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4] 매력적인 나이트시티, 그 뒤에 숨은 '도시 계획'

게임뉴스 | 강승진 기자 | 댓글: 1개 |
사이버펑크2077은 사이버펑크2020을 기반으로 가상의 세계 나이트시티라는 훌륭하게 게임으로 구현해냈다. 미래 배경의 도시는 많은 지역, 그리고 사이버펑크 디자인 특유의 디테일을 담아냈다. 게임 출시 초반 세계에 참여하는 방향성 등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이 나이트시티라는 든든한 기반은 애니메이션, 그리고 여러 패치와 확장팩으로 이어지며 게임의 꾸준한 확장이 계속될 수 있었던 기반이 되기도 했다.

CDPR의 아니아 불라비나 시니어 인바이런먼트 아티스트는 GDC2024를 통해 매력적인 나이트시티를 만들어가는 배경이 된 도시 계획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현실 그대로를 옮겨내는 걸 넘어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 제대로 녹아들 수 있는 도시 구상의 핵심을 강연을 통해 전했다.




도시 계획은 거대한 오픈 월드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소규모의 선형 플레이 게임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도시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때로는 도시 전체가 아니라 몇 개, 심지어 하나의 거리를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도시 실제 거리를 만들 때 게임 속 완성물을 실제 거리로 인식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떠올려보자.

그게 바로 도시 계획의 목표다. 플레이어가 그것을 믿을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반드시 현실적인 필요는 없다. 아니아 아티스트는 도시 계획을 게임 캐릭터 개발에 비교했다. 아티스트가 제작하는 모든 캐릭터가 모두 실제 인간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특정한 규칙, 성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그들은 모두 인체 해부학을 이해해야 한다.

도시 환경 역시 마찬가지다. 가상의 도시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실제 도시 환경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게임화해야 한다. 가상인 만큼 구글 지도에서 실제 도시를 본뜨는 것도 불가능하다

'게임화'라는 과정에서 도시 계획은 현실의 도시 비율이 필요하지 않다. 집에서 큰 마트가 15분 거리에 있으면 충분히 편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게임에서 15분을 걸어가야 한다면 그것은 매우 지루할 테니 말이다.

결국 현실의 도시는 인간의 편한환 생활을 위해 계획되며, 게임의 도시는 재미를 위해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아니아 아티스트는 이런 기본 전제를 바탕에 두고 많은 아티스트와 디자이너들이 실수하는 점부터 소개해나가기 시작했다.

가장 기초적인 부분은 도시를 무작위로 흩어진 건물들의 집합체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강연자료처럼 옆에서 본 두 도시는 동일해보이지만, 사실 도시 1은 제대로 된 도시를 구현한 것이고 2는 그저 무작위로 흩어진 건물의 조합이다.






거리에는 특정 방향이 있고, 별다른 설명이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결국 현실 도시를 모방해 주요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다.

더 많은 유형으로 세분화할 수 있지만, 실제 도시는 거리, 광장, 백야드, 크게 이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다양한 유형의 도시 공간은 선택적으로 존재할 수 있지만, 이 세 가지는 확실히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플레이어 스스로 현실에서 인지하고 경험한 공간인 만큼 만약 임의의 도시로 순간이동했더라도 이곳이 거리인지, 광장인지, 백야드인지는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기본 구성 요소를 기본으로 도시의 크기, 비율, 세부 수준이라는 매개 변수가 실제 도시를 만드는 핵심이 된다. 추상적으로 도시라고 부를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아닌, 게임을 위한 도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크기는 말 그대로 도시의 크기와 멀고 가까운 거리를 말한다. 하지만 게임에서, 플레이어의 역할에 따라 이 거리는 상대적으로 느껴진다. 1평방 킬로미터의 도시를 만들고 이를 차로 운전한다면 몇 초만에 끝에서 끝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초당 1피트씩 걸어간다면 나쁘지 않게 탐험 요소를 담을 수 있는 공간이 된다.

결국 크기라는 매개 변수는 비율이며 도시 블록, 거리의 크기와도 이어진다. 도시 안의 것들, 도로나 건물의 크기 등도 이러한 크기를 결정하는 요소다. 낮은 건물들 뿐인 중세의 도시와 고층 건물이 즐비한 도시에서의 경험은 분명 다른 속도감과 거리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 같은 도시 안에서도 자동차로 이동해야 하는 구간과 달리 도심과 외곽을 잇는 뒷골목처럼 걸어서 이동할 확률이 높은 공간에서는 지역 탐험을 위한 더 많은 세부 정보를 담아낼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세부 수준은 개발 코스트, 시각적 한계, 게임 퍼포먼스 등과 연결되는 만큼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시각적 다양성, 세부 정보는 도시가 얼마나 커야 하는지, 필요한 비율은 얼마인지, 그리고 작업 가능한 양은 어느 정도인지 다양하게 보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게임의 모든 도시는 동일하지 않고, 또 그래야 한다.

