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디] 친환경, '테라 닐'로 즐기면서 한다

기획기사 | 윤홍만 기자 |



독특한 매력으로 무장한 인디 게임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3월이다. 혼란한 정국을 게임으로 구현한 '킹 오브 캐슬'을 비롯해 게임을 하면서 친환경에 일조하는 '테라 닐', 모모타로 설화를 비튼 'ONI 최고의 오니를 향한 여정'을 비롯해 인디 소울라이크의 부진에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 '브릭 페이스: 포세이큰', 끝으로 비주얼 노벨과 JRPG를 섞은 '마토 아노말리스'까지 매력적인 인디 게임들이 게이머를 찾아올 예정인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보자.




게임명: 테라 닐 (Terra Nil)
플랫폼: PC
출시일: 2023년 3월 28일
키워드: #시뮬레이션 #친환경 #힐링 #한국어 지원

인류의 역사는 정복의 역사다. 그리고 인류가 문명을 이룩한 이래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정복해나가고 있는 요소가 있다. 바로 자연이다. 추위를 피하고자 불을 피우고 옷을 만들었으며, 집과 난방 기술을 발전시켰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더위를 잊기 위해 냉방 기술을 만들고 물리적 거리를 초월하기 위해 각종 통신 기술을 발전시켰을 정도다.

그래서일까. 시뮬레이션 장르는 어떤 식으로든 자연을 정복하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산을 깎고 호수를 메우며, 그 사이에 시민들을 위한 주거 공간이나 편의시설을 짓는다. 환경이 바뀐다고 해도 그 근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어떤 식으로든 '인간'이 그 중심에 있다. 하지만 '테라 닐'은 다르다. 시뮬레이션 장르지만, 기존의 게임과는 정반대다. 자연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최첨단 에코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척박한 토지를 생명이 넘치는 생태계로 되돌려야 한다. 불모지를 비옥한 초원으로 바꾸고 오염된 바다를 정화하는 한편, 숲을 만들어 동물들의 안식처가 될 서식지를 마련하는 식이다. 생태계를 복원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모든 일을 끝마쳤다면, 이제는 그 흔적을 지울 차례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절묘한 시설 배치와 주어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그만큼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테라 닐'의 맵들은 절차적 생성을 통해 만들어진다. 화산, 빙하, 폐허가 된 도시, 열대의 섬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구분되며, 저마다 다른 기후, 지질, 식물군과 동물군이 존재한다. 플레이어는 네 가지 영역에서의 임무를 완수해야 다음 레벨로 넘어갈 수 있다.

흥미로운 건 이러한 생태계 재생 프로젝트가 게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발사인 프리 라이브스가 '테라 닐'의 판매 수익금 일부를 지속적으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기금에 기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거꾸로 돌리는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테라 닐'은 어떤 의미에서는 힐링 게임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게임을 하면서 평온을 느끼고 싶은 그런 게이머들이 있다면 이 기회에 콘트리트 정글을 만드는 게 아닌, 녹음이 우거진 숲을 조성하는 '테라 닐'을 함으로써 지친 마음을 잠시나마 쉬게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게임명: ONI 최고의 오니를 향한 여정 (ONI)
플랫폼: PC, PS4, PS5, NS
출시일: 2023년 3월 9일
키워드: #액션 #애니메이션 #설화 #한국어 지원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아마 한 번쯤은 모모타로 설화를 들어봤을 지도 모르겠다. 노부부가 발견한 복숭아에서 태어난 모모타로가 자라면서 오니들의 악행을 알게 되고 여정 끝에 그들을 퇴치, 금은보화를 들고 돌아옴으로써 행복하게 살았다는 민간 설화다.

