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연료 삼아 만드는 로그라이크, '스탠드얼론'

게임뉴스 | 박광석 기자 | 댓글: 2개 |

올해 플레이엑스포의 인디 오락실 코너에는 여러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자신의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저마다의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그중에서 수려한 비주얼로 존재감을 뽐내는 게임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인디 개발팀 '리퓨엘'에서 개발 중인 신작, '스탠드얼론(STAND-ALONE)'입니다.

스탠드얼론은 두 명의 개발자로 이루어진 인디 개발팀 리퓨엘(LIFUEL)이 팀 이름 그대로, '개발자의 생명력을 연료처럼 태워가며' 만들고 있는 2D 횡스크롤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입니다. 리퓨엘에서 프로그래밍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이도운 대표는 플레이어가 스토리에 몰입하고, 반복 전투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의 로그라이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재미를 담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죠.

최근 리뷰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여러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들을 두루 플레이해봤기에, 자연스레 '새로운 재미를 담은 액션 로그라이크'를 표방하고 있는 스탠드얼론에도 눈이 갔습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새로운 시도는 어떤 것인지, 범람하는 액션 로그라이크의 홍수 속에서 유독 돋보이는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죠. 곧바로 리퓨엘 부스에 마련된 '스탠드얼론' 데모 빌드를 체험해보았습니다.







'스탠드얼론'의 플레이엑스포용 시연 빌드는 약 5분에서 10분 분량의 짧은 콘텐츠로 꾸며졌습니다. 심각한 파손으로 주변에 있던 유기체인 '노동자 양'에 기생하게 되는 AI 로봇의 이야기를 담은 짧은 프롤로그부터, 기본조작을 연습하고, 스킬을 획득하며 '나만의 콤보 조합'을 꾸려볼 수 있는 일반 스테이지 구간, 그리고 이렇게 완성한 스킬 셋으로 강적과 싸워볼 수 있는 '보스전'이 포함됐죠. 조작은 방어와 공격, 점프, 전투 중에 획득한 기술들을 사용하기 위한 스킬 버튼인 ASDF키, 그리고 방향키가 전부입니다.

리퓨엘의 전투에서 눈에 띈 첫 번째 포인트는 적에게 공격당한 뒤 빠른 반격에 성공하면 잃었던 체력이 회복되는 '리게인 시스템'이었습니다. 해당 시스템 덕에 동시에 10마리 이상의 적이 몰려오는 난전 속에서 몰이사냥을 하는 것 같은 호쾌한 전투를 맛보고, 큰 체력 소비 없이 전투를 유연하게 풀어가는 것이 가능했죠.

보통 로그라이크 게임 속 일반 몬스터 페이즈에서는 보스전을 앞두고 체력을 소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격 하나하나에 주의하며 다소 소극적으로 플레이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스탠드얼론에서는 '리게인 시스템' 덕분에 소극적이고 피하기만 하는 전투가 아닌, 끝없이 부딪히고 공격을 이어가는 적극적인 전투가 가능했습니다.



▲ '리게인 시스템'으로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전투가 아닌, 적극적인 전투가 가능해졌다

두 번째 특징은 입맛대로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는 스킬 시스템에 있습니다. 일반 공격 외에도 스테이지 진행 중에 획득할 수 있는 스킬들로 총 네개의 유용한 전투 스킬을 배치할 수 있으며, 각 스킬마다 두 개씩 '특성 코어'를 더해 나만의 스킬 셋을 꾸며볼 수 있는 식이었죠. 공중으로 적을 띄워 올리는 액티브 스킬에 이어 아래로 내려찍는 형태의 스킬을 조합하여 순간적으로 높은 DPS를 뽑아내는 등, 상황에 따라 전략적인 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특징은 '패링'입니다. '스탠드얼론'은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는 횡스크롤 액션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이지만, 보스전 등 특수한 경우에 상대의 패턴을 읽어내 빈틈을 이끌어내는 '패링' 시스템이 도입됐습니다. 보스의 패턴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사용하는 무기의 충전 시간과 스킬 별로 달라지는 패링 타이밍까지 함께 숙지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패링이 성공적으로 들어가면 단순한 경직을 넘어서 모든 콤보를 순간적으로 욱여넣을 수도 있는 '프리 딜' 타이밍이 발생하는 식입니다. 실제로 보스에서 세 차례의 패링에 성공하면 보스의 피를 전부 깎을 수 있을 정도로, 패링의 위력과 여기에서 오는 쾌감이 상당했습니다.



▲ 패링 성공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특수 연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연 버전을 플레이하며 느낀 장점들을 나열했으나, 사실 '스탠드얼론'의 시연빌드가 깔끔하게 완성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행사를 위한 시연 빌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중간중간 게임이 멈추는 등, 미완성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많이 드러났죠. B2C 부스에서 관객들을 맞이하고 게임을 소개해주던 리퓨엘 팀의 유인재 개발자는 "플레이엑스포에 참여하고, 하루빨리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48시간씩 잠도 안 자면서 게임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이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미완성인 상태인 것이 분명하나, 그 안에서도 결코 빛이 바래지 않는 매력 포인트가 있었으니, 바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정교한 도트 비주얼입니다. 보스를 구성하는 도트 하나하나가 마치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NPC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독특한 연출은 '스탠드얼론'의 완성 버전을 기대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리퓨엘의 이도운 대표는 "현재의 스탠드얼론은 완성도가 50%도 채 되지 않는 상태라며, 6월에 스토브를 통해 온라인 데모 형태로 공개할 빌드에서는 더욱 완성도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앞으로 한 달도 남지 않은 촉박한 일정이지만, 팀 이름 그대로 '닉값'을 하기 위해 생명력을 불사르는 열정으로 하루빨리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죠.

2인의 인디 개발자로 구성된 신생 개발사 리퓨엘은 자신들의 게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마케팅은 한 눈에 보자마자 잘 만든 게임인 것 같다고 느끼게 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에 있다고 말합니다. 주말도 평일도 구분할 것 없이 매일 개발에만 매진하며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그들이 만드는 첫 번째 작품인 '스탠드얼론'이 수 많은 액션 로그라이크 게임들 속에서도 유독 빛나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 '스탠드얼론'의 귀여운 도트 그래픽이 완성된 게임에서 어떤 모습으로 빛날 것인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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