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4] 퍼즐앤드래곤의 성공비결? 겅호 모리시타 회장 “핵심은 직관성”

게임뉴스 | 오의덕 기자 | 댓글: 28개 |


[▲모리시타 카즈키 겅호 회장]

작년에 이어 올해 2014 GDC에도 겅호의 대표이사이자 회장, 동시에 '퍼즐앤드래곤'의 총괄 프로듀서인 ‘모리시타 카즈키’가 강단에 올랐다. 강연 제목은 ‘'퍼즐앤드래곤' 포스트모템’(P&D Postmortem).

작년 강연이 '퍼즐앤드래곤'의 수익과 사업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아이디어를 처음 구상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던 시점부터 게임 개발을 완료하고 출시, 그리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퍼즐앤드래곤'을 점점 더 개선하기까지의 ‘개발과정’에 더 무게를 뒀다.

“작년 '퍼즐앤드래곤' 강연의 키워드가 ‘운’(Luck)이었다면 올해의 키워드는 ‘직관’(Instinct)입니다. '퍼즐앤드래곤'의 게임 디자인에 있어 ‘직관’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모리시타 카즈키는 2011년 6월 즈음에 '퍼즐앤드래곤'에 대한 최초 아이디어를 내놨다. 자신을 위해 ‘롤플레잉’과 ‘직관적인 액션’을 결합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 당시 일본 모바일 시장은 피쳐폰이 주를 이루고 있었고 스마트폰은 별로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그때 유행하던 게임들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게임의 깊이가 부족하다고 느꼈죠. 저를 비롯한 콘솔 게임을 하면서 자라온 세대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어느 새부터 혁신적인(Innovative), 직관적인(Intuitive), 끌리는(Captivating), 오래 할 수 있는(Sustainable),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는(Encouraging)…’ 이 다섯 가지 요소가 모리시타 카즈키의 머릿속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 당시 야마모토 다이스케('퍼즐앤드래곤' 프로듀서)를 만났는데 제가 몇 가지 아이디어를 이야기하자 즉시 제 의도를 이해하고 구체적인 플레이 형태를 제시해줬습니다. 첫 번째가 롤플레잉과 타워디펜스의 결합, 두 번째가 롤플레잉과 퍼즐의 결합이었죠.”

고민을 거듭하던 모리시타 카즈키는 ‘액션’이라는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타워디펜스보다는 퍼즐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고 즉시 프로토타이핑에 돌입한다. '퍼즐앤드래곤'의 최초 프로토타입은 가로 모드로 구현됐다. 몬스터는 왼쪽에 배치하고 퍼즐은 우측에 배치했다. 몬스터와 전투, 퍼즐을 동시에 한 화면에 담기 위해서는 가로 모드는 당연한 것이라 여겨진 것.







[ ▲손잡이를...]
하지만 모리시타 카즈키가 반대했다. 대부분 사람이 전철에서 한 손으로 전철 손잡이를 잡고 다른 손으로 휴대용 기기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가로 모드’로는 일반적인 대중에 어필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해서, '퍼즐앤드래곤'은 지금과 같은 세로 모드의 상단에는 몬스터와 전투화면을, 하단에는 퍼즐이 배치된 UI를 장착하게 됐고 이 사건이 바로 모리시타가 생각하는 '퍼즐앤드래곤'의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또한, 모리시타 카즈키의 본래 아이디어 중 직관성은 ‘퍼즐 액션’으로, 매혹 요소는 ‘어른과 아이들 모두에게 공감을 얻는 것’으로, 지속성은 ‘수집, 성장, 퓨전, 몰입감’의 개념으로, 플레이 동기부여는 ‘스킬 업과 운 요소’로 구체화 됐다.

'퍼즐앤드래곤'의 최초 타이틀 명은 ‘던전앤퍼즐’이었다. 그러나 모리시타 카즈키가 막연히 ‘드래곤’이라는 이름을 넣고 싶다고 우겨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게 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구체적인 개념들이 잡히자 모리시타 카즈키는 이제 본격적인 게임 기획에 돌입한다. 원래 '퍼즐앤드래곤'은 '주키퍼' 같은 3매치업 게임과 거의 유사한 퍼즐이었다. ‘상하좌우’ 네 방향 중 한쪽으로 한 칸 이동이 가능한 형태. 하지만 모리시타 카즈키는 이 방법에 원래 생각했던 ‘액션’ 요소가 거의 없다고 느끼고, 각 모서리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여덟 방향으로 확장한다.

