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계절이라는 순간을 '아이돌'과 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

리뷰 | 문용왕,전세윤 기자 | 댓글: 10개 |



아이돌과 함께 사계절을 보내는 '프로듀서'들을 위한 선물


아이돌마스터. 서브컬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장수 IP입니다. 아케이드 게임으로 시작해 콘솔로 옮겨왔고, 지금은 모바일 게임 및 각종 미디어 믹스로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파생된 각 브랜드들을 다시 뭉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죠.

‘아이돌마스터 스탈릿 시즌’. 4년 만에 발매된 콘솔 신작이며, 처음으로 PC로 발매된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이번에는 765 프로덕션을 기반으로 다른 시리즈에서 5명씩 참전한 형태가 되었는데요. ‘765 ALLSTARS' 13명에 더해 ‘신데렐라 걸즈’, ‘밀리언 라이브’, ‘샤이니 컬러즈’에서 각각 아이돌 5명씩을 선정하고, 신규 아이돌 1명도 포함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번 스탈릿 시즌은 여러 분야에서의 변화가 보입니다. 전작의 끝이 보이지 않는 합숙제는 이제 사계절을 배경으로 한 10개월의 제한적인 스케줄이 되었습니다. 호평을 받지 못한 리듬 파트는 아이돌마스터 2나 ONE FOR ALL에서 사용되던 라이브 방식으로 회귀했고요. 레슨, 영업을 통해 아이돌을 성장시킬 수 있는 육성 시뮬레이션 요소도 부활했죠. 이제서야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인데 그래픽은 전작보다 한층 좋아졌습니다.

이런 기대작을 혼자서 리뷰하긴 아깝기에, 이번엔 두 명의 기자가 '크로스 리뷰'의 형태로 진행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한 명은 비교적 신참 프로듀서, 다른 한 명은 베테랑 프로듀서. 신/구세대의 관점 차이뿐만 아니라 마침 플레이 기종도 PS와 PC로 서로 다르기에 다양하게 비교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프로필은 아래를 참조하여 주세요.



게임명 : 아이돌마스터 스탈릿 시즌
장르명 :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출시일 : 2021.10.14.
개발사 : 반다이 남코 / ILCA,Inc.
서비스 :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 PS4, PC (Steam)


본작을 플레이 한 초짜P와 전문가P 소개란



논에P (초보자)
스타마스
담당 아이돌
코미야 카호
코미야 카호
소개 본 애니메이션이 아이돌마스터 뿐이고 플레이한 아이마스 게임이 '밀리시타 (밀리언 라이브 시어터 데이즈)'와 '샤니마스 (샤이니 컬러즈)' 밖에 없는 초짜 프로듀서. TMI 하자면 프리파라랑 가면라이더 좋아함.


HunGomP (전문가)
스타마스
담당 아이돌
호시이 미키
호시이 미키
소개 아이돌마스터 인벤 담당자. 2007년 XBOX360판 아이돌마스터부터 15년간 아이돌을 프로듀스 해온 40대 연로한 프로듀서. 처음부터 일편단심 미키P로 아직까지도 매년 11월 23일이면 미키의 15번째 생일을 축하해주고 있다. 일본 아이마스 라이브 직관 기사를 몇 번 작성하기도.


스탈릿 시즌! 초반의 인상은 어땠을까?



논에P: 저는 초반 인상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밀리시타와 샤니마스로 게임을 입문해본 입장이라 콘솔 작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관점이 틀릴 순 있습니다만... 저는 좋았어요.

튜토리얼 부분이 조금 한 번에 몰아치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리듬 게임을 한 사람이나 아이마스를 어떤 형태로든 간에 조금이라도 접해봤던 사람이라면 익숙해지는데 어려움을 겪진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에겐 좀 불친절할 수도 있어서 곤란할 수 있겠단 생각은 하네요.

그 외, 나머지는 전부 만족했습니다. 아이돌이랑 대화하는 '프로듀서'라는 느낌을 너무 잘 살린 것 같아요! (두근두근)



▲ 초짜 프로듀서의 기분을 여기서 느꼈습니다

HunGomP: 논에P는 이 게임을 정말 기다리셨군요. 저도 발매 전에는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기대가 너무 컸었는지, 처음에는 실망스러운 점이 많았어요.