다음은 시각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아니아 아티스트가 소개한 방법은 레이아웃과 건축, 그리고 랜드마크가 있다.

레이아웃은 다양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초적 준비이자 시작이다. 큰 도시가 아니라 작은 동네별 비율에 초점을 맞춰보자. 도시 계획과 건설에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고 넓은 거리의 고층 건물이 있는 동네, 혹은 더 작은 건물, 심지어 슬럼가 같은 동네도 한 도시 안에 존재할 수 있다.

기능적 형태, 시각적 형태, 그리고 거리와 보도 수준이 다른 이 구성들이 겹겹이 쌓여있고 그것을 활용해 게임 속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이는 시각적으로 다양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플레이어의 경험에서 나오는 인지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이것이 일반적인 패턴에 관한 것이라면 각 동네의 건축적 특징 역시 존재한다. 일종의 스타일인데 사이버펑크2077에도 일본의 도시에서 따온 화려하고 키치한 건축물, 흰색의 차분한 비즈니스 지구, 90년대의 오래된 건물, 그리고 새로운 형태의 미래 건물을 만들 수도 있다.

단순히 스타일적인 개념에 더해 부의 상황이 드러나기도 한다. 트래퍼 힐처럼 부유한 지역이 될 수도 있고 도그타운처럼 거리 상태, 치안이 나쁜 동네를 구현할 수도 있다. 아니아 아티스트는 이것이 나이트시티의 모든 도시의 예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강연에 참여한 개발자들 자신의 프로젝트와 큰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저 예시일 뿐 더 많은, 혹은 다른 것들을 개발자 스스로 생각해내야 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세 번째 특징은 랜드마크다. 랜드만크는 크게는 도시를, 작게는 동네를 상징하고 구분짓는 건물이다. 그래서 같은 건물이며 일반적인 건물과는 다른, 별개의 존재로 독특하게 보여야 한다. 하지만 그 독특함이 다른 건물과 비교했을 때의 이야기이지 동네의 디자인을 헤치는 수준에서 만들어져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랜드마크는 그 동네에 속하고, 또 플레이어가 이곳에 왜 이런 랜드마크가 존재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른바 말이 되어야 한다는 거다.

에펠탑이나 골든 게이트 파크는 해당 도시를 상징하는 장소로 엽서에서 보거나, 다른 지역의 사람도 알고 있는 장소다.




게임 속 나이트시티에서는 많은 광고판이 크고, 매우 눈에 띄며 거의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는 요소로 그려진다. 하지만 랜드마크는 그러한 눈에 띄는 광고판보다도 더 눈에 띄고, 매력적이면서 가고 싶은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멀리서도 보이는 랜드마크에 도착했을 때 그 아래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이 장소에 도달했다는 것을 이해하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랜드마크를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항시 매력적이고, 시각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 역시 고려해볼 요소다. 아니아 아티스트는 나이트시티의 여러 아래 공간이 존재하는 랜드마크를 소개하며 이런 랜드마크는 더더욱 도시의 비율과 크기를 함께 고민해야 함을 전했다.




나이트 시티를 배경으로 몇 가지 도로 구성에 관한 팁도 전해졌다.

우선 실제 도시처럼 보통 큰 거리는 그냥 끝나거나 막다른 골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보통은 다른 큰 거리와 합쳐지고, 도시 밖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큰 거리의 연결성을 끊고자 할때는 광장을 활용하면 좋다. 거리를 광장과 잇고, 그것을 작은 거리로 다시 나누면서 그 끝을 일부는 막다른 골목, 혹은 길을 막는 오브젝트로 차단하는 식이다.

거리를 그릴 때 랜드마크로 방향을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큰 거리는 주요 랜드마크로, 작은 거리는 작은 랜드마크로 나아간다면 더 효율적인 도로 내비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또 같은 건축물로 지어진 같은 동네라도 건물의 배치, 빛의 활용, 크기의 변화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또 직선 거리의 활용에 대해서도 잘 고민해야 한다. 긴 거리를 하나의 직선으로 구축하면 이동 면에서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최적화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낸다. 긴 거리는 결국 한 시야 안에 많은 건물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연 자료에 나온 두 거리는 같은 오브젝트를 활용하지만, 각각 4fps, 60fps라는 큰 차이를 발생시킨다. 긴 거리를 구현하더라도 약간의 골목 전환 등을 활용한다면 비교적 원하는 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아니아 아티스트는 공간의 종류, 매개변수, 시각적 다양성을 활용해 개발자들이 훌륭한 도시 디자인을 만들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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