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자율규제, 지속할 거면 게이머 신뢰부터 얻어라"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60개 |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 의장 황성기)가 '바람직한 게임규제'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26일 진행했다. 황성기 의장은 "핫이슈인 게임산업법 개정안에서 확률형 아이템과 광고를 법적 규제하겠다고 예고했다"며 "게임산업 경쟁력 유지와 업계가 제시한 논란이 조화롭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세미나에서 심우민 교수(경인교육대학교)가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입법론', 박종현 교수(국민대학교)가 '게임광고에 대한 규제 법안검토' 주제를 발표했다.

심우민 교수는 "이번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은 제안 이유에서 밝힌 진흥 목적보다는 규제 내용이 더 많다"며 "확률형 아이템 법적 규제는 표시 의무와 연계해 금지 행위, 심한 경우 허가 취소인 행정 조치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심 교수는 "이행강제금, 제보를 통한 포상금 제도 등 촘촘한 규제를 두고 있다"며 "핵심은 표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형사 처벌까지 연계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IT분야 규제가 행정 규제로 비형사화하는 트렌드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심 교수는 "입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확률 정보 표시 의무 규정 목표가 사행성 조장에서 비롯한 과소비를 줄이는 게 목적이라면, 정말 타당한 입법인지 분석해야 한다"며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고 해서 모든 규제 입법이 타당성을 가지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현행 자율규제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율규제가 시행된 지 만 3년이 안 됐고,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일 수 있어서다. 그는 "자율규제는 문화적 환경과 결부되어 있어 안착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국회는 입법보다 자율규제 안착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국내 자율규제는 역량을 크게 갖추지 못했다"라며 "몇 년 해봤으니 안 된다고 취급할 게 아니라, 좀 더 시간을 두고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 교수는 "입법이 필요하다면 자율규제제가 더 효과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종현 교수는 게임광고 규제 입법화에 "단순히 선정적인 광고를 막겠다는 목적으로 입법을 하면, 헌법 21조에 의해 보호되는 표현의 자유에 걸릴 수 있다"며 "헌재 판결을 보면 상업적 광고 역시 언론 출판의 자유 보호를 받는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논의 중인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중 광고에 관한 부분에서 "포털 배너 광고는 작을 텐데 등급, 내용정보,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 대통령령으로 정한 표시사항을 모두 광고에 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과도한 정보가 표시될 경우 과연 이걸 광고라고 볼 수 있을지, 애초에 사업자가 생각한 광고 효과가 가능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박 교수는 게임광고 관리 기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개정안은 게임물관리위원회에 권한을 준다. 일반적으로 선정적인 광고는 청소년보호위원회가 규제한다. 박 교수는 "게임위는 등급분류 전문 기관이지 청소년 유해성을 판단하는 전문 기관이 아니다"라며 "게임위가 과연 선정적인 게임광고를 판단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교수는 대안으로 자율심의를 제안했다. 그는 "자율심의로 정부 규제의 최소화와 더불어 심의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광고로 인한 공익적 가치의 침해를 최소화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며, 부가적으로 업계의 이익도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교수는 게임광고 규제 논의를 촉발한 외산 게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지가 과제라고 짚었다. 그는 "외산 게임 광고들에 대한 심의 및 규제를 위해 각 매체와 유기적인 협조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최진웅 입법조사관은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 목적은 사행성 조장을 방지하기보다는, 게임사와 이용자 간 정보 비대칭 해소라 보는 게 옳다"라며 "사행성 조장에 관한 것은 불명확할 수 있지만, 정보 비대칭 해소를 위해서는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조사관은 확률 정보 공개로 그동안 문제가 해소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게임사가 공개한 정보에 대해 신뢰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정확하려면 소스 코드를 검증해야 하는데, 영업 비밀을 생각하면 규제 기관에서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 조사관은 게이머가 자율규제에 불만을 느끼는 이유로 '불신'을 들었다. 최 조사관은 "자율규제가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는 게이머가 게임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라며 "그러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회사가 해결할 거란 믿음보다는 국가한테 해결해달라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이에 "자율규제를 지속할 거면 게이머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방안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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