아이마스 1, 2 같은 오리지널 시리즈를 재밌게 했던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비슷한 느낌의 게임을 기대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육성 아이돌도 마음대로 고를 수 없고 스케줄도 고를 수 없고, 너무 제한적이었어요.

발매 전에는 등장 아이돌 리스트를 보면서 "이런 조합으로 육성해봐야지..."라고 생각하며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시작부터 뭔가 어긋난 느낌이었죠. 스케줄도 처음에 고정되어 있길래 튜토리얼이라 그렇겠거니 했는데 한 달이 넘어도 계속 고정되어 있는 것에 적잖게 당황했어요.

논에P: 고정되어 있는 부분은 저도 좀 그랬어요. 발매 전부터 점찍어둔 아이돌을 중점으로 "내가 원하는 스케줄을 마련해야지!" 하고 행복 회로를 풀가동했던 제 마음이 좀 아팠네요. 최종적으로는 이해했는데, 초반엔 이게 뭐지 하긴 했었습니다. ㅋㅋ



▲ "내가 원하는 아이돌로 게임해야지!" (상상만 함)


"초반만 그랬다면?" 게임의 인상이 달라진 걸까?



HunGomP: 그런데 게임을 한 2~3달 정도 진행하다 보니, 얼핏 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기존 시리즈와는 접근 방식이 다른 게임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더라구요. 스케줄이 제한되었던 것도 일종의 밸런스 및 전략성을 위한 요소라는 게 느껴졌어요.

매 달마다 아이돌이 정해져 있는 건 캐릭터의 매력을 두루 알아볼 수 있다는 캐릭터 게임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게임의 밸런싱 요소의 한 부분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무조건 자유도가 높은 것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제한을 둠으로써 발생하는 전략성이 이 게임의 특징이었죠.

논에P: 시스템과 컨셉을 보셨군요. 저는 이 게임의 분량과 꽉꽉 채운 아이돌들의 풀 보이스가 엄청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게임을 진행하는데 끝이 나질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날짜순으로 지나가는 부분도 중요 이벤트만 비춰줄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날짜 스킵 없이 30일 내내 진행되더라고요?!

그래서 볼륨이 엄청 큽니다. 심지어 이벤트 진행을 보면 각 달마다 하나의 주제를 담아낸 채로 대사가 꽉꽉 차 있습니다. 라이벌의 존재와 기승전결을 갖춘 갈등 구조까지... 그리고 아이돌들의 개성이 잘 살아있다는 점도 엄청 놀랐습니다. 몇 부분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어도 세세한 디테일이 엄청 살아있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카호요! 카호의 그 결정 포즈! 그거 '가면라이더 오즈' 포즈인데, 샤니마스에서도 카호가 그 포즈를 지었거든요. 그게 이번 스타마스에서도 그대로 표현되었어요! 이런 세세한 설정까지 잡아낸 것이 저는 더 대단하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었네요. 드문드문 한 저마저 이러는데, 오랫동안 아이마스를 해보신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지... 감도 안 잡힙니다.



▲ 와! '가면라이더 오즈' 아시는구나!



▲ 아이돌들의 생일을 하나하나씩 챙겨주는 정성

HunGomP: 아이돌의 디테일이나 이야기의 진행은 정말 잘 풀어냈다고 생각해요. 시대 배경상으로 애니메이션 및 아이돌마스터 2 이후의 세계관이라고 생각되는데, 선배들인 765 ALLSTARS 멤버들과 후배조가 어떻게 어울릴지 조금 우려도 했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이야기에 잘 녹여냈더라구요. 아무래도 다양한 작품의 아이돌들이 출연한다는 점을 고려해서인지, 잘 모르는 프로듀서들도 쉽게 친숙해질 수 있도록 아이돌들의 개성을 꾸준하게 표현한 점도 좋았어요.

