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컴 아시아에서 만난 한국의 인디 게임들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게임문화재단,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조직위와 펄어비스는 BIGEM(빅젬) 사업을 통해 국내 우수 인디 게임을 해외에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에 선정된 팀에게는 국내외 전시회 참여 비용 지원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집니다. BIGEM 2기 사업에 선정된 작품 6종은 이번 게임스컴 아시아 2023 현장에 부스를 차리고 글로벌 이용자에게 선보이는 기회를 제공받았습니다.

게임스컴 아시아 2023에 참여한 국내 인디 게임들은 지난 8월, 부산에서 개최한 BIC 2023에서도 어워드 후보 및 수상작에 이름을 올릴 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전시회에서 글로벌 게이머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 또한 더 없이 좋은 기회일 것입니다.

싱가포르 선텍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게임스컴 아시아 2023 현장에서, '글로벌에서도 먹힐까?'하는 걱정과 기대를 안고 게임스컴에 참가한 한국의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전시회에 참가한 소감과 해외 게이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데빌리쉬 리그 (팀 큐티)





팀 큐티가 개발중인 캐주얼 액션 게임 '데빌리쉬 리그'는 이번 게임스컴 아시아에 참가한 국내 인디 게임 중 유일하게 B2B관(비즈니스 전시관)에 부스를 차린 게임이었습니다. 일반 참관객을 위한 B2C관보다 하루 일찍 전시를 시작했고, 그만큼 오가는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에도 좋은 기회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팀 큐티는 글로벌 전시회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국내에서는 쉽게 해외 이용자가 퍼블리셔와 소통하는 기회가 적은데, (이런 기회를)처음 갖게 되어 인디 개발자로서는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부스를 찾은 업계 관계자들은 영어와 한국어 외에 중국어나 일본어 등 다른 언어를 지웠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과 함께,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되면 어디서든 플레이할 수 있을만한 게임이라는 등의 조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현재 스토브인디에서 데모를 플레이할 수 있는 데빌리쉬 리그는 앞으로 오브젝트 파괴시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과, 두 종류의 보스전 등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번에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다양한 언어 또한 갖출 계획입니다.

게임은 내년 상반기 중 스팀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동일한 시기에 스토브 인디에 정식 버전을 런칭할 계획입니다.


◎ 아니두(쓰리콘)





부산의 인디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BIC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은 쓰리콘의 '아니두(A:nidu)'는 귀여운 동물 인형을 조작해 다양한 퍼즐을 풀어 나가는 2인용 협동 게임입니다. 각기 다른 초능력을 가진 인형을 적절히 선택해, 능력에 맞는 퍼즐을 풀어나가는 재미를 전달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Xbox의 스폰서십으로 마련된 B2C 인디 게임 존 한 편에 위치한 아니두 부스는 옆을 지나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웃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스팀 위시리스트에 게임을 추가하면 캐릭터 굿즈를 뽑을 수 있는 럭키 박스 이벤트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한 참관객은 직접 친구를 데려와 럭키박스를 시키는 모습 또한 볼 수 있었죠.

아니두를 개발중인 쓰리콘은 "게임이 도트 그래픽의 레트로 풍이다보니 귀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며, "퍼즐 요소들도 재밌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전에 참여한 BIC와 게임스컴 아시아는 느낌 자체가 다르다는 소감도 덧붙였습니다.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관심을 가지고, 피드백을 남기는 것은 동일하지만, 좀 더 다양한 해외 게이머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합니다.

아니두는 내년 1월, 스팀과 스토브 인디에 동시에 정식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럭키박스 해보라고 친구를 데려온 한 참관객



◎ 편집장(데카트리 게임즈)





최근 스팀 및 스토브 인디 정식 출시를 알린 데카트리 게임즈의 '편집장'은 한 신문사의 편집장이 되어 기사의 제목을 정하고, 사진을 편집해 기사를 발행하는 비주얼 노벨 기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가 작성한 제목과, 편집한 사진에 따라 신문사의 평판은 물론 전체 스토리에 영향을 주는 것이 특징이죠.

