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개성을 추구한 나머지 특이점이 와버렸다? 워쉽의 마이너 함선 탐구

게임뉴스 | 이문길 기자 |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지금 워쉽에서는 다양한 프리미엄 함선을 뽑을 수 있는 산타클로스 선물 상자가 절찬리에 판매 중이다. 이미 판매 시기가 지나 다시 구입할 수 없거나, 혹은 요구되는 자원 수치가 너무 높아 구입하기 어려웠던 함선을 운이 좋다면 비교적 싼 가격에 마련할 수 있다.

물론 노리는 함선들은 현재 판매가 중단된 벨파스트나 무사시, 스몰렌스크, 썬더러 등의 고티어 고성능 함선이겠지만, 약 130척에 달하는 뽑기 테이블 안에서 원하는 함선을 골라 뽑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상자를 수십개 구입하여 열다보면 난생 처음 본듯한 함선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대부분 성능에 하자가 있어 사람들이 즐겨 타지 않거나, 운용 난이도가 높은 경우다. 기자 역시 이런 루트를 통해 의도치 않게 마련한 함선들이 몇 대 있는데,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워쉽을 플레이하면서 겪어봤던 해괴한 콘셉트의 배는 무엇이 있는지 모아봤다.




▲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산타 상자! 운이 좋은 유저라면 도전해보자



시마카제를 꿈꾸는 6티어 어뢰정 - 모나한

모나한은 미국 6티어 프리미엄 구축함으로 저티어에서 비교적 포격형 구축함에 가까운 미구축 사이에서 어뢰 무장 비율을 극단적으로 높이고, 나머지를 희생한 콘셉트로 출시된 함선이다.

일단 A헐과 B헐 2종류의 선체가 존재하며, 어떤 선체를 고르느냐에 따라 플레이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A헐의 경우 페러것에서 주포를 하나 덜어내고, 피탐지와 내구도를 개선시킨 형태다. 피탐지는 그리 큰 차이는 없으나 내구도는 2,400이라는 유의미한 차이가 난다. 주포가 하나 빠진 대신 안정성을 추구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포격의 핵심인 연막 소모품은 오히려 지속시간이 30초나 줄어드는 탓에 굳이 패러것을 놔두고 A헐 모나한에 탑승해야 할 이유가 없어 버려지는 선체다.

요컨데 B헐이 주인공이라 볼 수 있는데, B헐의 경우 주포탑이 2개가 사라지고 해당 자리를 대공포를 증설시키고, 어뢰 발사관이 고티어가 쓰는 5연장 형태로 교체된다. 주포는 순식간에 먹이사슬 최하위로 굴러떨어질 정도로 포격 최약체인 일본의 후부키가 비웃을 정도로 비루하다. 믿고 가는 것은 고티어 구축함이 사용하는 5연장 2기의 어뢰 발사관인데, 추가로 소모품에 어뢰 장전기가 존재하여 저티어에서 시마카제를 연상케하는 어뢰 탄막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밸런스상의 문제인지 일본의 장전기 소모품은 재장전에 5초가 걸리는데, 모나한의 소모품은 30초가 걸려 결국 20발의 어뢰를 날린더라도 촘촘한 탄막이 아닌 시간차 발사가 된다. 어뢰의 성능도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는데, 사거리는 9.2km로 준수하지만 속력이 55노트로 느리며, 재장전 시간도 122초로 길다. 추가로 어뢰간의 간격도 넓은 편이라 근접 발사가 아니라면 끝부분에 가서는 대부분의 순양함이나 전함도 충분히 피할 수 있다.

결국 저티어의 시마카제를 꿈꾸며 나머지 성능을 극단적으로 쳐낸 함선이지만, 정작 어뢰 위주의 전투에도 피탐지나 자체 성능의 한계로 발목이 잡혀버린 셈이다. 결국 어뢰정 콘셉트는 9티어의 벤험이 가져가게 되었기에 미국의 꿈은 이뤄졌으나, 선지자라 할 수 있는 모나한은 지금도 예능함 취급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 재장전 소모품 시간만 멀쩡했다면...



구축함과 순양함의 퓨전 - 야하기

야하기는 일본 5티어 프리미엄 순양함으로 그다지 특출날것 없는 일본 저티어 함선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콘셉트와 성능을 보유한 재미있는 함선이다.

