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총은 쏴야 제맛? '리로더'가 추구한 맛은 다릅니다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2개 |
총 쏘는 맛이 부족한 슈팅 게임이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아마 대부분은 기본도 갖추지 못한 게임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만큼 슈팅 게임에 있어서 쏘는 맛이란 건 알파이자 오메가, 사실상 전부라고 할 수 있죠. 일부 인디 슈팅 게임이 온갖 기상천외한 쏠 것들을 마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런 슈팅 게임 속에서 쏘는 맛이 아닌 재장전하는 맛을 추구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네버더리스 스튜디오의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가 그 주인공입니다.



▲ 네버더리스 스튜디오 황중섭 대표


■ "가능성을 확인했으니 '리로더: 알파'로 돌아오겠습니다"

Q. 아까 해보니까 되게 독특하던데 어떤 게임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는 불릿 카운팅 리로드 액션이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는 실험적인 게임입니다. 부제에 테스트 서브젝트를 넣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말 그대로 실험적인 게임이기 때문이죠. 게임을 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는 일반적인 슈팅 게임과 달리 재미나 메커니즘의 핵심이 총을 쏘는 데에 있는 게 아닌 재장전하는데 있는 게임으로 처음에는 복잡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그게 쾌감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Q. 재장전을 핵심 메커니즘으로 내세운 게 무엇보다 특이했는데요. 어떻게 이런 게임을 만들 생각을 한 건가요.

= 하나는 다른 게임에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사실 이 메커니즘은 제가 최초로 만든 그런 건 아닙니다. '리시버'라는 게임에서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참고했는데 해보신 분들은 아실 테지만, 총을 쏘기 위해서 총을 꺼내고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기는 등 쏜다는 하나의 액션을 위해서 여러 행동들을 하나하나 플레이어가 입력해야 하는데 전 그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나도 이런 시스템의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가 문득 존윅을 보고 아, 이거다 싶었습니다.

영화를 보면 존윅이 적을 처치하고 총을 줍거나 하면 바로 탄창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택티컬한 재장전 연출을 보여주면서 시쳇말로 뽕맛을 보여주잖아요. 거기서 뭐라고 해야 할까요. 감동을 받았다고 해야 하나. 나도 게임에서 저런 재장전의 뽕맛을 선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재장전을 핵심으로 한 게임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를 개발하게 됐습니다.



▲ 남자의 로망을 자극했던 택티컬한 재장전 연출


Q. 다소 민감한 질문일 수 있는데 '리시버'에서 메커니즘을 참고했다면, 차라리 '리시버'를 하지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를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방면의 원조니까요.

=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비슷하다고 해도 게임이 주는 감각, 연출, 재미는 서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리시버'는 사격 시뮬레이터로서의 완성도는 높지만, 액션 요소가 옅습니다. 가만히 있는 목표를 쏘는, 템포가 느긋한 게임입니다. 하지만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는 정반대입니다. 액션성이 강한 게임으로 다가오는 적을 처치하랴 재장전하랴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리시버'에선 느낄 수 없었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Q. 존윅을 보면 자동소총부터 샷건 등 온갖 총기가 등장하고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재장전 연출을 보여줬는데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에서도 그런 걸 기대해도 될까요.

= 안타깝게도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에는 권총만 등장합니다. 앞서 밝힌 것처럼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는 하나의 완성된 게임이라기보다는 핵심 시스템을 구현하고 이게 정말 재미있을지 가능성을 확인하는 게 목표였던 실험적인 게임이라서 그렇습니다. 많이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반응들이 대체로 좋았습니다.

어렵다는 분들도 적지 않았지만,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굉장히 좋아해 주셔서 이제는 이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제대로 된 게임을 개발할 생각입니다. 다만, 본편에도 자동소총이나 샷건이 등장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리볼버나 자동권총 정도는 넣을 생각인데 총기마다 구경이 다른 만큼,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보다 한층 어려워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Q. 본편이라고 한다면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는 일종의 데모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 복합적입니다. 메커니즘 증명을 위한 실험적인 게임인 동시에 리로더 시리즈의 데모이자 프롤로그도 겸하고 있습니다. 본편 제목은 '리로더: 알파(가제)'로 예정하고 있으며, 무기 외에도 액션 역시 더 넣을 생각입니다. 총을 적에게 던진다든가 적을 붙잡아서 방패막이로 세운다든가 손에 잡히는 뭔가를 던져서 빈틈을 만들게 하는 등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보다 한층 발전한 액션을 구현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안 그래도 복잡한데 액션이 더 추가되면 손가락이 꼬이진 않을까 걱정되네요.

=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로 인해서 그런 걱정이 드는 걸 수도 있습니다. 다만, 계속 얘기한 내용이지만,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는 메커니즘 증명을 위해서 레벨 디자인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부분이 되게 어설프거든요. 실제로 이렇게 버튼들을 누르면 재장전이 된다는 것만 알려주고 바로 싸우게 하는, 불친절한 게임인데 '리로더: 알파'에서는 여러 액션들을 긴 볼륨 속에서 차근차근 익힐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런 불상사는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Q. 테스트를 겸한 게임이라지만 무료로 푸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습니다. 개발자 후원 에디션이라고 해서 천 원에 파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한 이유가 있나요.

= 나중을 위한 빌드업입니다. 프롤로그는 무료로 풀어서 게임에 관심을 보이면 본편을 사게 하는 그런 전략인데요. 일단은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를 알리는 게 더 중요해서 그렇게 했고요. 당연히 '리로더: 알파'는 유료로 팔 생각입니다(웃음). 아, 그리고 퍼블리셔인 사이코플럭스에서 그래도 무료로만 내기보다는 개발자 후원 에디션이라고 천원으로라도 파는 게 어떠냐 해서 일단 해봤는데 다행스럽게도 많이들 구매해주셨더라고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여기서 처음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를 접한 참관객도 있을 텐데 현장 반응은 어떻던가요.

= 일단 대부분 재미있게 플레이해주시는데 반응은 꽤 갈리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어 해주시는 분들은 푹 빠지시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은 너무 어려워해 주시더라고요. 그래도 한 가지 공통된 의견은 특이하다는 건데 의도한 부분인 만큼, 만족하고 있습니다.


Q. 본편이 될 '리로더: 알파'는 그럼 얼마만큼 개발이 된 상태인가요.

= 솔직히 말해서 이제 막 초기 단계만 작업한 상태입니다.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를 베이스로, 이게 프롤로그니까 콘텐츠를 더 추가하는 그런 게 아니라 기획과 콘셉트, 그리고 핵심 메커니즘만 가져오고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거라서요. 그래서 완성까지 최소 2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걸릴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도 한층 부드럽게 개선하려고 하니 많은 기대 부탁합니다.


Q. '리로더: 알파'를 기다리는 유저들을 위해서 한마디 부탁합니다.

=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보다 훨씬 재미있는, 제가 추구한 모든 재미를 응집한 게임이니 '리로더: 테스트 서브젝트'를 즐긴 유저분들이 계신다면 많은 기대 바랍니다. 이제 막 개발을 시작해 아마 꽤 오래 걸릴 것 같지만, 어느 정도 모양새가 갖춰지면 개발일지 등을 통해 만나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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