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합굳. 템포 따라오세요." 로스트아크 총괄 디렉터 금강선 인터뷰

인터뷰 | 유준수,최민호 기자 | 댓글: 570개 |
스마일게이트 금강선 디렉터. 로스트아크를 총괄하는 개발자인 동시에 유저들에게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로아온에서의 행보나 베른 남부의 연출을 보면 빛강선을 외치다가도 그날 저녁 장기백씨와 면담하는 순간 어둠강선이 되기도 하죠.

어둠강선을 외치던 어느 날, 금강선 디렉터와의 인터뷰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저희로서도 궁금한 게 많았던 차에 좋은 기회라 할 수 있었죠.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이러한 인터뷰 자리는 기자와 개발자로서의 입장으로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인사를 하며 잠시 말을 나누다 보니, 서로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로스트아크를 즐기는 진성 유저라는 점입니다.

결국 일반적인 인터뷰 형태가 아닌 반대로 질문을 받기도 하고, 개인적인 불만을 표출하기도 하는 유저 대 유저로서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았는데, 부족한 시간이 아쉬울 따름이었죠. 짧지만 많은 일이 있었던 이번 인터뷰 자리는 금강선 디렉터가 가장 좋아한다는 문장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조합굳. 빡인터뷰 갑니다. 템포 따라오세요."

※ 이번 인터뷰는 코로나19(COVID-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 로스트아크 총괄 디렉터 금강선


최민호 기자 - 인터뷰에는 오랜만에 자리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 유저들 사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분인데요. 간단히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금강선 디렉터 - 만나서 반갑습니다. 로스트아크의 금강선 디렉터입니다. 저의 이력을 이야기하실 때 늘 따라붙는 것이 기자 출신이라는 것인데요. 사실 기자로 활동한 이력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기자 출신 디렉터라기보다는 20년 넘게 활동한 로스트아크의 개발자로, 한 사람의 게이머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저도 질문드리고 싶어요. 인터뷰 자리에 나온 인벤 기자분들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뵙고 싶었던 분들이거든요.

최민호 기자 -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럽네요. 로스트아크 인벤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최민호라고 합니다.

유준수 기자 - 저도 저희의 소개 멘트가 들어갈 줄은 몰랐어요. 마찬가지로 로스트아크 인벤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준수 기자입니다. 저희도 여러모로 뵙고 싶었어요. 혹시 바로 본론부터 들어가도 될까요? 처음은 아무래도 최근에 업데이트된 발탄으로 시작해야 할 것 같네요.

최민호 기자 - 그렇죠. 발탄의 기믹 중 하나가 낙사잖아요. 이러한 기믹 덕에 발탄이 긴장감 있는 난이도로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기존 로스트아크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참신한 발상인 것 같은데요. 만들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금강선 디렉터 - 먼저 군단장 전체의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군단장이 총 여섯 명이 등장하잖아요? 하나하나에 정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군단장 레이드를 만들 때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이 군단장이 가진 속성이나 테마와 같은 구현하는 것이었어요. 발탄의 경우 그 테마가 파괴입니다. 그래서 '지형을 파괴하자'라고 생각했어요.

개발 초기에는 발탄이 지형에 헤딩하게 했습니다. 이로 인해 전투 공간이 넓어지는 것을 테스트해 봤어요. 그런데 이렇게 진행하다 보니 공간이 넓어지기만 하고 갈수록 긴장감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반대로 점점 좁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페이즈에서는 주변이 파괴되면서 점점 넓게 놀 수 있게 되지만, 이후에는 점점 좁아지도록요. 저돌적인 발탄에게 위압감을 느끼게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공간이 좁아지다 보니 격투 게임처럼 링아웃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을 했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 낙사입니다.

낙사를 만들 때 같이 고민한 게 부활이에요. 낙사를 한 이후에 부활이 가능하게 할까? 아니면 못하게 할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은 아시다시피 부활을 하지 못하게 했어요. 기믹 자체의 자연스러움도 있지만 딜찍 문제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였죠. 아, 발탄에서 구현된 낙사는 추후에 다른 군단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 낙사를 당하면 탄식이 나오지만 그 때문에 절묘한 난이도로 완성된 발탄


최민호 기자 - 딜찍 하니까 생각난 게 있는데, 지난번 발탄 트라이 때 마지막 유령 페이즈 전에 실리안으로 페이즈를 강제로 넘겨보려 했었거든요. 근데 이게 죽지 않더라고요. 이런 것도 딜찍을 막기 위해 의도된 건가요?

