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 세션 수만 711개, 세계 최대 게임 컨퍼런스'GDC 2024'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세계 최대의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Game Developers Conference) 2024'가 현지 시각으로 오는 3월 1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다. 인벤은 올해 GDC의 공식 미디어 파트너로 취재에 참여한다.

올해로 36년째를 맞이하는 GDC는 전 세계의 게임 개발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연례 행사로 그 영향을 공고히 해왔다.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홀을 모두 사용하는 만큼 굉장한 규모를 자랑하며, 행사가 진행되는 일주일간 세계 각지에서 모인 개발자들은 동료 개발자의 강연을 듣고, 서로 모여 네트워크를 다지고, 각종 기업이 주최하는 파티를 통해 유대감을 쌓는다.

최근 몇 년 새 샌프란시스코의 치안 상황이 급변했다는 소식이 더러 들려왔지만, 그럼에도 GDC의 행사 규모는 작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710여 개의 세션으로 풍성한 강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엑스포 부스와 함께 기업별로 진행하는 행사 또한 준비될 예정이다.



총 711개 세션, 게임과 관련한 모든 지식과 노하우가 한 곳에

올해 GDC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총 세션의 수는 711여 개다. 이 중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취소될 가능성이 있는 세션을 고려해도 전년과 유사한 수를 유지하고 있다.

GDC에서 만나볼 수 있는 주제는 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직군의 수만큼이나 다채롭다. 프로그래밍, 디자인, 기획, 오디오, 아트 등 우리가 흔히 게임 개발자라고 생각하는 직군과 관련한 세션은 물론,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또는 종사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경력 개발 세션, 기업을 경영해 오면서 경험한 사례나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팀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세션도 존재한다.

각 세션은 일반적인 강연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주제에 따라서는 여러 명의 개발자들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라운드 테이블이나 패널 토론 형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일부 직군에 대해서는 하루 종일 진행되는 워크샵 세션이 진행되며, 이를 활용해 자신의 역량을 보완하는 기회로 사용하는 개발자들도 적지 않다.



▲ 강연에 나서는 스벤 빈케 라리안 CEO, 과연 풀 플레이트 아머를 입고 올지?

매년 이맘때쯤 열리는 연례 행사인 만큼, GDC는 지난 해 게이머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심어준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올해는 역시나 작년 최다 GOTY를 수상한 바 있는 라리안 스튜디오의 '발더스 게이트3'에 대한 관심이 뜨겁니다. 라리안 스튜디오는 21일(목) 진행되는 스벤 빈케(Swen Vincke) CEO의 강연을 포함해 9개 세션에서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나눌 예정이다.

지난해 출시된 인섬니악 게임즈의 '마블 스파이더맨2' 또한 다채로운 강연으로 GDC 현장을 채울 계획이다. 강연 제목에 '마블 스파이더맨2'가 포함된 세션만 18개에 달하며, 인섬니악 출신 개발진은 더 많은 세션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출시 초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확장팩을 통해 완벽히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사이버펑크 2077: 팬텀 리버티'의 개발사 CDPR 또한 여러 직군과 분야에서 강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 지난해 고평가를 받은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그뿐만 아니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니만큼 글로벌 게임 시장이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 새로운 기술, 발굴되지 않은 기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지난해에 이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대형 게임 기업의 구조조정 이슈, 뜨겁게 각광받고 있는 생성형 AI와 이에 비롯된 딥페이크 범죄 예방 등이 그 사례다. 또한,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상황 속에서도 게임 개발을 묵묵히 이어나가고 있는 동유럽 시장의 사례 등도 세션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다채로운 부대 행사 - 개발자들은 만나면 어떻게 놀까?




700개가 넘는 세션 목록 중에서 시간마다 자신이 원하는 강연 듣는 것만 해도 복수전공 뺨치는 시간표가 만들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GDC에 모인 게임 개발자들이 모두 학업에 열중하는 것은 아니다. GDC에는 행사 중반인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엑스포를 비롯, 여러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함께 마련된다.

엑스포는 일반적인 게임 쇼 행사장에서 만날 수 있는, 여러 기업의부스로 이뤄진 공간이다. 참가사들은 저마다 자신의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며, 이 곳에서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기업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기업별 부스 외에도 국가 차원으로 나선 전시관도 들러볼 수 있다.

부대 행사 중 하나인 IGF(Indepenent Games Festival)는 인디 개발자, 지망생 등이 모이는 행사다. 상금을 걸고 우수한 인디 게임을 선정하는 IGF 어워드도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엑스포 기간 중에는 출품작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IGF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도 특징이다.



▲ 여기선 토스터로 게임 하는 정도는 일반적인 수준이다(사진 자료: GDC 2023)

Alt.Ctrl.GDC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하는 아주 특별한 행사다. 이 곳에서는 매년 전 세계의 개발자(또는 게이머)들이 자신이 만든 독특한 대체 컨트롤러(Alternative Contrllers)를 선보인다. 드럼과 스틱으로 다크 소울 시리즈를 클리어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나? 그렇다면 대체 컨트롤러가 어떤 의미인지 감을 잡았을 것이다. 도무지 컨트롤러로 쓰일 수 없을 것 같은 물건을 컨트롤러로 만들어 낸, 겜돌이 특유의 '광기'를 만나볼 수 있는 행사다. 물론, 참관객은 직접 해당 컨트롤러들을 사용해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GDC 기간 중에는 여러 가지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된다. 이 곳에서 개발자를 비롯한 여러 참관객들은 함께 게임도 즐기고, 수다도 떨며 유대를 쌓아갈 수 있다. 게임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에서 직접 개최하는 행사도 존재하고, 운영 측에서 참관객을 위해 활짝 열어 놓은 공간도 함께 제공되는 형태다.

