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붉은사막, 태권도 돌려차기가 리얼했던 이유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84개 |
더 게임 어워드 현장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펄어비스의 신작 '붉은사막', 인 게임 풋티지로 제작되어 실제 플레이를 공개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고, 당연히 큰 화제가 되었다. 당시 영상을 보면서도 한 가지 궁금했던 것이 있었다.

분명 지스타에서 공개할 당시 '붉은사막'은 MMORPG였다. 그러나 이번 영상에서는 MMORPG가 아닌, '오픈월드 액션'으로 장르가 변경이 되었다. 실제 공개된 게임 영상에서도 멀티플레이형 MMORPG라는 느낌보다는, 싱글 플레이 기반의 액션 게임 혹은 RPG라는 느낌이 강했다. 지난해 지스타 이후로 1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그 사이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뀐 모습이었다.

정환경 PD는 MMORPG 만으로 보여주기보다는 방식을 바꿔서, 오픈월드 게임에 모든 것을 '꽉 채워서' 담아내고자 하는 의도를 밝혔다. 내러티브, 모험, 탐험과 액션뿐 아니라 멀티플레이까지 모두 함께 '붉은사막'에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더욱 풍성하고 꽉 채워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 장르를 변경한 셈이라고 볼 수 있다.

TGA에서 영상 공개 이후로 뜨거운 이슈로 다뤄지는 붉은사막. 과연 지난 1년간 어떤 변화가 있고 현재 제작 중인 '붉은사막'은 어떠한 게임이고 무엇을 담아내려고 하는지, 인터뷰를 통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방역 처리가 진행된 센트럴 메가박스에서 방역 지침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인벤을 포함한 다수의 매체가 참여해 거리를 두고 진행됐다.




Q. 이번 TGA에서 트레일러를 공개했는데, 공개한 소감을 듣고 싶다.

이성우
=벅차오르는 걸 느꼈다. 같이 고생하며 만든 게 처음 공개된 순간이니까. 우리의 손길이 하나하나 미쳐있어서 더 벅차오른 것 같다. 붉은사막 로고가 뜰 때는 또 다른 느낌이라서 정말 보람찼다.

정환경
=작년에 처음 영상을 공개했고, 다시 TGA를 통해 지금까지 만든 장면을 보여드리게 돼서 기쁘고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지금 다시 봐도 울컥울컥하는 게 있다. 꾸준히 준비가 되고 기회가 되면 추가적인 정보와 계획, 영상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채효석
=영상을 계속 보면서 다 같이 전율하고, 흥분하고 그랬다. TGA 공개 이후 의외로 더 많은 분들이 흥분하시더라. 그래서 뿌듯했다. 많이 만들어놨는데 덜 나간 부분도 있어서 좀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


Q. 지난해 지스타에서 발표할 때는 MMORPG였는데, 오픈월드 액션으로 장르를 바꾼 이유가 궁금하다.

정환경
=장르적 고민을 많이 했다. 작년에 차세대 MMORPG를 보여드리겠다고 장담했었는데도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 붉은사막을 통해 어떤 모습, 어떤 게임을 개발하는 게 좋을지나 검은사막 서비스의 MMO 적 감성 같은 부분이다. 이를 함께 생각하면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개발하고 만들어내려면 기존의 전통적인 MMO의 형식보다는 현재의 방식이 내러티브나 시나리오 등 원하는 액션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멀티 환경에서 본인이 원하는 친구들과 동료들과 선택지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결론을 내려서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

'붉은사막'은 싱글 플레이를 하고 엔딩을 보면 끝인 게임이 아니다. 내러티브도 강조했고 오픈월드도 즐길 수 있으며, 다른 플레이어들과 커뮤니티가 가능한 콘텐츠들도 즐길 수 있다. 일종의 멀티플레이 게임이다.




Q.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정환경
=사실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싫었다. 그래도 사실 펄어비스의 최대 장점은 액션이지 않느냐. 철학이기도 하다.

이성우
=일단은 이야기에 중점을 많이 둔 것 같다. 마티누스의 아들 맥더프의 여정의 이야기와 자신만의 이야기, 그걸 다 표현하기 위해 지금의 형태가 제일 맞다고 생각한다.

정환경
=오픈월드의 기본적인 탐험과 모험 요소부터 전투, 내러티브 등등 하나하나 놓치기 싫었다. 그걸로 게임을 꽉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Q. '붉은사막'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성우
=일단은 국내에서 선보이는 AAA급 게임, 그게 붉은 사막이 될 것 같다. 그런 만큼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최고가 되어보는 게 최종 목표가 아닐까.

정환경
=GOTY? GOTY는 주시면 좋은 것 같고... 일단 '사막'이라는 타이틀이 이어져나가는데 호평들이 잘 이어져갔으면 좋겠다는 목표도 있다.


