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당신의 건강을 지켜줄 워쉽 진단서 - 이 배는 위험합니다! '퀸 엘리자베스'

게임뉴스 | 이문길 기자 | 댓글: 9개 |
인벤 군함 평가를 통해 최악의 난이도를 지닌 배를 미리 찾아서 예방하는 '당신의 건강을 지켜줄 워쉽 진단서' 시간입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팀이 연패를 하거나 혹은 자신의 플레이에 미숙함을 느끼는 경우 짜증을 느끼고는 하죠. 하지만 워쉽에서는 놀랍게도 배 자체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이른바 '기뢰함'이라 불리는 배들입니다. 이런 배들은 대개 성능에 심각한 하자가 있거나 매칭 환경상의 문제로 평범하게 몰고 다니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실력이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예외는 없습니다. 실력으로 극복될만한 배라면 애시당초 기뢰함이라는 딱지가 붙여질 일도 없겠죠.

이번에 소개할 배 역시 타면 탈수록 승률을 떨어뜨리고, 키보드 샷건이 절로 터져 나와 많은 유저들의 건강을 해치게 만든 배입니다. 바로 모두가 난색을 보이며 타기를 포기했던 기뢰함계의 큰 별 '퀸 엘리자베스'입니다.




▲ 뒷모습만 봐도 혈압이 오르는 배 퀸 엘리자베스



자유 경험치가 없는 당신에게 찾아온 악몽
이렇게까지 자경 패스를 강요한 건 네가 두 번째야!

사실 퀸 엘리자베스의 파괴력은 직접 뽑아서 타기 전까지는 몸에 와닿지 않습니다. 영전함 자체가 솔랭 전사들이 타기에 최적화된 배인 데다, 바로 전티어인 아이언 듀크는 5티어계의 패황이라 불릴 정도로 우월한 성능을 자랑했으니까요.

저도 평소 군함 평가와 관련된 글을 보면서 평가가 안좋다는 걸 느꼈지만, 몰기 직전까지도 '에이~ 그래봤자 (구)펜사콜라보다 낫겠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처음 배를 만들고 험난한 8티어 방에 내동댕이쳐진 그 순간 게시판에서 봤던 '자유 경험치를 써서라도 넘기라'는 조언을 뼛속 깊이 새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 직접 뽑아서 타보면 이 유저가 왜 이렇게 분노했는지 공감할 수 있다




▲ 듀크 탈 때만 해도 퀀쿼러까지 꽃길만 걷는 줄 알았는데...



과거 노답 삼형제라 불렸던 펜사콜라, 마한, 콜로라도를 시작으로 온갖 기뢰함을 타봤지만, 스트레스는 받더라도 마우스를 집어 던지거나 책상을 강타하는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퀸 엘리자베스는 정말 차원이 다릅니다. 다른 기뢰함들이 상향을 받는 와중에 혼자 꿋꿋이 상향을 거부하며 도도함을 지키고 있는 여왕님이라 더 화가 납니다.




▲ 기뢰함계의 원로인 이즈모는 연거푸 상향을 받고 킹즈모가 되었는데!




■ 퀸 엘리자베스 문제점 1. 최악의 명중률

이 배가 기뢰함이 된 이유 첫 번째는 최악의 성능을 지닌 주포 명중률입니다.

겉보기에는 주포 구경이 5티어에서 쓰던 343mm에서 381mm로 커지고, 대미지 또한 상승했습니다. 바이에른과 같이 몇안되는 6티어 15인치 구경인데다, 명중률과 직결되는 시그마값도 2.0이라 카탈로그 스펙만으로는 동티어 최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의 시그마값은 나름 고티어 전함들도 쉽사리 가지기 힘든 집탄율입니다.




▲ 이거 표기 오류 아니냐? 실전에서 써보면 엄청난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실전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이 모든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실망스럽습니다.

분명 시그마 2.0의 집탄율은 좋습니다. 농담이 아니에요. 하지만 정작 노린 곳으로 포탄이 날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엘리자베스의 골때리는 부분입니다.

