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기획#3] 던린이 아라드 탐험기 - 웃는 던파, 우는 던파

기획기사 | 양영석 기자 | 댓글: 15개 |

"와, 벌써 이렇게 했나?"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던파를 한 지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났다. 본인 스스로가 가장 놀랬다. 내가 이 정도로 던파를 열심히 하게 될 줄이야... 가끔씩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던붕아…'하고 놀릴 정도니 말이다. 단순히 경험으로 시작해 보고자 한 게임을 세 달이 넘도록 재밌고 무난하게 즐기고 있다니? 이미 본 기사를 쓰는 시점에도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한 캐릭터의 피로도를 다 빼두었다.

새 시즌이 열리고 나서, 문득 다시 지난해 던파 페스티벌에서 윤명진 디렉터가 한 말이 기억이 났다. "2022년은 던파에게 풍성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던 것. 물론 1차적인 성공은 한 것 같다. 그게 'PC 던파'가 아니라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라는 시발점이긴 했지만.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새 시즌의 변경점과 현 상황, 그리고 과연 현재 던전앤파이터가 '풍성한 한 해'를 맞이할 기반이 마련됐는지를 돌아보려고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건 'DNF 듀얼'이다. 왜냐면 나는 격투게임을 워낙에 좋아하니까...

솔직히 말해서 지난 기사에도 언급했지만 'PC 던파'는 걱정이 많이 됐다. 그만큼 넥슨과 네오플의 관심이 던파 모바일에 쏠려있다는 걸 누구라도 알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오히려 가장 큰 업데이트가 있는 시즌인데 너무 조용한 것 아닐까 싶었는데, 차츰 광고도 눈에 들어오고 디렉터의 직접적인 메시지까지 해서 'PC 던파'도 확실히 돌보고 유심히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다행이다.

아무튼 업데이트 이후 약 한 달 가깝게 즐겨봤던 이번 110레벨의 업데이트는 확실히 대단한 효과를 봤다고 느낀다. 그렇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함께 존재하는 법. 많은 변화가 있는 만큼 던파는 현재 만만찮은 성장통도 있었다. 하지만 성장통 속에서도 '풍성한 한 해'가 될 기반 자체는 충분히 마련된 느낌이 든다.



▲ 사실 내가 재밌어서 캐릭터를 또 늘릴 줄 몰랐다ㅋㅋ 아래 4캐릭이 더 있다...





새 시즌, 그래도 인기가 넘치는 '웃는 던파'



▲ 업데이트 이전 1%대에 머무르던 점유율이 업데이트 이후 지금까지 연속 2% 점유율을 넘겼다.

확실히 새 시즌은 개인적으로 불만이 있을지언정 전체적으로 많은 유저들이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분명히 있지만, 각자 캐릭터들을 성장시키고 파밍하는 과정에서 '성장'의 체감이 확실히 돼서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점은 모두가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자신이 원하는 세팅의 드랍처를 확인해 보고 일반 던전에서 이를 파밍하고, 상급 던전에서 추가로 높은 명성치를 가진 아이템을 차곡차곡 모으면서 성장하는 과정. 여기에 '정가' 시스템이 도입돼서 매주 1개 이상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편이니 확실히 '목표'가 보이는 셈이다. 매일 혹은 매주, 차근차근 내 캐릭터의 성장 방향과 진도를 갱신하는 '성장의 즐거움'이라는 과정이 생겼다.



▲ 세팅을 꾸리고, 파밍하는 과정에서 미묘하게 성장 루트를 수정하고 찾는 과정이 정말 재밌다.

그런데 세팅이 다양해졌다는 말은 받아들이기 나름인 것 같다. 그놈의 골든 베릴과 재질 변경만 좀 더 여유로웠어도 전적으로 동의했을 텐데. 아무튼 확실히 이번 시즌의 세트는 이렇게 정의된다.

"세트 없는 세트템. 이게 이번 시즌 아니냐?"
"대부분 동의하지. 근데 100제 때도 어차피 세트 여러 개라서 섞어서 다양해지는 거 자체는 비슷했어. 3332나 533이나. 533도 선트군있고 개트군, 무트싱 같이 여러 개 조합 있고 그랬으니까. 조합이나 효율에 따라서 답정너가 있던 것뿐이고 그놈의 신화가 문제였지."


