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4] 발더스 게이트3로 알아보는 '틱톡' 잘 하는 방법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 벤 말츠-존스(Ben Maltz-Jones) 라리안 크리에티브 콘텐츠 매니저

지난해 가장 많은 GOTY를 수상한 게임 '발더스 게이트3'는 GDC2024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은 게임 중 하나가 되었다. TRPG에 큰 관심이 없는 글로벌 시장에서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데 성공한 게임의 개발 사례는 회사의 규모와 직급을 막론하고 모두의 관심을 얻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게임을 좋아하는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라리안 스튜디오에서 크리에이티브 컨텐츠 매니저로 재직중인 벤 말츠 존스(Ben Maltz-Jones)매니저는 게임 마케팅으로는 아직 생소한, 숏폼 콘텐츠 플랫폼 '틱톡'에 도전한 사례를 공유하는 강연 시간을 마련했다.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기 전에 즉석으로 틱톡을 찍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숏폼 콘텐츠에 진심인지 엿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 강연 현장에서도 틱톡을 찍는 그의 진정성(?)

라리안이 '틱톡'에 도전한 이유는?



▲ 윗사람에게 틱톡 설득하는 방법: 틱톡을 보여준다

강연자에 따르면 라리안 스튜디오가 게임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틱톡을 선택한 이유는 그리 특별하진 않았다. 숏폼 콘텐츠가 최신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회사 차원에서 틱톡 계정을 만들고자 하는 니즈가 있던 것이 가장 컸다. 그리고 이를 담당하게 된 벤은 틱톡 활성화를 통해 플랫폼을 즐겨 찾는 비교적 젊은 세대로 '발더스 게이트3'의 이용자 베이스를 확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벤은 틱톡 시작 초창기부터 회사 리더십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하는 만큼 여러 차례 시도를 해보고, 또 실패도 할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진 것이다. 그는 고위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직접 틱톡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확실했다고 밝혔으며, 틱톡에서는 전통적인 매체나 광고 수단과는 전혀 다른 콘텐츠가 주목을 받는다는 사실을 (의사결정자가)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도 덧붙였다.



▲ '발더스 게이트3'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라리안 틱톡 계정

이 과정에서 플랫폼 안에서 활용되는 언어를 이해하고, 잘 나가는 다른 이들의 결과물을 지켜보는 것은 필수가 되었다. 게임 업계에서 많지는 않지만, 다른 스튜디오가 틱톡을 활용하는사례를 레퍼런스로 삼는 것도 좋은 시작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게 벤이 틱톡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라리안 스튜디오의 틱톡 계정은 팔로워 591명에서 27만 3천명까지 늘었다. 좋아요 수는 450만 개를 넘어섰다. 비교적 젊은 유저층에게 소구할 수 있는, 유의미한 채널로 나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당신도 '틱톡'할 수 있다.

이어 벤은 숏폼 콘텐츠같은 새로운 마케팅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틱톡을 운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 또한 생태계에 대해 무지한 상황에서 라리안 계정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플랫폼이나 마찬가지든 틱톡 또한 해당 플랫폼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플랫폼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질 필요 또한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하는 틱톡을 운영하는 비결은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못 할 것 같은 건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틱톡은 게임 출시 트레일러를 만들고 배포할 때처럼 영상 제작에 큰 규모의 예산과 시간을 들여 정돈할 필요가 없다. 이는 강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긴 하지만, 러프한 제작물로도 충분히 바이럴을 일으킬 가능성을 갖는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문제가 있다면 법적인 문제를 최소한 신경써야 한다는 정도. 벤은 허용되지 않은 음악을 사용할 경우 법적인 문제에 연루될 수 있으니 사내 법무팀과 논의를 가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무료 음원 또한 상당히 많이 있으니 일단 해 보면서 감을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무심하게 올린 동영상이 오히려 더 많이 주목을 받기도 하는, 오묘한 틱톡의 세계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가 틱톡에서 유행할까? 벤은 틱톡이 주로 트렌드를 타고 있는 음악을 위주로 흘러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내 게임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유행하는 음악에 맞는 게임 속 장면을 찾는 것이 훨씬 유효한 전략이다. 물론 모든 시도가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닌 만큼, 처음에는 간단한 영상부터 작업하며 자리가 잡히면 여러 변화를 주는 것도 좋다.

또 하나는 채널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함'을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 보이스를 통해 일관되지 않은 목소리로 동영상을 채우는 계정보다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꾸준하게 내는 계정에 시청자들이 보답을 해 준다는 의미다. 그는 "여기서 말하는 고유함은 시청자와 잘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로, 기업의 틱톡을 마치 팬들이 만든 계정처럼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팬들이 '발더스 게이트3'로 틱톡을 찍는다면 어디에서 재미를 찾을까.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이런 전략은 프로모팅하고자 하는 게임의 분위기나 장르에 따라 다르다. 진중한 콘셉트의 게임이라면 틱톡이라는 플랫폼과 그리 좋은 시너지를 일으키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고민이 들 때는 유사한 장르를 가진 게임들이 어떤 식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지 시장 조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회사 틱톡 계정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대표성을 띈다. 그만큼 고유의 톤 조절도 필요하다. 다른 플랫폼보다 자유롭지만, 유머의 수위나 댓글의 수위 등은 일정 수준을 정해두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벤은 "성공만큼이나 실패한 사례를 되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모든 성과들을 추적해 이후 업로드에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자유로움은 좋지만, 틱톡도 지킬 선은 있다...


"지금 일도 바빠 죽겠는데..." 그럼에도 틱톡을 할 수 있는 이유



▲ 일상에 방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틱톡을 할 수 있을까? 강연자는 "YES" 라고 한다

끝으로 벤은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틱톡을 운영하는 것이 기존 일상을 방해받지 않도록 하는 비법(?)을 전수했다.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인해 많은 마케터들이 고민하는 요소 중에 하나다.

그에 따르면 틱톡에서 유행을 타는 음악들은 적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정도 그 트렌드 기간을 유지한다. 어떻게 보면 유행이 급변하는 것 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는 여유롭게 일저을 가져갈 수 있다. 게다가 유명 인플루언서들처럼 목숨 걸고 새로운 영상을 찍어 가며 틱톡에 모든 것을 걸 필요도 없다. 벤은 "기존 마케팅 전략 사이에 틱톡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노력을 해 보시길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라리안 스튜디오의 틱톡 계정을 운영하는 자신만의 시간표를 예시로 들었다. 일주일을 간격으로, 하나씩 영상을 올리는 식이다.

먼저 월요일에는 틱톡 영상을 올린다. 화요일에는 댓글을 살펴보며 반응을 보여주고, 수요일부터 다음 주 틱톡에 대한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회의와 아이디어 개발 과정을 거친 뒤 목요일에는 유행하는 사운드를 선택하고, 의사결정자들에게 아이디어와 음악에 대한 승인을 받는 과정이 이어진다. 그리고 한 주가 마무리되는 금요일에 영상을 만들고 편집을 진행한다.



▲ 일주일에 영상 하나, 이 정도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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