세일즈 포인트로 꼽을만한 것은 2X4 어뢰 발사관으로 사거리 12km에 위력 17,233으로 동티어 중 최강의 어뢰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어뢰는 구축함인 무츠키나 미네카제, 심지어 7티어로 범위를 넓혀도 손에 꼽을만한 성능으로 재장전 시간이 길고 속도가 다소 아쉽다는 점을 제외하면 나무랄데 없는 성능이다.

물론 일본 순양함이라면 기본 소양이라고 할 정도로 어뢰 발사가 가능하지만, 10티어 자오를 제외한 나머지는 미리 상대의 항로를 예측하고 깔아두기용으로 쓰는 것이지, 실제 상대를 보고 쏘려면 본인도 위험에 노출되는 무장이라 실전성이 낮다.

하지만 야하기는 어뢰의 사거리보다 본체의 피탐지가 더 작으며, 순양함답지 않게 전타 시간이나 선회 반경도 훌륭한 편이라 여유롭게 구축함스러운 플레이가 가능하다. 더군다나 소모품에 엔진 부스터가 달려 있어 잠시 피탐이 노출되었다고 한들 바로 도망갈 수 있는 기동력도 보유했다. 오히려 속도가 느린 일부 구축함은 음파 탐지 소모품을 켠 채로 스토킹하여 포격전을 걸 수 있을 정도다.

정규 트리와 비교하자면 주포 구경이 152mm로 작은 편이지만, 어차피 저티어에서는 152mm로도 관통력에는 별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재장전 속도는 후루타카의 15초와 비교하여 9초로 훨씬 빠르고 사거리마저 길기 때문에 운용상의 편의성은 더 낫다.

확실한 약점이라고 한다면 내구도가 동티어 최악이라는 부분과 어뢰의 발사각이 매우 좁아 현측을 노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인데, 구축함에 가까운 기동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성능에 비해 유저들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어 저티어 함선 특유의 독특한 콘셉트를 느낄 수 있는 순양함을 찾는다면 적극 추천한다.




▲ 성능에 비해 저티어라 그런지 공방에서 보기는 쉽지 않다



미안하지만, 이 앞은 일방통행이다! - 라조

소련의 7티어 프리미엄 순양함으로 성능상으로는 차파예프와 거의 동일하다. 운영법 역시 차파예프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데, 대신 티어가 8티어에서 7티어로 내려갔기 때문에 재장전 시간이 1초 늘어나고, 장갑 수치가 감소되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특히 소모품 구성에서 차이가 나는데, 레이더 소모품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라조 고유의 정찰기 소모품으로 대체했다.

주목해야할 점은 바로 정찰기 소모품이다. 라조 고유 능력이라고 부를 정도의 특수한 사양인데, 지속 시간이 60초로 일반 정찰기보다 다소 짧으나 재장전 시간이 10초에 불과하다. 즉, 60초 동안 신나게 늘어난 사거리로 쏘다가 포 한 번 쏠 정도만 쉬고나면 다시 정찰기를 올려 쏠 수 있다.

다른 정찰기 보유 함선들은 재장전 시간이 240초에 달하기에 게임이 끝날때까지 다 못쓰는 것에 반해, 라조는 오히려 정찰기 소모품을 모두 소모하고 모자랄 정도로 빠르게 돌릴 수 있다.

라조의 재미있는 점은 차파예프에 비해 티어가 내려갔기 때문에 5~7티어 매칭이 이뤄지는 상황인데, 정찰기를 올려보낸 상태에서의 사거리는 무려 20km에 달하기 때문에 17~20km 사이를 유지한다면 상대는 일방적으로 맞을 수 밖에 없다.

맞는 입장에서 다행이라면 주포 자체는 152mm 경순양함급 주포에 화재 확률도 낮아 실제 딜량은 높지 않다는 점이지만, 상대를 화나게 만드는데는 그 어느 함선도 범접할 수 없는 포스를 지니고 있다. 쿠투조프가 연막에 숨어서 상대의 멘탈을 터트린다면, 라조는 아예 쏠 엄두조차 못내게 만든 후 일방통행을 강요하는 인성질이 콘셉트인 셈이다. 물론 9티어 방에 끌려가면 처참한 장갑 수치로 인해 한 방에 훅 가는 개복치 함선으로 전락하니 티어를 잘 보고 운용하자.




▲ 상대는 아예 때릴 시도조차 못하는 거리에서 일방적으로 팰 수 있다



영국이라서 가능한 함선 - 타이거 59

타이거 59(59년식)은 영국 프리미엄 순양함으로 콘셉트에 너무 몰입해서 잡아먹혀버린 결과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함선이다.

