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아틀리에 25주년 기념작은 바로 '소피의 아틀리에 2'

리뷰 | 전세윤 기자 | 댓글: 15개 |



어느 날, 업무 도중에 걸려온 전화. 보통 모르는 전화는 끊기 마련이다. 안 그래도 최근에 카드 회사에서 여러 프로모션을 끼운 광고 전화를 많이 걸기에 모르는 번호는 최근 거북해서 잘 받지 않고 있다. 근데 걸려온 전화는 번호가 저장된 전화였었다. 그걸 받고 ‘이 게임의 체험기’를 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하게 정말로 놀랐었다.

아틀리에 시리즈. 코에이 테크모의 산하에 있는 ‘거스트 스튜디오’가 제작한 턴제 전투를 채용한 JRPG이며, 최근 ‘라이자의 아틀리에 시리즈’를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시리즈다. 단, 아틀리에 시리즈가 확실한 매니아 게임에서 그나마 팬층을 늘리게 한 계기를 마련해준 건 다름 아닌 ‘알란드 시리즈’라는 사실은 팬층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런 알란드 시리즈의 후속작이 최근에 나왔던 사실을 기억하고 있는가? 바로 ‘루루아의 아틀리에 ~알란드의 연금술사 4~’다. 이 작품의 의의는 알란드부터 시작된 아틀리에 시리즈 3부작의 전통을 깨부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팬들은 점차 시리즈가 종료되었던 ‘황혼 시리즈’의 후속작을 기대하거나, 다른 시리즈의 후속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제대로 현지화가 된 ‘신비 시리즈’의 인지도가 조금 더 높다. ‘소피의 아틀리에’, ‘피리스의 아틀리에’, ‘리디&수르의 아틀리에’로 끝나는 3부작 시리즈다. 특히 이 중에서 소피의 인기는 압도적이었다. 한국에서는 라이자 다음으로 인기 캐릭터를 고르면 소피를 고를 정도일 것이다. 그만큼 신비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 ‘소피의 아틀리에’는 아틀리에 시리즈의 기존 팬층 이외에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아틀리에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예상되었던 ‘라이자의 아틀리에 3’도 아니고, 그렇다고 과거에 묻힌 ‘황혼 시리즈’의 후속작도 아닌 신비 시리즈의 정통 후속작, ‘소피의 아틀리에 2 ~신비한 꿈의 연금술사~’가 출시된다는 사실은 살짝 당혹스러우면서도 반가웠다. 기자도 아틀리에 시리즈를 하게 된 계기가 PS Vita 시절이었기에 3부작이 전부 현지화된 신비 시리즈를 크게 선호했다. 다만, 예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와서 어안이 벙벙했다.

그렇다. 심지어 루루아처럼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워서 하는 것이 아닌, 라이자의 아틀리에처럼 ‘소피’가 주인공이 되어 다시 돌아온다. 당연히 그녀의 단짝, 플라흐타도 나온다. 일러스트레이터 또한 'NOCO'와 '유겐'으로 신비 시리즈의 컨셉을 그대로 살렸다. 자신이 아틀리에 시리즈의 팬이 아닌 신비 시리즈의 팬이었다면 안 해볼 수가 없는 게임인 것이다.

참고로 기자는 아틀리에 시리즈 중, 경험해본 것은 '에스카&로지'와 '소피' 밖에 없다. 시리즈는 잔뜩 사두고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피리스부터는 구매만 해두고 장롱에 넣어뒀기 때문이다. 제일 비싼 한정판을 사놓고 박아두니 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중에라도 해볼려고 퇴근 후, '아틀리에 트리플 팩'을 구매했다. 따라서 시점이 최신작인 라이자 시리즈가 아니라 소피의 아틀리에 1편을 두고 작성된 점은 양해 부탁드린다. (라이자 시리즈도 비싼 한정판 사두고 장롱에 갖다두었다.)

(※ 본 시연은 9월 27일에 PS4 / 일본어 버전으로 시연되었습니다.)








