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표절 논란 귀살의 검, '귀멸의 칼날' 얼마나 닮았나

기획기사 | 강승진 기자 | 댓글: 125개 |



순간 한창 개발 중으로 알려졌던 귀멸의 칼날의 모바일 게임이 국내에 정식 출시된 줄 알았습니다. 실제로 출시된 게임 평가 글도 비슷한 반응이 많았죠.

24일 구글플레이를 통해 출시된 국산 게임 귀살의 검은 여러모로 만화 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을 닮았다는 논란을 샀습니다. 구글플레이 평가란도 악평 폭탄을 맞았죠. 점수는 별점 1.1까지 내려갔습니다. 별 1개가 최소로 줄 수 있는 점수니 사실상 0점에 가깝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체 얼마나 닮았길래 게임 하나가 이 정도로 논란이 되고 있을까요? 단지 귀멸의 칼날이 소년 점프는 물론 전 세계에서 인기 있는 만화 중 하나기에 이런 상황이 펼쳐진 걸까요? 게임의 어느 부분이 유사, 표절 논란을 불러오는지 비교해봤습니다.





귀멸의 칼날st 귀살의 검
주요 캐릭터 설정, 외형, 스토리와 세계관

게임을 켜자마자 애니메이션 장면을 고스란히 담아낸(듯한) 메인 화면이 반겨줍니다. 사실 게임은 기본적인 설정과 캐릭터에서 귀멸의 칼날을 연상케 하는 부분을 다수 담아냈습니다. 우선 게임의 기본 구성부터 살펴볼까요?

'피와 살을 탐하는 혈귀에 가족을 잃은 주인공 타츠야가
그들을 처단하는 귀검단의 일원이 되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


게임의 핵심 주제를 조금씩 바꿔 볼까요? 혈귀를 오니로, 타츠야를 탄지로로, 귀검단을 귀살대로 말이죠. 그럼 이런 이야기가 됩니다.

'피와 살을 탐하는 오니(혈귀)에 가족을 잃은 주인공 탄지로(타츠야)가
그들을 처단하는 귀살대(귀검단)의 일원이 되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


어떤가요? 물론 액션 배틀 만화의 정석적인 스토리 중 하나겠지만 유사한 단어 몇 개 바꿨을 뿐인데 귀멸의 칼날의 이야기가 완성됩니다. 어릴 적 잃어버린 가족, 그중에 살아남은 여동생 등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내용도 고스란히 이어집니다.



▲ 가족의 숫자만 다르지 큰 틀은 유사

이 외에도 캐릭터 디자인과 설정을 오묘하게 비튼 구성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과거 일본을 배경으로 한 세계관에 걸맞은 고풍스러운 일본 복장. 색감이나 세부적인 디자인은 다를지언정 유사한 캐릭터라고 의혹을 품을 만큼 닮은 경우도 있는데요.

우선 주인공 타츠야는 갈색 머리에 얼굴에 큰 상처가 있습니다. 체크무늬에서 물결무늬로 바뀐 겉옷의 형태는 귀멸의 칼날 속 주인공 탄지로와 유사하죠. 이 외에도 특유의 대나무 재갈은 사라졌지만, 전통 복장 위에 도포 형태의 긴 외투를 입은 모습이 같은 카스미도 있죠. 특히 귀멸의 칼날 카마도 네즈코는 각성 시 머리에 뿔이 자라고 체형도 커지는 데 그 모습이 마치 카스미 같습니다.







두 주인공을 닮은 캐릭터 외에 코쵸우 시노부나 토미오카 기유를 닮은 캐릭터도 존재합니다. 사실 복장이나 외형 자체는 앞선 둘 만큼 닮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독특한 무늬로 꾸며진 칼손잡이, 그리고 만화 속 모습과 거의 똑같은 코등이는 원작에 관심 있는 팬이라면 쉽게 알아챌 수 있을 수준입니다.

또한, 형태 자체는 크게 다르지만, 상의를 벗고 동물의 탈을 뒤집어쓴 검사 오오카미도 있죠










세계관 부분에서도 유사함을 찾을 수 있는데요. 귀살대에 지령을 전달하는 꺾쇠 까마귀는 매로 바뀌었습니다. 인간에게 베어지자 절규하는 혈귀는 손 오니를 닮았죠.

특히 타츠야의 기술이나 특성은 귀살의 검만 즐겼다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담하게 닮은 부분도 존재합니다. 우선 기술입니다. 타츠야는 모바일 게임에 흔히 볼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여기서는 수(水)속성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기술을 물에 기운을 담은 검기를 내뿜습니다.