“옆에서 지켜보던 야마모토 프로듀서가 아예 칸의 제한을 두지 말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떻겠냐고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저는 액션의 쾌적함은 있지만, 너무 게임이 쉬워진다고 반대했죠. 하지만 여기에 시간제한을 추가하니 의외의 콤보는 물론 애초 생각했던 ‘위험’과 ‘보상’이 잘 조화된 액션성이 느껴졌습니다. 1초 단위로 제한시간을 테스트하다가 시작점 기준 4초를 제한 시간으로 두기로 최종결정했습니다.”




전체 퍼즐의 가로 행과 세로 열의 수도 의견이 분분했고 6 X 5, 7 X 6, 8 X 7 등 다양한 버전이 테스트 됐다. 모리시타 카즈키는 테스트 과정에서 야마모토는 ‘부인(Wife) 테스트’, 본인은 ‘자녀(Child) 테스트’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개발자는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물론 그 즉시 강연장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개발이 끝난 후 '퍼즐앤드래곤'이 시장에 출시되자 별다른 마케팅이 없었는데도 상승 곡선을 빠른 속도로 타기 시작했다. 모리시타 카즈키에 의하면 '퍼즐앤드래곤'은 DAU(Daily Activity User)와 MAU(Monthly Active Users)가 상당히 높은 게임이다. 모리시타는 서버점검 등 유저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유료아이템 ‘마법석’을 지급했고 이 방법은 이제 일본 모바일 게임에서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게임 운영은 화톳불과 같습니다. 너무 많은 장작을 넣게 되면 불이 활활 타오르지만, 장작은 금세 떨어져 버립니다. 그러므로 화톳불을 오래 태우기 위해서는, 즉 게임을 오랫동안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장작의 투입률을 (ARPU)을 잘 조정해야 합니다. 마법석도 무조건 지급하는 게 아니라 이런 맥락에서 월 단위 ARPU를 확인한 후 적정한 양을 투입해야 합니다.”

모리시타 카즈키는 유저들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코인이 부족해 레벨업이 더디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주말에 코인을 많이 주는 던전을 업데이트했고 ‘레벨업은 잘 되지만 진화의 재료가 부족하다’는 피드백은 진화 재료의 드랍률이 높은 던전을 목요일에 가동함으로써 해결했다. 하나, 둘씩 유저 피드백을 받으면서 운영을 개선해 나갔고 지금의 ‘요일별 던전’도 이렇게 탄생하게 됐다.




“‘요일별 던전’을 도입함으로써 유저들에게 매일매일 '퍼즐앤드래곤'을 플레이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또한, 막대한 현금으로 유료아이템을 구입, 과도한 속도로 플레이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억제해 콘텐츠의 소비 속도까지 늦추는 효과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 '퍼즐앤드래곤'은 전 세계 13개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지만 겅호의 운영 스타일 그대로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유저 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각국 유저들의 평가에 최대한 집중한다는 것.

요일별 운영과 게임 업데이트, 게임 내 이벤트, 다양한 합작 이벤트, 고객서비스 등 ‘운영과 서비스’를 게임 콘텐츠로 확장하는 겅호의 영리한 운영 정책 덕분에 액티브 유저 수와 함께 유저별 플레이타임도 나날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퍼즐앤드래곤'을 10년, 20년 계속하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일본 유저라면 '퍼즐앤드래곤'에 새로운 게임을 추가하는 ‘퍼즐앤드래곤 W’를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닌텐도 3DS용 타이틀 ‘퍼즐앤드래곤 Z’는 출시 후 1개월 만에 140만 장이 팔려나갔습니다. 만화, 음식, 아케이드 게임, 캐릭터 상품 등 여러 다른 분야에서 '퍼즐앤드래곤'은 자신의 세계를 넓히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리시타 카즈키는 '퍼즐앤드래곤'이 성공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판단을 하며 축적해 온 겅호 전체의 경험을 하나의 ‘강’(River)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같은 팀이 아니라도 특정 팀에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손을 멈추고 해당 팀에 협력해 도움을 주는 겅호 만의 ‘팀 문화’를 언급했다.

“‘강’과 ‘팀’이 함께 어우러져 '퍼즐앤드래곤'의 엄청난 성공을 이뤄낸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게임을 만드는 데는 승부수란 없습니다. 게임 제작은 재미의 본질을 끝까지 추구하고 도전해 나가는 것입니다. 앞으로 겅호의 새로운 프로젝트도 이런 철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개발자는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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