연금술, 달라진게 있나요?

이번 연금술은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소피의 아틀리에', 정확하게는 신비 시리즈의 시스템을 그대로 계승했다. 반대로 말하자면 라이자의 아틀리에에서 연금술을 배운 사람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접해야 한단 소리다. 우선 연금술 리스트를 보았을 땐, 이미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프람', '크래프트'부터 중화제까지 볼 수 있었다. 아틀리에 시리즈 경험자나 신비 시리즈에 친숙한 유저라면 연금술에 금방 익숙해질 것이다.

조합 자체는 '신비 시리즈'에서 연출이 업그레이드 한 형태다. 1편을 기억하는 유저들 입장에선 발전된 연출을 보면 왠지 모르게 기쁠 것이다. 처음부터 5×5칸 형태로 구성되어 있고, 기존처럼 재료 속에 있는 원소 블럭을 잘 맞춰 보너스를 얻어야 한다. 다만 시연 버전이라 5×5칸인지는 모르겠다. 체험해 본 빌드의 캐릭터 레벨이 30 이상이었던 것을 기억하면 최대 5×5칸일 가능성도 있다.

그 외에는 소피의 아틀리에에서 느껴봤던 연금술과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 재료 속에 있는 원소 블럭을 조합해 칸을 채우고, 속성 보너스를 얻어 위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방식은 1편과 다를 바가 없다. 연출은 더욱 강화되었지만 그 외에 특별한 점은 없어 보인다. 다만, 전작에서는 '연금가마'를 복수적으로 획득해서 다양한 효과를 지닌 연금가마로 연금할 수 있었는데 본작도 다양한 연금가마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새로운 점이 있었다면 이번엔 재료에 '복수의 원소 블럭'이 있단 점이었다. 전작에서는 재료 당, 하나의 원소 블럭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재료 하나에 두 개의 원소 블럭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전작처럼 연금 가마를 얻어 '상하 반전'이나 '좌우 반전' 등의 기믹이 없다면 보너스를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피의 아틀리에가 아닌 '리디&수르의 아틀리에'에서 적용된 연금술 시스템을 접목시킨 것으로 보인다.

아틀리에 시리즈를 이번에 처음 보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접한 사람들을 위해 설명을 좀 더 첨부하자면, 아틀리에 시리즈는 전투가 아닌 '연금술'이 주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는 게임이다. 전투 또한 스토리 클리어 및 재료를 얻기 위한 '부가적인 요소'로 연금을 통해 더욱 강화된 무기나 방어구, 그리고 회복 아이템이나 '폭탄'을 제조할 수 있다. 오죽하면 '폭탄 시뮬레이터'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위력을 극대화시키고 뻥튀기해서 대미지를 어마무시하게 키운 다음에, 근처 아무 적에게 던지면 된다.(...)



▲ 부족한 칸 없이 꽉 채운 원소 블럭과 불편한 오른쪽의 '효과' 게이지



▲ 푸니푸니탄의 걸맞는 효과를 찾고 싶었는데 일본어라 도움을 받으면서 체크했다



▲ 당연히 순서를 정리할 수도 있다. 기자는 세 번째에 있는 '품질순'을 많이 애용했다



▲ "엣헴, 푸니푸니탄 완성!"


트윈 액션/듀얼 트리거? 신기능이 추가된 전투!

레벨이 너무 높아서인지 적들이 전부 도망쳐다니느라 힘들었지만, 이전작처럼 적의 후방을 노려 □버튼을 눌러 공격해 후방을 노릴 수 있고 그냥 돌진해도 전투에 돌입한다. 단, 로딩이 있었던 전작과 다르게 '심리스 배틀'이 도입되어 곧바로 전투로 들어간다. 거대 필드 몬스터는 후방을 노리려 하면 역으로 몬스터가 정면을 바라보면서 전투에 돌입한다. 즉, 거대 필드 몬스터는 후방을 노려 추가 턴을 획득하거나 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피의 아틀리에 2에 어떤 기능이 추가되었는지 궁금한 팬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그 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체험하고 왔다. 이번 작품의 전투에서는 '트윈 액션'과 '듀얼 트리거'라는 기능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트윈 액션은 '두 캐릭터의 스킬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능', 듀얼 트리거는 '턴을 땡겨 사용할 수도 있는 궁극기'라고 보면 된다.

