 던전 메이커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슈퍼 던전 메이커'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캐릭터를 새로 만든다거나 스토리나 퀘스트를 새로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와 달리 다른 유저와 함께 즐기는 멀티 모드가 없다는 점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원래 어떤 게임이든 여럿이 함께 즐기면 재미있다고 하지 않던가. 여럿이 공략해야 하는 던전을 구상해도 혼자서밖에 할 수 없다는 건 여러모로 게임의 가능성을 옭아매는 요소랄 수 있다.

슈퍼 마리오 메이커 이후 오랜만에 나온 던전 메이커 장르다. 아직 아쉬운 부분도 더러 있지만, 게임을 직접 하는 것만큼이나 모드 등의 제작에 관심이 있는 게이머들에겐 몇십, 몇백 시간이고 즐길 게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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