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정의라는 이름의 이면, ‘저지 아이즈: 사신의 유언 리마스터’

리뷰 | 전세윤 기자 | 댓글: 1개 |

모두가 뒤를 돌아볼 때, 탐정은 앞을 보며 수사한다.




▲ 이의있소!

‘탐정’. 의뢰자에 요청에 따라 사건, 사고, 정보 등을 조사하는 민간 조사원. 즉, 뒷조사를 하는 민간인이다. 다만, 탐정은 강제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영장이 필요치 않은 임의수사만 할 수 있다. 특히, ‘탐정’이란 단어의 허가가 최근에 풀린 한국에서는 심부름센터나 흥신소와 같은 개념으로 혼용된 적도 있는 만큼, 탐정이 건들 수 있는 일은 적은 편이다. 보통은 사람 찾는 일을 자주 한다.

다만, 민간인이란 신분임에도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이란 직업은 정말 매력적인 직업이다. 때문에 각종 가상 매체에서 탐정이란 소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잦다. 그중, 제일 유명한 작품을 꼽자면 역시 코난 도일 경이 집필한 소설, ‘셜록 홈스’가 있을 것이고 일본 및 세계에서 인지도를 넓힌 소년 선데이의 만화 ‘명탐정 코난’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도 탐정을 소재로 한 게임이 있다. 무려 ‘용과 같이 버전’으로 나왔는데, ‘저지 아이즈: 사신의 유언’이 그 주인공이다. 용과 같이 제로의 시나리오 작가가 참여하고, 수장, ‘나고시 토시히로’의 퇴짜 맞은 드라마용 각본으로 만들어진 작품이기에 이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다. 근데 하느님이 기회를 주셨는지 얼마 전에 ‘리마스터’되어 출시되었다.



▲ 기무타쿠의 거지 꼴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게임

다들 저지 아이즈의 시점을 ‘기무라 타쿠야’가 출연한 게임으로 잡기도 했다. 당연하다. 기무라 타쿠야는 한국에서도 굉장히 유명한 배우기도 하고, 이전에는 그룹, ‘SMAP’로 활동했던 가수이자 연예인이니깐 말이다. 물론 나는 ‘기무타쿠’를 잘 아는 세대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인기를 실감할 정도로는 알고 있다. 유저 시절, 저지 아이즈 내한 때 그 상황을 직접 보았으니까.

저지 아이즈는 통칭, 완벽한 게임은 아니다. 이걸로 카무로쵸를 처음 접해본다면, 좁지 않은 오픈 월드 맵에 상당한 즐길 거리, 훌륭한 액션과 스토리를 가진 이 작품을 사랑할 수도 있다. 물론 많이 해본 사람들도 충분히 사랑할 만한 작품이나, 또 나온 그 맵, 그 거리를 조금 지겨워할 수도 있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 나왔던 맵이지 않은가. 용과 같이는 본편만 벌써 7편이나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지 아이즈는 용과 같이 시리즈의 팬이나 이 작품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타이틀이다. 허나, 저지 아이즈를 이미 PS4로 즐긴 사람들에게는 비교적 적합하지 않은 타이틀인데 이는 어째서일까? 리뷰로 직접 확인해보자.



게임명: 저지 아이즈: 사신의 유언 (Judgment)
장르명: 액션 어드벤처
출시일 : 2021. 4. 23. (리마스터판)
개발사 : 용과 같이 스튜디오
서비스 : 세가 (국내: 세가퍼블리싱코리아)
플랫폼 : PS5 / XSX|S

관련 링크: '저지 아이즈: 사신의 유언' 오픈크리틱 페이지


편의성은 좋은데, 진동은 조금만 줄여주세요.