금강선 디렉터 - 네 그렇습니다. 망령화 페이즈를 무시하고 클리어하지 못하도록 특정 퍼센트 이하에서 HP가 감소되지 않도록 막아놨어요. 물론 설계할 때 모든 것을 의도하고 만들지는 않습니다. 얻어걸리는 것도 있죠. 의도대로 된 건 아니지만, 보다 보니 괜찮네 하면서 일부러 놔둘 때도 있습니다. 물론 그와는 반대로 처음엔 의도를 했지만 재미가 없으면 없애기도 합니다.

지금 말씀드린 거랑은 조금 다른데 저희 기준에서는 버그였었지만 유저분들은 버그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발탄의 잡기 공격에 위험 신호가 늦게 나오던 것이 대표적인 예죠.

유준수 기자 - 발탄 저도 재밌게 했죠. 그런데 이게 이번에 너프가 됐잖아요. 노멀 난이도는 어느 정도 이해되는데 하드 난이도도 너프가 되어버렸어요. 버그 수정이라고는 하지만 저희가 느끼기에는 잡기 공격 위험 신호가 일찍 나오는 것과 백어택, 헤드어택의 판정 추가도 너프라 볼 수밖에 없습니다.




▲ 버그 수정이라고는 해도 위협적이었던 잡기 공격을 피하기가 상당히 손쉬워졌다


금강선 디렉터 -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간만에 재밌게 나왔는데 이번 너프로 너무 허무하다는 의견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저희로써도 이번 너프는 필요했습니다. 지난번 공지에 하드 난이도의 클리어 지표가 예상치와 비슷하게 나왔다고 적었었잖아요. 이것 말고도 봐야 할 것이 트라이 지표였습니다.

1,415레벨에, 1,445레벨에 도달했는데도 트라이조차 시도하지 않았던 유저가 상당히 많았어요. 너무 어렵다는 소문은 물론, 한 번 트라이에 최소 몇 시간씩 걸린다는 소문도 돌았기 때문에 도전 욕구 자체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죠. 난이도가 어렵다는 소문이 돌다 보니 적정 레벨 유저는 파티에 들어가기도 힘든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저희는 조금 더 가볍게 트라이 할 수 있기를 원했어요. 너프 이후의 지표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나오겠지만 이전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준수 기자 - 그렇다 하더라도 노멀 난이도만 너프해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너프 전 난이도 특유의 어려움을 즐기고 싶은 유저들도 많습니다.

금강선 디렉터 - 네,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하드의 너프까지 단행한 이유를 저희 관점에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설계상으로 발탄과 비아키스는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골드도, 재료도 각각 획득할 수 있습니다.

만약 비아키스의 난이도가 높아서 유저분들이 고생을 한다면, 발탄이 그렇게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발탄을 통해 빌드업을 할 수 있는 플랜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상황에서 비아키스는 어려워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발탄 하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너무 높은 난이도로 새로운 장비의 플래닝을 아예 포기하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또한 현재 패치 이후의 지표를 보면 확실히 숙련이 된 유저분들은 빠르게 클리어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적정렙의 유저분들이나 많은 파티가 꽤 고생하면서 클리어하는 모습의 지표를 보입니다.

너무 낮춘 것이 아닌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도 이후 흐름을 보면서 확실히 체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분명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했고 군단장 전체 흐름 중 하나로 넓혀본다면 조금 더 너그럽게 봐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마 발탄 이후 몇 개월 후에 다음 레이드가 예정되었다면 절대 이렇게 너프하진 않았을 겁니다.




▲ 비아키스 없이 발탄만 클리어할 수 있어도 최소한의 장비 플랜을 세울 수 있다


유준수 기자 - 유저들에게 이후에 등장할 콘텐츠들의 스타트라인 정도는 주고 싶었다는 말이죠?

