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마무스메가 여타 모바일 수집형 게임과 다른 3가지

기획기사 | 윤서호 기자 | 댓글: 50개 |

작년부터 일본을 강타한 서브컬쳐 게임, '우마무스메'가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 퍼블리싱을 맡은 카카오게임즈가 3월 25일 첫 공식 티저 영상을 공개한 이후 지하철과 주요 지역 일부에 옥외 광고를 시작했으며, 지난 4월 26일부터 한국 서버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지난 5월 3일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는 출시일을 올해 상반기로 예고하기도 했다.

우마(말)+무스메(딸, 아가씨)라는 타이틀을 보듯 '우마무스메'는 말을 모에화한 게임이다. 골드 쉽, 오구리 캡, 타마모크로스, 심볼리 루돌프, 스페셜 위크, 토카이 테이오, 사일런스 스즈카, 메지로 맥퀸 등 실제로 일본 경마에서 활약했던 말들이 미소녀로 등장한다. 유저는 트레이너로서 우마무스메들이 트윙클 시리즈를 제패하고 최고의 우마무스메가 될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육성시키게 된다.

국내 출시가 예고되긴 했지만 아직 출시일도 밝혀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일본 서버를 플레이하자니 VPN도 상당 수 막혀있어 접근이 제한된 상황.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미리 접하지 못하고 게임의 흥행 소식만 들었던 일각에서는 경마 인구가 많은 일본에서 인지도도 상당히 높은 소재를 모에화해서 호응을 얻었다는 인식도 있었다. 그러나 '우마무스메'를 단순히 경마 모에화 수집형 게임, 이렇게 넘어가기에는 허전한 구석이 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2차 창작도 제한되어있는 데다가 미디어 믹스 지원이 잠시 이어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도 서브컬쳐씬에서는 핫한 밈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따지고 보면 경마 모에화에 수집형 게임이 맞긴 하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게임에 그쳤다면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 서브컬쳐 게임 시장을 뒤흔들 카드로 손꼽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마무스메가 어떤 게임이고, 어떤 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될까? 국내에서 흔히 보아왔던 수집형 게임과의 비교를 통해서 미리 짚어보았다.



■ 최고의 우마무스메를 육성하는 방법은 레벨업식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RPG가 원체 강세인 데다가, '수집형'이라는 말이 붙었던 게임 대다수가 RPG이기 때문에 수집형 게임 = 수집형 RPG라는 공식이 거의 정석에 가깝다. 물론 서브컬쳐 게임을 접한 유저들 중에는 수집형 RPG 외에도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을 접한 유저도 많으니 조금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수집형하면 아무래도 RPG쪽을 더 생각하기 마련이라고 할까.

심지어 일부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조차도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간소화를 위해 RPG 스타일의 경험치 기반의 레벨업 제도를 채택했으니, 어찌보면 수집형 게임 플레이 방식을 크게 보면 RPG 방식을 먼저 떠올리는 건 무리가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일본 서버를 먼저 해봤던 유저들도 그에 맞춰서 소개를 해주고 있으니, '우마무스메'의 실제 플레이를 보지 않고 겉으로만 훑어본 상황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확률도 있다. 육성 효율이나 파밍 효율, 최고 등급까지는 어떻게 해야 빨리 갈까 등 문구가 자주 올라오곤 하니 말이다.

그러나 '우마무스메'는 최근 모바일 게임 트렌드와는 다소 결이 다른 게임이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프린세스 메이커'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특정 기간 내로 지정한 우마무스메를 훈련시키거나 휴식시키고 여러 이벤트를 거치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그런 방식이기 때문이다.



▲ 3년 동안 지정된 턴 내에 목표를 하나하나 달성해나가면서 최종 목표까지 나아가는 육성 시뮬레이션이다

프린세스 메이커류 육성 시뮬레이션처럼, 우마무스메의 체력과 의욕을 관리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메인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해당 코스와 스탯을 올리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주된 플레이 방식이다. 그러기 위해서 진행하게 되는 트레이닝도 천편일률적이 아니라, 파워-스태미나-근성-지식 등 각각 스탯별로 올리기에 적합한 트레이닝 메뉴들이 마련되어있다.