솔직히 듀얼 트리거는 L2로 발동할 수 있고, 좌측 하단의 초록색 게이지가 가득차면 발동 가능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정보가 부족했다. 좀 더 체험해보고 싶었는데 L2를 호기심에 썼다가 금방 '펑!'하더니 전투가 끝나있었다. 그 다음에 게이지를 올리려고 시도했으나 쉽지 않아 포기했다. 다만, 스크린샷에도 보이듯이 소피와 플라흐타의 합동기는 '적 전체에 마법 피해를 입히고 대상의 강공격 게이지를 0으로 만든다. / 오라 게이지를 10 감소시킨다.'라는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트윈 액션은 좀 더 써봤는데, 동시에 두 캐릭터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L1 버튼으로 사용할 수 있고, 좌측 하단의 오른쪽 게이지 (파란색)을 일부 사용해서 쓸 수 있다. 즉, 게이지를 많이 쌓으면 아군의 턴이 있는 한, 연속으로 트윈 액션을 사용할 수도 있단 소리다.

마지막으로 메인 UI도 굉장히 깔끔하게 정돈되었다. 좌측 하단이나 하단 가운데, 좌측 등에 모든 UI를 몰아넣었기 때문에 캐릭터가 보여주는 인상을 더욱 깔끔하게 볼 수 있으며, 연출도 UI에 가려지거나 방해되지 않도록 처리한 노력이 엿보인다. 좌측 하단에서 ↑, ↓ 버튼으로 공격, 스킬, 가드, 도망, 아이템을 골라 사용할 수 있고, 파티 정보를 △버튼으로, 적의 행동 정보를 R1을 눌러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적에게 공격을 받을 때, 다른 캐릭터와 교체해 대신 맞게 할 수도 있다.



▲ 플라흐타 찍고 싶어서 찍은 사진



▲ 처음엔 "이게 뭐지?" 했던 듀얼 트리거. 확 쓰고 펑 터뜨리니 적이 없어져있었다



▲ 네? 역시 JRPG라면 화려한 스킬 쓰면서 몬스터를 없애는 재미라고요?



▲ 응~ 아니야~ '폭탄' 던져야 돼~


'타루~' 전통도 지켜졌다. 시점은 '피리스' 전일까?

우선 기술적인 부분부터 말하자면 PS4에서 느낀 프레임은 30프레임이었다. 아직 출시 전이기에 개선될 수도 있지만, 라이자의 아틀리에 2가 PS4에서 30프레임으로 돌아간 것을 감안하면 소피의 아틀리에 2도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로딩 체감은 1~2초 정도였다. 좀 더 짧을 때도 있었지만 길게 기다리면 약 2분 30초 정도는 대기했었다.

메뉴를 체크해본 결과, '레시피 발견'과 '도구' 등이 있었다. 레시피 발견 쪽은 자세히 확인해볼 시간은 없었으나 소피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레시피를 얻는 전작과 같은 기능일 것으로 추측된다. 도구는 '낫'과 '낚시대'가 있던 것으로 보아 해당 도구를 통해 채집할 수 있는 재료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옵션에서는 '모션 블러'를 온/오프 가능한 기능이 부여되어 있었고 난이도는 베리 하드까지 표기되어 있었다.

