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돌고 도는 변화구 같은 로그라이트, 오비탈 불릿

리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3개 |

나선형 계단처럼 착실히 올라가는 로그라이트, 강제 리트하게 만드는 버그가 문제


2021년 4월 얼리액세스로 출시한 '오비탈 불릿'은 360도 로그라이트라는 부제처럼, 말 그대로 원통형 맵을 빙글빙글 돌면서 적을 소탕하는 로그라이트 횡스크롤 슈터다. 배경은 서기 4532년, '드레드 코프'라고 자칭하는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들의 습격으로 인류가 멸망 직전에 놓였다는 설정이다. 그러다 자신의 의식을 사이보그에 옮긴 어느 한 레지스탕스가 각종 무기와 장비를 들고 드레드 코프에게 복수하고자 그들이 점령한 행성들을 탐사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실 이러한 내용보다도, 오비탈 불릿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360도 돌고 돌게 만들어진 맵의 구성이다. 총알도 직선으로 안 나가고 궤도를 따라서 나가는 기묘한 비주얼에 여러 매체에서 얼리액세스 단계에서부터 주목해온 작품이고, 평가도 매우 긍정적으로 무난한 출발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 3월 22일 정식 출시했는데, 반응은 그때만큼 좋지는 않다. 게임 자체가 변해서가 아니라, 얼리액세스 때부터 고질적이었던 버그가 아직도 있기 때문이었다. 일단은 그걸 뒤로 빼둔 상태에서, 나머지 다른 파트가 어느 정도 완성도일지 한 번 훑어보았다.



게임명: 오비탈 불릿(Orbital Bullet)
장르명: 로그라이트 횡스크롤 슈팅 액션
출시일: 2022. 3. 15.
개발사: 스모크스탭
서비스: 어셈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PC



직사화기가 아닌, 궤도를 따라 포격하고 포탄을 피하는 색다른 슈팅의 재미




로그라이크, 그리고 이를 완화한 로그라이트라는 장르가 원체 고인물 장르인 만큼 척 보고는 조금 김이 샜을지 모르겠다. 그간 선발주자들의 성공으로 이제 인디씬에서 도트 그래픽에 슈터 or RPG 액션을 더하고 로그라이크로 마무리하면 어지간해서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선입견이 씌워졌으니 말이다. 물론 가용 애셋 제작에 애를 먹고 있는 인디팀 입장에서 최소한의 리소스를 투입해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모범답안 중 하나인 건 분명하다. 한 번 클리어하기도 어렵고, 무작위로 나오는 패턴이면 암기도 어려우니 컨트롤이 손에 익을 때까지 플레이타임이 늘어나지 않겠나.

그런 요소에 집중한 나머지, 되려 자신만의 개성을 내세우지 못하고 고만고만한 작품도 많았다. 그래서 오죽하면 이제는 '로그라이크', '로그라이트'하면 옛날과 달리 한 발짝 떨어져서 보기 마련이다. 겉이 조금 달라도, 안으로 파고 들면 고만고만해보이는 게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오비탈 불릿'은 첫 인상으로 보면 그런 시선으로 보게 될 만한 여지가 꽤 있었다. 겉으로 보면 그냥 평범한 로그라이크 횡스크롤 슈팅 액션인데, 그걸 그냥 원형으로 내버린 것이니까.

그러나 이들이 '오비탈', 궤도와 연관지은 거창한 이름을 지은 건 그냥 멋이 아니었다. 진로만 원형으로 바꾼 건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그런 작은 변화가 나비효과마냥 꽤나 게임플레이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일반 횡스크롤 슈팅은 크게 적을 무조건 소탕하고 지나가거나 혹은 그냥 앞으로만 나아가도 되는 유형이 있는데, 오비탈 불릿은 그 중 전자다. 어떤 상황도 예외가 없이 그렇게 진행되니, 일반적인 횡스크롤 게임 중 그런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와 비교해서 봐야 한다.



