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쇄 액션 로그라이트 '나이트메어: 더 루나틱'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3개 |

잘 만든 픽셀 아트는 참 매력적이다. 어딘지 정취가 넘친다. 그렇기에 잘 만든 픽셀 아트 게임을 보면 나도 모르게 관심이 가곤 한다. 이번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맷돌게임즈의 '나이트메어: 더 루나틱'이 바로 그런 게임이었다. 수준급의 픽셀 아트에 수준급의 액션을 녹여냈다. 비단,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닌지 지나가는 관람객들 대부분이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이 게임. 어딘지 모르게 '스컬'과 비슷했다. 아기자기한 픽셀 아트, 액션, 그리고 로그라이트에 다양한 무기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이런 질문을 예상하기라도 한 듯 맷돌게임즈의 김기석 대표는 멋쩍게 웃었다. 우연하게 비슷한 느낌이 됐을 뿐이지 액션 게임으로서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올해 초 스팀 얼리액세스로 출시한 '나이트메어: 더 루나틱'은 얼리액세스에서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시스템을 더욱 다듬은 후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과연, '나이트메어: 더 루나틱'이 추구하는 액션이란 무엇일까.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김기석 대표와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맷돌게임즈 김기석 대표

Q. 만나서 반갑다. 회사와 팀원들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맷돌게임즈의 대표 김기석이라고 한다. 맷돌게임즈는 졸업작품을 만들다가 아예 출시까지 하는 게 어떨까 하는 마음에 만든 게임사다. 회사는 판교 글로벌게임허브센터에서 게임벤처4.0이라고 사무실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있는데 다행히 잘돼서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팀원은 총 4명으로 내가 대표이면서 프로그래머를 겸하고 있다. 나머지 3명은 아티스트 직군이다. 픽셀 아트라는게 또 그렇지 않나. 수준이 낮으면 낮은 대로 티가 팍 난다. 그래서 흔히 '이 게임 픽셀 아트 정말 좋다' 하는 게임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을 퀄리티를 목표로 하다 보니 아티스트가 많아졌다. 기획은 내가 주도적으로 하는 편인데 큰 그림을 그리면 나머지 세부내용은 서로 상의해서 하는 편이다.





Q. 팀원 모두 졸업작품을 만들 때부터 함께한 사이인가.

아니다. 졸업작품을 할 때는 5명이서 했는데 중간에 취업한다든가 해서 빠지기도 했다. 이후 법인을 설립하고 새로 추가되고 하면서 지금의 팀이 구축됐다.


Q. 사명이 독특한 것 같다. 맷돌게임즈. 무슨 의미인가.

사실 졸업작품 팀명이었는데 몸을 갈아서 뭔가 만든다는 표현을 하지 않나. 그만큼 공을 들이겠다는 의미로 지은 팀명인데 법인을 설립하면서도 여전히 그렇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대로 쓰게 됐다.


Q. 졸업작품을 만들다가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했는데 그럼 개발은 언제부터 한 건가.

기획 자체는 2019년 8월 즈음부터 했는데 팀원을 모집하다보니 본격적으로 개발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본격적인 개발은 2020년 초 팀원을 모으면서 시작했고 5~6월쯤 프로토타입을 완성하게 됐다. 아마 2020년 BIC 행사 자료를 찾아보면 당시 게임물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2년이 더 지나서 그때랑 비교하면 큰 틀은 비슷하지만, 전체적인 퀄리티부터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원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해서 올해 초 얼리액세스로 출시하게 됐다.


Q. 얼리액세스 반응은 어땠나.

사실 반응이랄 것도 없었다. 아무래도 게임이 잘 안 알려졌다 보니 '이런 게임도 있구나' 하는 정도? 일단 알려져야 좋든 싫든 반응이 있을 텐데 좀 아쉬웠다.

아, 그러고 보니 그런 건 있었다. '스컬'과 비슷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사실 그래서 조금은 마음고생도 했다. 처음에 졸업작품을 진행할 때는 '스컬'이란 게임도 몰랐다. 그런데 픽셀 아트에 횡스크롤 액션, 그리고 로그라이트라는 점, 무기 교체 시스템이란 게 '스컬'과 비슷하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웃음).