그렇다. 세트 효과 없는 세트 아이템, 이 말이 제일 적절한 게 아닐까 싶다. 각 장비별로 컨셉이 잡혀있는데, 이 컨셉을 확실히 강화하는 다른 시너지의 아이템 부위들이 있다. 이를 통해서 깔 맞춤이 된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본인의 유틸을 챙기거나 속성 강화를 챙기는 식으로 세팅이 된다. 같은 세팅 일지라도 캐릭터에 따라 효율이 달라지기도 하고, 쓸 수 있는 아이템과 쓰기 힘들어 실전성이 떨어지는 아이템들도 있다. 와, 진짜 말 그대로 골라서 하는 거긴 한데 묘한 기분이 든다.

"…쓰고 싶은 거 골라잡으라는 느낌은 있는데, 답은 정해진 것 같다는 느낌은 나만 드는 거냐?"
"너만 그런 거 아닐걸? 어차피 효율 좋은 건 정해져서 파밍은 정해지기 마련이니까"

뭐 사실 그런 단점은 지금에서 언급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이번 시즌에는 '정가'가 시즌 오픈부터 도입됐고 이를 통해서 파밍의 구조가 상당히 완화된다. 핵심 키 아이템과 더불어 고유 드롭 아이템을 정가 시스템으로도 수급할 수 있기에, 저격하고 있는 아이템이 나오지 않아도 어느 정도 수급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그래서 직접 유저들이 세팅을 찾고, 아이템 파밍처를 찾아 던전을 돌게 된다. 이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큰 의미를 지니는데, 바로 '목적'을 갖고 반복적인 플레이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거기에 '정가'로 확실한 획득처가 하나 더 존재하니 최대한 이득을 보기 위해 돌다가, 지쳐서 포기하기 전에는 정가를 통해 획득하면 그만이다.



▲ 로그라이크성격이 있는 노블레스 코드는, 부 캐릭터들의 성장에 꽤 유용하다.

그리고 '추가'로 하나 더 나와도, 그 아이템이 쓸 곳이 있기에 전혀 쓸모없는 게 아니다. 목표를 향해 달리면서 얻게 되는 부산물이나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 얻게 되는 보상이 낭비가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은 확실히 좋다. 물론 이러한 아이템 파밍 과정도 '엔드급 파밍'에 진입하면 난관이 크게 오지만, 입문~정착하는 유저들에게는 확실한 목표를 제공해 준다. 기존 던파를 즐긴 유저들에게도, 새로 진입하는 유저들도 이 정도면 괜찮다는 반응이다.

그래도 불만은 있을 것 같지만 "뭣보다 신화 망겜때보단 훨씬 낫다"라는 말로 압축된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여기에 추가적으로 챙겨야 하는 탈리스만 파밍도 거래 가능 탈리스만의 수급이 양호해져서 예전보다는 다소 부담이 줄었고, 검은 연옥의 옵션 변환도 이벤트와 파밍 완화로 부담이 꽤 줄었다. 특히나 검은 연옥 옵션은 어차피 '뉴비'의 입장이라면 시로코 에픽이 없으니 안 해도 그만. 이로써 입문의 큰 장벽이던 과거의 나생문은 크게 완화됐고, 유저들이 이제는 가시적으로 파밍 및 성장 계획을 짤 수 있는 어느 정도 기반이 마련된 건 맞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들이 일반 던전 - 상급 던전 사이를 유기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의 기반 자체도 꾸려졌다.



▲ 스토리는 향후 등장할 던전과 자연스럽게 이어질 떡밥을 남긴다.

스토리를 스킵 하셨더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겠지만 확실히 이번 시즌의 스토리도 흥미진진하다. 절제되면서 적절한 시점에 마련된 컷신, 애니메이션 연출은 충분히 훌륭했으며 새로운 소재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납득'이 된다. 개편된 천계 전기는 이제 더 이상 "황제 폐하의 선물이다"로 끝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랄까.

매드 리케를 비롯해 새롭게 등장한 악역과 갈등을 다루는 인물들은 저마다 개성적인 면모를 갖춘 편이라고 본다. 새 인물들도 나름대로의 이야기가 있고, 이를 지켜보는 즐거움도 충분했다. 그리고 이스터 에그로 뒷이야기들을 혹은 세계관이나 설정 및 상세한 전개 구도들을 '게임속'에 넣어둔 건 긍정적인 요소다.




