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인터 월드를 적용하기엔 유저가 너무 많다

게임뉴스 | 이동연 기자 | 댓글: 41개 |


▲ 유저로 꽉찬 신규 월드 던전 아틀란티스 입장 장면 - 출처 : 유튜브 리니지M 돔이

"오픈 초창기에 겪었던 기차놀이를 지금 다시 체감하고 있다. 인터 월드 때문에 사냥할 맛이 나지 않는다."

지난 17일 리니지M에 두 월드가 한 곳에서 만나는 '인터 월드' 업데이트가 적용됐다. 월드 사냥터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원들이 한꺼번에 유입됐고 당연히 유저들의 숫자에 비례하여 사냥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몬스터는 리스폰 되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졌고, 근거리 클래스는 매너 모드를 끄지 않으면 아예 몬스터를 공격해 볼 기회조차 잡기 어렵게 됐다.



▲ 비교적 사람이 없는 새벽 시간인데도 잊혀진 섬 서쪽 해안가에 사람이 붐비고 있다

"중립은 기차놀이라도 하는데 라인은 아예 통제 사냥터에서 사냥을 못한다. 서로 썰자(PK) 때문에 사냥할 수가 없다"

폭젠(집중 리스폰 지역)을 통제하고 있는 라인 유저들은 상황이 반대가 됐다. 폭젠 구역에는 아예 사람 없이 몬스터만 넘쳐났다. 두 개의 월드가 하나의 사냥터를 두고 경쟁하게 되면서 각 월드를 점령하고 있던 양 라인이 충돌했다. 서로 사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썰자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썰자를 버틸 수 있는 소수의 유저를 제외한 중간~상위급 라인 유저들은 월드에서 사냥을 포기하고 서버 사냥터로 돌아갔다.



▲ 통제 구역은 서로의 썰자 때문에 아예 비어있는 상태다

"막피(무차별 PK)가 2배가 됐다. 인터 월드는 막피 빼고 아무도 반기지 않는다. 이 현상이 계속되면 그냥 접으려고 한다"

막피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반길만한 일일 수도 있다. 공격할 수 있는 유저들이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니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일반 중립 성향의 유저들은 사냥터에서는 사람에 치이고 막피에게 공격 당하면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배로 늘어난 셈이다.

업데이트 이후 현재 게시판에 올라오는 리니지M 유저들의 의견들을 살펴보면, 월드 사냥터가 모두 인터 월드로 전환된 것이 시기 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면서 유저 수가 일부 감소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현재 리니지M 유저들의 전반적 스펙은 상향 평준화된 상태라서 월드 사냥터는 항상 사람들로 붐비는 상태였다. 인터 월드로 전부 통합되기에는 기존에도 이미 사냥터에 유저가 너무 많았다는 뜻이다.



▲ 인터 월드에 대한 커뮤니티 반응은 대부분이 부정적이다

이번에 리뉴얼된 공성전과 신규 월드 던전인 아틀란티스, 무너지는 섬과 티칼 사원, 테베라스 사막 정도 등 일부만 인터 월드로 전환되고, 나머지 인기 사냥터인 잊혀진 섬, 오만과 신념의 탑, 에스카로스가 기존 월드화를 유지했다면 많은 유저들은 이번 패치를 반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인터 월드를 반기는 유저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20년 2월 진행된 오만의 탑 월드화라는 전례가 있다 보니 당시와 별다를 바 없다는 의견도 일부 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당시에는 유저들의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지 않아 매 층마다 사람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던 시기였고, 저층 같은 경우에는 서버 사냥터와도 경험치 차이가 지금처럼 크지 않았던 시기였다. 더불어 오만의 탑 월드화가 진행되면서 경험치와 보상 상향도 같이 진행되며 일부의 불만마저 미연에 방지했다.

이번 인터 월드화는 갑자기 사람이 두 배로 많아지면서 어떤 형태로든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험치와 보상 상향, 몬스터 리스폰 증가 등의 조치가 따라오지 않았다. 기존의 월드화 보상을 기억하는 유저들이라면 더욱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 일이다.



▲ 오만의 탑 월드화 때에는 보상 및 경험치 상향 조치도 같이 진행됐다

모든 사냥터의 인터 월드화는 중립 유저들을 강제로 아래 등급의 사냥터로 밀어 넣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으며, 라인 유저들은 극심한 썰자를 피해 월드 대신 서버 사냥터에서 사냥을 하는 경우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결국 당분간 대부분의 인기 사냥터는 분쟁이 발생하거나 통제가 심해질 수 있는 부작용을 예상할 수 있다.

사람들이 과금을 하는 이유는 전투를 위한 것도 있지만, 단순히 캐릭터가 강해지거나 좋은 장비를 얻고 그로 인해 더 좋은 사냥터에서 사냥을 이어나가는 성장의 재미도 크다. 충분한 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올라가지 못하고 계속 아래 등급의 사냥터에서 머물러야 하면, 성장이 느려지면서 과금의 필요성이 사라지게 되고 성장 속도나 기대감이 줄어드니 흥미를 잃게 된다. 좁아진 사냥터로 인해 순차적으로 유저들이 원하지 않는 사냥터로 떠밀려나는, 일종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업데이트가 된 이후 게시판이나 게임 내의 채팅을 살펴봐도 많은 유저들은 이번 인터 월드를 반기지 않고 있으며, 월드 사냥터로의 원상 복구를 원하는 유저들이 대부분이다. 현재 상황에서 인터 월드는 공성전과 1주일에 1시간 정도만 열리는 아틀란티스, 무너지는 섬, 티칼 사원, 테베라스 사막 정도만 도입하면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전례도 있는 만큼 만약 이대로 인터 월드를 유지하고 싶다면 몬스터 리스폰 속도 증가 및 보상 상향 등. 유저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소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는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