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의 스토리는 어떻게 이미지가 되었나

게임뉴스 | 김병호 기자 | 댓글: 31개 |



  • 주제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토리에서 이미지로 가는 과정
  • 강연자 : 남종모-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 아티스트
  • 분야 : 게임 디자인
  • 시간 : 2022.11.17(목) 17:00 ~ 17:50
  • 요약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개발하는 데 있어, 스토리가 시각적인 요소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무기나 티어 세트,크리처(괴물 등)과 관련한 스토리를 시작적으로 풀어내기 위한 아티스트의 고민과 그 해결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11월 29일 출시 예정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다음 확장팩 용군단(Dragonflight)의 아트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 ■ 블리자드 스타일의 핵심은 핸드 크래프팅(Hand Crafting) - WoW의 에픽한 느낌을 살리는 비결

    소설, 혹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리 속으로 이미지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각자가 가진 배경 지식이나 경험에 따라 떠올리는 이미지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블리자드 아트 팀의 업무는 스토리를 해석하여 수백 가지가 넘을 수 있는 상상의 이미지를 가장 알맞는 모양으로 정형화하는 일이다. 그렇게 표현된 게임 아트는 궁극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경험을 유도한다.



    ▲ WoW의 아트 스타일의 핵심은 핸드 페인팅, 손으로 직접 만든 듯한 느낌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 풀, 나무, 돌. 사진을 참고하지 않은 작업물




    ▲ 구조물도 마찬가지다. 이런 페인팅은 빛이 없는 곳에서 오브젝트의 공간감을 극대화한다.




    ▲ 실제 구름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여러 레이어를 사용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아트 스타일은 핸드 크래프팅, 혹은 핸드 페인팅이다. 남종모 아티스트는 블리자드가 손으로 만든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당사만이 가진 에픽한 판타지 세계를 사용자들이 경험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라 했다. 블리자드 아트 팀은 손으로 만든 느낌을 살리기 위해 실제 사진을 사용해 작업하는 걸 최대한 지양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서 자연과 구조물이 완성되고 배경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게 된다.



    ■ 원시술사를 통해 알아본 캐릭터 무기 만들기 - 스토리는 약속이자 내부 설계도

    스토리를 읽고 이해하는 건, 아티스트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스토리는 함께 작업하는 여러 아티스트들과의 약속이자 내부 설계 도면이다. 아티스트는 작업을 하기 전에 디자인팀, 크리에이티브 팀, 이펙트 팀, 애니메이션 팀이 함께 모여 스토리를 공유하고, 함께 어떤 모습으로 나올 지에 대해 논의한다. 그리고 아티스트들은 각자가 원하는 테마를 선택하고, 집중하면서 이미지를 구현해낸다.

    이번 확장팩에서 첫 빌런으로 나올 원시술사를 예로 들어보자.



    ▲ 먼저, 원시술사에 대한 스토리를 숙지한다.

    키워드, 혼돈, 원시, 야생, 원소, 무질서 등을 들으면 기원 전의 모습이 그려진다. 원시술사가 사용하는 무기는 어떤 모양일까? 스토리에 어울리는 실제 사진을 찾아보자.



    ▲ 기원 전의 무기들과 원시 에너지로 표현될 수 있는 용암 등의 이미지를 참고할 수 있었다.

    이제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원소술사가 사용하는 무기를 상상해본다. 실제 사진을 참고했지만, 머리 속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집중한다. 실제 사진을 참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새로운 이미지를 접했을 때, 기존의 머릿 속 이미지를 대조하려는 경향이 있다. 파레이돌리아, 변상증이라고도 말하는 이 현상은 불규칙한 형상 내에서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모양을 찾아내는 인간의 심리를 말한다. 그래서 실제 사진의 모양을 기반으로 해야 사람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고, 새로운 모양에서 나오는 괴리감을 최대한 지워내게 된다.



    ▲ 가공되지 않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썸네일을 제작한다.




    ▲ 여기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선별하여




    ▲ 최종적으로 하나의 무기가 만들어진다.




    ▲ 이러한 과정을 거쳐 컨셉을 공유하는 다양한 무기들이 제작된다.

    대략적인 무기 디자인이 나온 이후에는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이론이 있다. 이 세 가지 이론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다운 컨셉을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첫 번째는 실루엣, 색상이나 질감, 명암에 상관없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기에 정말 중요하다. 실루엣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는 중요한 요소이다. 두 번째는, 리듬과 강조. 역동적인 움직임과 흐름을 만들어서 디자인의 특징과 패턴을 찾을 수 있도록 단서를 제공한다. 세 번째는 과장과 균형. 특정한 포인트를 과장해서 기능을 명확하게 표현한다. 근접 무기인지, 원거리 무기인지, 근접 무기라면 어떤 직업이 사용하는 지 등을 고려하여 표현한다.



    ▲ 실루엣, 리듬과 강조, 과장과 균형. WoW의 무기를 만드는 세 가지 이론



    ■ 검치 호랑이를 통해 본 WoW 크리처 제작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확장팩이 나올 때마다 정말 많은 분량의 크리쳐가 추가된다. 해당 지역의 기후에 따라 어울리는 야생 동물이 배치되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번 용군단의 확장팩에서 추가된 세이버투스, 검치 호랑이의 제작 과정을 통해 와우의 크리처 제작 노하우를 살펴보자.

    크리처는 아티스트에게 몇 가지 고민거리를 안긴다. 먼저, 크리처를 만들 때에도 와우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인 손으로 만든 느낌을 살려야 한다. 그러면서도 실제 검치 호랑이와는 다른 개성이 있어야 한다.



    ▲ 확장팩 용군단에서 실제로 추가된 검치 호랑이

    용군단에서 추가된 검치 호랑이는 원시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기존의 동물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라이언피쉬, 한국명 쏠배감펭의 특징을 입혔다. 호랑이 등에 표현된 돌가죽으로 이뤄진 스파이크가 라이언 피쉬의 등 지느러미에서 착안한 부분이다.



    ▲ 완성된 모습에 다양한 컬러를 입힌다.

    이후에는 추가된 지역의 배경 색깔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다양한 컬러를 입혀주는 작업을 한다. 색을 작업할 때는 무작위로 색을 넣기 보다는 야생동물의 자연스러움을 나타내기 위해 실제 존재하는 동물들의 색감을 넣어준다. 이후에는 이전에 사용했던 호랑이의 애니메이션을 적용하여 실제 게임 안에서 검치 호랑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한다. 애니메이션 과정까지 모두 거친 검치 호랑이는 마침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에 추가되어 사용자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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