금강선 디렉터 - 네 그렇죠. 또한 새로운 방식인 군단장 레이드를 경험하기를 원했던 부분도 있어요. 이를테면 에스더 스킬은 이번에 처음 도입된 것인데, 실제로 사용해보지 않으면 어떤 것인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기능이어서 발탄을 통해 모두가 접근했으면 했어요.

최민호 기자 - 그러한 이유로 하드 난이도를 너프했다면 헬 난이도가 같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금강선 디렉터 - 네, 헬이 같이 나와야 되었던 게 맞습니다. 맞는데, 사실 저희 일정이 조금...

유준수 기자 - 아무래도 로드맵이 꽉 차 있긴 했죠. 사실 저희도 이정도로 군단장 레이드가 빨리빨리 나올 줄은 예상 못 했습니다.

금강선 디렉터 - 로아온에서 발표했다시피 현재의 아이템 레벨을 묶기로 결정을 했잖아요. 그런데 묶기만 하면 딱히 할 게 없습니다. 신선하고 즐길 수 있는 놀 거리를 제공해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군단장 레이드를 최대한 빨리빨리 개발하려 했고, 이런 일정으로 짜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헬 난이도가 조금 늦어지기는 했지만, 나올 때 여기는 조화의 천칭으로 보정이 됩니다. 그리고 체력이 보이지 않게 될 거예요. 또한 헬 난이도만의 패턴이 추가되거나 기존 패턴이 변경됩니다. 정말 어려울 거예요.




▲ 헬 난이도는 조화의 천칭으로 보정이 되며, 체력이 보이지 않는다


최민호 기자 - 약간 가디언 토벌의 시련 난이도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어려운 만큼 보상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금강선 디렉터 - 보상 중요하죠. 하드 난이도가 단순히 어려워서 좋았다기보다는 보상도 좋았기 때문에 클리어 시 더 희열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보거든요. 헬 모드의 보상이 나쁘다면 도전 의식 자체를 자극하지 못하겠죠. 그래서 보상은 클리어할 가치가 있는 수준으로 제공되려고 합니다.

조금 말씀드리자면 군단장과 관련된 펫과 탈 것, 오오라와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겠죠. 다만 발탄 하나만 클리어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군단장 헬 난이도를 일정 수 이상 클리어해야 받을 수 있도록 만들 예정입니다.

유준수 기자 - 일종의 수집품 개념인가요?

금강선 디렉터 - 조금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단일 보상도 있을 것이고요. 영지 설치물과 발탄 전설 카드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 수집품 외에도 단일 보상으로 발탄 카드와 설치물 등이 고려 중이다


유준수 기자 - 들어보면 예전의 낙원의 문과 달리 하드 난이도와 헬 난이도 중 하나를 선택해서 가는 것이 아니네요. 헬 난이도는 딱 한 번만 클리어하면 되는 느낌일까요?

금강선 디렉터 - 네 맞아요. 아 대신 시련 가디언 토벌과 달리 첫 클리어 랭킹과 같은 것은 제공되지 않을 예정이에요. 클리어할 경우 모두에게 동일한 보상을 주고 싶거든요. 이외에도 의도치 않은 버그라던가 이런 문제도 있을 수 있겠죠. 이렇게 되면 롤백을 해야 하는데, 사실 클리어했던 유저들이 잘못했던 문제는 아니잖아요? 롤백으로 최초 클리어를 뺏겼던 유저들에게는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최민호 기자 - 사실 발탄이 스토리상으로는 실리안과 아만에게 패배한 최약체라는 인상이 강했는데요. 그런 것치고 이번에 상당히 강력한 면모를 보여준 거 같아요. 발탄뿐 아니라 트라이를 반복해가며 실리안의 강력함을 느끼게 되었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유준수 기자 - 발탄을 처음 깼을 때 실리안의 도움이 컸으니까요. 이게 에스더고 이게 패자의 검이다! 라고 주장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금강선 디렉터 - 스토리 라인에서는 발탄이 아쉽게 퇴장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탄이 마수 군단장에 걸맞는 보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요. 저렇게 보여도 페트라니아에서는 이름도 날리던 친구입니다. 패자의 검을 각성시킨 실리안이 강했던 것이지, 발탄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에스더 스킬의 경우 스토리 도중 만났던 에스더들에게 실제로 도움을 받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말씀 주신 것처럼 실리안을 다시 보게 됐다는 반응이 많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군단장 레이드에서도 이와 같은 에스더 스킬은 꾸준히 구현될 것입니다.