▲ 거 탄도가 변화구도 아니고 왜 이렇게 휘는 거요 맞추기 & 피하기 어렵게

일반적인 횡스크롤 슈팅은 그렇게 앞뒤가 막혀있는 구간에서는 공간 활용에 크게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2D 스타일은 벨트스크롤이면 전후좌우 앞뒤가 어느 정도 개방된 형태라 조금은 낫지만, 횡스크롤에서는 위아래 앞뒤 중 한 축이 제약이 걸려서 운신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화면의 크기와 관련 없이 캐릭터의 이동 제한 및 그에 따른 오브젝트 배치 제약 같은 레벨 디자인적인 한계다.

이를 직선이 아닌 원, 정확히는 '원통형'으로 바꾸면서 폭이 한 층 늘어났다. 한 번에 한정된 공간밖에 못 담는 건 동일하지만, 이를 돌고 돌리면서 좀 더 다양한 구간을 보여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돌고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오는 원의 특성을 활용, 빠르게 앞으로 주파해 적의 뒤통수를 치는 기발한 전투도 이어졌다.



▲ 벽에 막혀 못 올라갈 거 같으면 뒤로 돌아가면 그만이지



▲ 굳이 안 뛰어도 돌고 돌다보면 백스탭 바로 가능

한편으로는 적이 직선 경로상에 있지 않고 원통의 지름을 따라서 배치되어있기 때문에 사거리나 적의 위치, 중간에 있는 오브젝트 같은 걸 가늠하기가 쉽지 않았다. 눈앞에 있는 적이라면 바로 보고서 치면 될 텐데, 원통형으로 마련된 공간에 그 외곽을 따라 휘어지는 사격을 하는 구도는 그간 플레이한 게임과는 상당히 다른 경험이라 익숙해지지 않다고 할까. 마치 원티드에서 나오는 휘어지는 탄환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뇌리에 강하게 남듯이 말이다.

더군다나 그런 공격은 플레이어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적의 공격도 일부는 마치 변화구마냥 궤도를 타고 휘어서 들어온다. 적의 공격이 보이면 어쨌든 피하기라도 할 텐데, 보이지도 않은 각도에서 갑작스레 눈앞으로 훅 들어오는 공격이 상당히 많다. 뿐만 아니라 굳이 '원통형'이라고 한 이유는, 플레이어와 달리 적은 꽤나 입체적으로 공격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플레이어가 있는 원통 말고 바깥 혹은 안쪽에 있는 원통에 있는 적도 플레이어쪽으로 직사 혹은 곡사를 마음대로 때려버리고, 그 사이사이에 저 반대편에 있던 적도 궤도를 타고서 공격을 이어온다.

그래서 마치 변화구를 처음 봤을 때 느낌처럼 어안이 벙벙해지거나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몇몇 무기는 중력이 적용되서 탄두가 일직선이 아니라 중간에 아래로 떨어지거나 휘어지기 때문에 탄의 궤도가 손에 익지 않으면 좀처럼 맞추기 쉽지 않다. 반동도 있고, 무기가 기본적으로 연사가 좋지 않다보니 한 발 한 발 못 맞췄을 때의 딜로스도 꽤 있는 편이다.



▲ 유충을 주렁주렁 단 적에겐 직선이 아닌 입체적 구성을 십분 살린 전략적 움직임이 즉효약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보통 횡스크롤 게임은 적과 충돌하면 체력이 깎이지만, 오비탈 불릿은 적이 공격하지 않으면 충돌 판정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2단 점프는 기본에 회피도 생각보다 자유자재로 기동 가능하고 마치 마리오처럼 적을 위에서 밟아서 공격할 수도 있으니, 어떻게든 반응만 하면 피하고 반격할 각은 나온다. 아울러 적뿐만 아니라 유저 입장에서도 궤도를 따라 휘는 탄도, 혹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탄도를 활용해서 적이 반응하지 못하는 각도를 잡아 타격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런 요소들이 조합되면서 오비탈 불릿만의 쏘고 달리고 구르고 밟는 런앤건 스타일이 완성됐다. 단순히 생각해서 직선이 아닌 원통형 구조로 변주한 것처럼 보이지만, 플레이할 때 체감은 그보다 훨씬 커서 처음에는 마치 마구에 홀린 것마냥 스트라이크 당하기 일쑤다. 그렇지만 점차 눈에 익으면 이를 역이용하는 방식이 몸으로 체화되면서 특유의 플레이 리듬이 느껴진다.



