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용 개발자는 키 7개로 어떻게 '우아한 플레이'를 만들까?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 주제 : 우아한 게임플레이란 무엇인가 - 게임 RP7의 게임 디자인 고민과 해결
  • 강연자 : 박선용 - 터틀크림
  • 발표분야 : 게임 디자인
  • 권장 대상 : 게임 디자이너, 소규모 게임 개발자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관련 전공이나 경력이 전혀 없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


  • [강연 주제] 'RP7'은 던전크롤러 RPG 장르의 재미를 극도로 단순화해서 구현해내야 하는 도전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우아한 게임을 만들자’라는 목표 아래, 많은 게임 요소들을 다뤄야 하는 RPG 장르의 게임 플레이를 보다 단순하고, 보다 이해하기 쉽게 다듬기 위해 시도한 게임 디자인 고민과 해결 과정을 소개합니다.


    박선용 개발자는 스스로를 '기존에 없던 게임플레이를 만들려고 애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문제는 일반 게이머한테는 인기가 없었다는 점이다. 그는 '바바 이즈 유'와 같은 게임도 잘 팔리는데 자신의 게임은 안 팔리는 이유를 고민했고, 결과적으로 "문제는 게임이 특이하다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게임을 못 만드는 거였다"라고 전했다.

    그는 잘 팔리는 특이한 게임을 모아 살펴보니, 공통점으로 '우아한 게임플레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가 말하는 '우아함'이란 그래픽이 아닌 디자인에 관한 표현이다. 박선용 개발자는 '우아한 게임플레이'란 "새로운 것을 다루는 방법에서 '아름다운 게임플레이'가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개발자가 새로운 것에만 집착하면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것'이 나올 수 있다.







    박선용 개발자는 "사람들은 새롭고 참신한 걸 좋아하는 것 같이 말하지만, 실제로는 익숙한 것에 더 끌린다"라며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는 익숙한 것들이 쭉 있는 가운데 종종 튀어나오는 새로운 것들이 사람들한테서 받아들일 수 있는 신선함으로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익숙한 것이란 곧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이다. 그는 설명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 곧 우아한 게임플레이라고 정의했다.

    박선용 개발자가 속한 터틀크림은 우아한 게임플레이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RP7'을 개발하고 있다. RP7은 7개 슬롯을 기반으로 하는 던전 크롤러 RPG다.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대신 슬롯들을 돌려 캐릭터를 간접 조종한다. 슬롯 결과로 아이템을 얻어 강해지거나, 몬스터를 만나 싸우거나, 물약을 얻어 체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슬롯 결과에 따라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그는 '루프 히어로'를 떠올릴 수 있는 게이머에게 "RP7은 2017년에 프로토타입이 나와 '루프 히어로'로부터 영감을 받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2019년 BIC에 나온 'RP7(당시 RP6)'



    ▲ 지금의 'RP7'

    박선용 개발자는 '우아한 게임플레이' 개발 방향을 유지하기 위한 디자인의 대들보를 설정했다. 그가 세운 대들보는 1. 7개의 키로 각 슬롯 안의 것들을 교체하는 것 외의 액션은 없다 2. 플레이어가 고민해야 할 것은 '지금 각 슬롯 안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가'이다 3. 모든 종류의 설명을 최소화 한다 4. 전형적인 장르 요소들을 충실히 구현한다 5. 각 게임 플레이 세션이 항상 새롭게 느껴져야 한다.

    7개의 키만으로 플레이는 'RP7'의 핵심이다. 이 자체가 다른 게임에서는 없던 방식이어서, 뭔가가 더 추가를 하게 되면 설명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이어 설명을 최소화하기 위해 튜토리얼 단계에서는 의도적으로 확률을 설정한 부분도 있다. 예로 처음 플레이하면 첫 번째와 두 번째 슬롯은 등장할 오브젝트가 100%로 정해져 있다. 첫 슬롯에 몬스터가 나와 전투를 알려주고, 그다음엔 방패가 나와 캐릭터가 회복하는 것을 보여준다. 두 번의 이동만으로 게임 플레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려준다.

    터틀크림은 익숙한 게임 문법을 'RP7'에 맞춰 적용했다. 던전 크롤러, 로그라이크 등의 요소를 7개의 슬롯에 집어넣기만 하면, 그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박선용 개발자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쉽다"며 "새로운 것을 재밌는 것으로 만드는 게 어렵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것은 기존에 익숙했던 것들을 반대로만 해도 나름대로 새로울 수 있다. 문제는 새로운 것만으로는 재미를 만들기 어렵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게임이 가진 새로운 것들을 플레이어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설명 없이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잘 정제된 새로움'에서 우아함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선용 개발자가 속한 터틀크림이 개발하는 'RP7'은 2023년 봄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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