▲ 내가 알던 그 실리안이 맞나? 가슴이 웅장해진다


유준수 기자 - 발탄 다음으로 등장하는 군단장이 비아키스인데요. 권장 레벨과 공략 인원을 공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또한 비아키스 전투의 특징을 조금 더 자세히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금강선 디렉터 - 네. 공개해 드릴게요. 노멀 난이도의 권장 레벨은 1,430, 하드 난이도의 권장 레벨은 1,460이 될 겁니다. 공략 인원은 발탄과 같은 8인으로 구성했어요.

다만 전투의 특징은 직접 플레이를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잠시 용기의 노래 이야기를 하자면 루테란에서부터 용기의 노래를 계속 불러왔잖아요? 이걸 베른 남부에서 터트리기 위해 2년을 계속 준비했어요. 국가의 위상을 볼 수 있게 해주겠다고 벼르면서요. 비아키스도 그렇습니다. 여섯 군단장 중에는 가장 매력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이번에 비아키스의 매력을 보게 될 거예요.




▲ 비아키스의 권장 레벨은 1,430과 1,460이 될 예정이다


최민호 기자 - 비아키스하면 아무래도 웨이가 나올 거 같은데요. 사실 발탄에서는 웨이가 그렇게 활약하지는 못했는데, 라이벌 구도라 볼 수 있는 비아키스에서는 활약을 할 수 있을까요?

금강선 디렉터 - 그건... 말씀드리긴 조금 그렇지만 웨이의 특징이 높은 무력화잖아요? 어떤 활약을 할지는 지켜봐 주세요.

최민호 기자 - 아, 에스더 스킬은 똑같이 이어지는 거군요? 그렇다면 웨이 외에 출전하는 다른 에스더들은 누가 있을까요?

금강선 디렉터 - 웨이와 함께 니나브, 이난나가 출전합니다. 아제나가 아니라 이난나에요. 에스더 스킬은 따로 구현될 겁니다.




▲ 비아키스 전투에서는 이난나와 니나브 출전 예정!


유준수 기자 - 로드맵에서 군단장 출전 순서를 보면 아브렐슈드 다음에 일리아칸, 카멘 순서잖아요? 사실 스토리나 연출을 보면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던 카멘이나 아브렐슈드와 달리 일리아칸은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거든요. 사실은 일리아칸이 힘을 숨기고 있었다는 설정인가요?

금강선 디렉터 - 군단장간의 파워 밸런스 때문에 저렇게 배치한 게 아니라 템포상 문제로 일리아칸이 아브렐슈드와 카멘 사이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아브렐슈드 전투가 굉장히 헤비합니다. 그런데 아브렐슈드 이후에 바로 카멘이 나와버리면 리듬감이 너무 깨지게 될 거예요.

일리아칸도 강하긴 하지만 아브렐슈드보다 강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아브렐슈드보다 후에 등장한다고 해도, 레벨 배치가 아브렐슈드보다 높게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 역시 아브렐슈드가 2위였다. 하지만 3위는 의외로?


최민호 기자 - 음 그런데 발탄이 1,445였고 비아키스가 1,460이라고 했잖아요. 그럼 쿠크세이튼이나 아브렐슈드는 더 높은 레벨이 될 거 같은데 재련에 대한 부담이 너무 커지는 것 아닐까요? 그전까지는 15단계 재련으로 모든 콘텐츠가 다 가능했지만, 지금은 최종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19단계까지 재련해야 합니다.

금강선 디렉터 - 19단계 재련이면 1,475레벨을 말씀하시는 거죠? 물론 1,475레벨이 되면 베른 남부의 마지막 카오스 던전을 진입 가능하고 필드 보스와 같은 곳에서 유물 장신구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는 1,445레벨이 얻는 것과 동일한 것을 조금 더 많이 지급해주는 정도라 볼 수 있습니다. 1,475레벨이 되어야 유니크하게 먹을 수 있는 아이템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정도로 아이템 레벨을 올린 유저들이라면 이 정도의 보상은 가져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이번에 조금 더 재련의 허들이 높아지긴 했죠. 아이템 레벨을 묶기 위한 일환 중 하나로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다만 재련 난이도가 15단계 이후에는 성공 확률이 많이 낮아지고 재료를 소비해도 아이템 레벨이 오르지 않아 허탈감을 느끼기 쉽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너스 재련 개념인 융합 돌파석을 추가한 거기도 합니다. 일단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어요.