이를 한 턴에 하나씩만 진행할 수 있는 데다가, 지정된 턴에는 무조건 대회를 출전하고 일정 성적 이상을 올려야 중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니 우마무스메의 체력과 의욕 그리고 남은 턴까지 고려해서 체계적으로 트레이닝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우마무스메도 원본마의 경기 기록을 기반, 스탯뿐만 아니라 특기 코스나 전략도 다 다른데다가 극복해야 할 코스도 제각각이다. 그러니 단순히 말을 모에화한 게임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들어왔다간 복잡한 육성 과정에 헷갈리기 쉽다.

이렇듯 마치 실제 말을 키우는 것처럼 우마무스메의 스탯을 철저히 관리하게끔 육성 과정이 설계가 되어있다보니, 흔히 모바일 게임에서 생각하는 '자동'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물론 레이스 자체는 우마무스메가 전략을 지시 받으면 알아서 뛰는 방식이긴 하다. 그러나 유저가 그 전까지 우마무스메를 어떻게 키웠냐에 따라서 성과가 갈리니 육성 자체가 메인이 되는데, 그 복잡다단한 이벤트는 서포트 카드의 조합이나 다른 우마무스메와의 관계 그리고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서 매번 달라진다. 일본 서버에서 지난 1년간 서비스하면서 어느 정도 패턴이 잡히긴 했지만, 각각 이벤트가 랜덤하게 발생하는데다가 한 번 육성이 끝나거나 혹은 중간에 실패하면 처음부터 육성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마치 로그라이크 게임을 플레이하는 그런 감각이라고 할까.



▲ 연습, 휴식, 외출 외에도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서포트 카드 이벤트나 스킬 등 다양한 요소를 신경써야 한다



▲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아쉽지만 해당 육성 과정은 종료,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즉 여타 모바일 게임처럼 스테이지 방식이나 혹은 동일한 트랙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무언가를 축적하는 그런 루틴과는 거리가 있다. 물론 일본 서비스가 1년이 지났고, 프린세스 메이커나 파워풀 프로야구에서 유래한 방식을 100% 그대로 접목한 것은 아니니 흔히 말하는 '런'식 플레이도 여럿 발견되곤 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빠른 육성만을 고려한 변칙적인 플레이를 할 때의 이야기고, 우마무스메를 정석적으로 즐기는 방식이라 보기엔 애매하다.

프린세스 메이커류와 비슷하다고 했으니, 여타 모바일 게임처럼 한 번 캐릭터를 육성시키는 작업이 몇 분 정도로 짧게 끝나지 않는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우마무스메를 처음 접했을 때, 스토리를 거의 끝까지 정독하고 레이스도 스킵 없이 즐기다가 브론즈에서 좌초했는데도 2시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일본어로 되어있어서 다소 해석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걸 고려하면, 한국 서버에서는 좀 더 빠르게 넘어갈 수도 있긴 하겠다. 거기다가 매번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고, 중요하지 않은 부분은 죄다 스킵하고 핵심 부분만 빠르게 짚고 넘어가는 옵션도 있다. 그래서 익숙해지면 한 번 육성에 20~30분 정도로 짧아지니 상황에 따라 패키지 게임처럼 차근차근 즐기거나, 혹은 빠르게 육성하고 넘어가는 식으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 스킵도 지원하니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빨리빨리 진행 가능하다



▲ 좀 더 지나면 각성과 힌트 레벨업 등도 중요해지지만, 타 수집형 게임에 비해 중요해지는 시기가 늦다

또한 한 번 육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육성해서 키운 우마무스메의 정보를 다음에 육성하는 우마무스메에게 '계승'하면서 다음 회차엔 좀 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우마무스메를 키울 때 어떤 인자를 전달받느냐에 따라 육성이 더 편해지기도 하니, 자신의 우마무스메 풀과 인자 풀을 보고서 육성 방향을 설계해나가는 등 심도 있는 플레이도 가능해진다. 심지어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인자와 서포트 카드, 그리고 트레이닝 방법에 따라 원본마의 특성과는 전혀 다른 특성으로 육성하는 등 무궁무진한 플레이 방식이 발굴되고 있기도 하다.