사실 영향을 받은 게임은 '스컬'이 아니라 '데드셀'이랑 '바인딩 오브 아이작'이다. 개인적으로 둘 다 매우 좋아하는 게임인데 '데드셀'은 액션은 좋지만, 로그라이트 요소가 적지 않나. 그래서 '데드셀' 같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에 '바인딩 오브 아이작'의 요소를 접목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수렴진화라고 해야 할까. '스컬'과 비슷한 모습이 됐다. 원래는 우리도 무기에 따라 외형이 바뀌는 형태였는데, 안 그래도 아기자기한 픽셀 아트 횡스크롤 게임이란 점에서 '스컬'이랑 비슷한데 외형까지 바뀌면 이건 내가 봐도 '스컬'이 떠오를 수밖에 없어서 결국 외형이 바뀌는 건 빼버렸다.

실제로 2020년 BIC에 출품한 버전을 보면 무기마다 외형이 달랐는데 현재는 하나의 캐릭터에 무기만 바꾸는 식으로 바뀌었다. 사실 무기에 따라 외형이 바뀌는 것도 '스컬'이 아니라 록맨X 시리즈에서 따온 건데 좀 아쉬웠다. 아무튼, 중간에 '스컬'에 대해서 알게 된 후에는 의도적으로라도 '스컬'과는 멀어지고자 했다. 그리고 실제로 다르다. 게임 시스템 측면에서 본다면 '스컬'과는 액션 시스템 상에서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Q. 아까 게임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했는데 펀딩으로 마케팅을 할 생각은 없었나.

해봤다. 그런데 놀라울 정도로 관심이 없더라. 펀딩을 마케팅 창구로 활용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알려져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펀딩 자체는 성공했는데, 의도한 만큼 게임을 알리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 있다.


Q. 본격적인 게임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나이트메어: 더 루나틱'은 어떤 스토리인가.

맨 처음 지역을 보면 주인공이랑 똑같은 외형의 시체들이 있는 걸 볼 수 있다. 주인공은 영원히 반복되는 악몽 속에 갇힌 존재로 그 악몽 속에서 계속 죽고 부활하는 걸 반복하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꿈상인이 마침 그 악몽에 같이 갇히게 되는데 꿈상인이 오면서 이 악몽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게 된다.





Q. 플레이타임은 어느 정도인가.

완성한다면 클리어까지 40~60분 정도 걸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Q. 너무 짧은 것 같다.

로그라이트 게임치고는 오히려 길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나이트메어: 더 루나틱'은 액션 게임이어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적의 공격을 피할지 패링할지 무기는 어느 타이밍에 바꿀지 특수공격을 어떻게 연계해야 할 지까지. 그런 걸 고려하면 40~60분은 꽤나 긴 시간으로 그 이상이면 오히려 진이 빠질 수도 있다.




그리고 40~60분이라고 했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게임에 익숙해지고 무기나 토템(장비 아이템)을 거의 다 해금했을 때의 얘기다. 현재 부스에서 체험할 수 있는 빌드는 이런 것들을 다 해금한 상태로 얼리액세스 버전과 이후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플레이어가 꿈의 조각이라는 특수한 재화를 모아서 하나씩 해금해야 한다.

사실 플레이타임을 늘리는 건 쉽다. 그냥 스테이지를 늘리면 된다. 그런데 그렇게 어거지로 늘리면 오히려 재미만 떨어져서 그런 식으로 늘리기보다는 이벤트 스테이지를 넣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재미도 유지하는 게 목표다.


Q. 꿈의 조각이라는 건 흔히 말해서 죽어도 남는 그런 재화인 건가.

맞다. 이걸로 해금한 요소들은 계속 유지된다. 무기랑 토템 말고도 악몽의 흔적이라는 게 있는데 이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아이템으로 축복(버프)과 저주(디버프)가 공존한다. 예를 들자면 적에게 2배 대미지를 입히지만 나도 2배 대미지를 받는 그런 능력치가 붙은 아이템을 떠올리면 쉬울 것 같다. 물론, '나이트메어: 더 루나틱'의 악몽의 흔적은 이런 단순한 형태라기보다는 축복과 저주가 랜덤하게 붙는다. 그래서 운이 좋으면 엄청 좋은 축복과 그리 강하지 않은 저주가 붙을 수도 있다. 반대로 운이 없다면 그저 그런 축복에 엄청 나쁜 저주가 붙을 수도 있다. 이런 해금 요소와 악몽의 흔적을 통해 반복 플레이 시에도 매번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하고 싶다.