아마 던파를 이번에 접해본 유저들은 왜 이리 스토리가 파편화되어 있고 나눠져있는지 의문이 크게 갈 것이다. 특히나 왜 테네브가 그런 행동을 하는지도 완벽히 납득이 가지 않을 것이고. 이를 직접 공홈이나 타 요소들로 찾아봐야 했지만, 이번에는 나름대로 인 게임에 압축을 잘 해뒀다. 직접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고 깊게 파헤치지는 않아도 전체적인 흐름은 이해할 수 있는 정보들이 스토리상으로 차곡차곡 쌓인다.

과도한 정보 제공을 자제하고 용어 남발도 이뤄지지 않아서 오랜만에 110 시즌 스토리는 정말 깔끔하게 잘 마련된 것 같아서 가장 만족하는 요소. 추가로 90~100 레벨 업 구간 사이의 프레이-이시스 스토리의 정비도 플러스 요소다. 이제 유저들도 단순히 버튼으로 날려버릴 게 아니라 반반 치킨이 왜 위대하고 멋진 존재인지 깨닫고 넘어올 수 있다.



▲ 뉴비들이 부캐를 키우기 딱 좋은 장비 대여는 최근 연장되서 반응이 좋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의미있는 변화로 꼽을 요소 중 하나는 '자연스러움'이라고 생각한다. 레벨업 구간의 정비 및 스토리의 정비, 그리고 아이템 성장 과정의 변화 및 완화와 가이드 퀘스트의 대대적인 개편의 궤는 명확해 보인다. 기존처럼 진입 과정에서 겪는 불편함과 게임의 적응하는 시간과 부담을 크게 줄이겠다는 의도가 확실하게 들고, 이는 성공했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주말, 던전앤파이터의 채널이 전부 '포화'가 뜨는 놀라운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실질적으로 업데이트 이후 3주간 PC방 점유율도 2% 이상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고, 새로운 유저들이 계속해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게임 속에서 크게 느낀다. 던파가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는 이유다.

사실 업데이트 이후 초반 1주일 정도는 게임을 그만둬야 하나 할 정도로 짜증이 났다. 새 시즌이 열렸는데 제대로 된 광고도 보이지 않았고, 퍼스트 서버의 테스트는 대체 왜 한 건가 할 정도로 의문인 시스템들, 버그들이 난무했으니까. 그나마 빠른 대응으로 불편한 점들이 고쳐지고, 향후 계획과 함께 이례적인 밸런스 패치가 이뤄지면서 확실히 '던파에도 신경을 쓰는구나'하는 느낌이 와닿았다. 원래대로라면 폰던은 웃고 피던은 울었다고 평가할 수 있었겠지만, PC던파 역시 케어가 확실하게 들어온 지금은 둘 다 같이 웃고 있는 느낌이 있다.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그렇게 즐겁게 이번 시즌을 열심히 파밍하고 부캐릭터인 블레이드를 즐기는 시점에 친구와 함께 던전을 가기로 했다. 그렇게 '파괴된 죽은자의 성'을 가고 몇 개의 방을 클리어 한 시점에, 골드 크라운 앞에서 친구가 갑자기 진지하게 묻는다.

"야, 너 설마... 화상 세팅이냐?"


가슴이 철렁했다. 설마 했지만 이게 이렇게 될 줄이야. 아이템이 나오지 않아서 갈아타지 못한 나의 불찰이다. 놀랍게도 2022년 4월의 던전앤파이터는 '랙'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부터 클라이언트의 랙 현상이 심해서 한차례 개선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초반에는 감전 세팅이 큰 랙을 유발했고 현재 진행형으로 '화상'을 통한 아이템 세팅 크게 클라이언트를 부담시킨다.

설상가상으로 이 현상이 수만 명이 보는 스트리머의 광고 방송에서 적나라하게 중계되어 버렸다. 그리고 던파를 이미 오래전부터 즐기던 유저들 모두가 "아이고…" 하고 한숨을 흘릴 정도로, 심각한 상황. 솔로 플레이시조차 영향이 있을 정도니 말 다 했지. 이는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고, 아마 많은 유저들도 동의하는 문제일 것 같다. 화상 세팅을 한 쿠노이치가 비연수리검을 쓰자, 몬스터와 플레이어 모두 멈춰버렸다. "THE-WORLD!"