용과 같이 시리즈로 경험을 많이 쌓은 ‘용과 같이 스튜디오’의 작품답게 게임을 하는 도중 내내 불편한 감은 없었다. 지도에 메인 스토리의 화살표가 표기되면 그대로 따라가면 되며, 맨 상단 오른쪽에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적혀져 있다. 랜덤 인카운터로 적이 나타나면 경고음이 뜨면서 미니맵에도 친절하게 보여준다. 그 외, 아이템을 지정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등. 여러 시리즈를 거치면서 발전해 온 게임다운 편의성을 보여준다.

용과 같이 6부터 사용된 신 엔진, ‘드래곤 엔진’을 채용했기 때문에 용과 같이 전작과 비교해서 현실성이 대폭 높아졌다. 배치된 오브젝트를 넘어갈 수 없었던 용과 같이 극이나 용과 같이 제로와 다르게 저지 아이즈는 맵에 배치된 각종 장애물들을 넘어갈 수 있다. 물론, 높이가 상당한 벽이라면 넘기 힘들지만, 이 정도면 만족이다. 안전(?)을 위해서인지 차량과 부딪히진 않지만 멈춘 차량을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다.




패드에서 느껴지는 상당히 강한 진동은 게임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요소지만, 시도 때도 없이 계속 울리니 기분이 약간 묘했다. 특히 게임 특성상, 사람들에게 부딪히거나 벽에 부딪히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럴 때마다 진동이 울린다. 자주 있는 일이기에 가끔은 짜증 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이런 불편한 요소 때문에 진동을 끄기엔 하나의 몰입감을 지우는 일이기에 슬프기도 하다.

그리고 게임의 중요한 요소로 진행되는 '미행' 시스템도 생각 외로 불편한 점이 많았다. 첫 번째로 숨을 곳이 마땅히 많지 않다. 그래서 용의자가 뒤돌아볼 때, 멀리 도망쳐야 하거나 하는 경우가 잦다. 두 번째는 카메라 시야에 보이지만 않으면, 거리와 관계없이 카운트다운이 뜨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행 자체의 난이도는 낮은 편이기에 게임 오버되는 경우는 드물다.


언제나 알찬 카무로쵸의 세계

‘용과 같이 시리즈’를 단 한 편이라도 경험한 유저라면 위 소제목을 단박에 이해할 수 있다. 단골 요소로 등장하는 지역이 있다는 것을. 바로 카무로쵸다. 카무로쵸는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를 모티브로 제작되었고 온갖 술집과 파칭코 등이 있는 환락가인 만큼, 카무로쵸도 상당히 혼잡한 모습을 보여준다. 도시의 구현은 높은 수준으로 실제 들어갈 수 있는 건물들의 수도 많다.



▲ 꽤 예전에 출시되었던 '용과 같이 극'의 카무로쵸



▲ 저지아이즈에서는 발전된 그래픽을 보여준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도 재미있는 요소가 잔뜩 들어가 있던 카무로쵸답게 저지 아이즈에서도 다양한 미니 게임을 통한 재미를 맛볼 수가 있다. 원한다면 메인 스토리 라인에서 벗어나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우선 '랜덤 인카운트'를 통해 다양한 양아치들과 야쿠자들이 등장한다. 미니 게임의 요소는 아니지만, 카무로쵸의 맵을 계속 돌다 보면 이러한 일들을 계속 겪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미니 게임들을 접하게 되면 상상 이상의 볼륨에 크게 놀라게 될 것이다. 세가 오락실에서는 '세가의 구세대 게임들'을 온전한 형태로 즐길 수 있고 '버추얼 파이터'를 즐길 수도 있다. '용과 같이 OF THE DEAD'를 변형한 '카무로쵸 오브 더 데드'도 있다. 그뿐만 인가. 비록 용과 같이 시리즈에 비례해 '가라오케 등'의 요소가 삭제되긴 했지만, VR 주사위 게임이라든지, 드론 체이스 등의 훌륭한 미니 게임이 존재한다.