이번 시연에서의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스토리'를 체험할 수 없었단 점이었다. 어차피 일본어로 된 시연이었기에 이해하기 힘들었었겠다만 말이다. 그럼에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었다. 소피가 조금 어려 보인다는 점을 고려해봤을 때, '피리스의 아틀리에'가 시작되기 전의 이야기로 추측된다. 신비 시리즈는 소피의 나이가 들어가는 것으로 시간대가 맞춰져 있기에 어른스러운 비주얼의 피리스, 굉장히 어려보이는 1편의 중간. 그 시점을 다루는 이야기로 보인다.

다만, 시리즈의 발전으로 인한 그래픽은 상당히 놀랐다. 전체적인 비주얼을 체크해봤을 땐, 1편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비가 오면, 캐릭터 모델링에 빗물이 흐르는 효과와 옷이 젖는 효과까지 구현되어 있었다. 이건 라이자의 아틀리에에서 라이자의 옷이 젖도록 적용한 효과와 비슷해 보인다. 마침 UI를 확인해보니 날씨가 표현되어 있었다.

그러면서 전통을 고수한 흔적도 보였다. 라이자 시리즈에서 발전된 시스템과 부분을 전부 계승하지 않고 신비 시리즈에서 유지되었던 시스템에서 발전을 거쳤다. 그래서인지 맵을 보면 구성이 1편과 흡사하다. 그 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몬스터의 움직임은 굼뜨게 하는 최적화 기법 또한 비슷한 것 같았다. 맵 간의 이동도 전작과 같다. 월드맵으로 강제 이동할 필요없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을이나 필드로 나갈 수 있고 월드맵을 통해 빠른 이동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 마을 사람과 한 번 대화해봤다
절제력 있는 도공: 궁극의 칼을 제작하려면, 시간도 소재도 많이 필요해.



▲ 이건 소피를 가만히 냅두면 볼 수 있는 '대기 모션'!



▲ 비가 오면 자연스럽게 옷이 젖는다



▲ 전'통'이 지켜졌다!


소피가 '후속작'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후, 소피의 아틀리에 2가 갑자기 나오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물론 팬들 중에서 소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단 것은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소피의 아틀리에 2가 지금 출시되는 것도 의미심장한 일이다. 우선 '라이자 시리즈'의 성공이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라이자의 성공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의 어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거스트는 같은 주인공을 다시 한 번 내세웠고 성공했다.




그리고 소피가 '아틀리에 20주년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20주년 인기투표인지라 '라이자'가 없고, 네르케, 루루아도 없지만 소피가 이 20주년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건 의미가 깊다. 신비 시리즈도 3부작이 전부 출시된 당시인지라 더더욱 와닿는 결과다. 코에이에서도 소피의 인기를 짐작했는지, '무쌍 스타즈'에서도 소피가 출현하기도 했는데, 물론 무쌍 스타즈의 발매일이 2017년인 점도 감안해야 한다.

최근 아틀리에 공식 트위터에서도 '소피'의 이미지가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예고를 시작하기도 했고, 지금은 삭제되었지만 '호주 심의 기관'에서 소피의 아틀리에 2가 심의 통과한 사실이 유출되기도 하였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20주년 인기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의 인기와 같은 주인공을 연속으로 출현시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매너리즘의 탈피로 인해, 기존에 출시했던 시리즈의 후속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자의 아틀리에 2로 인해 계속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틀리에 시리즈. 마침 '소피의 아틀리에'는 한국에서도 나름 인지도가 있던 작품이었다. 과연 신비 시리즈는 소피의 아틀리에 2로 인지도를 더욱 크게 올릴 수 있을까? 라이자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신비 시리즈 유저님!!!!!!!"




▲ 소피의 아틀리에 2! 많이 기대해주세요!
  • 시리즈 특유의 느긋한 감성과 스토리라인
  • 소피 1편+라이자를 혼합한 듯한 시스템
  • 신비 시리즈의 감성을 살린 게임 구조
  • 캐릭터 각자의 사연이 맞물린 세계관
  • 규모가 달라지는 스토리의 노선 변동
  • 전작의 불편함까지 함께 가져온 일부 편의성
  • 과도하게 꼬인 맵과 불편한 소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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