일단 세일즈 포인트는 워쉽에서 1티어라 불릴만한 우수한 소모품 구성이다. 군함 수리반 / 연막 생성기 / 레이더 / 대공 방어 사격으로 음파 탐지가 없다는 점을 제외하면 최상급 소모품이 즐비하다. 여기에 주포 역시 10티어 마이너토어가 사용하는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겉보기에는 마이너토어의 주포에 어뢰 발사관이 빠지고, 음파 탐지 말고는 전부 쓸 수 있는 화려한 소모품 라인업이라는 올스타같은 함선이다.

하지만 역시 기행의 나라라 불리는 영국답게 절대 평범하게 출시되지 않았다. 주포가 고작 4문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2X5라는 10문을 사용하는 마이너토어에 비해 2X2라는 동티어 구축함도 쓰지 않을 최악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타이거 59의 별명은 2/5 마이너토어라 불리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의 성능이다.

특히 대공 성능은 양용포인 주포의 4문으로 줄어버린 탓에, 버블 피해량은 높을지 몰라도 실제 DPM은 에딘버러보다 훨씬 낮으며, 어뢰 발사관이 없기에 전함이 대놓고 밀고 와도 2X2의 주포 구성으로 저지하기가 곤란하다. 결국 연막과 레이더를 동시에 쓴다는 콘셉트를 얻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희생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겉보기 스펙이 이렇다고 해서 정말로 우주쓰레기 같은 함선은 아니다. DPM과 별개로 연막을 편 채로, 레이더를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대 구축함이나 전함이 접근하기가 불편할 수 밖에 없고, 믿기 어렵겠지만 승률도 8티어 순양함 중에서 최상위권이다. 결과적으로 주포를 통한 딜링보다 유틸리티를 살린 함대 보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함선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초대형 산타 상자에서 나온다면 모니터를 부숴버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 주포는 거들뿐...실제 승률은 엄청난 유틸리티로 인해 높은 편이다



부함포가 주력인 순양함이 있다? - 나폴리

나폴리는 이탈리아 10티어 프리미엄 대형순양함으로 워쉽 역사를 통틀어도 이만큼 콘셉트가 명확히 잡혀 있는 함선은 드물 정도로 독특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부함포가 당당히 주력 무장 중 하나로 쓰인다는 점이다. 여태까지 다른 국가의 순양함은 대부분 부함포가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비중이 낮았고, 그나마 부포로 유명한 독일 순양함조차 이를 살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나폴리는 탄종부터가 SAP(반철갑탄)을 채용하여 유효 딜량을 확보했으며, 분산도 보정이 들어가 있어 명중률도 대단히 높다. 근접 상황에서는 주포보다 부포의 딜량이 더 잘 나올 수준이다. 그리고 이탈리아 특유의 배기식 연막 소모품과 자체 피탐지도 대형 순양함에 어울리지 않는 10.3km에 불과하여 부함포 최대 사거리인 9.2km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부포의 성능은 반철갑탄 특유의 관통력과 판정으로 어지간한 전함들의 상부 구조물은 물론 대부분 장갑대에 유효타로 들어간다. 최강의 분산도를 지닌 부포답게 구축함에게도 위협적인데, 사거리 내라면 30초만 노출되어도 초주검 상태가 되어 도주하는 구축함을 볼 수 있다.

부포를 활용하는것에도 유리한 점이 많다. 앞서 언급한 배기식 연막 장치와 피탐지는 물론 대형 순양함 타이틀을 달고 있는만큼 장갑 구조가 우수하여 근접전을 펼치는데 부담이 없으며, 이탈리아답게 4연장 어뢰 발사관도 장착하고 있다. 주변에 스팟을 해줄 아군이 있다면 냅다 연막을 펼치며 부포만으로 딜링을 하더라도 충분한 화력이 나온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면 레이더 소모품을 장착한 순양함을 파티원으로 초대하여 전대 플레이를 펼쳐도 된다. 나폴리 자체는 연막에서 주포 발사 시 피탐지 거리가 8.8km로 그다지 좋은편이 아니기에 우스터나 마이너토어 같은 경순양함이 파트너로 어울린다.

단독으로 운용하기에는 난이도가 높고, 실제 DPM도 높지 않아 공방에서 자주 보이진 않으나, 상황이 마련된다면 재미만큼은 확실히 보장하는 함선이며, 크리스마스에 누군가와 함께 전대 플레이를 하게 된다면 연막 돌격 레이더 부포라는 꿈의 라인업을 완성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 콘셉트 하나만큼은 워쉽 역사를 통틀어도 손꼽힐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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