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계속되는 LoL 패스, 숙제와 콘텐츠 그 어딘가

게임뉴스 | 양동학 기자 | 댓글: 34개 |




리그 오브 레전드는 기본적으로 무료 플레이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게임 안에서 사용되는 재화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챔피언을 구매해 플레이 방식을 확장할 수 있죠. 물론 현금으로 RP를 구매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챔피언이나 스킨, 룬 페이지 같은 장식-편의성 기능을 구매할 수 있을 뿐, 인게임 경쟁에서 사용되는 아이템, 룬 등의 성능을 바꾸진 않습니다.

이렇듯 게임내 핵심 경쟁 요소는 현금 구매와 무관한 만큼,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는 플레이어 중에서는 전혀 과금을 하지 않거나, 소액 과금만 하는 유저의 비중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상당수 유저들이 과금 없이 모든 챔피언을 구매한 수준에 이르기도 했습니다.

인게임 경쟁 요소에서 공평함을 유지하고 있는만큼, 리그 오브 레전드의 핵심 수익 요소는 주로 '스킨'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스킨은 챔피언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되, 모델링이나 스킬-사운드 이펙트에 변화를 주는 일종의 장식 요소로, 같은 챔피언을 사용하더라도 색다른 사용감을 제공하여 유저들에게 무리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죠.




▲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스킨은 매출 뿐만 아니라, 이벤트의 중심에 서기도 한다.



또한 최근에는 위와 같은 단순 스킨 판매 이외에도 '패스 이벤트'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패스 이벤트는 이벤트 기간 동안 임무를 달성하고, 게임을 플레이하여 패스 진행도, 토큰 등을 획득해 한정 상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는 패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지만, 1650RP 정도로 판매되는 패스를 구입하면 패스 전용 보상과 추가 임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패스 이벤트의 최대 목적은 역시 '신화' 등급의 특수 스킨입니다. '프레스티지 스킨'은 대표적인 패스 보상으로, 처음 K/DA 카이사-아칼리가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는 스킨 시리즈입니다. 통상 구매가 불가능한 높은 희소성과 뛰어난 스킨 퀄리티는 유저들이 게임을 계속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패스 구입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 패스 이벤트의 핵심 보상은 '프레스티지 스킨'과 같은 특수 스킨이다


다만 최근 패스 이벤트가 연이어 개최되면서 이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저들도 늘어났습니다. 처음 패스 이벤트의 신선함과 독특함이 사라지고, 마치 달성해야만 하는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이죠. 이벤트가 진행될 때마다 패스를 구매하는 유저들은 사실상 정액 게임제를 결제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헤비/라이트 유저가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기도 합니다. 게임을 거의 매일 여러번 즐기는 헤비 유저의 경우 패스를 구입하지 않고도 특수 스킨을 구매할 수 있을정도로 이벤트 재화를 쌓을 수 있습니다. 반면 게임 횟수가 적거나 시간을 내기 어려운 라이트 유저의 경우 이벤트 패스를 구매하고도 게임 판수를 채우는데 부담을 느끼곤 합니다. 이벤트에 따라 횟수가 달라지지만 패스 구입을 기준으로 대략 한달 동안 매일 3~4판 정도 게임을 플레이 해야한다고 보며, 한 때 '토큰작'이라는 파밍법이 활용되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소 들쭉날쭉한 스킨 퀄리티도 불만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분명 고급형 타이틀을 달고 제작된 프레스티지 스킨이 오히려 원판 스킨보다 나은게 없다는 평가를 받는 스킨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특유의 백/금 색상과 이펙트가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죠.




▲ 이벤트가 계속되면서 때로는 숙제처럼 느껴지는 패스 시스템


그렇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패스 이벤트가 정말 억지로 클리어 해야만하는 숙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패스 이벤트의 보상인 특수 한정 스킨, 랜덤 박스, 한정 크로마 등은 모두 인게임 밸런스나 성장에 무관한 장식형 아이템으로 패스 이벤트를 플레이하지 않는 유저라도 경쟁에서 뒤쳐지거나, 불이익을 받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게임 횟수가 적은 라이트 유저라도 임무 클리어로 받는 토큰으로 약간의 보상을 획득할 수 있는 보너스 개념이라고 봐야겠죠.

또한 패스 이벤트는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과거 게임 판수를 기준으로 진행되었던 패스 이벤트는 최근에는 플레이 시간에 따라 점수를 획득하도록 변경하거나, 칼바람 나락-이벤트 모드에서도 패스 점수를 획득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이러한 변화 중 하나입니다. 과거 성행했던 '토큰작'과 같은 편법은 막되, 공정한 상황에서 패스 클리어 컷은 다소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죠.

패스의 핵심 보상인 특수 스킨 역시 변화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재의 기사 파이크'는 프레스티지 이외에 처음 공개된 신화 등급 스킨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패스 이벤트에서 끌리는 스킨이 없다면 신화 정수를 구매해 다른 신화 등급 스킨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프레스티지 스킨 역시 '프레스티지 2.0'으로 쇄신하며 기존의 황금빛 원 패턴을 벗어나 원본 스킨과 완전히 다른 일러스트와 다양한 이펙트를 갖게 되었고요.




▲ 일러스트도 완전히 다른 버전을 갖게된 프레스티지 2.0 스킨


패스 이벤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뿐만 아니라 TFT,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며 라이엇 게임즈의 스킨 판매 이외의 대표적인 비지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때로는 숙제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패스 이벤트의 근본은 희소성 높은 장식 요소와 게임을 즐기면 마치 덤처럼 얹어주는 보너스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저들이 더 즐겁게, 더 오랫동안 게임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는 패스 이벤트. 숙제와 콘텐츠 사이의 줄다리기가 앞으로도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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