타츠야의 수속성 기술 중 높게 뛰어올라 바닥을 내리찍으며 광범위하게 피해를 주는 공격은 탄지로의 용소를 연상케 합니다. 또한, 물로 동물의 형상을 만들어 돌진하는 궁극기는 생생유전과 똑같죠. 용을 내뿜는 생생유전은 탄지로의 상징과도 같은 기술입니다.



▲ 수룡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생생유전



▲ 호랑이인지 먼지 모를 동물이긴 하지만 공격 형태 자체는 유사하다

쉽게 넘어갈 수 있지만, 게임 귀살의 검만 즐겼다면 절대 이해하기 어려운 설정도 있는데요. 바로 50레벨 타츠야가 패시브로 얻는 기술이 태양의 힘이라는 점입니다. 수속성 타츠야가 왜 다른 속성의 기술을 얻는 걸까요? 이는 원작을 보신 분이라면 무릎탁이 시전되며 깨달으셨으리라 보는데요. 처음 우로코다키 사콘지에게 물의 호흡을 배운 탄지로는 물과 관련된 기술을 사용합니다. 이후 해(日)의 호흡을 깨친 탄지로는 해의 힘을 담아 불꽃이 담긴 공격을 펼칠 수 있게 됩니다.

물의 속성과 태양의 힘. 그냥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귀멸의 칼날의 이야기와 함께하니 쉽게 이해가 되네요.



▲ 원작을 보면 이해되는 패시브






▲ 귀살의 검 속 혈귀와



▲ 공식 모바일 게임 귀멸의 칼날 혈풍검정 로얄 개발 장면의 손 오니



소드마스터 스토리st 귀살의 검
게임 방식, UI, 튜토리얼

게임의 설정과 외형적인 부분은 귀멸의 칼날에 가깝지만, 기본적인 전투, 진행 방식은 CodeCAT의 소드마스터 스토리와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최대 5인이 하나의 파티를 이루는 게임은 벨트 스크롤 진행에 자동 전투가 기본입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의 액티브 스킬을 사용할 수 있고 각 캐릭터의 얼굴을 누르면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죠. 귀살의 검 역시 동일합니다. 주인공 타츠야를 중심으로 4인의 추가 동료가 자동으로 움직이고 타츠야 역시 스킬 활용만 가능하죠.

그런데 이런 진행을 위한 버튼 배치가 참 유사합니다. 왼쪽 아래에는 캐릭터가, 오른쪽 아래에는 주인공의 스킬이 나열되어 있고 상단에는 자동 전투, 배속 전투 버튼이 순서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킬 구성도 유사한데요. 4개의 스킬 중 3번째 기술은 회복 기술이며 첫 번째 기술은 적진을 왔다 갔다 하며 2번 공격합니다.



▲ 기본 UI 구성이 동일한 두 게임



▲ 타츠야의 1번 스킬



▲ 소드마스터 스토리의 주인공 역시 1번 스킬 형태가 동일

수많은 모바일게임에서 만나는 튜토리얼. 귀살의 검은 다양한 튜토리얼에서 오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 형태마저도 통일하려고 한 걸까요? 스토리는 다를지 모르지만, 게임 초반부 튜토리얼 구성은 소드마스터 스토리와 판박이처럼 같습니다.

메인 스토리를 몇 판 진행하고 아이템 강화. 이후 3등급 힐러 획득. 적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 그리고 그를 제압하면 아군으로 합류하죠. 또 4가지로 나뉜 레벨업 재료와 공격력, 방어력 등을 올리는 스탯 레벨업, 스킬 레벨업의 위치도 똑같습니다. 다른 점이라면 소드마스터 스토리에서는 이미 구현된 옷장 기능이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는 점 정도일까요? 물론 기능은 안 하지만 귀살의 검에서도 버튼 자체는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 거의 동일한 루트의 튜토리얼 (클릭 시 확대)



▲ 실제로 구현되지 않은 의상 기능까지 같은 위치에 준비해놨고



▲ 재화 4개를 써 5초 후 자동으로 전투 진행 기능 포함. 번개가 주먹밥으로 바뀌었을 뿐

보고 느껴지는 닮음이 있을지언정 이를 법적으로 표절이라고 증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장르적 특성, 디자인적인 개성은 이를 구성하는 특성이나 조합이 조금씩 달라지면 다른 게임으로 보기도 합니다. 저작권법이 정의하는 저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표현 역시 해석하는 바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도 있죠. 그만큼 긴 법적 공방이 오갈 수 있고 아이디어, 표현의 보호를 이뤄낸 판례도 적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표절 여부를 가리기 전에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표절 게임이라는 낙인이 찍힌 이들의 결과물을 다시 즐길 팬들이 얼마나 될까요? 혹여 이를 모르고 즐기는 이들이 있더라도 이는 곧 눈먼 자들의 주머니를 터는 수준일 뿐입니다. 과연 우리는 그런 물건을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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