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다릴 수 있는 원동력

칼럼 | 유준수 기자 | 댓글: 101개 |
7월 4일, 로스트아크에 다시 한번 라이브 방송이 진행됐다. 로아온 썸머의 낮은 만족도에 이어 중국 서비스 관련 이슈가 겹치는 악재에 의해 결국 금강선 CCO가 나선 것이다.

방송 전부터 이번 악재는 회생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단순히 게임 내 문제만으로 국한되었던 이슈가 아니기도 한데다가, 금강선 CCO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당장 변화하기 힘들다는 점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이브 방송이 완벽했다고 보긴 어렵다. 의혹을 완전히 없애지 못했으며, 차후 업데이트에 변화를 준다는 발언도 본질은 결국 기다려 달라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브 방송은 큰 성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후로 여론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 각종 이슈에 대해 금강선 디렉터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 중국 서비스 관련 해명

중국 서비스 관련은 다시 디렉터가 된 금강선 CCO가 라이브 방송을 켠 이후 가장 먼저 이야기할 정도로 뜨거운 감자였던 이슈다. 하나가 아닌 여러 이슈가 섞이면서 중국 서비스로 인해 한국 서비스가 버림받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기 때문이다.

금강선 디렉터는 해당 이슈에 대해 하나씩 해명을 진행했다. 실제로 붉은 달이나 수영복, 소울이터, 십자가 문양의 경우 완벽히 해명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의혹이 남아있는 이슈는 베스칼과 삼족오 문양, 몬스터 변경 3가지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베스칼은 해명되었다고 여기는 모험가가 많다. 라이브 방송 직후에는 색만 변경한 것이 이상하다는 시선도 있었지만, 색 외에도 귀의 위치나 문양 등 디테일한 부분이 상당수 수정되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남은 두 가지다. 삼족오의 경우 약 9년 전에 만들어진 디자인이며, 담당자가 퇴사했기 때문에 현재 해명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며, 사실이라면 해명이 어려운 문제지만 검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아쉽다. 해명이 불가능한 대신 해당 내용의 삭제와 문화재 복원 사업과 역사 보존 사업에 지속적으로 기부하겠다는 약속으로 추구하는 방향성을 밝혔다.

다른 하나는 몬스터 오적용 실수다. 몬스터 오적용만으로 끝나면 모를까, 패치 노트 검수 미스는 뼈아프다. 실수라는 것이 말이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발표한 프로세스대로라면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는 하다. 다만 그러한 실수가 일어날 리 없다고 여기는 모험가도 많다.

이후 관련 이슈에 대한 재발 방지 약속도 진행했다. 이번 이슈가 일어났던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앞으로 모든 곳에서 계속해서 의심받을 것이며, 한 번의 실수라도 더 일어난다면 뼈아픈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만큼 더 철저한 검수가 필요할 것이며, 몬스터 오적용과 같은 실수는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




▲ 금강선 디렉터는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문화재 복원 사업 기부를 약속했다


◆ 필요했던 소통과 미래에 대한 비전

중국 서비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납득한다고 하더라도 여론을 바꿀 수는 없다. 실제로 해당 내용을 방송할 때까지만 해도 여론이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나 임시 디렉터직 복귀를 선언한 이후 실시간 소통을 통해 각종 콘텐츠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미래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생겨났다.

사실 내용 자체는 이전 로아온에서의 발표와 비슷하다. '어떤 것을 업데이트할 것이고, 어떤 것은 변화시킬 것이다.' 와 같은 형태다. 현재는 달라지지 않고 사실상 같은 미래다.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같다. 그러나 그 과정이 크게 달랐다.

모험가들이 왜 최근의 로아온에 분노했을까? 로드맵이 부실했기 때문도 맞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느낌이 들지 않아서다. 점점 내가 원하는 게임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다.

그러나 금강선 디렉터는 실시간 소통을 통해 모험가들의 니즈를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모험가들의 의견을 듣는다는 느낌을 받게 했으며, 업데이트도 단순히 목표만 보여주지 않고 그 이유를 모험가들의 경험에 의거하여 하나씩 설명했다. 즉, 방향성 자체가 공감되며, 기다리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 소통이 있어야만 로스트아크의 방향성을 알 수 있다


◆ 힘들게 얻어낸 시간의 가치

중국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나 실시간 소통. 둘 모두 냉정하게 보면 말뿐이다. 논란도 완벽히 잠재우지 못했고 당장 별다른 결과가 없는 이상 모든 신뢰를 잃어버린 모험가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늦었다. 실제로 라이브 방송을 하기 전에 마음을 돌린 모험가도 많으며, 라이브 방송을 보고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한 모험가도 많다.

그러나 조금이나마 신뢰가 남아있던 모험가들의 발목을 잡는 데에는 성공했다. 단순히 많은 것을 약속해서? 아니다. 설령 가끔은 엇나갈 수 있더라도 결국 모험가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는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불투명했던 미래가 눈앞에 보이게 됐다.

기대감이 있다면 모험가들은 기다릴 수 있다. 설령 잠시 쉬더라도 새로운 업데이트가 나오면 돌아올 수도 있다. 당장 소울이터도 기다릴 수 없었던 모험가들에게 금강선 디렉터는 그 이후까지도 기다릴 수 있는 원동력을 준 것이다.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카멘만 잘 나온다고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금강선 디렉터가 발표한 것처럼 콘텐츠 피로도나 수직 콘텐츠에 대한 변화가 필요할 것이며, 한 번 시행한 정책을 시간이 지나면 변경할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실수를 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모험가들은 현재 이와 같은 상황을 원코인을 얻었다고 평한다. 사실상의 막트다. 한 번이라도 더 실수를 하게 된다면 기존의 실수도 실수로 여길 수 없게 될 것이며, 남아있는 모험가가 크게 줄어들 것은 자명하다.




▲ 시간은 벌었다. 결과로 보여줘야 할 때다


◆ 이제는 내려놓아야 할 금강선이라는 이름

하나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은 결국 금강선 디렉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수한 화술에 더해 과거 금강선 디렉터가 진행했던 로아온과 그에 따른 업데이트에 좋은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진 기대감인 것이다.

금강선 디렉터가 복귀한다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듬으로서 당면의 위기는 해결했으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금강선 디렉터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지다 보니 로스트아크는 곧 금강선 디렉터라는 공식이 생겨난 것이다. 실제로 실무자가 바뀐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금강선 디렉터가 계속 로스트아크를 지휘한다면 문제가 없을 수 있겠지만, 몇 개월간의 임시직이다. 예정대로 5주년인 11월에 총괄 디렉터가 새로 부임하게 된다면 당장 겨울 로아온조차 금강선 디렉터를 볼 수 없게 된다. 금강선 디렉터가 떠난 이후 총괄 디렉터가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로스트아크의 당면한 가장 큰 숙제는 금강선이라는 이름을 지우는 것이다. 디렉터 자리에 금강선이 있지 않더라도 잘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모험가들에게 반드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을 고민하지 않고 해결하지 못한다면 다시금 암흑기가 찾아오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 로스트아크는 금강선 디렉터의 부재를 반드시 대비해 둬야 한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