논에P: 네, 처음에는 같은 사무소 소속 아이돌과 함께 행동하는 게 아니면 어색해 하는 아이돌도 있었는데 차근차근 시간이 흐르면서 친목을 다지고 화합하는 모습, 그 단계가 정말 잘 짜여 있었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HunGomP가 생각하시기에 기억에 남았던 '아이돌 커뮤니케이션' 부분이 있을까요?

HunGomP: 아이돌 커뮤는 전반적으로 다 괜찮았는데...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거라면 유키호가 삽을 찾아다니는 커뮤였네요. 아이돌마스터 2 때는 진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유키호였는데... 어느새 이렇게 개그 캐릭터가 되어버리다니... 뭐, 어차피 765 ALLSTAR의 아이돌들은 이미 성장이 다 끝난 상태라 이런 소소한 재미를 주는 커뮤도 나름 괜찮았던 것 같아요.



▲ 유키호의 엄청난 채굴 능력은 삽에서 비롯된 것?

논에P: 유키호 커뮤라면 저도 봤었습니다. 우로 파기, 좌로 파기 같은 선택지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0 그러고 보니 선택지가 웃긴 것들도 있었네요. 정답 선택지가 웬만하면 아이들을 격려해주고, 북돋아주는 느낌의 선택지들이 대부분이었는데 비해 오답 선택지는 웃긴 선택지들이 많았거든요.

예를 들어서 뒹굴거리며 편한 것을 찾는 안즈에게 '노력과 근성!'을 외치는 선택지라든지, 우동 장인 시즈카에게 '무한 리필' 우동을 권장한다든지 하는 막장 선택지 같은 거죠. (...)



▲ 솔직히 한 대 맞아도 할 말 없는 수준

그 외에도 '란코어'의 의미가 궁금하면 백 로그를 열어서 볼수 있는 원작의 충실함(?)! 이것만으로도 아직 구매하지 않으신 프로듀서분들이라면 스탈릿 시즌을 살 이유가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 란코어 해석은 백 로그에!



▲ 우동이 아닌 컵라면이라 별로인 시즈카 (아닙니다)



▲ 초등학생에게 패배하고 아이돌마스터의 7최 고 명 대 사2를 날리는 치하야


신규 아이돌, '코하쿠'와 '아야'는 어땠나요?



논에P: 이번에 신규 아이돌이 2명 등장했죠? '오쿠조라 코하쿠'와 '아야'였죠. 발매 전에도 정보를 모으던 도중, 신규 아이돌이 등장한다는 소식에 많은 프로듀서분들이 걱정과 우려를 보이신 것을 봤는데, 저도 덩달아 신규 아이돌에 대한 걱정이 들게 되더라고요.

막상 플레이해보니 두 아이돌은 '메리 수'라고 불리는 작가 자신을 투영한듯한 편의주의적인 캐릭터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사의 경우에는 그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 보면 그룹 '루미너스'와 '디아만트'의 경쟁에 가까웠네요. 코하쿠도 다른 아이돌들이 무리수를 두면서 띄워주는 요소는 없었고, 오히려 선배 격인 '미라이'나 '하루카'를 통해 코하쿠가 성장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



▲ 비교적 소심한 모습을 보여주고 무언가를 안고 있는 '코하쿠'



▲ 그리고 그런 코하쿠에게 묘하게 적개심을 보이는 '아야'

HunGomP: 기존 작품을 먼저 되짚어보자면, 사실 새 아이돌은 어느 정도 띄워주는 게 맞긴 합니다. 특히 아이돌마스터 같은 경우는 기존 아이돌들의 팬덤이 워낙 확고하다 보니 띄워주지 않으면 묻혀버리거든요.

실제로 역대 신규 아이돌들은 전부 띄워주는 분위기였어요. 쥬피터한테는 처음부터 완패하는 이벤트도 있었고, 레온은 거의 아이돌의 신 취급이었고, 시이카도 그랬죠. 이것도 어찌 보면 전통입니다. 다만, 시이카의 경우에는 그 서사가 너무 아쉬웠어요. 우리 아이돌들의 분량은 미미한데, 시이카 얘기는 너무 많았고 심지어 그 미미한 이야기마저 시이카와 연계되어 있었죠.