'닥치고 앉아봐(Shut Up& Sit Down)'가 바로 그런 공간 중 하나다. 참관객이 둘러 앉을 수 있도록 동그란 테이블이 마련된 해당 장소에서는 지난해 출시된, 호평받은 보드 게임들이 놓여 있다. 왠지 떠들면 안될 것 같은 이름이지만, 개발자 간 미팅 장소로 사용하거나, 또는 놓여 있는 보드 게임을 함께 즐기며 친목을 다지는 기회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신작 게임, 새로운 기술을 엿볼 수 있는 기회까지




GDC는 매년 3월, 게임 업계 일정 중 비교적 일찍 개최되는 행사인 만큼 새로운 기술을 발표하는 자리로서도 그 입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세계적인 게임 엔진 개발사인 에픽게임즈와 유니티는 매년 GDC 기간을 활용해 자사가 개발중인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는 주요 기업이기도 하다.

에픽게임즈는 모스콘 센터 인근에 위치한 YBCA 시어터에서 언리얼 엔진의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을 개최한다. 지금껏 에픽게임즈는 이 자리를 통해 실시간 렌더링이나 레이트레이싱, 디지털 휴먼과 같은 업계 최신 기술을 공유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최신 기술을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될 예정이며, 발표 후에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언리얼엔진 5.4 애니메이션 툴세트 신기능 등을 직접 소개할 계획이다. 물론 GDC 기간 중 진행되는 다채로운 세션도 많이 준비하고 있다.

유니티는 GDC 행사장 내에서 각종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개발자 서밋을 통해 최근 떠오르고 있는 AI를 활용해 워크플로우를 개선할 수 있는 기능은 물론, 유니티6 등의 신규 정보가 공개될 전망이며, 스폰서 강연과 함께 개발자들이 만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터 라운지 등도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Xbox 또한 매년 그러했듯 GDC에 참가한다. 모스콘 센터 인근에 위치한 자체 행사장을 통해 ID@Xbox 쇼케이스를 진행할 예정이며, ID@Xbox 프로그램에 참여중인 주요 인디 게임들을 직접 플레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장에는 각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도 직접 참여해 참관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텐센트 또한 8개 세션과 엑스포 부스 운영을 중심으로 GDC 2024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I 기술과 게임 산업의 접목에 집중한 텐센트는 부스를 통해 여러 분야에서 게임 개발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다채로운 AI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중에는 지넥스 AI 게임 엔진, 디시전 AI 솔루션, 텐센트 AI랩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솔루션 등이 포함된다.

강연 세션 또한 AI 기술을 위주로 꾸렸다. 텐센트는 격투 게임에서 대규모 강화학습을 최적화하는 방안에 대해 모어펌 스튜디오의 테크 리드 엘비스 리우(Elvis Liu)의 강연 등을 선보일 전망이다.



▲ Xbox는 올해도 자체 행사장을 통해 인디 게임 라인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GDC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한국 기업은?



▲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참여하는 위메이드(사진 자료: GDC 2023)

수 년 전만 해도 한국의 개발사는 참관객 신분으로 GDC에 참여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 들어 세션이나 부스를 활용해 행사에 참여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참여하는 위메이드는 GDC 다이아몬드 스폰서 중 유일한 한국 기업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는 콘솔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한국의 게임이 높은 성과를 나타낸 사례가 탄생해 어느 때보다도 국내 게이머의 관심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 게임 최초로 메타크리틱 '머스트 해브'를 받은 '데이브 더 다이버'의 황재호 디렉터가 강연자로 참여하는 것은 이제 놀랍지 않은 사실이 되었다.

그밖에도 넥슨은 자사의 NFT 게임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GDC 현장에서 소개할 방침이다. '넥스페이스(NEXPACE)'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참가하는 이번 GDC 2024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PC RPG '메이플스토리N'의 경제 모델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데이브 더 다이버' 황재호 디렉터도 강연자로 참가한다 (사진 자료: IGC 2023)

방치형 모바일 RPG '레전드 오브 슬라임'으로 지난해 5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로드컴플릿 또한 이번 GDC에 강연자로 참가한다. 배수정 대표는 레전드 오브 슬라임 포스트모템 강연을 통해 해당 게임의 성공하는 데 있어 주효했던 요소를 공유할 계획이며, 정선우 머신 러닝 엔지니어는 로드컴플릿이 구축한 머신러닝이 게임 테스팅에 어떤 혁신을 가져왔는지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다.

한편, 국내 기업은 엑스포 현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게임 서버 SaaS 플랫폼 뒤끝(BACKND)를 운영하고 있는 에이에프아이(AFI)는 단독 부스 형태로 엑스포에 출전하며, 기능과 성능이 대폭 강화된 뒤끝 채팅을 소개할 예정이다.

모션캡쳐 전문기업 모션테크놀로지의 자회사인 야누스 스튜디오(Yanus STUDIO)도 이번 GDC를 통해 자사의 신제품을 선보인다.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위한 솔루션으로, 기존의 복잡한 페이셜 제작 파이프라인을 일관되고, 단순하게 만들어 누구나 일정한 수준의 페이셜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야누스 스튜디오는 전시 기간동안 신제품 소개는 물론, 실시간으로 페이셜 모션 캡쳐를 진행하는 시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 글로벌에서 높은 성과를 낸 '레전드 오브 슬라임' 개발사 로드컴플릿도 GDC 2024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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