▲ 비연수리검 쓰면서 더 월드-! 하고 보이스로 외치는 친구가 너무 부끄러웠다.

단순히 특정 아이템의 문제가 아니기에 이와 관련된 문제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캐릭터의 특성상 다단히트류 기술이 부족하거나, 짤 무적기으로 인한 아이템의 활용도가 크게 제한되는 클래스들도 존재한다. 그 와중에 '기본기 숙련'을 기반으로 하는 세팅은 상상 이상의 성능을 보여 이미 디렉터의 밸런스 패치 예고가 있을 정도니… 아이템의 성능 격차는 현재 개발팀에서 절대로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벌어졌다는 말이 과하지 않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새 시즌의 아이템들은 컨셉이 참 좋았지만, 이 컨셉을 맞추는 과정에서 세심한 조절이 모자랐다. 물론 60개가 넘는 캐릭터들을 가진 던전앤파이터에서 모두가 행복하고 즐겁긴 어려운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시즌 초반 멀쩡히 공격하다가 드러누워 자더니 사망하는 아이템이라던가, 버프를 받아서 자해 옵션이 "자살 옵션"이 될 정도의 문제는 궤가 다르다. 이는 충분히 퍼스트 서버에서도 성능상 확인을 할 수 있던 문제였고, 플레이어들이 아이템을 자주자주 바꾸는 초반 시즌에 빠르게 해결되어야 할 문제였다.

몇몇 문제들은 퍼스트 서버에서도 이미 보고되었고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본 서버로 적용되는 시점에서 고쳐지지 못하기도 했다. 그만큼 업데이트 초반 던전앤파이터의 새 시즌은 엉망이라고 할 정도로 난항이 있었다. 그나마 민첩한 대응으로 몇 가지 패치를 빠르게 적용하면서 한숨 돌렸지만.



▲ 입장컷과 플레이 권장 컷이 좀 변별력이 떨어지기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쯤에서 슬슬 눈치 했을 것 같다. 현 105 시즌은 외부에서 볼 때 신규/복귀 유저들이 몰리고 기존 유저들도 꽤 만족할 정도로 긍정적인 면 아래 무시무시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화상 세팅을 통한 렉 문제와 여전히 완화되지 않은 극심한 직업 불균형을 포함해 다수의 문제가 산재한다.

특히나 초보 유저들의 경우가 걱정이 막심하다. 던전앤파이터 특유의 '재질 변경' 시스템 자체가 발목 잡고 있는 상황. 재질 변경 비용이 적지 않게 들기에 기존 유저들도 만만치 않게 지출이 있는 편인데, 수리비조차 부담이 크게 가는 신규 유저들에게 재질 변경은 막심한 부담이다. 특히나 툭하면 효율 좋은 장비(명성이 높은 장비)를 우선적으로 착용해야 하는 초반 파밍 구간에서는 이 문제가 극심하다. 그래서 초보 유저들에게는 혼자서 할 때는 재질 변경 급하게 하지 말고 파티플레이를 하게 될 타이밍이나 여유될 때 하도록 하라고 조언을 해줘야 할 정도.

여기에 아이템 성장 구조 자체가 '동일한 옵션'에서 보너스를 얻기에 결과적으로 동일 템을 여러 번 합성하는 식의 성장이 메인 구조다. 그래야 '골든 베릴'의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나 골든 베릴은 초월뿐 아니라 성장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재화인데, 진짜 다른 말 필요 없이 하나로 요약된다. "공급이 매우 짜다."



▲ 안쓰지만 계속 모아야 한다...