Q. 이번에 김대일 의장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게 밝혀졌다. 언제부터 참여한 것인가?

이성우
=처음부터 같이 했다. 플랜8이나 도깨비도 마찬가지다. 중간에 참여하신 게 아니라, 초반에 엔진 위주로 참여하시다가 본격적으로 콘텐츠로 들어온 거라고 보면 된다. 그러면서 게임이 쌓여나가는 것 같다.

채효석
=내가 액션 디렉터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전투와 액션도 김대일 의장이 함께 보고 있고 본인의 액션에 대한 철학도 있다. 펄어비스의 액션도 김대일 의장을 통해 나오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이성우
=이번에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도 편집할 때 직접 하나하나 김대일 의장이 참여했다. 자신이 보여주고 싶었던 모든 것을 보여준 게 이번 '붉은사막'의 트레일러다.


Q. 전투 장면에서 레슬링과 태권도를 연상시키는 움직임이 보였다. 이러한 액션에 대해서는 어떤 격투기를 참고했고, 모션 캡처를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채효석
=RKO, 레슬링은 다들 보셨을거다. 과거 어렸을 적 아마 다들 레슬링 게임을 해본 적 있으실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그 게임에 대한 존중과 그 게임에서 보여준 액션성이 있어서, 우리도 액션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른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있다. 검은 사막의 경우는 무기를 위주로 사용을 많이 했는데, 붉은사막에서는 무기 위주보다는 태그를 해서 함께 싸우기도 해서 격투기 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다.



▲ 중세 판타지 세계의 RKO

이러한 액션은 목적성을 가지고 접근한 게 아니고,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아무래도 용병과 태그로도 싸우다 보니 이런게 필요하겠구나 해서 그런 게임들을 참고하게 됐다. 태권도 발차기는 실제 국가 대표 출신의 1호 제자분이 오셔서 모션 캡처를 하셨다. 이번 영상에서도 그걸 보여드리고 싶었고, 그렇게 해서 탄생하게 됐다.

이성우
=레슬링이나 태권도 등 체술과 관련해서는 다른 게임에 없던 부분을 넣은 거라, 붉은 사막의 특징이 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 국가대표 1호 제자의 모션 캡처가 들어간 태권도 돌려차기

Q. 싱글 플레이와 멀티플레이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이성우
=맥더프의 여정 자체가 플레이어의 싱글 플레이 파트다. 그 안에서도 다른 도움을 받는 부분도 있지만, 큰 줄기는 그거라고 보면 된다. 이후에는 맥더프의 여정 이후를 다루는 플레이가 멀티플레이 파트가 된다.

꼭 싱글을 하지 않아도, 혹은 싱글 플레이 중간이나 처음부터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유기적인 플레이가 될 것이다. 싱글과 멀티를 왔다 갔다 하면서 보여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다른 사람과의 접점이 생기면서도, 항상 다른 사람과 만나지만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만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용병단 개발 방향이 현재 바뀐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용병단을 활용한 RvR도 있을 것 같다.

정환경
=큰 틀에서 바뀐 건 없다. 주인공과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용병단, '단' 단위의 행동을 한다. 그런 용병단 단위의 전투도 있다. 결정을 확실히 못 내린 건, 용병단으로 어디까지를 플레이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RvR이 가능하다 불가능하다까지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전형적, 클래식컬한 MMORPG의 RvR과 GvG의 형태와는 다른 형태가 나올 것 같다.

이성우
=용병단을 모집하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플레이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채효석
=추가로 용병마다 기술이 달라질 것이다. 누구는 RKO를 하겠지만, 다른 누군가는 초크 슬램을 할 수도 있다.


Q. 영상에서 퍼즐을 푸는 플레이와 룬 문자들도 보이더라. 이러한 퍼즐식 플레이의 도입 배경, 그리고 룬 문자는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고 싶다.

이성우
=붉은사막에서 룬 문자 자체는 고대의 지식과 고대의 전설을 상징한다. 그걸 해결하면서 문자에 해당하는 지식과 전설 아이템을 얻게 되고, 이게 플레이에서 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험과 탐험을 하고, 다양한 지식을 얻고 수수께끼를 풀면서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거다.

정환경
=이러한 플레이는 아무리 오픈월드라고 해도 너무 전투만 하는 건 지루할 것 같아서 넣었다. 세계관의 수수께끼를 풀거나 퍼즐이나 탐험하는 등등, 깊은 시나리오를 클리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오픈월드를 꽉 채우기 위해 다양한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성우
=고대의 지식과 전설 아이템들을 얻다 보면 다양한 능력도 얻게 된다. 전설 아이템을 얻어서 전기, 번개를 쓸 수 있는 능력도 그중 하나가 된다.



▲ 지역 곳곳의 수수께끼를 풀어 지식과 전설 아이템을 습득할 수 있다고 한다.

Q. 공개된 영상에서 프레임 드랍이 있었다. 걱정되지는 않는가?

정환경
=내부적으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들 잘 알다시피 펄어비스는 자체적으로 엔진을 만들고 노하우가 오래 쌓여있다. 출시 전까지 최적화를 통해서 프레임 드랍이나 4K 대응은 엔지니어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성우
=어떻게 보면 자신감의 표현이랄까, 날 것 그대로인 현재를 보여준 셈이다.

