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우리를 황당하게 하는 NPC들

Rapiss 기자 | 댓글: 179개 |
너네 왜 이래, 내가 뭘 잘못한건데!



기자가 처음 마영전을 접했을 때 소감은 크게 두 가지였다. 뛰어난 타격감을 바탕으로 한 훌륭한 전투와
장엄한 시나리오 속에 플레이어 캐릭터(이하 PC)를 도와주고, 때론 감동을 주는 NPC에 대한 기대였다.
그런데 게임을 하다보니... 얘네들 뭔가 이상하다. '혹시 어젯밤에 뭐 잘못 먹은 거 아닌가.' 싶어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캐릭터로 꼽는 브린. 새침떼기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다.
(왜 남자인 거냐.)




사람은 언제나 한결같을 수 없다. 그것은 게임에 등장하는 NPC들도 마찬가지.
그러나 변화가 너무 갑작스럽거나 혹은, 개성이 너무나 강해서 어이가 저 멀리
삼천광년 정도로 멀어져 본 적은 없는가? 때론 웬수같기도 하지만 때론
오랜 친구같은 마영전 주민들의 황당함에 대해 알아보자.





▲얘 같은 캐릭터를 뭐라해야 좋을까...츤...뭐시기 그건가?



좀 전까지만해도 나한테 쑥쓰러워하더니, 다음 퀘스트 보고를 같이 하는 순간 정찰을 이것밖에 못했냐며 군대식
갈굼을 선보이는 드윈이라든가. 과거에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고, 숨은 과거를 지닌 채 불타는 정의감의 소유자였으나
정작 나서야할 때는 침묵을 지키고 점점 존재가 병풍 이하로 변해버리는 아이단이라든가.



온 몸에 메인 히로인의 포스를 풍기며 등장한 뒤, 눈을 즐겁게 해주는 외모와 사근사근한 성격으로 많은 유저들이
그녀의 드라마를 기대했으나(특히 잠에 빠져버린 스토리에서부터) 정작 여관 안주인으로 정착 되어버린 티이.






▲병풍이 되어버린 아이단과(좌) 화려한 복귀를 꿈꾸다 좌절당한 티이(우).




마비노기에서 수리를 맡기면 무기를 부숴버리는 걸로 유명했던 퍼거스는, 내구도가 깎이지 않는 마영전에선
문제가 없으리라 여겨졌다. 그저 다만 강화를 시켜달랬더니 무기를 부숴버려 가루로 만드는 내공을 보여줄 뿐.
또한, 수 많은 마영전 유저들을 깊은 빡침으로 몰아넣은 얼음 딸기주(경매장에서 사기엔 너무나도 비쌌다.)퀘는
퀘스트를 했던 유저라면 누구라 할 것 없이, 모두가 어이가 가출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마비노기에서나 영웅전에서나 파괴신의 명성은 여전하다.




성격 파탄자의 게렌도 곁들여 말하고 싶었지만, 로체스트의 루드렉을 접한 다음부턴 얘가 정상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까려고 하면 양파 세 트럭은 깔 수 있을 만큼 가열차게 타이핑을 할 수 있겠지만.
소설이나 드라마 같은 이야기와 캐릭터성이 가장 중요한 게임이 아니라,
전투가 중점이라 생각하며 콜헨은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었다.






콜헨이 그냥 커피면 로체스트는 T.O.P야.



콜헨 마을의 NPC들은 훌륭한 정상인으로 보여지게끔 해주는 로체스트의 NPC들을파해쳐보고자 한다.
분량상, 모두 소개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마음 같아선 팔만대장경이라도 쓰고 싶지만...
몇몇 사람들에게 어떤 캐릭터가 가장 비정상적으로 보이는지 조사했을 때 반드시 꼽히는 세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그 이름도 찬란한 왕국 기사단 사무실의 루더렉, 니아브, 카단이었다.



마렉이 자랑하던, 콜헨의 영웅이라 할만한 배경을 지니고 있던 청년.
시골 콜헨에서 시작하여 수도의 기사단장까지 올라간 그의 대단함은 마렉을 비롯한 NPC들이 극찬했기에
기자는 아직 얼굴조차 보지 못한 그가 이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영웅중 하나이겠구나. 라며 늘 기대했었고,
마침내 콜헨이 불타면서 콜헨의 영웅이자 로체스트의 기사단장, 카단이 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티이는, 티이는 어디있지?"






▲40분 동안 힘들게 보스를 패죽이고 났더니 뒷짐지고 구경하던 놈은 여자만 찾는다.




혹자는 그의 열렬한 사랑을 보며 감동은 커녕 '뭐 이런 놈이 다 있나.'라며 이후부터 격렬한 안티 팬이 되었다고 하며,
기자 역시도 보면서 그 전까지 들었던 칭찬에 의한 환상이 싸그리 무너짐과 동시에, 이후부터는 얘가 무슨 짓을 하던간에
얼굴값이 아까운 바보 아저씨로 보이게 되었다. 기사단장이란 자가 스토리가 끝날때까지 다른 사람들은 언급조차 없이
오로지 티이만을 걱정하며 찾는, 사랑만 아는 바보.(그러나 티이는 카단보다 거미를 더 좋아하는걸.)






▲그래도 이름값을 하려는 듯, 마영전에서 가장 멋진 장면은 카단이 차지한다.




니아브와 루더렉은 기자가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미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기때문에 생략할까 생각도 했지만,
기자 역시도 이들과 만나고 나서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될 만큼 분노에 휩싸였기때문에 조금만 짚고 넘어갈까 한다.
최강, 최악의 커플 니아브 루더렉 부부. 사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누군가는 루더렉만 밉고 니아브는 좋다.
혹은 루더렉은 좋은 남자다. 라는 평가를 하지만 다수의 유저들이 이들에게 받은 분노는 게렌보다 심각한 듯 하다.