반복플레이를 강제하는 구성과 의지를 꺾어버리는 버그



▲ 낯선...아니 낯익은 천장이다. 아마 컨트롤이 손에 안 익으면 수도 없이 보게 될 장면이다

물론 '로그라이트'라는 장르를 선택한 만큼, 그 반복 플레이를 하면서 느는 건 실력뿐만은 아니다. 원류인 로그라이크는 한 번 죽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랜덤한 과정을 다시 밟아올라가는 무자비한 장르지만, 로그라이트는 이를 좀 더 가볍게 만든 장르 아니던가. 죽어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도 예전에 플레이하던 결과물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되니 이전보다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이 게임은 낯선 스타일을 도입해서 그런지 몰라도 여타 로그라이트에 비해서 상당히 가볍게 덜어낸 구조가 눈에 띈다. 물론 죽으면 처음부터 시작하는 건 동일하고 무기나 크레딧은 없어지지만, 그간 얻은 파편은 손망실 없이 고스란히 남아서 스킬트리를 올릴 때 사용할 수 있다.



▲ 그래도 플레이하면서 모아둔 파편은 고스란히 남아 스킬트리를 영구적으로 올릴 수 있으니 이득?

그렇게 차츰차츰 스킬트리를 올리려고 반복 파밍하는 동안 게임이 손에 익었을 테니, 학습이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한 셈이다. 물론 가면 갈수록 요구하는 파편의 양이 늘기는 하고, 그 양을 한 번에 채우기 위해서는 꽤 높은 단계까지 단숨에 가지 않으면 힘드니 어찌 됐건 빨리빨리 하고 싶으면 실력을 키우는 게 가장 좋은 수단이긴 하다. 더군다나 타이머도 기본적으로 탑재가 되어있으니, 하다보면 저번보다 빠르게 주파하고자 하는 욕구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런 거시적인 설계만 보면 기본기는 차고도 넘치는 게임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조금 어긋난 설계들이 눈에 띈다. 우선 무기 밸런스와 스킬트리 밸런스가 아직도 썩 잘 맞는 느낌은 아니다. 이 게임이 얼리액세스 출시를 한 가장 큰 이유는 밸런스였고, 실제로 얼리액세스 출시 초에는 로켓발사기와 유탄발사기가 너무 OP였다. 여기에 폭발물 관련 스킬트리가 나오는 순간, 어지간하면 '런'식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폭발물에 자가 피해를 주거나 범위, 사거리도 너프하는 등등 여러 가지 패치가 얼리액세스 동안 이어졌었다.

그러나 현재도 거의 폭발물 무기들의 강세고, 단거리용 무기들은 기관단총을 제외하면 일부 상황에서는 거의 쓰기 어려울 정도로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원통형으로 만들어서 맵의 크기를 늘렸다고 하지만, 어쨌든 한정된 공간에서 아둥바둥 싸우는 구조상 머리 위쪽과 발 밑에서도 적이 공격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걸 처리할 수단은 마땅히 없다. 맵이 운 좋게도 발판이 매번 잘 갖춰질 수는 없는데, 점프로 안 닿는 거리에서 공격해오는 적이 운나쁘게 걸리면 그저 도망치기 바쁘다. 도망치다보면 적이 아래로 차츰차츰 내려오니, 공격 범위에 닿을 때까지 도주하다가 순간적으로 뒤돌아서 맹습하지 않고서는 처리가 힘들다.



▲ 패치는 됐지만 유탄 발사기 한 방이면 초반은 어지간해서는 프리 패스다



▲ 그런데 저 위치는 이단 점프해도 안 닿는데 공격할 수단이 없다. 그냥 계속 튀는 수밖에

이게 적이 한둘이면 그렇게 처리하겠지만, 로그라이트가 어디 적이 한둘 덤벼드는 장르던가. 그걸 피해서 구르고 점프하고 쏘는 재미가 처음 몇 번은 있지만 몇 번이고 반복되면 불쾌해진다. 로그라이트가 불편함을 감수하는 장르는 맞지만,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불편함까지는 감수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그걸 랜덤하게 마주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면 모르지만, 지역 내에 출몰하는 몹 종류는 바뀌지 않으니 무조건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되어있다.