데카트리 게임즈는 지난 10월 17일 정식 출시 이후, 해외 이용자들이 게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 이 자리를 빌려 해외 이용자들이 플레이하는 방식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미있게 즐겼다고 하는 참관객도 있고, 텍스트가 길다며 도주에 가버리는 이들도 있고, 또 스토리가 재미있다는 피드백을 남긴 참관객도 존재했다고 합니다.

한편, 국내 업체를 통해 추가한 언어의 번역 퀄리티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도 전했습니다. 글로벌 참관객들이 번역이 잘 되어 있다고 말해 주었으니, 번역 퀄리티에 대한 걱정은 조금 덜어도 좋을 것 같네요.





◎ 피오(별의별)





졸업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모인 팀, 별의별이 개발중인 게임 '피오'는 지형 자체가 탄환으로 작동하는 특이한 시스템을 가진 작품입니다. 몬스터에게 공격을 많이 할수록, 지형이 사라져 패턴 공격을 피할 공간이 줄어드는 셈이죠. 몬스터를 공격하는 것과 지형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게임의 핵심 요소입니다.

별의별 팀은 이번 게임스컴 아시아에 참여해 해외 이용자들의 플레이 성향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익숙한 조작키 세팅이 해외에서는 생소한 면이 있어 앞으로 이러한 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해외 게이머들의 경우 키보드 마우스보다는 컨트롤러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 더 익숙해 보인다는 소감도 전했습니다. 패드를 지원하지 않느냐는 피드백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전한 별의별은 현재 컨트롤러 추가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피드백에 대한 국내 게이머와 해외 게이머의 차이 또한 언급했습니다. 한국 전시회에서는 게임을 즐긴 후 별다른 질문 없이 다른 부스로 향하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해외 게이머들은 앉자마자 질문을 하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게임이다 싶으면 바로 떠나버리는 과감함을 가진 것 같다고 합니다. 이런 과감함이 오히려 이용자들의 정보를 얻는 게 편했다고 솔직한 소감을 밝혔습니다.


◎ 루미네나이트(스피카 소프트)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미제 사건을 수사하는 게임, 루미네나이트는 2024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스피카 소프트는 이번이 처음으로 해외 전시회에서 게임을 선보이는 경험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반응은 국내와 비슷했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죠. 아트에 대한 선호가 굉장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아쉬운 점 또한 있었습니다. 데모의 분량이 1-2시간 가량 되다 보니 많은 참관객들이 체험 도중 이탈해야만 했던 것입니다. 이와 함께 성우의 목소리가 들어가면 좋겠다는 피드백도 받았지만, 비용 문제로 아쉬움만이 남았다고 전합니다.

출시를 앞둔 작품인 만큼 위시리스트 확보가 많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한 스피카 소프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외국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기를 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추리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 일단 안심이 되었다고 합니다.

게임스컴 아시아에 대한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었다면, 부스의 크기가 너무 작았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인디 부스에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것은 좋았지만, 시연용 기기를 한 대밖에 놓을 수 없다보니 시연에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라이트 오디세이(썬 게임즈)





완다와 거상, 다크소울 등의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탑다운 액션 게임 '라이트 오디세이'를 개발중인 썬 게임즈는 팀원 모두가 '붉은 악마' 응원 셔츠를 입고 부스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바로 '오 한국 사람!'이라고 확인할 수 있었죠. 게임은 내년 6월 얼리액세스를 목표로 열심히 개발중입니다.

국내 전시회 이후 빌드를 새로 바꿔 출품하다 보니, 변경된 게임 시스템이 게이머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회를 참여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내부적으로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해외 게이머들도 좋아해 주었고, 이러한 반응을 직접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한편, 썬 게임즈는 게임스컴 아시아의 규모는 생각했던 만큼 붐비지는 않았지만, 세계 각지의 열정이 모이는 곳인 만큼 많은 영감을 얻었고, 또 동기부여도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 해외 전시회의 꽃,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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