귀족으로 태어나 곱게 곱게 자라온 아가씨...아니, 유부녀 니아브. 3초 김태희라는 별칭을 갖게 한 환한 웃음을 띈 채,
PC에게 오만 잡일부터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일들까지 다채롭게 시켜가며 노예 이하의 취급을 시켜준다.
이 아주머니의 가장 큰 문제는 스팀팩이라도 먹은 듯한 정신상태. 몬스터가 쳐들어온 판국에 새끼 몬스터가 귀엽다고
잡아오라 하고, 남편이 말리니까 '안돼? 안돼?' 라며 허가를 받은 뒤 PC에게 시킨다. (공식 동네 북 인증인가?!)
세상은 돈으로 해결가능하다는 지당한어긋난 사고방식과 함께 별 황당한 임무를 태연히 시키는 무서운 아줌마.






▲사랑과 공포의 '안돼?' 이거 하나면 안되는게 없다는 작품 속 최강의 대사다.




카단의 오른팔이자 기사학교의 교장이자 기사단의 부사령관 중 하나로, 아율른에 플레이어가 갔었다는 이야기를 듣자
작전에서 배제하는 것을 보면 아율른에서 일어난 일에 모종의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새침떼기.
(뭔 놈의 게임이 죄다 새침떼기 투성이야.) 악이냐고 묻는다면 가장 군 관료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지만,
좋은 놈이냐고 묻는다면, 이를 갈 유저들이 수 십 톤의 트럭을 탄 채 달려오지 싶다. 그렇게 원칙, 원칙을 따지던 놈이
마누라의 부탁이라면 쿠데타도 오케이라고 할 기세의 마영전 최고의 공처가. 이 부부의 더블 콤보에 매번 PC만 죽어난다.






▲이렇게 말할 거면 시키지나 말든가...내가 너때문에 이 기사 시작했다.







한층 강화된 개그, 노린 건가 데브캣!



데브캣은 이번 패치된 에피소드 7에선 아예 이런 괴리감을 개그로 승화시키는 유쾌한 센스를 마구 보여주고 있다.
스포일러의 맥 빠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그리고 현장감을 느껴주길 바라며 단락적인 스샷만 첨부하고자 한다.





▲세상은 줄만 잘 서면 된다는 것을 친히 알려주시는 교황님의 가르침.






만만해보여서좋은 사람이라 뜯어 먹었니?






▲돈만 계속 쥐어주는게 열성이라면, 세상을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은 몇 안되겠지.





이런 개그 아닌 개그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자는 마영전을 즐기면서 곰곰히 생각해왔었고, 마침내
그 해답을 찾았다. 그것은 시나리오 작가의 탓도 아니요, NPC들의 이상함도 아니었다. 그럼 누굴까?
바로 우리의 분신인, 분신이어야 할, 플레이어 캐릭터(PC)가 모든 문제의 주범이었다.



해주고 싶은 마음이 1mg만큼도 안생기는 퀘스트를 아무런 고민 없이 들어주는 모습부터 시작해서,(예 : 게렌 스토리.)
기사가 되고 싶다는 언급은 단 한줄도 표시되지 않았으나 드윈이 멋대로 추천한 견습 기사란 자격에
단 한 마디의 불만도 없이 수긍, 결국 루더렉 같은 녀석 밑에서 오만 욕은 다 먹으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마누라의 어이가 우주로 날아가는 부탁도 일말의 고민 없이 수락하는 등. 주인공의 행동을 유심히 보면,
이야기의 중심에서 무언가를 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이야기 진행에 편리한 만능 일꾼 포지션을 담당한다.
그런 PC에게 기자는 분노를 느꼈었다. 그러나 분노를 기사로 승화시키는 도중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제작진은 PC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월급쟁이들의 애환을 보여주려는 것인가-하고 말이다.
자신의 의사와 관계 없이 흘러가는 세상, 그 속을 살아가는 우리님네 인생을 보여주고자 함이었다면...
일관성 없이, 혹은 너무나도 주체성 없이 그들의 스토리를 수락하는 PC의 자세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할 만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NPC들의 황당한 모습들은 우리를 당황시키기도, 웃음을 주기도 한다. 때론 어이없어 하며 화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이러한 점들을 웃고 넘겨주는 것 또한 게임을 즐겁게 즐기는 한 가지 방편이 아닐까?
혹은 후에 나올 시나리오 속에서 이러한 캐릭터들의 변화와 개성을 납득시켜주는 이유가 나올지도 모른다.
기자는 NPC들이 이상하다며 말을 했지만 이런 개성적인 NPC들까지 마영전이란 게임의 재미가 아닐까 한다.




에피소드 7을 기점으로 또 한 걸음 전설을 향해 나아가는 마영전의 시나리오.
앞으로도 각 캐릭터들의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재미를 살려주길 바라며.
그리고 주인공이 조금만 더 주체성을 갖고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마치고자 한다.






▲언제나 한결같은 악역 게렌. 너만큼은 변치 않고 그대로 나가길.







※ 이어지는 흥미 기획2탄, [NPC와의 인터뷰!]를 위한 설문조사입니다.


이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의 의견과 이유, 질문 사항들을 접목하여
영예의 악평 1위와의 인터뷰를 갖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마영전에서 가장 얄미운 NPC는?! 지금 투표하세요~


Q. 마영전에서 가장 얄미운 NPC는 누구!?






많은 분들의 투표로 인터뷰 대상으로 게렌이 선정되었습니다.


[흥미기획2탄] 게렌과의 인터뷰! 보러 가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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