심지어 초반에 퍽도 없고 스킬트리도 못 올렸을 때는 탄이 부족해서 막막해서 처음 시작할 땐 더욱 답답하다. 그나마 점프해서 적을 밟을 수 있으니 처음엔 탄을 아끼고 요령껏 밟아주는 테크닉도 있으니 다행이지만, 생각보다 버그가 많아서 적이 처리가 안 되고 계속 무간지옥마냥 그 구간에 남아있는 때도 있어서 난감하기 짝이 없다.



▲ 탄이 없으면 밟으면 된...크흡, 손이 미끄러졌군

이런 양상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자신에게 맞는 클래스를 고른 뒤 좀 더 빨리 적을 해치워보려고 하지만, 초반에는 겉모습 외에 거의 차이가 없어서 실망스러울 것이다. 몇 번 트라이하면서 얻은 포인트로 클래스 스킬을 올려야만 유의미한 차이가 나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몇 번 죽어서 스킬트리를 올리지 않고서는 해금이 안 되는 콘텐츠도 있으니, 초반부터 다회차 플레이를 다분히 강조하는 눈치다. 물론 다수의 로그라이크, 로그라이트 게임이 반복 플레이를 권장하기는 하지만, 이런 요소들이 처음부터 눈에 띄지는 않아서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체화되는 구조다.



▲ 클래스가 4종이 있긴 하지만



▲ 어차피 게임 중 스킬트리는 공용 스킬트리 중 랜덤으로 나오는 걸 쓰게 된다



▲ 그래서 초반엔 개성이 잘 안 느껴지고, 좀 짬이 쌓이고 스탯을 올리면서부터 특색이 살아난다

그러나 오비탈 불릿은 극초반부터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당장 다가올 벽이나 해야할 것들이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오는 느낌이다. 크레딧과 상점의 밸런스도 썩 잘 맞는 편은 아니라서 흔히 말하는 '딱총'으로 계속 버티면서 크레딧을 악착 같이 모아서 중후반을 가야지만 뭔가 쓸만한 걸 구할 수 있는 구도라 초반에는 거의 의미가 없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초보를 낚기 위한 함정 수준이다.

더군다나 가면 갈수록 레벨 디자인이 아니라 전혀 다른 영역에서 유저의 실수를 유발하는 함정들이 깔려있다. 안 그래도 어두운데 일부러 적을 마치 상어의 배색마냥 위쪽은 배경색에 가깝게, 아래는 플랫폼색과 비슷하게 채색해서 어지간히 집중하지 않고서는 눈에 안 띄는 일도 많다. 거기에 투사체, 빔 같은 것도 배경의 색조와 비슷한 걸로 깔아버리면 다른 의미로 눈이 아프다.



▲ 안 그래도 반대편에서는 잘 안 보이는데 거기다 보호색까지 깔아둘 줄이야



▲ 심지어 시야도 좁은데 그 중에 그랩류까지 있을 줄이야...탄도 잘 안 주는데 제압사격을 해야 하나



▲ 나중 가면 좀 덜하긴 해도, 그래도 플랫폼 색과 적의 색이 유사한 기조는 여전하다

과도하게 반짝이거나 깜빡이는 건 없고 강렬한 색상 빛이 없으니 광과민성 반응이나 눈부셔서 그런 게 아니다. 집중해서 화면을 보지 않으면 뭐가 날아오는지 물리적으로 안 보이니, 조건반사가 어지간히 빨라지지 않고서야 눈에 어지간히 힘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맵을 헤쳐나오는 건 힘든데 정작 보스전은 또 패턴이 그렇게까지 맵지도 않으니, 사람에 따라 다소 허무할 수도 있겠다.