▲ 휑한 머리카락 날아가는 평범한 도시, 카무로쵸



변호사를 버리고 진실을 쫒는 탐정이 된 ‘야가미’




‘무패의 변호사’라는 전설적인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던 주인공, ‘야가미 타카유키’는 자신이 변호해 주었던 자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순식간에 세상의 비난을 받게 된 야가미는 이후, 변호사 자리를 떠나 탐정 사무소를 차리게 된다. 야가미는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 동료이자 전 야쿠자인 ‘카이토’와 함께 탐정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몸을 담고 있던 ‘겐다 법률 사무소’에 가자 어떤 살인 사건을 의뢰받게 된다. 해당 사건을 의뢰받게 된 신타니 변호사를 도와주게 된 야가미는 해당 사건의 용의자가 자신이 알고 있던 야쿠자이자 동성회 마츠가네조의 이인자, ‘하무라 쿄헤이’임을 알게 되고 그를 무죄로 만들기 위해 그리고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사건에 발을 들이밀게 된다.

스토리가 ‘메인’이라고 호평받는 저지 아이즈답게 상당히 치밀하고 복잡한 시나리오를 다루고 있다. 특히 제일 인상 깊었던 점은 스토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1장’을 굉장히 길게 다뤘다. 사건의 시작점이며, 하무라의 무죄를 입증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일부러 길게 잡아놨을 수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플레이 타임이 짧은 다른 챕터들이 부실해 보이는 인상을 남겼다.



▲ 믿음직한 형님, 카이토



▲ 누가봐도 악당, 하무라



▲ 그리고 누가봐도 꼬ㅂ..., 조력자 호시노

그리고 메인 퀘스트로 진행되는 큰 사건의 줄기에서 자꾸 사이드에 위치해 있어야 할 퀘스트들이 들어온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꾸 불필요한 요구들이 들이닥치는 셈이다. 물론 탐정이란 직업의 특성을 생각해 보면 완전히 어색한 부분은 아니나, 흐름이 끊긴다는 점에서는 불호라고 느꼈다. 그래도 플레이어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던 '김원승'이란 NPC의 영 좋지 않은 태도에는 크게 불만이 없었다. 게임 시스템 상, 이해할 만한 대목이다.

다만, 스토리가 풀려가면서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이야기와 숨겨져 있던 비밀들이 파헤치는 과정은 정석적이고 납득이 가도록 풀어진다. 이는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스토리의 기본적인 이해도가 높다면, 흑막이 누구인지. 어떤 자가 '두더지'인지 어림잡아 짐작할 수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사건의 실마리로 인해 범인 유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대충, 스토리의 중간 언저리는 와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점점 가면 갈수록 게임 플레이의 요소는 짧아지고 사람과 대화하며 '컷신'을 보는 장면은 점차 늘어난다. 기자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흥미로운 메인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좋은 요소라고 느꼈으나 일부 플레이어들에 따라선 게임 플레이 요소를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드라마성이 짙고 게임성이 약한 '퀀텀 브레이크'처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 야가미상!



▲ 다음에는 꼭 도와주셔야 합니다. 알겠습니까?



어째서 그들은 '듀얼센스'를 무시했을까?

저지 아이즈 자체는 매우 훌륭한 게임이다. 단점을 충분히 감싸줄 만큼 재미있고 흥분되는 요소를 갖춘 걸작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려먹는 것을 감싸줄 생각은 없다. 물론 타 기종으로도 충분히 출시될 수도 있고 리마스터 되어 출시되는 부분만으로 비난할 생각은 없다. 내가 제일 화난 부분은 따로 있다. 참고로 용과 같이 7도 그랬다.

PS5의 업그레이드 제도는 게임사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PS4 게임에서 PS5로는 무료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 추세였으나, 몇몇 개발사들은 기존의 리마스터 출시 정책을 따랐다. 본인은 리마스터 출시도 좋아하는 편이다. 개발사가 후속작 추진이 잘 안되어 돈이 필요할 수도 있을 테니깐. 그리고 훌륭한 게임이라면 몇 번 사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이미 나는 듀얼센스의 맛을 알아버렸다. 소리를 미세한 진동으로 바꾸어 촉각의 재미를 크게 높여준 ‘햅틱 피드백’과 각종 총기를 쓰는 맛을 살려준 ‘적응형 트리거’. 둘 다 PS5를 차세대기라고 느끼게 해준 패드의 진화된 재미 중 하나였다. 저지 아이즈 리마스터는 PS5로 리마스터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기능을 전혀 지원하지 않았다.