골든 베릴은 주말 이벤트가 시점에 여러 캐릭터를 운용하는 입장이 아닌 이상, 최종 엔드 콘텐츠 진입까지 엄청난 양이 소모된다. 그에 비해 보급은 매우매우매우매우 짜다. 던파 유저라면 누구나 골든 베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골든 베릴을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기형적인 성장 방식이 현재의 주 메타다. 빠르게 한 캐릭터를 높은 난이도 던전에 입성 시키고, 해당 던전에서 높은 명성치의 아이템을 얻은 뒤 '정가'를 통해 특정 아이템에 레벨을 이관해서 사용하는 식. 혹은 같은 아이템 여러개를 합쳐서 뻥튀기를 한 후 옵션 레벨을 이관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같은 아이템을 먹여서 키우기는 편이다.

지속적인 아이템 소모와 골든 베릴의 소모/콘텐츠 소모를 고려한 디자인으로 분석된다. 그래서 골든 베릴 수급량을 크게 제한한 느낌이 있는데, 골든 베릴을 무턱대고 늘리다간 '초월'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다른 캐릭터들을 엔드 스펙까지 올리는 부작용을 고려한 점이라고 보인다.

이는 아이템 명성치에 따른 초월 재화 요구량을 조정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결국 창고에는 사용하지는 않지만 중복으로 등장한 아이템들이 잔뜩 쌓여서 공간이 모자라는 진풍경을 모든 캐릭터들이 겪고 있다. 이것도 고려해서 아마 '효율적인 패키지'를 판매하는 듯한 기분도 지울 수 없고.



▲ 그래도 빠른 AS나, 기존 업데이트를 취소하고 현재에 힘쓰겠다는 의지는 좋았다.

성장 과정에서 일반 던전 익스퍼트 - 마스터 간의 격차는 보상 수준이 큰 차이가 있기에 납득할 수 있지만, 급격한 수리비의 부담이 가중되는 부작용도 있다. 일반 던전 익스퍼트의 경우 레이드 아이템 없이도 100제 아이템과 칭호, 크리처 등을 잘 세팅한 유저라면 30초 근방으로 끝낼 수 있는 시점이라 이해는 할 수 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와닿는 부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닐까?

추후 이벤트로 풀 수 있겠지만 현재 '필수'라고 불리는 몇 가지 아이템들에 대해서도 유입 시기에 따른 온도차가 극심하다. 칭호, 오라, 아바타와 엠블렘, 크리처는 주기적으로 던전앤파이터가 직접 현물 패키지로 최대 가성비를 따져서 판매하곤 한다.

특히나 해당 아이템들은 던전 입장 컷이라고 할 수 있는 '명성치'에 상당한 영향을 주곤 한다. 명성 컷에 따른 보상과 난이도, 파밍 과정이 달라지는 시점에서 매우 민감한 사항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아마 퍼스트 서버에서 진행했던 크리처 시스템의 개편이 긍정적이지 못했기에 조심스럽게 BM을 자제한 것일 수 있다고 본다.

주기적으로 해당 '필수' 아이템들의 판매 로테이션이 유지됐다면 충분히 다들 '기다려라'라고 할 수 있겠지만 특정 아이템이 언제 판매될지 모른다. 해당 아이템이 그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수준이었다면 모르겠는데, '필수'로 지칭되는 시점에서는 매우 큰 무게감이 있다. 여기부터는 네오플과 넥슨의 운영 능력이 시험을 받는 무대라고 볼 수 있다. 언제나 랜덤이기에 꾸준히 '기다리게 만들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이 외에도 플레이 포인트 적립과 소모 및 던전 진로 구성, 아이템 드랍처 배분 등에 대한 불만도 있긴 하지만 다 적다간 기사 하나를 다 써야 할 것 같다. 사실 이 문제들은 점차 파밍을 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해결도 되고 적응을 하는 시점이기에 이 정도로 줄이자. 한 가지 덧붙이면 필자는 원래 '불만을 많이 가지고 개선을 바라는 성향'이 매우 짙은 게이머다. 아, 그리고 버퍼들 아이템 구성이나 시너지, 그리고 일반 던전 파밍 과정이 유기적으로 마련되지 못한 건 좀 화가 많이 났다.