사실 시이카도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굉장히 매력적인 아이돌인데, 서사를 영 좋지 않게 풀어나가는 바람에 팬덤에서 반발이 상당히 심했습니다.



▲ 참고로 시이카는 본작에도 등장하지만, 깊게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이번 작품의 신규 아이돌들은 이야기 속에 정말 잘 녹여냈다는 느낌입니다. 다른 소속사의 아이돌들끼리 단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그걸 코하쿠라는 아이돌을 이용하여 굉장히 매끄럽게 풀어냈어요. 기존처럼 경쟁하는 요소가 아니라 단결하는 요소로 이야기를 풀어나갔기에 거부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코하쿠에게 단순히 그런 역할만을 수행시킨다면 반대로 캐릭터가 묻혀버릴 수 있기 때문에 대척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아야라는 아이돌을 등장시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서사를 느낄 수 있게 구성했습니다. 덕분에 신규 아이돌에게 적절한 비중을 주면서 기존 아이돌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할 수 있었죠. 마치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단 느낌이랄까요?

논에P: 아하, 그렇군요. 다행히 저는 이 게임을 하면서 '코하쿠'와 '아야'가 정말 좋아졌습니다! 나중에 다른 타 게임에서도 코하쿠와 아야가 나온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HunGomP: 저는 어느 쪽이냐면 화가 날 정도였어요. "아니, 이렇게 잘 할 수 있으면서 지난 작품에서는 왜 그랬담?" 하고요.








'스테이지 파트'! 과연 난이도 조절 실패일까?



논에P: 스테이지 파트는 어떠셨나요? 저는 은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부분이기도 했었네요.

물론, 재미는 있었습니다. 텐션이 오른 아이돌로 어필하면 주변의 텐션이 오르고 낮아지는 구조 때문에, 유사 구조의 리듬 게임처럼 즐길 수 있었거든요. 물론 제가 '인간 메트로놈'이 되었어야 했습니다. -0-

그 외, 게임을 진행하면 늘어나는 '추억 어필'의 중요성이나 '유니즌 어필', '클라이맥스 어필' 등 다양한 요소가 늘어나서 최종적으로는 난이도가 상승하는 재밌는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맞는 어필에 맞는 아이돌을 성장시키는 '정공법'(?)이 아닌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기르는 것은 힘들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었네요. 게다가 맞게 성장시켜도 어필을 훌륭하게 해내지 않으면 질 수도 있었고, 10월 초반에 '보컬 / 비주얼' 아이돌을 모아놓고 '댄스' 스테이지를 오픈한 그 악의는 좀... 신박했습니다.

리듬 게임에 점차 익숙해졌던 저조차도 육성과 리듬 파트가 어우러진 느낌이라 상당히 어려웠는데 처음 접해보는 유저분들이라면 분명 난색을 표할 거라 생각하네요. 선택지가 두 가지여도 좋으니 스테이지 파트만이라도 난이도 조절이 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아니면 재시도 할 때, 난이도를 낮추게 하는 선택지를 부여한다든지요)



▲ 그래도 10월은 이 연출 하나 때문에 보고 살았습니다



▲ 익숙해지니 1등도 할만 해졌죠

HunGomP: 논에P는 '밀리시타'로 아이마스 게임을 첫 입문하셨죠? 스탈릿 시즌도 같은 리듬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셨으면 처음에 당황하셨을 것 같네요.

논에P: 사실 미리 체험판을 해보고 본편을 해봤기에 이 파트가 나왔을 때, 올게 왔구나 했습니다. 근데 상상 이상으로 난이도가 더 빡센 점에서 당황했습니다. :0

HunGomP: 그런데 사실 '인간 메트로놈(?)이 되는 것'이 아이돌마스터의 전통적인 게임 방식이고 리듬 게임과는 거리가 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쪽이냐면 RPG, 내지는 전략 액션 게임에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타격을 타이밍에 맞춰서 해야 하는거죠. 플레이어는 전체적인 계획을 짜면서, 동시에 순간적인 선택을 해야 하기에 일반적인 리듬 게임의 요소랑은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게임이 발매된 후, 여기저기서 난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더라구요. 저는 워낙에 기존 아이마스 시리즈를 많이 했었기에 금방 적응하긴 했지만요.