'ONI 최고의 오니를 향한 여정(이하 ONI)'는 이 모모타로 설화를 모티브로 한 게임이다. 하지만 설화와는 조금 다르다. 아니,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인 모모타로가 악의 축이며, 오니인 쿠타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무대는 일찍이 모모타로에게 패배한 오니들의 혼이 떠돈다고 전해지는 키세지마다. 오니가시마에서 벌어진 싸움에서 홀로 살아남은 쿠타는 모모타로를 쓰러뜨리기 위해 키세지마를 찾는다. 그곳에서 쿠타는 신비로운 정령 카제마루와 함께 각종 시련을 마주하면서 힘을 길러야 한다.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선 쿠타와 카제마루의 콤비 플레이를 완벽하게 익힐 필요가 있다. 방망이를 사용해 다채로운 공격을 펼치는 쿠타지만, 그것만으로는 사념체들을 완벽하게 쓰러뜨릴 수 없다. 그들을 쓰러뜨리기 위해선 마음도 함께 공격해야 한다. 사념체들의 마음을 빨아들이는 건 카제마루의 역할이다. 플레이어는 쿠타와 카제마루를 동시에 조작하는 '일심동체' 액션을 통해 사념체들을 쓰러뜨리고 시련을 극복해야 한다.

키세지마는 세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의 지역에서는 다양한 시련을 마주할 수 있다. 단순히 적을 쓰러뜨리는 것부터 호위하는 시련, 또는 신출귀몰한 괴물한테서 도망치면서 끝까지 살아남는 시련까지 다양하다. 시련을 극복하면서 플레이어는 쿠타가 점점 강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설화 속 정의로운 모모타로는 어째서 인간이면서도 악귀인 존재가 되었을까. 그리고 키세지마에서 만나는 신비로운 소녀 칸나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딘지 정감을 불러일으키는 카네이디자인의 'ONI'는 3월 9일 정식 출시 예정이다. 모모타로를 둘러싼 진실은 게임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자.





게임명: 킹 오브 더 캐슬 (King Of The Castle)
플랫폼: PC
출시일: 2023년 3월 3일
키워드: #시뮬레이션 #통치 #투표 #한국어 미정

군주가 되어 나라를 통치하는 게임은 많다. 셀 수 없을 정도다. 그렇다면 내가 군주가 되고 불특정 다수의 친구들은 의회를 구성해서 함께 나라는 통치하는 그런 게임은 어떨까. 여기 그런 게임이 있다. '킹 오브 더 캐슬'이 그 주인공이다.

군주가 되어서 나라를 다스리는 '킹 오브 더 캐슬'은 얼핏 여느 시뮬레이션 장르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다. '킹 오브 더 캐슬'이 추구하는 통치는 일반적인 게임과 달리 현실적이란 부분이다. 세종대왕 같은 먼치킨급의 성군이라고 할지라도 혼자서 나라를 통치할 수는 없다. 절대왕권시대도 그럴진대 '킹 오브 더 캐슬'은 더 힘들다. 군주인 플레이어가 어떠한 결정을 하더라도 바로 실행되지 않는다. 군주가 결정하고 난 후에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의회의 구성원들이 컴퓨터가 아니라는 점에 있다. '킹 오브 더 캐슬'에서는 3~3,000명의 플레이어가 불만이 가득한 귀족이 되어 의회를 구성하고 군주의 결정 하나하나에 표를 행사한다. 이러한 의회를 이끌고 나라를 통치하려면 그만큼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군주를 배신할 준비가 되어있는 의회를 상대로 군주인 플레이어는 때로는 구슬리고 때로는 지역의 분쟁을 조율하는 식으로 혼란한 정국을 이끌어야 한다.

군주라고 그냥 허수아비인 건 아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통치하기 위한 수단은 다양하다. 말로 설득하거나 뇌물을 주는 건 기본이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는다면 협박하거나 최후의 수단으로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 협박하거나 신경을 거스르는 지역에 조세를 부과하는 식으로 찍어누르는 것도 가능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반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물론 의회의 구성원이라고 해서 모두 한통속인 건 아니다. 귀족으로서 게임에 참여한 유저들은 왕국의 서로 다른 지역에 배정되는데 지역을 다스리는 귀족으로서 그들 역시 서로 경쟁하면서 자신이 다스리는 영지의 발전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 이를 위해선 때로는 서로 힘을 잡기도 하며, 때로는 군주의 편에 서서 상대 귀족을 찍어눌러야 할 때도 있다.

'킹 오브 더 캐슬'은 군주 역할 유저만 게임을 샀다면 모바일이나 PC 웹 브라우저를 통해서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더없이 현실적인 정치 시스템이 특징인 '킹 오브 더 캐슬'은 3월 3일 정식 출시 예정이다.





