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게이밍 기어 제조사 '스틸시리즈(Steelseries)'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스틸시리즈의 제품들을 보고 있자면 남다른 고집이 느껴진다. 유저들의 취향을 고려해 각양 각색의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들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는 타 제조사들과는 달리 스틸시리즈의 제품들은 전부 비슷하게 생겼다. 눈으로만 봐서는 어떤 게 고급형이고 엔트리급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게이밍 헤드셋 라인업이 유독 그렇다. 과거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게이밍 헤드셋의 완전체라 불리던 '시베리아(Siberia)' 시리즈는 동일한 디자인을 수년간 고수했지만 뛰어난 성능과 질리지 않는 현대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은 제품이다.
시베리아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아크티스(Arctis)'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아크티스 역시 시베리아처럼 출시 때부터 지금까지 동일한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지만 스틸시리즈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과 검증된 성능 덕분에 오랜 시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틸시리즈가 처음으로 아크티스 시리즈를 선보인 게 2016년이니 무려 5년 동안 디자인에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지금부터 살펴볼 스틸시리즈의 신제품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9 무선(Steelseries Arctis 9 wireless)' 역시 외형만 보고는 기존 아크티스 시리즈와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 굳이 찾아보자면 이어 컵 테두리의 RGB LED가 사라졌다는 것 정도.
하지만 스틸시리즈의 신제품들은 항상 발전된 성능과 기능들을 제공해왔다. 이번 아크티스 9 무선 역시 꽤 기대하고 있던 제품이라 게임 및 음악 감상 등 다양한 용도로 일주일간 사용해봤다.
■ 제품 사양 및 외관
제품 제원
제품명 :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9 무선
유닛 크기: 40mm 네오디뮴 드라이버
헤드셋 최저 주파수 응답 및 최대 주파수 응답 : 20 - 20,000Hz
마이크: 양방향 디자인 ClearCast 마이크 (수납가능)
연결 형태 : 무선 & 블루투스
사용 시간 : 최대 20시간
호환 기기 : PC / MAC / PS / Mobile / 닌텐도 스위치 / VR
가격 : 269,000원(작성일 기준)
스틸시리즈 아크티스는 일반적인 게이밍 헤드셋과 다르게 아주 심플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헤드폰도 패션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패셔니스타가 아니라면 일상 속에서도 무난하게 사용이 가능한 디자인. 지금처럼 아주 더운 날만 아니라면 야외에서 사용하기에도 부담이 없다.
■ 여름에도 쾌적한 이어패드
아크티스 9 무선에는 에어위브 소재의 이어패드가 적용됐다. 운동복에서 영감을 받은 에어위브 패브릭 소재 이어패드는 열과 습기를 흡수해 보다 쾌적한 착용감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패브릭 소재 이어패드와 달리 더 까끌까끌한 느낌의 소재이며, 가죽이나 패브릭보다 훨씬 시원한 착용감을 제공했다. 비유를 하자면 모시옷을 입은 느낌이라고 하면 딱 맞겠다.
■ 고성능 클리어캐스트(ClearCast) 마이크
아크티스 9 무선은 음성 채팅 프로그램인 디스코드(Discord) 인증을 받은 마이크가 탑재됐다. 헤드셋 마이크는 대체적으로 파열음이 생기거나 웅웅거리는 소리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양방 디자인이 적용된 아크티스 9 무선의 클리어캐스트 마이크는 선명하고 깔끔한 음성을 제공했다.
■ 게임에 특화된 현장감 넘치는 사운드
아크티스 9 무선은 게이밍 헤드셋답게 발소리와 같은 미세한 소리도 선명하게 들려줬다. 입체 음향 기술인 'DTS 헤드폰:X 2.0'이 탑재돼 방향성과 공간감 모두 일품이다. 게이밍 성능만 놓고 보면 두말할 것 없는 최고 성능의 제품이다.
전체적인 사운드 밸런스는 음악 감상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꽝꽝 때려주는 강력한 우퍼 성능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는 다소 부족할 수 있겠으나 고음부로 갈수록 선명한 소리를 들려줬고, 보컬에 묻힐법한 작은 악기 소리도 선명하게 들려줬다.
■ 게임 소리와 음성채팅 소리의 밸런스 조절을 손쉽게!
아크티스 9 무선을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기능이다. 헤드셋을 연결하면 Game과 Chat 두 개의 장치가 활성화되는데 기본 장치는 Game으로 설정하고 디스코드 오디오 장치 설정은 Chat으로 설정하면 된다.
헤드셋 좌측 후면에 위치한 챗믹스 컨트롤 다이얼을 조절하면 두 장치의 볼륨이 반대로 조절되는 구조인데, 다이얼을 위로 돌리면 게임 소리는 커지고 디스코드 소리는 작아진다. 아래로 돌리면 당연히 그 반대다.
타 헤드셋의 경우 게임과 음성 채팅 소리의 밸런스를 맞추려면 게임 소리 줄이고, 디스코드 소리 올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랑 할 때는 디스코드 소리를 다시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많았는데 아크티스 9 무선은 다이얼 하나로 간편하게 사운드 밸런스 조절이 가능했다.
■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만능 헤드셋
아크티스 9 무선은 게이밍 헤드셋이지만 일상 속에서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2.4Ghz의 일반적인 무선 연결은 물론이고, 블루투스 4.1 연결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에 연결해서 음악 감상 및 영상 시청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심플한 디자인 덕분에 일상 속에서 사용하기에도 좋고, 에어위브 소재의 이어패드 덕분에 아주 더운 날이 아니라면 야외에서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집에서 게이밍 용도로만 사용한다면 뭐 말이 필요할까 싶다.
다만 아크티스 게이밍 헤드셋의 시그니처인 스키 고글식의 헤드 밴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헤드셋의 프레임 자체를 조절하는 것이 아닌 헤드 밴드의 장력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보니 타제품 대비 조절 범위가 좁을 수밖에 없다. 전투모 56호를 착용했던 기자는 밴드를 약간 줄여서 사용했으니 참고하자.
게이밍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만능 헤드셋, 다양한 기기에서 사용이 가능하며 깔끔하고 질리지 않는 무선 헤드셋을 찾는 유저라면 스틸시리즈 아크티스 9 무선을 주목해보자. 이 헤드셋이 당신의 두상을 허락한다면 모든 면에서 높은 만족감을 제공할 것이다.
Kobee@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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