반면에 이번 작품의 특이한 점이라면, 바로 레슨 적성이 존재해 아이돌의 적성에 맞는 능력치로 키워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아이돌의 능력치를 원하는 방향으로 키우기가 힘들어져서 능력치를 보고 아이돌을 골라야했죠.

그리고 이전 작품들은 보컬, 댄스, 비주얼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능력치를 골라서 어필하는 식이었는데 자동으로 스테이지에서 요구하는 어필 속성이 바뀌는 점이 특이했네요.



▲ 잘못 키우면 순식간에 나락 가는겁니다



▲ 레슨, 열심히 합시다

시스템이 더 복잡해진 만큼, 처음으로 육성 게임 아이마스 시리즈를 접하신 분들은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 같네요. 더욱이 복잡한 시스템에 비해 튜토리얼에서 나오는 설명은 정말 기본적인 개념 밖에 알려주지 않았어요. 게임의 시스템을 파악하기까지 적응 시간이 꽤 필요했을 텐데, 플레이어가 적응하는 시간에 비해 난이도가 올라가는 속도가 좀 빠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하다못해 튜토리얼이 좀 더 상세했으면 좀 나았을 것 같아요.

그런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바로 아이돌마스터 인벤에서 제공하는 스탈릿 시즌 공략입니다.

[ 아이돌마스터 스탈릿 시즌 공략 보러가기 ]

스탈릿 시즌, 다 좋다! 다 좋은데 이것만 좀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HunGomP: 자잘한 버그 문제는 수정될 것이라 가정해 논외로 친다면, 인터페이스의 편의성이 너무 절실했습니다.

이를테면 아이돌의 성장 한계치를 높이려면 '스킬 보드'라는 메뉴에서 스킬을 찍어야 하는데 이 스킬 보드에서는 스탯을 확인할 수가 없어서 아이돌이 한계치에 근접했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어요. 그걸 확인하려면 메뉴를 빠져나와 프로필 화면으로 가야 합니다. 근데 또 프로필에는 스킬 보드로 갈 수 있는 단축키라던가 뭐 그런 게 없어서 다시 메뉴를 빠져나가 다시 스킬 보드 메뉴를 열고... 이런 식으로 반복해야 합니다.



▲ 스킬 보드에서는 능력치를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그 밖에도 자잘하게 인터페이스적으로 불편한 점이 참 많았는데, 이런 부분만 좀 편하게 만들었어도 플레이 타임이 몇 시간은 줄었을 거에요.

그리고 이 게임을 하다 보면 리셋을 해야할 순간이 꽤 있는데, 이전 작품에는 일시 정지 메뉴를 누르면 '타이틀로 돌아가기' 메뉴가 있어서 언제든 쉽게 리셋을 할 수 있었거든요. 근데 이번에는 이걸 왜 없앴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퀵 리셋 단축키 까지는 아니더라도 타이틀로 돌아갈 수 있게는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논에P: 음, HunGomP의 말에 몇 가지만 더 붙이자면 저도 편의성에서 조금 부족했단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명 신경 쓸 점은 다 신경 썼는데 '어딘가 빠졌다'라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그걸 '스테이지'에서 느꼈습니다. 편성을 잘못해서 점수가 안 나와 패배했을 때, '재편성 후 재시도' 같은 편의 기능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없어서 게임을 다시 끄고 켰거든요. 그나마 재시도라도 있어서 다행이긴 했는데 그거라도 없었으면 온갖 생각이 들 뻔했었네요.

그 외에도 '오토 모드'가 따로 있지 않고 그냥 대화를 내버려두면 자동으로 넘어가도록 되어 있더라고요. 때문에 특정 씬을 스크린샷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자동으로 넘어가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차라리 버튼을 하나 더 써서 '오토 모드' 기능을 만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네요.

