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4년만의 '발키리 시리즈' 신작이 ARPG를 선택한 이유

인터뷰 | 정수형 기자 | 댓글: 9개 |

1999년에 발매된 JRPG 장르의 발키리 프로파일은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발키리들의 싸움을 재해석한 게임이다. 턴제 게임이지만 발키리와 동료 에인헤랴르 간의 손맛 좋은 콤보 시스템과 독창적인 스토리로 당시에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시리즈의 첫 단추를 잘 끼운 발키리 프로파일은 이후 2008년까지 3개의 게임을 콘솔로 출시하며,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지만 아쉽게도 2008년 NDS로 발매된 작품 이후 더 이상의 후속작을 내지 않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복고 IP는 돌고 돈다고 했던가.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는 솔레유 개발사의 손에서 '발키리 엘리시움'으로 재탄생하며, 14년 만에 시리즈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다만, 오랜 팬들이 기억하던 JRPG에서 ARPG로 장르가 바뀐 만큼 많은 부분에서 옛 스타일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솔레유는 왜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를 부활시켰으며, ARPG로 개발을 하게 되었는지 콘도 타카히로 프로듀서를 통해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들어볼 수 있었다.



▲ 콘도 타카히로 프로듀서



■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전혀 다른 세계관, 그럼에도 잊지 않은 과거의 팬

Q. 발키리 엘리시움 개발팀의 수장으로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 반다이 남코 게임즈에서 PC 및 온라인 모바일 등의 프로듀서/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로 활동해왔다. 대표작으로 기동세기 건담 시리즈와 드래곤볼, 원피스의 모바일 게임 등이 있다.


Q. 콘솔만 따지면 ‘죄를 짊어진 자’ 이후 14년 만이고, 모바일 게임인 ‘발키리 아나토미아’를 포함해도 6년 만의 신작입니다. 이 시점에 발키리 시리즈의 신작을 선보이게 된 경위와 개발 목표를 듣고 싶다.

= 모바일 게임인 ‘발키리 아나토미아’의 반향이 크기도 했고 사회적으로 과거에 유행했던 IP를 부활시키는 움직임이 있어 이렇게 발키리 시리즈의 신작을 발표하게 됐다. 한편으로 스토리에서 발키리와 에인헤랴르의 감정적인 스토리를 전달하고 싶었고 전투에서 에인헤랴르와의 공투와 속성 배틀, 콤보 시스템 등 과거에 있던 발키리 시리즈의 시스템을 선보이고 싶었다.



▲ 발키리와 에인헤랴르간의 스토리가 주축을 이룬다


Q. 14년 만에 출시된 최신 시리즈다 보니 전작을 안 해본 게이머가 많을 것 같다. 혹시 전작을 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기는 데 문제가 없나. 또한, 전작을 해봤다면 기대할만한 요소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 우선 시나리오상 발키리 엘리시움은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와 다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므로 전작을 안 해봤어도 전혀 상관이 없다. 전체 시스템에서 살펴보면 과거에는 없었던 소울 체인과 에인헤랴르를 성장시키는 시스템이 새롭게 추가됐다. 그리고 이전 작품을 해봤다면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나오는 캐릭터와 개선이 이뤄진 마법 등을 통해 전작과의 관계를 눈치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Q.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는 인간의 죽음과 신들의 존재가 메인 테마였다. 이번 작품은 발키리와 에인헤랴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들었는데 이야기의 메인 테마에 대한 자세한 설명 바란다.

= 개발을 시작하기에 앞서 전작을 여러 방면으로 분석했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세계의 부조리함에 대해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보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을 담고자 했다.


Q.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의 팬으로서 레나스 자매를 다시금 볼 수 없다는 게 무척 아쉽게 다가온다. 기존 시리즈의 세계관을 이어가지 않기로 한 까닭은 무엇인가.

= IP 문제를 고려한 결과다.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는 한 방향의 시간 순서대로 이어져 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역방향으로 늘려보고자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레나스 자매가 등장하지 않는 세계관을 만들게 됐다.



▲ 새로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발키리


Q. 올드 팬 입장에서 바라볼 때 발키리 엘리시움만의 신선함으로 어떤 부분을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하다.

=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는 왕도적인 판타지가 아니라 인간의 죽음을 다루고 있다. 그래서 우리도 그런 부분이 시나리오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런 부분이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가 다른 타이틀과 차별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체험판에서는 시나리오를 깊게 들어가지 않는데 정식 버전에서는 발키리와 같이 싸우는 에인헤랴르의 과거 시나리오를 알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우리가 전하려는 부분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Q. 워낙 오랜 세월이 흐른 만큼 기존 작품과 다른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컸을 것 같다. 개발 과정에서 특별히 힘들었던 점이나 기억나는 일화가 있나.