최민호 기자 - 지난 로아온에서도 아이템 레벨을 묶는다는 표현을 하셨는데, 이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하는 유저가 많아요.

금강선 디렉터 - 말 그대로의 의미에요. 지금까지 콘텐츠에 비해 아이템 레벨을 너무 높게 운영해왔기 때문에 부작용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군단장 레이드를 통해 꾸준히 놀 거리를 제공하면서 아이템 레벨 대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예요.

사실 말로는 쉽지만 저희로서도 아이템 레벨을 묶는다는 게 상당히 위험한 판단이에요. 유저분들이 재련을 멈추기 때문에 회사로써도 손해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어요.

군단장 레이드는 저희 기준에서 아까운 콘텐츠에요. 지금보다 더 넓은 텀을 두고 출시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아이템 레벨을 묶기 위해 필살기를 소모한 셈이라고 봐주면 좋겠습니다.




▲ 아이템 레벨을 묶었을 때의 보완책 중 하나인 특수 재련


유준수 기자 - 이건 사실 처음부터 질문드리고 싶었던 건데, 이번에 유물 장비에 품질 업그레이드 기능이 추가되었잖아요. 그런데 들어가는 재화나 확률 이런 걸 보면 효율이 너무 나쁜 거 같습니다.

금강선 디렉터 - 이번 품질 업그레이드 기능은 어느 정도의 골드 소모를 유도하고 세트 완성 후 추가적인 성장 거리를 만드는 정도의 필요성 때문에 들어간 거예요. 사실 경제를 잡기 위해 가장 편한 방법은 재련에 장기백 없애고 무기 깨지고 그런 거긴 해요. 단순히 저희가 돈을 잘 벌어서가 아니라 운영 자체가 편해지거든요. 아 물론 이런 걸 추가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절대로 저는 무기가 깨지거나 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아크라시움을 이용해 아이템 레벨을 올리는 방법을 사용한 거기도 하고요. 그런데 운영을 하다 보니 재련을 추가할 수밖에 없었어요.

품질로 돌아가자면 품질 업그레이드에 스트레스받는 부분은 이해합니다. 다만 아이템 레벨을 묶어둔 현재, 골드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소한의 골드 소모처가 필요하긴 했어요.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품질 업그레이드입니다.

또한 품질 업그레이드를 필수로 산정해두지는 않았어요. 이를테면 새로 추가된 유물 장비의 경우 시간이야 조금 걸리겠지만 한 번 맞추면 세트 효과를 얻을 수 있죠. 높은 품질로 인해 얻는 메리트보다 세트 효과가 가진 메리트가 훨씬 큽니다. 장비를 하나씩 맞출 때마다 성장 체감을 느끼도록 설계해뒀어요. 다만 그다음 단계를 원하는 유저들이 있을 수 있고, 품질로 얻는 효과를 생각하면 장비를 조금 더 가꿔놓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품질은 세트 효과 획득 이후의 추가적인 성장 거리의 필요성 때문에 추가되었다


유준수 기자 - 말씀대로 이번 유물 장비의 세트 효과는 좋은 편인 거 같긴 합니다. 하지만 설명만 봐서는 그 효과나 효율을 알기 어려워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선뜻 나서기가 어려워요.

금강선 디렉터 - 반대로 무슨 효과인지 모두 아는 세트로만 구성되었다면 재미가 있을까요? 이를테면 어떤 것은 치명타 확률, 어떤 것은 공격력, 이런 식으로만 되어있으면 조금 계산해서 저것만 맞추면 되겠구나 하고 끝나게 됩니다.

반면 지금 유물 장비의 경우 많은 유저분께서 어떤 장비를 맞춰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아요. 이쪽이 더 강한 것 같으면서도 다르게 보면 저쪽이 더 강한 거 같고, 이런 것을 노린 거긴 해요. 물론 이럴 때 어느 한쪽을 선택했는데 다른 쪽이 더 좋아 보일 경우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면 불합리하겠죠. 그래서 동위 계승 시 품질이나 장기백 등 모든 수치를 넘겨주도록 기획했습니다. 그러니 일단 해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이런 것도 재미 중 하나라고 봅니다.