정환경
=사실 너무 있는 그대로 갖다 붙여서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 걱정이 된 건 좀 있다.

채효석
=그래도 계속 폴리싱해서 지금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 펄어비스의 정환경 PD

Q. 싱글 플레이에서 얻어지는 아이템이 멀티플레이에서 연계가 되는가? 그리고 멀티플레이와 싱글 플레이의 전환의 방식은 어떤지 알고 싶다.

이성우
=멀티플레이와 싱글 플레이는 모든 아이템과 스킬 레벨이 연동되게 할 예정이다. 기본은 심리스 방식이라 로딩 없이 진행하게 될 것이다. 빠른 이동이 들어가면 로딩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확정이 된 건 아니다.




Q. 콘솔로 나올 경우 차세대 콘솔로 출시할 예정인가?

정환경
=차세대 기기는 준비중이다. 최적화의 문제에서 최대한 많은 기기에서 플레이가 가능하게끔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약속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숫자나 그런 걸 말하기는 곤란하다.


Q. 현재 버전의 완성도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다. 그리고 CBT 계획이 있나?

이성우
=완성도를 현재 퍼센트로 이야기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그런 부분은 말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아직 테스트 계획은 없다. 준비가 되면 알려지게 될 것 같다.



▲ 펄어비스의 이성우 PD

Q. 게임의 무대가 매우 광활해 보이는데, 오픈월드를 표방하는 만큼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환경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다.

정환경
=자유로운 탐험과 모험을 할 수 있는가를 말하시는 것 같은데, 그건 당연한거다. 중요한 건 자유로우면서도 '재미있게'가 더 중요한 거 같다. "재미있고 설레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출시된 이후 플레이어분들도 저와 같은 설레임을 갖고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만들고 있다.

이성우
=다른 게임을 보면 새 지역이 나오면 그냥 그런 경우도 있는데, 붉은사막은 새로운 지역이 기대되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


Q. 출시까지 약 1년 남았는데, 앞으로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환경
=일단 집중해야 할 부분은 결정했던 콘텐츠 기획 방향에 살을 찌우고 양을 채우고…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시스템 기획을 다지는 단계라고 본다.

채효석
=액션은 영상 반응 중에서 어지럽다고 호소하거나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걸 지금 잡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검은사막에도 있지만 옵션으로 화면 효과를 조절하는 건 당연히 제공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타격감에 대한 이야기인데, 펄어비스의 액션 철학 중에서 타격감도 물론 있다. 그 부분을 최대한 많은 이들이 만족하는 방향으로 계속 신경 쓰고 있다. 피격도 신경을 많이 써서 맞을 때 표정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사람과 사람의 반응이 리얼하게끔 신경을 쓰고 있어서, 지금 보신 것 외에도 다른 새로운 레슬링 기술 등등을 많이 볼 수 있게 준비하겠다.



▲ 펄어비스의 채효석 액션 디렉터

Q. 트레일러 영상에서 기둥 사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포탈인가? 그리고 말미에는 신전에서 적과 전투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부탁한다.

이성우
=기둥 사이로 이동하는 건 '시간의 던전'이라는 붉은사막의 콘텐츠다. 맥더프는 이를 통해 독특한 퍼즐이나 특별한 적을 만나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면서 특별한 지식을 얻게 된다. 개발하면서 더 발전하겠지만 현재까지는 이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환경
=시간의 던전은 세계관적인 부분도 있다. 리얼하게 중세 시대를 다루기도 하지만 북부의 바이킹 이야기도 들었다. 이런 부분의 영향도 있긴 한데, 과거 검은사막에도 고대에 관련된 잘 갖춰진 설정이 있는 것처럼 붉은사막도 붉은사막만의 시간의 던전이나 신화, 종교관도 있다. 거기에 다 어우러지는 콘텐츠로 보면 된다.

이성우
=결과적으로는 플레이어가 모험을 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 '시간의 던전'에서 특별한 지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Q.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는 어떻게 이어갈 예정인가?

정환경
=딱 이렇게 해야지 하고 결정된 건 없다. 주기적으로 큰 업데이트를 한 번씩 준비하려고 한다. 그 사이에는 온라인 서비스했던 것처럼 일반적인 업그레이드가 있을 것 같다. 좀 더 자세히 나오면 공유해드리겠다.


Q. 붉은 사막은 차세대 신형 게임 엔진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로 인한 장점이나 검은사막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것은 무엇이 있는가?

정환경
=펄어비스는 자체 엔진을 가지고 있고, 원하는 피처에서 원하는 기능을 그때그때 프로그래머와 엔지니어와 협업해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숙련된 프로그래머와 김대일 의장도 R&D를 계속하고 있고 엔진의 성능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현재 영상이다.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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