=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를 어떻게 액션 RPG로 만들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가령, 전작에서는 발키리와 세 명의 에인헤랴르가 함께 전투를 펼쳤는데 이를 그대로 만들면 화면도 복잡해지고 조작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번 작품은 두 명의 에인헤랴르가 등장하도록 했다.






■ 시장의 흐름에 맞춘 ARPG로의 변화

Q. 시리즈 최초로 3D 액션 장르를 채택하면서 기존 팬들의 우려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JRPG가 아닌 액션 게임으로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 발키리 엘리시움은 콘솔로 14년 만에 선보이는 타이틀이라 옛날 스타일인 JRPG도 검토해봤다. 그러나 시장의 변화를 고려해서 3D 액션 게임으로 결정했다. 또한, 현재 프로듀서 디렉터를 겸유하고 있는데 프로듀서의 결정으로 정해졌다.


Q. 전투 시스템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

= 가장 큰 부분은 발키리와 에인헤랴르와의 배틀과 속성 배틀에 대한 것이다. 발키리 프로파일에서 이미 있던 부분이긴 하지만 이를 3D 액션 게임에 맞게 개선해서 잘 녹아들 수 있도록 개발했다. 그리고 콤보와 필살기를 쓸 수 있는 부분도 발키리 프로파일과 비슷한 부분이다. 이번 타이틀은 원점회귀를 테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즌2 팬들에게도 익숙한 시스템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특수 기술인 디바인 아츠가 보물 상자에서 나오는데 상자마다 확정으로 얻을 수 있는 건가. 또한, 무기 강화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 우선 디바인 아츠는 특정 보물 상자에서 확정으로 얻을 수 있다. 무기 강화는 무기에 레벨이 있어 게임 내에 등록된 아이템으로 레벨업을 해줄 수 있다. 무기의 레벨이 오르면 콤보가 늘어나거나 추가적인 기능이 생긴다. 또한, 무기에는 숙련도 시스템이 있는데 하나의 무기를 계속 쓰면 숙련도가 높아지고 점점 공격력이 강해지는 등 새로운 수치가 부여된다.


Q. 체험판은 스테이지서 메인 스토리와 서브 퀘스트를 동시 클리어할 수 없고, 메인 스토리를 끝낸 뒤에 서브 퀘스트로 재진입하는 방식이라 다소 번거로웠다. 이를 분리한 의도가 무엇인가.

= 메인 스토리와 서브 퀘스트의 분리는 의도된 사항이다. 메인 스토리에 서브 퀘스트의 텍스트까지 포함해버리면 메인 스토리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아 이러한 선택을 하게 됐다.





Q. 발매를 서두르다 크리티컬한 버그를 놓치는 몇몇 게임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발키리 엘리시움은 어떻게 생각하나.

= 발키리 엘리시움은 완성이 가까운 상태에서 발표한 게임이다. 버그는 아무래도 게임의 근간부터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일어나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알파 버전부터 버그가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검증해왔고 사내에서 계속해서 버그 체크를 하고 있으니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Q. 이번에도 사쿠라바 모토이 작곡가가 음악을 맡았는데 새롭게 곡을 작성했는지 혹은 기존 곡을 어레인지했는지 궁금하다.

= 이번 작품은 과거와 다른 세계관이고 게임 시스템도 전혀 다르므로 전작의 곡을 어레인지하진 않았다. 다만,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로서 특유의 멜로디를 잘 흡수했으니 시리즈 특유의 분위기와 정통성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참고로 100곡이 넘어가는 분량이라 혼자 작곡하기 어려울 것 같아 추가 지원을 하려 했으나 꼭 직접 쓰고 싶다고 해서 혼자 모든 곡을 작곡해줬다.





Q. 정식 버전 기준으로 게임의 볼륨이 궁금하다. 대략 몇 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갖췄나.

= 지금까지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를 즐겼다면 알겠지만, 이번 작품도 멀티 엔딩으로 되어 있고 모든 엔딩을 즐긴다면 대략 20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Q. 연속 공격의 연속 가드가 안 됐는데 이는 저스트 가드를 의도해서 일부러 막아둔 것인가.

= 체험판은 거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발키리의 다양한 특수 능력이 부여되지 않은 상태라서 그렇다. 플레이하다 보면 발키리가 성장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가드를 할 수도 있다.



▲ 발키리의 성장에 따라 다채로운 기술이 해금되는 방식


Q. 체험판에선 머리카락을 포함한 물리 엔진이 살짝 어색하다고 느껴졌는데 폴리싱 중인지 궁금하다.

= 현재 마지막까지 천천히 조정하고 있다.


Q. 마지막에 발매를 기다리는 한국 게이머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 발키리 엘리시움은 14년 만의 콘솔 타이틀이고 액션 RPG로 처음 도전하는 타이틀이라 원점회귀를 기본으로 하지만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의 리부트가 되기도 한다. 예전 작품을 즐긴 분은 물론이고 새롭게 플레이하는 분도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이 됐다고 생각하니 재밌게 플레이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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