최민호 기자 - 일부 세트는 각성 각인서를 강제한다거나 클래스에 따라 스탯 배분을 고민하게 한다거나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금강선 디렉터 - 그런 것들도 고민하게끔 유도한 거긴 합니다. 앞으로도 더 즐거운 세트 효과를 드릴 텐데, 어떤 것이 더 좋을지 고민하고 서로 간에 커뮤니케이션하는 그림을 원합니다. 물론 클래스에 따른 유불리가 있을 수 있긴 해요. 그런 부분들이 발생하면 세트 효과들도 상황을 지켜보면서 A/S를 할 예정입니다.




▲ 고민하고, 실험해보고, 다른 게 더 좋아 보인다면 변경하면 된다


최민호 기자 - 1월 27일이면 첫 젠더락 클래스인 건슬링어가 나오는데요. 데빌헌터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금강선 디렉터 - 영상에서 보셨겠지만, 기본적으로 두 클래스가 공유하는 스킬이 많습니다. 그런 만큼 비슷한 부분도 많긴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스탠스에 따른 스킬 비중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데빌헌터의 경우 샷건을 중심으로 스킬을 운용한다면, 건슬링어는 조금 다른 운용법이 필요할 겁니다.

유준수 기자 - 혹시 장비나 직업 각인 등은 데빌헌터와 공유가 될까요?

금강선 디렉터 - 장비는 별도로 운영되고 트라이포드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직업 각인 또한 따로 쓰게 될 거예요.




▲ 건슬링어는 데빌헌터와 직업 각인을 공유하지 않으며, 주력 스킬이 변화한다


최민호 기자 - 베른 남부 업데이트 당시 공지에 'BGM을 꼭 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있었잖아요. 그만큼 많은 공을 들인 거 같습니다.

금강선 디렉터 - 이때를 위해 풀 오케스트라를 준비했어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용기의 노래도 2년 전부터 기획을 했잖아요? 2년 동안 준비한 결과라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마침 BGM을 담당한 브라이언 타일러가 마블 영화에 참여한 경력이 있어 시나리오 분위기를 잘 살려주었어요. 아 물론 용기의 노래는 내부 작곡가의 작품입니다.

최민호 기자 - 흔히 막타를 뺏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던 실리안도 제대로 활약을 했죠.

금강선 디렉터 - 에스더의 활약도 있지만, 베른 남부의 가장 큰 목표는 모험가들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동안의 스토리에서는 실리안이나 아만과 같은 조력자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2년 동안 아크라시아를 여행하면서 창천제일검이 되거나 왕의 기사가 되는 등 아크라시아에서 인싸가 된 모험가가 스토리에서 주역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유준수 기자 - 하지만 점핑이나 익스프레스를 사용하다 보면 보여주고 싶었던 부분들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금강선 디렉터 - 개인적으로는 점핑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점핑을 하지 않았을 경우 유저 잔존율에 큰 차이가 발생해요. 그걸 보완하기 위해 모험가의 길에서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공식 홈페이지에 라하르트의 편지같은 방식으로 꾸준히 정보를 제공해드릴 예정이에요.



▲ 모험가의 길과 라하르트의 편지와 같은 방식으로 꾸준히 정보를 제공해 줄 계획이다


유준수 기자 - 그러고 보니 루나의 스토리가 시즌2 이후 변경되었는데요.

금강선 디렉터 - 가디언들의 재배치를 진행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루나와의 인연도 중요했지만, 가디언 토벌의 튜토리얼을 제공하는 조사관 퀘스트의 역할을 뺄 수 없었거든요. 이전의 스토리는 시즌2에 와서 리붓되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다시 행방불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요.

최민호 기자 - 로아온에서 OST를 보내주기로 약속했던 다름이에게 보낸 손편지가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금강선 디렉터 - 어우, 너무 부끄럽습니다. 이런 건 알리지 말아주세요. 이런 건 티 안내고 몰래 해야 좋은 거지 이건 너무 부끄럽잖아요. 동네방네 '금강선이 편지 썼대요!' 이런 거 알리고 그러는 거 창피해요.