▲ 앞서 키운 우마무스메의 인자를 계승, 다음 회차에서는 조금 더 쉽게 우마무스메를 육성할 수 있다



■ 이 게임, 장르가? 애정과 진심으로 담아낸 우마무스메의 이모저모


광고만 보고 우마무스메를 접하게 된다면 아마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궁금할 것이다. 처음에는 미소녀를 육성하는 듯하더니, 갑자기 경마장에서 서로 치열하게 달리는 모습이 나온다. 말을 모에화했다는 것이나 게임의 개요를 대충 전해들은 서브컬쳐 유저들이라면 그러려니하겠지만, TV나 지하철에서 광고를 보는 유저층은 서브컬쳐 유저만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귀가 길고 엉덩이에 꼬리 달고 다리에 불이 나게 뛰어다니는 소녀들을 보고 대체 뭘 하는 건지 의문이 들 것이다.

더군다나 갑자기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 화면으로 전환되니, 더욱 더 장르를 종잡을 수 없다. 맥락을 떼어놓고 그 장면들만 보면 소녀들이 갑자기 달리다가 춤추고 노래하는 전개니 말이다. 그렇게 종잡기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게, 어느 하나 다 허투루 넘어가지 않고 퀄리티를 유지한 터라 어떤 게 중요하고 어떤 게 부수적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 치열하게 달리면서 레이스를 하다가



▲ 갑자기 라이브로 넘어가다니, 사전 지식이 없으면 조금 아리송할지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마무스메의 근간은 '육성 시뮬레이션'이다. 초기 버전을 기준으로 하자면, 트레센 학원에 입학하게 된 우마무스메 중 자신이 원하는 우마무스메를 육성해 G1의 여러 레이스는 물론이고 URA 파이널즈까지 제패해나가야 한다. 그러니 엄밀히 말하자면 훈련하는 장면과 출주하는 장면 두 가지가 핵심 포인트인 셈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와 게임 개발 기술 둘 다 발전하면서 제약이 많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모바일은 여타 환경보다 제한된 만큼 불필요한 부분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아울러 모바일 게임은 어디에서든지 간편하게, 짧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고, 그에 맞춰서 연출이 짧게 간소화되거나 모니터링하고 조작하는 시간뿐만 아니라 플레이타임 자체를 최소화하는 유형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모바일과 타 플랫폼과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이 늘어나면서 양상이 바뀌긴 했지만, 모바일 위주로 진행하는 게임들은 아직 그러한 기조를 유지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 단순히 대사만 달라지는 게 아니라, 뭘 골랐나에 따라 이벤트도 달라진다

그러나 '우마무스메'는 달랐다. 이미 육성 과정부터가 패키지 게임식 육성을 채택하지 않았나. 거기에 중간중간 스쳐지나가는 이벤트도 단순히 텍스트 몇 줄에 어떤 선택지를 골라도 결론이 하나로 귀결되는 그런 방식이 아니었다. 풀보이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요 파트는 보이스 지원에, 선택지에 따라서 호감도나 체력, 의욕이 실제로 바뀌면서 이후 진행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나중에 플레이할 때 그 약간의 차이에 운이 겹쳐져서 1착이냐 아니냐가 갈리기도 했다.

물론 이는 우마무스메를 직접 육성하는 콘텐츠에 한정되어있긴 하다. 사이게임즈의 또다른 작품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처럼 우마무스메 또한 육성을 진행하는 과정과 스토리가 따로 분리되어있는 구조고, 스토리 파트는 다른 모바일 게임처럼 선택지가 크게 진행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단순히 캐릭터를 나란히 세워두고 대사 위주로 전개해나가는 구도에서 탈피, 실제 플레이에 쓰이는 3D 모델링과 애셋을 활용해 애니메이션처럼 연출을 하는 비중을 상당히 높이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런 소소한 부분의 연출도 신경을 썼지만, 핵심이 되는 레이스 부분에서는 박진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설은 물론이고 카메라워크를 비롯해 달리는 모션, 효과, 시선 처리와 표정 등 디테일까지 살렸다. 골까지 얼마 안 남은 지점부터는 등수 표시까지 숨기면서 레이스가 어떻게 될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기책도 돋보였다.