Q. 현재 얼마나 완성된 상태인가.

45~50% 정도 완성된 상태다. 3스테이지까지 완성된 상태로 최종적으로는 5스테이지까지 완성하는 게 목표다. 보스는 스테이지마다 하나씩 넣어서 총 5종이 들어갈 예정이며, 여기에 이벤트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보스 3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얼리액세스 버전에서는 3종의 보스와 1종의 이벤트 보스가 추가된 상태다.





Q. 무기나 토템은 현재 몇 개나 있나.

무기는 현재 7개에 토템은 98개 정도 된다. 악몽의 흔적의 경우 축복 7개, 저주 7개가 준비되어 있다.


Q. 아까 '스컬'과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고 했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나이트메어: 더 루나틱'을 '스컬'과 비슷하다고 여기는 이유를 보면 우리가 의도한 대로 전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부스에서 체험한 분들을 뒤에서 유심히 살펴보면 무기를 바꿔가면서 회피 위주로 하시더라. 그런데 이건 우리가 의도한 형태의 플레이 스타일은 아니다.

우리가 의도한 건 무기 교체 -> 패링 -> 특수 공격 -> 무기 교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얽힌 방식이다. 회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호쾌한 공격이 이어지는 걸 목표로 했다고 보면 된다. 하나씩 설명하자면 무기 교체를 하면 특수 공격 게이지가 큰 폭으로 찬다. 일반 공격으로도 차지만, 무기 교체를 해야 많이 찬다. 패링은 단순히 적의 공격을 튕겨낼 뿐 아니라 성공하면 무기 교체 카운터가 평소에는 10초마다 하나씩 차는데 패링을 성공하면 바로 하나가 차오른다.




즉, 우리가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이란 무기 교체를 해서 특수 공격 게이지를 채우고 특수 공격을 한 후 패링을 해서 무기 교체 카운터를 채우고 다시 무기 교체를 해서 특수 공격을 하는 식으로 끊임없이 적을 공격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패링이 어렵고 회피가 편하다 보니 그냥 평타 위주로 공격하다가 회피하는 식이 된 것 같다. 이번에 부스를 내니까 더 명확해진 부분으로 향후 회피 성능은 살짝 낮추고 패링 리스크를 줄이는 식으로 조절할 생각이다.

아, 여기에 더해서 과부하라고 해서 일종의 뽕맛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가 있다. 일종의 파워업 요소인데 쫄들을 상대로는 호쾌한 연출과 강력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보스전에서는 한번 쓰면 끝이어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고민이다.


Q. 총 5스테이지를 만들 거라고 했는데 더 늘릴 계획은 없나.

보스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어서 보스를 활용한 콘텐츠를 넣으면 어떨까 고민 중이다. 보스 러쉬나 하드코어 모드가 대표적이다. 물론, 이 모든 건 정식 출시 후에나 들어갈 요소로 현재는 핵심 시스템과 콘텐츠를 정리한 후에나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Q. 로그라이트에 대한 애정이 강한 것 같은데, 본인이 생각하는 로그라이트의 핵심은 뭐라고 생각하나.

매 플레이마다 어떤 방향으로 성장할지 고르고 성장 최대치에서 느껴지는 뽕맛.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바인딩 오브 아이작'은 정말 잘 만든 것 같다. 매번 다른 무기가 나오는데 최대치까지 성장하면 어떤 무기든 나름의 뽕맛이 어마어마하지 않나.





Q. 록맨X 시리즈와 '바인딩 오브 아이작'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횡스크롤 슈팅 게임도 괜찮았을 것 같다. 횡스크롤 버전 '엔터 더 건전'이라고 해야 할까.

물론, 고민을 안 한 건 아니다. 그런데 탄막 슈팅을 잘 못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게임 방식이 탄막 슈팅보다는 '데드셀'같은 근접 액션 게임이어서 이렇게 만들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 그리고 언제쯤 완성될까.

올해 말, 12월에서 내년 1분기에 정식 출시하는 게 목표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도 일정이란 게 마음처럼 되진 않더라. 그래서 명확히 언제까지 완성하겠다 이렇게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목표는 두 가지다. 일단 당면한 목표는 앞서 언급한 '나이트메어: 더 루나틱'의 플라이 스타일을 우리가 의도한 대로 유저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다듬는 일이다. 두 번째는 좀 원대한 목표인데 게임 개발자로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매출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차기작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많은 관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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