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경했던 2021 지스타 1일차 후기

기획기사 | 김수진 기자 | 댓글: 24개 |



지스타가 오프라인으로 돌아왔다. 비록 전과 같이 100% 편하게 즐기며 열광하던 모습은 아니지만, 게이머들을 만나기 위해 돌아왔다.

국내에서 지스타가 가지는 의미는 확실하다. 그 질에 있어서 의견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어쨌든 아직 지스타는 국내에서 가장 크고 대표적인 게임쇼다. 매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현장을 찾았고, 벡스코 앞을 가득 채운 입장 줄은 ‘지스타'를 대표하는 모습이 되었다. 부산 전체가 들썩일 만큼 큰 행사였고, 그 나름의 축제였다.

그리고 2019년 말, 코로나가 터졌다. 2020년 지스타는 오프라인을 포기했다. 아니 포기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지스타가 떠난 11월의 벡스코는 참 휑했더랬다. 비록 온라인을 통해 진행은 되었지만 우리가 긴 시간 동안 알았던 지스타가 아니었다. 국내 게이머들이 모여들던 축제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하지만 올해, 지스타는 다시 오프라인 개최를 알렸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걱정과 설렘, 기대를 담은 준비 기간이 지났다. 미디어데이를 지나 드디어 게이머들과 마주한 지스타 현장에는 매년 화려하게 반겨주던 벡스코 야외의 부스 대신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하얀색 확인 부스가, 그 어느 곳이든 마음대로 갈 수 있던 로비에는 펜스와 함께 체온계가 설치됐다.

그리고 첫날 오픈과 동시에 신나게 뛰어들어가던 이들도, 걸어 다니는 것 대신 밀려다닌다는 것이 맞을 정도로 붐비던 행사장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팔찌를 멘 팔을 들어 올린 채 천천히 질서 정연하게 입장하는 사람들과, 부스만큼 넓은 대기 공간, 한 부스 한 부스 찬찬히 살펴볼 수 있을 정도로 쾌적하면서도 어색한 행사장이 있었다.



▲ 입장을 위해 이동하는 관객들



▲ 방역 절차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 발열 체크와 소독은 필수



▲ 예매자들이 백신 접종 여부와 바코드를 체크 중



▲ 입장 직전 띄엄띄엄 대기 중인 관객들



▲ 마음대로 입장할 수 없도록 펜스가 쳐져있다



▲ 팔찌를 들어 보여주며 천천히 입장




매년 지스타가 주는 느낌은 확실했다. 보는 것이든 들을 것이든 할 것이든 살 것이든 ‘거리'가 많다는 것. 시연할 게임이 많을 때도, 시연대보다 방송 부스가 더 많을 때도, 높은 이름값의 거대 회사들이 있을 때도, 반대로 없을 때도 모두 그랬다. 그리고 하나 더, 이 상태로 제대로 뭔가를 즐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올해는 반대다. 미리 예약한 일정 인원만이 들어올 수 있었기에 행사장은 쾌적했다. 종종걸음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앞사람의 뒤통수를 응시하며 곁눈으로만 구경하던 부스를 천천히 멈춰서 유심히 하나하나 뜯어볼 수 있을 정도로 쾌적했다. 지나가다가 다른 사람이 플레이하는 게임을 구경할 수도 있고, 평소 기본 반나절은 기다려야 하나 정도 해볼까 말까 하던 시연 역시 훨씬 단시간 내에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단조롭게도 느껴졌다. 콘텐츠의 부족함이 참관객 감소와 함께 너무나 확연히 드러나 버렸다고 보면 될 듯하다. 포화처럼 느껴질 만큼 넘쳐나던 인원이 사라져버리니 단순히 인원이 많아서 지연되던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문제가 해결되자 다른 한계가 보인 셈이다.

당연한 일이긴 하다. 아침 일찍 와도 부스 하나 둘러보면 이미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리던 이전의 지스타에 비해 올해는 같은 시간이면 모든 부스를 다 둘러보고 굿즈까지 구매할 정도로 인원이 적었다.

그리고 매번 메인 행사장 외부에 있던 BIC 부스까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스 자체가 손으로 꼽으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많은 편은 아니었다. 특히 코로나라는 특수성으로 부스마다 동시 입장 인원에 제한을 두다 보니 기다리는 인원을 대기시킬 넓은 공간들이 필요했고, 이전이라면 소규모 부스가 있었을 곳에 대기 공간이 자리 잡았다.