게임명: 마토 아노말리스 (Mato Anomalies)
플랫폼: PC, PS4, PS5, Xbox One, XSX|S, NS
출시일: 2023년 3월 10일
키워드: #JRPG #비주얼 노벨 #한국어 미정

'마토 아노말리스'는 네오 퓨처리즘의 도시 '마토'를 배경으로 한 JRPG다. 플레이어는 도(Doe)와 그램(Gram) 두 주인공을 조종해 도시 곳곳의 이상 현상을 조사하는 한편, 균열로 모험을 떠나 도시를 무너뜨리려는 음모에 막아야 한다.

각각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도시를 지킨다. 사립 탐정인 도가 정보와 지식을 수집해 도시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 수수께끼를 밝혀낸다면 수수께끼의 엑소시스트인 그램은 균열이라는 이계로 뛰어들어 악마와 같은 괴물들을 상대하는 식이다.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만큼, 게임의 시스템 역시 사뭇 달라진다. 도로 플레이할 때는 추리 어드벤처나 비주얼 노벨에 가까운 느낌으로 진행되지만, 마토로 진행되면 JRPG 스타일로 바뀐다. 이를 통해 '마토 아노말리스'는 두 가지 장르의 재미를 플레이어에게 선사한다.

두 장르의 차이를 '마토 아노말리스'는 자연스럽게 메꿨다. NPC와 이야기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등 균열을 찾기 위해선 도의 추리 능력이 필요하고 균열을 막기 위해선 마토의 능력이 필요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식이다. 또한, 도로 조사 중 잘만하면 새로운 동맹을 맺을 수도 있다. 이들은 이후 다양한 방식으로 두 주인공을 도와준다. 도시를 지키기 위해선 최대한 아군을 늘리는 한편, 도와 마토를 성장시켜야 한다.

독특한 비주얼, 흥미로운 세계관, 그리고 두 장르의 조합. 여러모로 매력적인 '마토 아노말리스'는 3월 10일 정식 출시 예정이다. 한 가지 단점으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지만, 퍼블리셔인 프라임매터가 지금까지 서비스한 대부분의 게임이 한국어를 지원했던 만큼, 추후 업데이트를 기대해보자.






게임명: 브릭 페이스: 포세이큰 (Bleak Faith: Forsaken)
플랫폼: PC
출시일: 2023년 3월 11일
키워드: #소울라이크 #다크 판타지 #한국어 미정

인디 게임사 소울라이크의 부진을 끝내기 위해 나선 게임이 있다. 바로 아크엔젤 스튜디오의 '브릭 페이스: 포세이큰'이다.

'브릭 페이스: 포세이큰'은 한때 번성했던 문명이 몰락한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얼핏 중세 느낌이 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다르다. 로봇처럼 보이는 적들의 디자인부터 철골로 된 폐허까지 현실과 비교해도 명백히 발전했던 문명이 한때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도 전부 과거의 일이다. 한때 번영했던 세계는 폐허가 됐으며, 남겨진 폐허에는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몰락한 세계, 플레이어를 막아서는 강력한 적들, 뒤틀린 기괴한 적들의 디자인, 그리고 다양한 전투 방식에 이르기까지 '브릭 페이스: 포세이큰'은 프롬소프트가 구축한 소울라이크라는 뼈대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부분이 원조 소울라이크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세계부터 다양한 장비, 그리고 클래스에 따른 전투 스타일까지 쏘울 라이 클 표방하면서 근접전만 내세우던 게임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공개한 영상을 보면 전투기술로 보이는 각종 화려한 스킬들부터 마법사로 추정되는 외형 및 마법 등을 엿볼 수 있다. 직업, 장비, 스킬 등 다양한 조합의 가짓수가 존재하는 만큼,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원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울라이크로서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한가지 인디 게임답게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릴 수도 있다. 실제로 메이저, 인디를 가리지 않고 소울라이크 장르 중에서 성공한 게임은 소수에 불과하다. 첫인상은 좋았지만, 이후 그러한 반응이 이어지지 않은 경우도 많았고 처음부터 삐걱거린 경우는 더 많다.

그럼에도 '브릭 페이스: 포세이큰'은 첫인상에서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은 건 직접 확인해보는 일뿐. '브릭 페이스: 포세이큰'은 오는 3월 11일 정식 출시 예정이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