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새 게임을 하고 싶은데 Xbox에 남은 용량이 없다, 그래서

게임뉴스 | 강승진 기자 | 댓글: 10개 |
Xbox를 켰다. 용량이 없다며 이게 무슨 소리냐고? 너무 급하게 굴지 마시라. 일단 용량 이야기부터 할 거니까.

게임 하나의 용량이 이제는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요즘 사람들은 이게 뭐하는 데 쓰는 건지도 모른다는) 1.4MB 플로피 디스크 몇 장이면 게임 낙낙하게 담아낼 수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이라면 그 디스켓이 10,000장이 있어도 턱도 없으니 말 다 했지.



▲ 이래저래 고화질 텍스쳐, 레이트레이싱 다 받으면 200GB가 넘는다

저장 디스크 용량은 테라급으로 커졌는데 게임용 디스크는 좀 달랐다. 단순히 용량만이 아니라 그 용량을 소화해내는 속도가 중요한 만큼 큰 데이터를 빠르게 불러오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게임 용량은 커지는데 디스크 용량이 거기에 충분히 따르지 못하는 M.2, SSD 디스크가 주로 쓰이고 있다.

게임 하나 즐기고 지우면 크게 문제 될 게 없어 보이지만, 100기가에 달하는 고사양 게임을 받는 날이면 하루치 기가급 인터넷 속도는 끝이다. 여기에 수십 GB 짜리 업데이트라도 있으면 다른 작업은 내일로 미뤄야한다. 그래서 꾸준히 즐길 온라인 슈터나 루트, MMORPG 게임이 깔렸다면 하드 디스크는 이미 만석 버스다.

가지고 있는 Xbox Series X도 비슷한데 기본 용량인 1TB가 부족해 1TB 확장 카드를 30만 원 넘게 주고 샀지만 남은 용량은 이제 200GB가 채 되지 않는다. AAA 게임 4개, 용량에 따라 2개도 채 깔지 못할 수 있다.



▲ 내 용량 누가 가져갔어?

이런 용량 문제에 대한 해답은 클라우드 서비스다. Xbox는 꽤 오래전부터 준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해왔고 모바일 기기를 시작으로 PC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리고 끝내는 일부 테스트 빌드를 통해 그 기능이 Xbox 본체로도 옮겨졌다.

베타 서비스를 통해 먼저 살펴볼 수 있었던 콘솔 클라우드 기능은 모바일과 동일하게 Xbox Game Pass와 이어진다. Xbox Game Pass에 수록된 게임 중 클라우드 재생을 지원하는 게임이라면 별도의 설치 없이 바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게임 아이콘에도 변화가 생겼다. 아이콘 왼쪽에 Xbox Game Pass 여부와 Xbox Series X|S 지원 여부는 그대로지만 오른쪽에 있던 다운로드 버튼은 구름 모양의 클라우드 지원 아이콘으로 바뀌었다. 만약 클라우드를 지원하지 않는 게임이라면 똑같이 다운로드 아이콘이 표시된다.

보유한 게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기존 특징을 잘 활용한 셈인데 Xbox 버튼을 눌러 불러온 작은 목록이 아니라면 이 아이콘은 게임 전체 보기와 Xbox Game Pass 앱에서도 지원된다.



▲ 구름 표시가 있다면 클라우드 게이밍 가능

만약 여기서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선택 후 그저 재생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물론 게임이 이미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클라우드 플레이가 필요하지 않을 테니 기기 내에서 바로 플레이된다.

모든 게임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지원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Xbox 스튜디오를 제외하더라도 대형 퍼블리셔와 다양한 인디 개발사의 다수 게임이 포함되어 있어 꽤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가장 최근 Xbox Game Pass에 출시된 20개의 게임 모두 클라우드를 지원한다. 새롭게 합류되는 신작의 지원을 더 활발히 지원하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는데 Xbox가 클라우드, 그리고 Xbox Game Pass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88GB를 깔아서 할 것인가, 아니면 실시간으로 즐길 것인가

그런데 아무리 지원하는 게임이 많아도 정작 서비스가 부실하다면 그냥 다운받아서 하는 게 나을 일이다. 실제로 Xbox Series X 같은 최상위 모델, 4K 모니터 이용자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특유의 화면 송출과 연출에 아쉬움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화면을 통해 전송되는 부분은 현재 1080p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HDR 역시 지원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클라우드는 어디까지나 화면을 송출 받아오는 방식이다. 그래서 회선 상황이 원활하지 않거나 Mbps가 떨어진다면 화면이 큰 픽셀처럼 튀어 보이는 이른바 깍두기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모바일 기기가 아니라 콘솔로 이루어지는 클라우드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보통 가정용으로 쓰이는 콘솔이 내부 와이파이, 혹은 랜 케이블을 통해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콘솔에서 게임플레이 중 급작스럽게 출력 화면이 출렁이거나 밀리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 모니터가 4K 미만이라면 게임 플레이에 거슬릴 정도로 저해상도 화면을 뿌리진 않는다