HunGomP: ...대화가 자동으로 넘어가는 부분도 전통입니다.

논에P: 그럴 수가......



▲ 재시도 버튼이라도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요


말 많고 탈 많은 DLC, 이것도 '전통'이라고요?



논에P: 전작 콘솔판의 DLC 목록을 예전에 봤었는데, DLC의 양과 가격이 엄청나더라고요. 이번 스탈릿 시즌도 DLC를 보면 앞으로 계속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데, HunGomP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HunGomP: 사실 지금처럼 DLC가 난무하는 세상이 오는 것에 일조한, 아니 그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아이돌마스터 시리즈입니다. 거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죠. 아이돌마스터는 2007년부터 다른 게임에서는 거의 시도하지 않던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DLC를 팔기 시작했고, 급기야 ONE FOR ALL에 와서는 진 엔딩까지 DLC로 팔아버렸죠.

지금도 발매와 동시에 판매하기 시작한 DLC 가지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꽤 오가고 있는데요. 전통이라는 말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군요. 물론 그렇다고 그걸 긍정하려는 것은 아니지만요. 앞으로도 분명히 무수히 DLC가 나올 겁니다. 더욱이 이번 작품은 곡, 의상, 아이돌 등 DLC를 얼마든지 낼 수 있게 게임이 구성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메시지 세트는 바로 구매했습니다. 이것도 아이마스 1부터 있던 전통인데, 게임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거든요. 그나마 요새는 메시지를 사도 게임 자체에 영향은 없어요. 옛날에는 메일이 오면 버프가 걸리는 요소까지 있어서 안 살 수도 없었거든요. 이게 비싼 게 맞긴 한데, 요새 모바일 게임 생각하면 또 그렇게 부담이 되진 않기도 하고요.



▲ 게임 사자마자 무지성으로 질러버린 메시지 DLC!



▲ 가격은 단돈 64,800원입니다

논에P: 어! 저도 메시지 세트는 구매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밀리시타에서는 '답장'을 할 수 있었는데 이번 스탈릿 시즌에서는 그냥 메시지를 읽기만 하더라고요.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메시지를 사서 그냥 읽기만 하는 것도 전통인가요?

HunGomP: 네. 전통입니다. 내용을 보면 답장을 꼭 해야 할 것 같은 메시지가 많이 오는데, 설마 프로듀서가 전부 읽고 씹는 건 아니겠고... 우리에게 보여주진 않지만 답장을 한다는 설정이겠죠. '캐서린' 같은 게임처럼 답장을 골라서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면 참 재밌었을 텐데, 그러면 게임 하나 가격인 DLC를 좀 더 흔쾌히 지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 밀리시타도 답장 기능이 있길래 당연히 본가도 있을 줄 알았습니다



▲ ...... '테일즈 오브 어라이브' 콜라보 DLC입니다


PS5 유저와 PC 유저가 쓴 솔직한 구동 후기



논에P: HunGomP는 PC로 플레이하셨죠? 전 00시 되자마자 바로 손에 잡아보고 싶어서 PS4로 선택했습니다. 다만, 실제로 구동한 기기는 PS5라서 정확한 기준이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일단, 전체적으로 플레이하는데 문제없었습니다. 4K, 60프레임으로 잘 돌아갔고, 프레임 드랍도 크게 없었고 무난했다는 느낌입니다. 아마 1~2시간 정도만 플레이하신다면 말썽 없이 게임을 즐기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긴 시간 동안 구동하니 점심에서 저녁으로 이동하는 구간에서 약간의 프레임 드랍이 일어나거나, 컷신 중간마다 렉이 아주 살짝 있다던가 하는 부분들이 거슬렸습니다. 거슬리는 부분일 뿐이지 실제 플레이를 요구하는 레슨이나 스테이지에서는 프레임 드랍이나 렉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플레이 자체는 지장이 없어요.