오히려 감동을 받은건 저예요. 디렉터 입장에서 너무 고마웠기 때문에 그 고마움을 표현한 것뿐입니다. 이렇게 알려질 줄 알았으면 글씨도 자 대고 잘 쓸 걸 그랬는데 글씨체도 좀 그래서 민망해요. 전에 리샤도 텍스트로 하니까 맛이 안 난다고 사진 찍어가는 것을 말렸는데,

유준수 기자 - 아 그게 정말 강제였나요?

금강선 디렉터 - 그럼 진짜죠. 악필 공개되면 안 된다고 텍스트로 쓰라고 극구 말렸는데, 리샤가 텍스트로는 맛이 안 난다고 자기도 업적 좀 달라고 하면서 찍어갔죠.




▲ 부끄러우라고 한 번 더 올려드립니다(출처: 미월령)


최민호 기자 - 그러고 보면 저희도 편지를 받았잖아요. 로아온 편지. 이거 갈지 말라고 하셔서 차마 갈지 못하고 있어요.

금강선 디렉터 - 아 이걸 뭐라고 답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우문현답을 해야겠네요. 제 편지를 소중히 간직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간직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보상이 필요하시다면 얼른 모코코로 가져가세요. 그러고 보니 두 분은 분해하셨나요? 이렇게 말씀드렸는데 분해하실 건가요?

최민호 기자 - 아뇨 잘 간직하고 있죠.

유준수 기자 - 저도 계속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도 갈지 않을게요.

금강선 디렉터 - 어우, 감사합니다. 두 분 다 최고!




▲ 정말 분해 안 했습니다!


최민호 기자 - '모코코만큼 화났어'와 같은 커뮤니티 밈도 잘 알고 있어서 신기하더라구요. 평소에도 커뮤니티를 자주 보나요?

금강선 디렉터 - 당연히 보죠. 개발자가 커뮤니티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유저들의 다양한 의견이 하나하나 소중합니다. 물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볼 수는 없지만, 저희가 어떤 것으로 욕먹는지 이런 건 알아야 하잖아요.

아, 두 분에게 혼나는 것도 봐요. 싫은 건 당연히 아니고 저희 입장에서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로스트아크를 즐겨주시는 유저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겠지만, 우리에게도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같이 좋은 게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고 보니 유저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얼마 전에 제가 보면서 화가 났던 게, 발탄 너프한 이유 코멘트 올린 것을 덮어쓰셨더라고요. 거기를 보면 저희가 유저를 낮잡아 보는 것처럼 쓰여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 "저희는 절대 유저를 낮잡아 보지 않아요"


최민호 기자 -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할 거 같아요. 지난 2년간 많은 일이 있었는데요. 그동안 'RPG는 유저가 완성하는 게임이다'라는 의견을 꾸준히 밝혀왔습니다. 로스트아크의 표어처럼 말이죠.

금강선 디렉터 -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유저가 우리를 바꿔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야기하시는 것들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합니다. 또한 RPG는 함께 만들어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스마일게이트의 권혁빈 회장님, 지원길 대표님 등 많은 분의 지원도 있었어요. 항상 돈보다 개발의 가치를 우선시해 준다고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또, 부족한 저와 함께 노력해준 개발 스태프들이 불철주야로 노력해주고 있어서 현재의 로스트아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로스트아크가 엄청난 게임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이 20년 즈음 지나서 로스트아크를 회상할 때 좋은 추억으로 잠시나마 웃어볼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충분합니다. 인상 깊게 들었던 배경 음악이나 즐거웠던 추억, 레이드의 성취감 등 어떤 거라도 좋습니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일정을 따라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만족할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내가 게임이 좋아서 게임을 만들고 있다'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스태프들에게 항상 말하고 있어요. 아직은 미흡하더라도 그런 것들이 쌓이면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RPG는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게임이다'라는 생각은 진심입니다. 현재의 로스트아크를 보면 과거의 로스트아크와 많이 달라요. 여러분들이 로스트아크를 바꿔놨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매일 조금 더 게임다운 모습으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너 로스트아크 하니?"라고 물었을 때 "그래 한다!!!"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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