레이스 이후 1등한 말이 코스를 돌면서 자축하는 '위닝 런'을 아이돌 라이브처럼 바꾼 '위닝 라이브'도 우마무스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파트다. 애니메이션에서 이미 소개가 된 부분이지만, 이를 단순히 부록이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 끌어올릴 정도로 공을 들인 모습이 눈에 띈다. 음악은 물론이고 우마무스메들이 춤추는 모션과 카메라워크도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라이브 장면 못지 않게 연출해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1착, 2착, 3착하는 우마무스메가 달라질 때마다 그에 맞춰 포지션과 파트가 바뀌는 등, 사소하게 지나갈 법한 부분도 꼼꼼하게 챙기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우마무스메가 활약하는 모습을 더 지켜보고 싶게끔 유도한 셈이다.

여기에 '우마무스메'는 스포츠물로서의 왕도적인 스토리도 충실하다. 애니메이션이나 코믹스에서 미리 보여준 것이긴 하지만, 우마무스메는 미소녀들과 꽁냥거리는 유형의 스토리만 전개되지 않는다. 레이스에서 이기기 위해 땀흘리는 소녀들의 우정과 갈등, 고민, 그리고 트레이너와의 견해 차이와 트레이너들의 고뇌 등 스포츠물에서 볼 법한 요소들이 곳곳에 가미되면서 흥미를 유발한다



▲ 라이벌과의 경쟁심, 우정, 좌절과 극복 등 왕도적인 스포츠물의 요소가 곳곳에 녹아있다

이미 애니메이션이 잘 알려져있는 터였고, 서브컬쳐팬 사이에서는 3대 비원이라는 말이 돌 만큼 기대감도 높았던 작품이니 여러 우마무스메에 대한 사전지식도 상당 수 공유된 상황. 그것이 메마른 지식으로 끝나지 않고 직접 우마무스메가 활약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빠져들 수 있게끔 모든 분야에서 공을 들인 것이 '우마무스메'의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 "경마는 운칠기삼, 마칠기삼이다" 실력과 운 그리고 고증으로 빚어낸 전략성




경마에서는 운칠기삼뿐만 아니라 '마칠기삼'이라는 말도 자주 쓰인다. 말이 70%, 기수가 30%로 그만큼 말이 중요하다는 뜻이지만, 이를 다르게 생각하면 기수가 말을 어떻게 컨트롤하느냐도 작은 차이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승부 요소로 작용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명 기수들도 명마들 못지 않게 경마씬에서 이름이 알려지곤 한다.

'우마무스메'에서는 실제 경마와 달리 기수가 없이 우마무스메들이 트랙에서 직접 뛰는 것으로 바뀌긴 했다. 그러나 기수가 사전에 전략을 짜고 그대로 말을 컨트롤하는 부분도 트레이너에게 일부 위임, 실제 경마의 느낌을 살렸다. 아울러 원본마의 각질도 분석, 이를 게임 내에 전략으로 도입했다. 실제로 경마에서는 말의 주행습성에 도주-선행-선입-추입 네 가지 각질로 구분하는데, 경기 시작 전에 이를 우마무스메들에게 미리 지시해두면 그에 맞춰서 달리게끔 했다. 그리고 각 우마무스메별로 원본마의 경기를 분석한 뒤 특기 각질도 반영, 이를 고려해서 작전을 짜거나 육성을 하도록 유도했다.