포 궤적이 대체 어떤 식으로 계산되는지 몰라도 옆구리를 노리고 정타로 맞췄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꽂히는 탄은 1~2발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하게는 탄 자체는 잘 뭉치는 편인데 탄이 뭉쳐서 날아가는 곳이 유저가 조준한 곳과 완전히 다른 방향인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포 분산도 자체는 전티어와 큰 차이가 없는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 그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 아니 일직선으로 달리는 배의 머리를 노렸는데 왜 옆에 떨어지는겨?



더욱 무시무시한 것은 이러한 버그 수준의 명중률은 거리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멀면 그냥 안 맞고 가까우면 자석의 N극과 S극이 부딪힌 마냥 탄이 빗나갑니다.

더군다나 이 도넛 모양 탄착군에 적응해서 살짝 위나 아래로 조준점을 내려서 쏘면 귀신같이 탄이 바다에 입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 연출한 모습 아닙니다. 실제로 상대 함체만 피해 도넛 모양으로 퍼집니다



이 현상이 심할 경우 당신이 게임을 시작하고 항구로 사출될 때까지 명중탄을 두 자리수도 기록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엘리자베스라면 가능해요. 제가 그랬으니까요.

솔직히 여태까지 워쉽을 수천판 하면서 유일하게 자경 패스했던 펜사콜라는 툭 치면 터지는 내구도에 짧은 사거리가 시너지를 일으켜 타기가 어려울뿐 주포 자체는 시원하여 나름 중독성이 있었습니다.

누텔라도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치지만 그래도 먹을때는 행복하잖아요. 그런데 이 배는 아닙니다. 타면 탈수록 사람 혈압만 상승시키는 악마의 배가 틀림없습니다.




▲ 염산같은 그녀 퀸 엘리자베스. 먹으면 죽습니다.




■ 퀸 엘리자베스의 문제점 2. 주포 회전 속도

주포 회전이 느린 배를 떠올려보면 다들 일본 10티어 야마토나 혹은 그 아래에 있는 무사시를 생각할 것입니다. 이들의 포탑 회전 속도는 무려 72초입니다. 반대쪽으로 포회전 찍어놓고, 웹툰을 보다 오거나 라면에 물 넣고 익을 때까지 기다려도 충분할 만큼 답답하죠.

야마토의 경우 상향이 이뤄져 60초로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반대쪽에서 적이 튀어나오면 어쩌지?' 하는 근심 가득한 회전 속도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런 절망적인 주포 회전 속도를 저티어부터 느끼는 트리가 바로 영국 전함입니다. 굳이 따져보면 저티어 전함은 어느 국가를 타더라도 주포 회전 속도는 최악인게 사실이죠.

하지만 6티어쯤 오게 되면 대부분 개선이 이뤄져 깁스를 풀고 이제 목이 좀 돌아가는 것이 느껴지는데, 퀸 엘리자베스만큼은 여전히 72초라는 최악의 주포 회전속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72초에 함장 스킬을 곁들여 겨우 56초로 맞췄다



실제 동티어인 미국의 뉴멕시코는 60초, 후소는 56.2초, 바이에른은 51.4초, 프랑스의 노르망디는 아예 45초로 30초 가까이 차이납니다.

거기다 조타 시간은 기본 20.1초의 시간을 보유하고 있어, 그야말로 승용차로 커브길에서 꺾다가 그대로 절벽으로 다이빙 할 수준입니다. 똑같이 기동력 빵점인 뉴멕시코는 주포가 다소 뻣뻣해도 조타 시간만큼은 빨라 몸체를 틀어 주포 각을 맞추는 플레이를 하는데, 엘리자베스는 할 수 없어요.

결국 주포를 쏘기 위해서는 정직하게 포각도에 맞춰서 선체를 고정시켜야 하고, '너죽고 나죽자'식의 플레이가 강요됩니다. 여러모로 따져봐도 기대 딜량값이 전티어인 아이언 듀크와 아무런 차이를 못 느낄 수준입니다.




▲ 이런 고구마 같은 상황에 배를 타는 유저들만 목이 막힌다.




■ 퀸 엘리자베스의 문제점 3. 슈퍼 수리반은 아직인가? 물장갑 내구도

영전함 트리가 방어력이 좋은 트리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전함은 약한 장갑을 보충하기 위해 슈퍼 수리반이라 불리는 보통의 배와 다른 소모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남들이 체력을 회복하는 것보다 2배의 양을 2배의 속도로 빠르게 회복한다는 것이죠.