빛과 어둠의 공존, 그래도 '풍성한 한 해'가 될 가능성은 높다




잔뜩 불만을 적어두긴 했지만 사실 현시점의 시즌은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주말에는 다소 피곤하지만 평일에는 그저 일퀘 정도만 마치고 피로도를 다 녹이지 않고 개인사를 보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아마 9월에 예고된 차후 엔드 콘텐츠 때문이랄까.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히 있다고 느껴진다. 향후 다른 콘텐츠 업데이트들이 마련됐긴 하지만 결국 최종 엔드 콘텐츠는 9월로 예고된 바칼 레이드니까. 아마 다른 유저들도 이 점을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주말에 모든 채널의 포화 상태를 볼 정도로 현재 던전앤파이터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업데이트 이후 3주간의 PC 점유율은 눈여겨봐야 할 정도로, 그동안 던전앤파이터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대형 스트리머들도 차근차근 발을 들이고 있다. 광고 방송도 있긴 했지만, 스스로 진입을 했던 스트리머들도 분명히 보일 정도로 말이다.

특히나 '던파 모바일'이 좋은 성과를 보였고, 던전앤파이터 듀얼도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와 반응을 보여준다. PC 게임 버전도 '할 만해지고 지금 진입하면 재밌게 할 수 있다'라고 할 정도로 할 거리들이 많다. 특히나 시즌초라 적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명성 컷을 통해 '쩔' 문제를 해결한 점도 큰 의미를 두었다.

과거처럼 진입해서 장비 대충 맞추고 두 달 내내 쩔만 받는 게임이 아니다. 플레이어 스스로 성장 과정과 계획을 짜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플레이를 설계하고 전투를 즐긴다. 그리고 점차 드롭되는 아이템들을 체크하면서 자신의 성장 방향을 수정하고 끊임없이 고민한다. '성장'이라는 과정의 총 그림을 짜는 즐거운 게임 플레이 환경이 마련됐다는 건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렇게 긍정적이고 좋은 면속에 무시무시한 랙 유발과 클라이언트 문제, 그리고 직업별 밸런스 불균형이나 골든 베릴 수급, 필수 아이템 수급과 밸런스 및 성장 과정 등 심화적인 부분에서는 심각한 진통이 있는 편이다. 마치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상황이랄까? 이를 풀어낼 루크의 역할은 바로 네오플과 넥슨의 몫일 것 같다.



▲ 출근/외근을 하면서 폰던을 하고...



▲ 퇴근해서 피로도를 빼고...



▲ 던격(테스트)도 하고...(맞아도 즐겁다)

뭐 이래저래 지난해부터 진입한 던전앤 파이터는 내 예상보다는 훨씬 할만한 게임이 됐다. 새 시즌은 불만도 있지만 파밍하고 성장하는 자체는 꽤 있기에 어느새 나도 상위권은 아니지만 차분히 커 갈 수 있는 기반 정도는 마련된 느낌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번 시즌에 와서 또 재밌어 보이는 캐릭터를 하나 더 키워서 성장시키지는 않았겠지.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이냐면 정말 정신 나갈 것 같이 던파만 하던 시점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던파'는 전부 달랐다. 출근하는 길에 폰던을 하고, 출근해서 점심시간에 피던(PC던파)을 하고 퇴근하고 피던 일퀘를 한다. 그리고 던격(던파 듀얼)의 테스트를 하는…정말 말 그대로의 던파 생활도 있었다. 정신이 살짝 아득해질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게임들만 하는 기분이 났다. 사실 내가 이렇게까지 던전앤파이터를 하게 될 줄은 몰랐기도 했고.

그래도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바로 '추천 여부'이라고 해야 될까? 아무리 내가 할만하다고 해도, 던파를 함부로 타인에게 추천해 주지는 않았다. 선뜻 추천하기보다는 "할만한데 어차피 새 시즌 나와서 그때 해도 된다"라는 느낌으로 추천했던 상황이 지금은 달라졌다. 기사를 시작했던 "마, 든파 지금 할만하나?"라는 질문에 다른 수식어구 없이 "ㄹㅇ 할만하다."라고 내가 답변을 해줄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현 시즌을 좀 더 신경 쓰고, 풍족하게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잔뜩 써놓은 불만은 이미 퍼스트서버에서 어느 정도 해결하고 올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지금이라도 물이 잔뜩 들어오는 상황이지 않나? 외양간 빨리 고치고 정비해서 소를 잃어버리는 뼈아픈 실책을 범하긴 아깝다. 윤명진 디렉터가 이야기한 대로, 2022년의 던파가 정말 '풍성한 한 해'가 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히 마련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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