각질뿐만 아니라 우마무스메의 특기를 캐릭터 스킬로 구현하는 한편, 코스의 종류와 스피드, 파워, 스태미나, 근성, 지식 등 스탯에 서포트 카드 스킬로 실제 경마 같이 심도 있는 레이스를 구현했다. 레이스 자체는 자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얼핏 보면 컨트롤이 뒷받침된 게임에 비해서는 단순해보일 수 있다. 그러나 마치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처럼 선수의 스탯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뒤 부족한 스탯을 키우거나, 혹은 자신이 구상한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그에 맞춰서 선수를 영입하고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과 유사한 재미가 있는 셈이다.

아울러 자신이 계획한 대로 100% 확실하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도 어찌보면 묘미이기도 하다. 물론 압도적인 스탯이 뒷받침되면 작중에 계속 언급되고 실제로도 전설적인 기록을 세운 '이클립스'마냥 부동의 1위로 자리잡을 수도 있긴 하다. 그러나 서포트 카드 돌파나 레벨업, 각성이나 힌트 레벨업 등도 다른 수집형 게임의 장비 돌파나 레벨업마냥 처음부터 스탯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지 않는다.

물론 특정 서포트 카드가 우마무스메와 시너지가 상당히 잘 맞기도 하고, 일부 서포트 카드는 육성 단계에서 여러 이벤트를 발생시켜서 스탯을 더욱 잘 올려주다보니 훨씬 편해지곤 한다.하지만 결국 스탯과 인자를 남기는 건 '육성' 과정이 마무리된 뒤의 이야기다. 결국 육성에서 여러 차례 스탯을 하나하나 끌어올리는 과정과 인자를 확보하는 단계를 필연적으로 거쳐야만 한다. 그리고 육성 과정에서도 실패 확률이 있으면 종종 훈련을 하다가 실패, 체력만 깎여버리는 일이 있거나 휴식을 보내놨더니 갑자기 의욕이 깎여버리는 소위 운빨이 작용하기도 한다.



▲ 여름 합숙 프리미엄을 놓치면 안 된다고 무리하다간 이렇게 된다

그 과정에서 레이스에 들어가게 되면 경쟁자들이 어떤 수준이고 어떤 전략을 주로 선택했느냐, 날씨가 어떤가 등 요소도 승패에 영향을 끼친다. 특히 일부 스킬은 특정 전략을 선택한 경쟁자가 많거나 적으면 발동이 안 되기도 하고, 처음 시작했을 때 블로킹 라인이 어떤 식으로 잡히느냐에 따라서 제때 치고 나가느냐 못 나가느냐가 갈리기도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100% 랜덤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확률에 기반해있어서 압도적인 1착을 할 수준이 아니면 그때그때 성과가 달라지는 일도 있다. 이를 고려해서 레이스가 끝난 뒤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있으니, 한 번 실패했어도 천운을 빌고서 재도전해서 1착은 아니더라도 목표치를 도달한 뒤 다음을 노리는 방법도 마련되어있다.

▲ 골드쉽+추입으로 하면 한 판 한 판이 정말 조마조마하다

이렇듯 '우마무스메'는 단순 미소녀 수집 게임을 넘어서, 모바일이라는 제한된 환경 안에서 육성 시뮬레이션과 경마, 그리고 라이브 등 갖가지 요소를 최대한으로 집어넣어서 녹여낸 게임이다. 물론 모바일의 특성상 매번 반복되는 훈련은 단순하게 넘어가고 일부 연출은 컷으로 때우는 등 리소스를 절약한 부분이 아예 없진 않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우마무스메와 동고동락하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나간다는 육성시뮬레이션과 스포츠물의 왕도에 충실하고, 이를 더 몰입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수집형의 문법뿐만 아니라 PC-콘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나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의 요소,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요소까지 가미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원본마들과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높은 완성도까지 더해지면서 작년 2월 일본 출시 후 지금까지도 일본에서 서브컬쳐 게임계를 넘어 모바일 게임계를 주름잡고 있는 우마무스메. 상반기 중 국내 출시가 예고된 가운데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상반기 서브컬쳐 게임 시장을 넘어 모바일 게임 시장을 뒤흔들 주자가 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