하지만 버그가 있더라고요? 디아만트의 컷신이 나오는 부분인데 모델링도 멀쩡하고, 음성도 나오는데 대화창이 안 나오는겁니다. 순간 뭐지... 싶어서 R3 (대화창 숨김)을 잘못 눌렀나? 싶어 눌렀는데도 안 뜨는 겁니다. 반대로 옵션과 백 로그는 또 뜹니다. 적잖게 당황했었는데 이후에 다른 컷신으로 전환되니까 원래대로 돌아왔습니다. 이런 소소한 버그를 빼면 잘 구동되었습니다.



▲ PS5 실기 스크린샷 (누르면 커집니다.)

HunGomP: 전 PS5로 데모를 해보고, 자잘한 프레임 드랍이나 전체적인 프레임이 맘에 들지 않아서 바로 PC로 결정을 했습니다. PS5 대응 게임이었다면 괜찮았을텐데, PS4만 지원하는 게임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합니다. PS4는 나온지 8년이나 됐으니까요.

이번 작품은 아이돌 마스터 첫 PC 대응 게임인 것치고는 굉장히 최적화가 잘 되어있습니다. 최대 해상도도 3840x2160에 240프레임, 거기에 레이 트레이싱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PC 사양이 괜찮은 프로듀서라면 PC로 플레이하는 것을 적극 추천하고 싶네요.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으로도 충분히 미려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PC는 더욱 엄청납니다. 내가 이 게임을 위해서 고사양 컴퓨터를 맞췄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설마 아이돌마스터에서 레이 트레이싱이라는 옵션을 보게 되다니...

저는 라이젠 5900X / 3080 사양의 PC로 2K(2560x1440)에 120fps 옵션을 두고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레이 트레이싱을 켠 상태로 플레이 했을 때, 평소에는 무난하게 120fps를 유지했으며, 격한 움직임이 있을 때는 100fps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만 상당히 쾌적하게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로딩도 전혀 느낄 수 없었구요.

레이 트레이싱 옵션은 실사 지향 3D 게임처럼 엄청나게 차이 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는데요. 그래도 확실하게 차이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초기 버전 기준으로 자잘한 버그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갑자기 음성이 나오지 않는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다음 신으로 넘어가면 다시 음성이 나오긴 합니다만, 자주 발생하진 않아도 중요한 이벤트일 때 그런 버그가 나오면 짜증납니다. 처음에는 음성이 없는 부분인가 했는데 게임을 재기동해보니 정상적으로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극히 드물게 게임이 프리징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엔딩 볼 때까지 두 번 정도 밖에 안 겪어봤는데 컴퓨터 환경에 따라서 자주 멈추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빨리 자잘한 버그가 패치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PC 라이브 실기 스크린샷 (클릭하면 커집니다)

논에P: 그러고보니 PC판은 그게 있지 않나요? UI가 PS4판 기준으로 되어 있어 은근 불편하단 PC 유저분들도 계셨었는데......

HunGomP: PC판에서 하면 UI가 키보드 바탕으로 나옵니다. 패드를 연결해서 하면 실시간으로 바로 패드로 전환되구요. 키보드로 플레이하는데 인터페이스가 PS4 모양으로 나오는 건 특수한 환경에서 일어나는 버그인 것 같습니다.

논에P: 이럴 수가......

HunGomP: 여담으로 저는 패드가 워낙 익숙해서 패드로 플레이 했지만, 키보드가 오히려 더 쉬울 것 같았어요. 특히 라이브 할 때, 편하게 1 2 3 4 5로 버튼을 세팅해놓고 하는 거 보니까 되게 편해 보이더라고요. 특히, 오디션 중간에 나오는 어필 커맨드가 번호로 나오니까 엄청 난이도가 낮아졌습니다.



▲ 패드의 버튼이 불편해 보이시나요?



▲ 키보드로 플레이하면 이런 입력이 아주 쉬워집니다

논에P: 그럼 플스보다 더 쉽잖아요. ㅠ

HunGomP: 하지만 전 누워서 게임하는 것을 좋아해서 결국 패드로 플레이했답니다.