▲ 그냥 4K에 60fps를 지원하는 정도. 구세대기보다 훌륭하니 만족해야 할까?

물론 기본적인 4K 지원 및 60fps는 훌륭하게 지원해 주고 있다. 하지만 기자가 원한 것은 구세대의 게임을, 차세대의 느낌으로 탈바꿈 시켜주는 훌륭한 기능들의 활용이었다. 새로운 챕터나 후일담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패드 지원’은 바랬었다. 그리고 나의 행복한 상상을 용과 같이 7과 저지 아이즈는 산산이 부숴주었다.

다행히도 가격까지 부담스러웠던 용과 같이 7과는 다르게 저지 아이즈는 PS4의 신 가격판의 가격을 의식했는지 19800원이라는 비교적 유저 친화적인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비록 듀얼센스의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에 차세대로 이식된 게임이라고 느껴지지는 않으나, 처음 플레이해보는 유저라면 착한 가격과 훌륭한 볼륨을 지닌 이 게임을 놓칠 수 없을 것이다.



▲ 가격이 친화적인 것은 다행이라고 봐야겠다



저지 아이즈는 카무로쵸의 숨겨진 이면을 쫓기 위해, 야가미 자신만의 정의를 내세우며 비밀을 파헤치는 리걸 서스펜스 게임이다. 비록 야가미의 정의관은 플레이어들 제각각의 인상에 따라 크게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도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죄책감, 후회에 시달리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야가미 나름의 입체적인 면모를 확인해볼 수 있다.

용과 같이 시리즈에서 계속해서 쌓아온 개발 노하우 또한 작품 곳곳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가벼운 콤보 입력으로 손쉽고 훌륭한 액션을 펼칠 수 있으며, ‘카무로쵸’라는 가상의 마을에서 재미있는 미니 게임과 유흥 등을 즐길 수 있고 딴 길로 세는 것을 멈추고 훌륭한 스토리가 곁들어진 메인 스토리를 생동감 있는 컷신과 함께 볼 수도 있다.




물론 시리즈를 계속해온 팬이라면 살짝 염증을 느낄 수도 있지만, 주인공과 입장이 달라져 있기에 전작을 계속한다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카무로쵸를 돌아다녀 본 기자도 이 게임을 하면서 용과 같이의 향수를 느끼긴 했지만 ‘키류 카즈마’까지 떠올리지는 않았다.

다만, 저지 아이즈를 이미 즐겨봤던 유저라면 리마스터된 이 게임은 단순히 2회차에 불과할 수도 있다. 4K, 60fps 지원을 제외한다면 전작과 거의 비슷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리마스터 게임이라 당연할 수도 있지만, 그 경험을 좀 더 색다르게 만들어줄 수 있을 듀얼센스의 능력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가격은 볼륨에 비해 굉장히 싼 편이라 소비에 거부감은 적을 것이다.

5월 7일 11시에는 ‘JUDGMENT DAY’가 방송된다. 현재 본편에 쓰인 적이 없던 컷신들이 계속 공개되고 있는데, 신작이 발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 이 게임을 아직 접해보지 않은 유저라면 이를 지켜보기 전에 야가미와 함께 정의의 이면을 쫓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제법 훌륭한 걸작이니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몰입도를 높여주는 캐릭터의 연기력
  • 하루종일 즐겨도 모자란 다양한 미니 게임
  • 길거리 양아치의 모션을 살린 훌륭한 전투
  • 듀얼센스의 '햅틱 피드백' 등을 지원 안함
  • 전작과 똑같은 맵 구조, 일명 '또무로쵸'
  •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김원승'의 독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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