▲ 매우 쾌적한 행사장 내부



▲ 올해는 여기저기 대형 부스를 위한 입장 대기 공간이 존재한다






▲ 시프트업은 두 군데



▲ 그라비티의 대기 공간



▲ 카카오게임즈 역시 부스 체험을 위한 대기 공간이 존재한다



▲ 시연 부스는 각각의 대기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 엔젤게임즈는 앉아서 대기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 부스 내부에 입장 가능한 인원이 정해져 있기 때문



▲ 덕분에 쾌적한 시연이 가능하다



▲ 아직도 적응하기 힘든 쾌적한 지스타

이번 지스타에서 눈에 띈 점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스탬프 투어', 새로운 모객 방법은 아니다.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부스 전체를 구경하고, 체험하고, 즐거움까지 얻어갈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만큼 지스타에서도 이미 자주 보였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스탬프 투어의 효과가 훨씬 드라마틱하게 나타났다. 관람 환경이 쾌적했고, 그래서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참관객 대부분이 스탬프 투어를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소형 대형 부스를 가리지 않고 스탬프 투어가 있는 참여형 부스들의 인기가 높았다. 심지어 시연 부스보다 스탬프 투어 부스들에 사람이 더 몰리는 모습도 보였다.

기존에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 제일 우선시되는 커다란 뭔가를 하고 가는 사람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직접 뭔가 체험하고 그로 인해 소소한 즐거움들을 얻어가려는 사람이 많았달까. 다만 이 역시 시연 게임 자체가 적었기에 반대로 사람이 많이 몰린 것일 수도 있다.



▲ 크래프톤이 준비한 스탬프 투어



▲ 대기 후 일정 인원만이 입장할 수 있다



▲ 사진도 찍고



▲ 퀴즈도 풀고



▲ 카카오게임즈 역시 마찬가지로 스탬프 투어를 준비



▲ 찰칵



▲ 마켓 인벤 부스에서도 스탬프 투어를 진행한다



▲ 그외에도 다양한 부스들이 참여형 이벤트를 준비했다












▲ 기존 지스타였다면 한참을 기다려야 가능했던 사진 촬영도 수월하게






▲ 소규모 부스들도 다양한 체험 이벤트로 관객들의 시선을 잡았다

지스타 2021, 어색할 수 있다. 특히 이전 지스타를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럴 테다. 그 어색함은 벡스코 야외에서 스멀스멀 올라와 입장과 함께 점점 커질 것이고 널따란 부스와 부스 사이를 보면 정점을 찍을 것이다.

그런데 그 어색함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훨씬 여유롭게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고 훨씬 쾌적하게 행사를 둘러볼 수 있어서다. 사람에 치여서 정신없이 훅 지나가는 지스타가 아니라 하나하나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지스타다.

그리고 좀 더 둘러보면 그 어색함 가운데 익숙한 모습도 하나둘 발견할 수 있다. 부스 앞을 지키는 코스프레 모델들, 크게 울려 퍼지는 캐스터들의 목소리, 특색있게 꾸며진 부스들, 그리고 무엇보다 질서 있고 조용하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지스타를 위해 달려온 게임 팬들이 있다.



▲ 쾌적한 내부



▲ 시프트업은 시연존을 크게 마련했다



▲ 열심히 니케를 플레이하는 게이머들



▲ 김형태 대표의 사인회도 함께 진행됐다






▲ 크래프톤 부스와



▲ 카카오게임즈 부스



▲ 카카오게임즈는 출시작 3종의 시연존을 마련했다



▲ 이터널 리턴



▲ 그리고 오딘



▲ 시연존 역시 일정 인원만 들어갈 수 있어 대기 공간이 마련됐다



▲ 두 가지의 신작 게임으로 출전한 엔젤게임즈



▲ 원더러스는 멀티 플레이 시연도 가능했다






▲ 20주년 케이크가 귀여웠던 그라비티 부스



▲ 이곳 역시 시연존을 여러 곳 준비






▲ 이외에도 대부분의 시연 부스마다 플레이하는 게이머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 메인 행사장으로 이동한 BIC 부스






▲ 그리고 튜토리얼과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던 천애명월도M



▲ 목, 금 양일 함께 진행되는 IGC



▲ 강연장도 거리두기로 제한된 인원만 입장 가능하다



▲ 첫날 키노트 강연을 맡은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 반가운 코스프레 모델들과















▲ 생방송을 위한 캐스터들의 목소리는 익숙하다






▲ 이렇게 아직은 어색한 지스타 2021의 첫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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