▲ PS5 실기 스크린샷 (비교용)



▲ PC 스크린샷 (비교용)





논에P: 벌써 총평의 시간이 다가왔군요. 총평은 각자의 생각을 정리해 따로 분리되어 설명드리는 점 안내드립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는 스탈릿 시즌은 '깜짝 놀랐다.'에 가깝습니다. 2연속으로 꽝을 뽑아낸 반다이 남코였기에 이 작품이 제대로 성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프로듀서분들도 많이 보았습니다. 저는 솔직히 여러 작품이 한데 모이는 올스타격 게임이고 제대로 각 잡고 만드는 것 같아 이번 작품은 "갓겜일 것이다!"하며 굳게 믿고 있었죠.

결론은 '갓-겜' 맞습니다. 저는 과거 작을 해보지 않았기에 비교할 순 없겠지만, 다른 게임과 비교해도 절대 꿇리지 않는 플레이 타임. 심지어 그 플레이 타임들이 억지로 짜여낸 결과물이 아니라는 점이 더욱 충격적입니다. 모든 달마다 꽉꽉 채운 육성 요소와 스토리, 그리고 테마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정말로 아이돌과 '사계절'을 같이 보낸 느낌입니다.

초보자에겐 난도가 높을 수 있단 점과 친절해 보여도 막상 잡아보면 이해하기 힘든 게임 시스템. 이것만 넘어서면 됩니다. 그러면 765 ALLSTARS 뿐만 아니라 각 사무소에서 넘어온 다른 아이돌들의 매력을 거의 원작에서의 느낌 그대로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매력을 모르셔도 좋습니다. 당신은 이 게임을 하다보면 결국 어느 한 명의 '아이돌'의 담당 프로듀서가 되어 있을테니깐요.

사소한 부분들은 전부 걷어내도 됩니다. 이 게임은 IP를 끝없이 지지해오던 프로듀서 분들이나, 가볍게 접근했던 아이돌마스터의 팬을 넘어 '오타쿠' 계열이라면 분명 힘껏 반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아이돌마스터를 알고 있거나 스탈릿 시즌 안에 자신의 담당 아이돌이 있다면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그냥 하세요.



▲ 우리 란코어 안 하는 란코도 봐주시고



▲ 마지막으로 이쁜 카호 보고 가세요

HunGomP: 아이돌 마스터 2 이후로 10년만에 드디어... 진정한 의미의 후속작이 나왔습니다. ONE FOR ALL도 물론 재미는 있었습니다만, 역시 육성 시뮬레이션은 엔딩이 있어야죠. 프린세스 메이커가 그랬고, 아이돌마스터 1, 2가 그랬듯이 끝이 있기에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은 캐릭터 게임으로서도, 육성 시뮬레이션으로서도 완성도가 높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불편한 인터페이스나 난이도 디자인에 조금 의문은 남습니다만 그걸 감안하고도 꽤 추천할만한 작품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회차 70여 시간의 풍부한 볼륨에 2회차 추가 요소까지 있어서 즐길 거리도 충분합니다. 플래티넘 스타즈와 스텔라 스테이지의 평이 좋지 않았던 만큼, 꽤 작정하고 만든 느낌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두 번이나 연기된 것도 충분히 납득해줄 수 있습니다.

나름대로 이쁘긴 했지만 약간 미묘한 느낌이 들던 이전 PS4 작품들에 비해 모델링도 더욱 이뻐졌고 그래픽 효과나 카메라 연출도 많이 발전하여 감상용으로도 더욱 좋아졌습니다. 라이브에서는 서라운드 음향까지 지원을 해서 귀도 즐겁더군요.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스팀으로도 출시되어 아무래도 PC 게이머가 많은 우리나라 유저들에게 접근성이 훨씬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프로듀서도, 이번 작품으로 입문해보려는 프로듀서도 모두 만족할만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 (10월 24일 기준)
  • 한층 더 강화된 그래픽과 연출
  • 풍부한 볼륨과 즐길 거리
  • 깔끔한 스토리와 디테일한 아이돌 커뮤
  • 난이도에 비해 부족한 튜토리얼
  • 불편한 육성 인터페이스
  • 1회차 때는 부족한 자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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