오비탈 불릿의 최근 스팀 평가는 '복합적'이다. 이미 얼리액세스 단계 때부터 독특한 게임플레이 방식을 선보이며 눈에 띈 작품이고, 정식 출시한 지금도 그건 변함이 없다. 오히려 밸런스를 몇 번 고치면서 다소 허망하게 쭉쭉 밀고 가는 현상은 줄였다. 하나하나 기틀을 마련하면서 플레이하거나, 혹은 컨트롤과 감을 믿고 런을 하는 플레이 모두 가능하게끔 설계를 완성했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던 버그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긴 해도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앞서 말했듯, 적이 안 죽는 버그는 그냥 그걸로 끝나지 않는다. 적을 소탕하지 않고선 앞으로 못 나가니 결국 버그가 발생한 순간 강제로 처음부터 리트라이를 해야 한다. 파편 같은 건 온전히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죽어서 리트라이하는 것과 버그 때문에 강제로 처음부터 하는 건 느낌이 다르다. 소위 끗발이 좋은 때에 버그가 걸리면? 사람에 따라 패드를 바로 던져버리고 싶지 않을까.

더군다나 처음부터 다회차 플레이로 하나하나 다 해금해야 한다는 걸 미리 보여주고 있으니, 버그를 만일 한 번 겪고 나서는 의욕이 꺾이기 쉽다. 원래 의도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여러 차례 죽으며 플레이할 초보들을 배려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겠지만, 버그가 잡히지 않아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얼리액세스 단계에도 비슷했지만, 얼리액세스는 이런 걸 잡는 과정이니 유저들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그러나 정식 출시 때도 버그가 빈도는 줄었다고 쳐도 여전히 남아있으니, 좋은 소리를 듣긴 어렵지 않나.



▲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부정적인 평가의 대다수는 버그 때문이다

어떻게든 여러 차례 리트라이하게끔 설계하는 게 로그라이트의 기본이라지만 종종 치졸하다고 느껴질 정도인 것도 한몫 거들었다. 어려운 패턴을 깔아두기보다는 일괄적으로 눈에 안 띄게 색을 칠하는 식이니, 잘 짜인 디자인보다는 억지로 맞게끔 강짜를 부리는 느낌이 든다. 또 스킬 트리를 꽤 올리지 않고서는 쓸만한 템이 거의 드랍되지 않게 해서 강제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게 만들고 상점 가격과 크레딧 수급량이 맞지 않아 어느 정도 게임이 익숙해지지 않고서는 쓰기가 힘들다.



▲ 이 단계에서 200 벌려면 중간에 하나도 안 쓰고 꾸역꾸역 모아야 하는데...초보는 언감생심이다

원래가 불편함을 기본으로 깔고 가는 장르고, 그 불편함을 계속 반복 플레이하면서 극복해나가는 맛이 있는 장르라지만 의도치 않은 문제가 섞이면서 당초 계획과는 엇나간 눈치다. 그나마 어느 한 레벨 안에서는 자유롭게 이동이라도 가능하고 크레딧 관련 퍽도 있으니 상점 문제는 가면 갈수록 해결은 된다지만, 나머지는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평이 갈릴 요소다.

만약 버그 문제를 최대한 고치고 정식 출시를 했다면, 2만 원이 안 되는 정가로 기본기와 특색 모두 갖춘 로그라이트를 즐길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추천할 가치가 있었다. 거기다 할인까지 하니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렇진 못한 상황이다. 아직까지 운이 좋게 버그는 거의 안 겪고 플레이했지만, 버그가 있다는 평가가 많고 또 실제로 그 버그를 체험해보기도 했으니 그 심각성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충분히 값어치는 하고도 남는 타이틀이지만, 좀 더 무르익고 안정화됐을 때 접하는 것이 좀 더 마음 편하지 않을까 싶다.
  • 묘하게 휘는 탄도로 살린 슈팅의 재미
  • 돌고 도는 맵 위의 기발한 플레이
  • 초보도 고려한 초기화와 성장 균형
  • 밟고 뛰고 쏘고 돌아가는 빠른 속도감
  • 강제 리트밖에 답이 없는 버그
  • 반복 플레이 없으면 무의미한 클래스 특성
  • 눈속임식 그래픽으로 억지로 높인 난도
  • 대처법이 거의 없는 패턴의 잦은 빈도

리뷰 플랫폼: PC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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