또 다른 장점은 Xbox와 컨트롤러 사이의 낮은 레이턴시다. 최신 Xbox에는 컨트롤러와 기기 간의 입력 시간을 낮추는 DLI 프로토콜이 포함되어 있다. 게임의 조작 시 클라우드 서버에서 기기까지의 전송 시간 외에도 기기와 내가 조작하는 컨트롤러와의 입력 시간이 존재한다. 이 부분을 크게 줄인 입출력 방식으로 콘솔에서 모바일이나 PC보다 더 쾌적한 조작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일부 3D 게임의 경우 게임 자체의 애니메이션과 조작을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연 시간을 설정하는 경우가 있기에 즉각적인 입출력이 중요한 대전 격투, 액션, 레이싱 게임을 플레이해봤다.

대전 격투인 '인저스티스2'의 경우 타이밍에 맞춰 입력하는 콤보 공격의 경우 일반 콘솔과 달리 매끄럽게 입력되는 편이었지만, 상대의 공격을 보고 바로 되치는 반격류 기술도 나름 써먹을 수 있을 정도.



▲ 콤보도 어떻게 가능은 하고



▲ 대충 보고 피하는 것도 된다

반면 '데드 셀'과 '하데스', '포르자 호라이즌4'의 경우에는 동영상을 시청하는 듯한 묘한 화질을 제외하면 보다 일반적인 게임에 가까웠다. 플레이 자체는 콘솔에서 바로 즐기는 것과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지연 시간이 짧았다.

평소 리모트 및 클라우드 게이밍을 위해 구매한 iOS 전용 컨트롤러를 통해 바로 같은 게임을 즐겨봤다. 블루투스 대신 직접 연결을 통해 레이턴시가 낮다고는 하지만 와이파이 상황에서도 확실히 약간 밀리는 느낌이 들었다. 모바일에서의 클라우드도 할만했지만, 더 나은 플레이를 겪은 뒤라 더 체감되는 느낌이기도 했다.

어찌됐든 거치 상황의 안정성이 확실히 클라우드 게임에서는 이점이 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진동 같은 컨트롤러 피드백 등도 무리 없이 지원된다.




다만 Xbox Series X|S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퀵리쥼 미지원은 정말 아쉽다. Xbox에 관심있다면 잘 알고 있을 퀵리쥼은 게임 플레이 상황을 기기 절전, 혹은 기기 종료 후 다시 플레이해도 그대로 이어 즐길 수 있는 기능이다. 수초의 로딩 후 종료 상황 당시에서 곧바로 즐길 수 있으니 게임 시작 로딩도 없고 바로 여러 게임을 돌려가며 즐길 수도 있다.

한번 퀵리쥼 맛을 보면 게임 시작 시 나오는 로딩이 그렇게 길고 지루할 수가 없다. 그런데 같은 Xbox 기기에서 이 로딩을 다 챙겨보고 있는 건 꽤 고역이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되는걸 아는 기기에서 안 되는 건 더 지루하니 말이다.

퀵리쥼 지원은 아쉽지만 세이브 파일 지원은 꽤 도움이 된다. 진행상황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와 기기 내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연동되기에 게임 상황을 여러 기기의 클라우드간, 혹은 엑스박스 기기에서 이어 즐길 수 있다.

만약 시각적인 면이 중요하지 않거나 입력 지연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게임. 가끔 즐기는 데 용량이 너무 커 고민이라면 과감하게 Xbox에서 게임을 지우고 Xbox Game Pass 클라우드로 플레이하는 걸 고민할 법도 하다.




베타 테스트인 만큼 콘솔에서의 클라우드 게이밍은 게임 중 오류나 아쉬운 부분은 종종 보였다. 하지만 모바일을 시작으로 PC, 이제는 콘솔 내 서비스까지 이루어진 만큼 MS가 서비스에 앞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정화를 쉬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어쩌면 정말 클라우드 전용 콘솔이 나올 수도 있고, 클라우드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한 게임 라이프를 즐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 Xbox는 꾸준히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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