이를 통해 다 죽어가던 전함이 갑자기 코앞에서 풀피에 가까운 모습으로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자주 보곤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슈퍼 수리반도 9티어 때의 이야기입니다. 6티어인 엘리자베스는 다른 국가의 수리반과 다를 바 없기에 약한 방어력은 그저 페널티에 지나지 않습니다.




▲ 수치는 괜찮은데, 실제로는 물렁살이다. 버그가 아닐까?



분명 이론상으로 괜찮은 시타델 방호력을 지니고 있는데, 정작 맞아보면 수치가 잘못 기입된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허접합니다. 상부 갑판은 언급할 가치마저 없는 전신 25mm 도배라 구축함들도 맛집처럼 여기고 두들기는 수준이죠.

바이에른은 동티어 최강의 장갑 수치로 탱킹이 가능하고, 후소는 최장 사거리 주포로 저격이 가능하고, 뉴멕시코는 잽싼 몸놀림으로 회피기동이라도 하는데, 엘리자베스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냥 맞아야 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상대는 이제 막 도착한 신선한 식재료를 보고 어떻게 요리할 지 고민하는 쉐프의 모습입니다. 그냥 억울해서 화가 나요. 이렇게까지 화나게 만드는 배는 워쉽에서 많지 않습니다.




▲ 쏘는대로 맞아준다! 때리는 입장에서 혜자스러움 그 자체인 퀸 엘리자베스.



원래 좋지 않았으나 항모 메타덕에 더욱 심해졌다!
퀸 엘리자베스의 유일한 장점을 막아버린 항모

이렇게 슬픈 성능을 지닌 배지만 예전에는 힘들어도 탈만하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좋지는 않더라도 (구)기뢰함 삼대장급보다는 낫다는 의견도 있었죠.

이런 평가가 나온 이유는 대개 준수한 피탐지와 이를 이용한 영전함 특유의 은신 플레이에 기반합니다. 기본 13.97km로 뉴 멕시코 다음으로 피탐지가 좋아 적당히 15km 거리를 유지하며 후퇴하는 플레이를 하면 밥값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모 시대가 도래하고 은신 플레이가 불가능에 가까워진 현재는 1인분조차 하기 힘든 배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나름 동티어 최강의 대공 수치를 지녔으나 그래봤자 6티어 전함의 대공이며, 8티어 항모에게는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습니다.




▲ 대공이 좋아도 6티어 전함의 수준이다. 기대하지 말자



은신 플레이 역시 이런 함재기들에 의해 막히게 되고, 애시당초 안맞고 쏘는 플레이를 전제로 밸런싱 된 이 배는 설 자리를 잃고 말았죠.

만약 상향이 이뤄진다면 가장 필요한 것은 주포 회전 속도일 것입니다. 기동력도 당시 최고 속도였다는 고증을 지켜 좀 더 빨라질 필요가 있고요.

게임하면서 초보 유저가 퀸 엘리자베스를 타다가 반대쪽에 적이 나타나면 포가 돌아가지 않아 하루종일 맞다가 죽는 것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주포 회전 속도는 어떻게 해서라도 20초는 올려줘야 합니다.




▲ 저도 작년에 타다가 댓글을 남긴 흔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의견을 유저들이 꾸준히 주장하고 있지만, 한 번도 상향 목록에 퀸 엘리자베스가 올라온 적은 없습니다.

아마 이 배가 상향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유저들이 자유 경험치로 패스하여 데이터가 쌓이지 않아서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자유경험치 회수율이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일까요. 그렇지 않다면 게임 디렉터가 퀸 엘리자베스를 디자인 할 때 영국 요리를 먹던중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이유는 아무도 알 수 없으나, 영전함 트리를 올리는 초보 유저에게 간곡히 전할말은 이 배는 정말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언 듀크가 6티어라고 생각하고 당신의 건강과 책상 혹은 키보드의 안전을 위해 자유 경험치 10만 이상을 모아 한 방에 통과하시길 바랍니다.




▲ 기사 쓴다고 다시 타봤는데 3판만에 스트레스성 눈경련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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