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닫는 웹젠 노사갈등, "지회장직 걸겠다"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웹젠 노동조합이 21일 회사 앞에서 '부당노동행위 반대'를 주제로 집회를 열며 회사 경영진에 개선을 촉구했다.

웹젠노조 발표에 따르면 지회장 및 근로시간 면제자의 2022년, 2023년 임금인상 및 인센티비를 지급하지 않은 건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노동행위로 인정됐다. 또한, 수석부회장 A씨는 '장기간 직무태만'만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됐으나, 그마저도 비위 정도를 볼 때 사회통념상 징계권자에 징계재량권을 일탈 및 남용했다고 판정됐다.

노조 측은 "회사는 징계재량권 일탈과 남용으로 '부당해고', 노조에 불이익을 통한 '부당노동행위'가 판정됐음에도, 과도한 법률비용을 사용하며 행정소송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노조 활동을 무력화하고 단체협약을 없애려는 의도를 여과 없이 드러내 교섭이 중단됐다"라고 전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노조 전임자의 근로면제 2,000시간을 500시간으로 단축, 12조 체크오프 조항 삭제, 13조 조합사무실 제공 조항 삭제 등의 제안을 문서로 전달했다"라고 주장했다. 임금협상 관련해서는 "임금교섭에서도 투명한 평가와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해 직원 개인에게 '개인평가' 제공을 제안하고 있으나 무시로 일관하고 있어 웹젠 직원들은 개인의 인사평가도 알지 못하고 연봉계약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웹젠 노조-사측 갈등 타임라인(제공: 웹젠노조)

집회에 연대 참여한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지난 2년간의 임금 교섭에서 회사는 이미 대표의 직인이 찍힌 사측안을 가져와 그냥 사측안을 받으라는 태도로 일관했다"라며 "노동조합이 뭐라고 하든 그냥 내가 하던 대로 하겠다고 하는 건 노동조합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조합이 요구 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견이 없다며 철회를 요구하면서, 단체협약을 후퇴시키는 안을 제시한 것은 명백한 노조 탄압이다"라고 강조했다.

오 지회장은 '쪼잔한 디테일'도 소개했다. 그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서는 전기세 등 관리비는 내줄 수 없다는 것, 웹젠 지회장의 회사 명함을 만들어줄 수 없다고 고집하는 회사는 본 적이 없다"라며 "회사에서 일을 하며 월세, 전기세를 직원보고 내라고 하는 회사는 전 본 적이 없다"라고 전했다.

넥슨 노동조합 배수찬 지회장은 "노사가 서로 견제하고 국지전을 벌이는 일은 흔하지만, 지노위와 중노위를 걸쳐 일관적으로 부당 노동행위라고 인정받은 상황에서도 행정소송까지 가는 경우는, 게임업계에서 웹젠이 최초다"라며 "업계 최초의 쟁의, 업계 최초의 부당노동행위, 업계 최초의 노사 간 행정소송 등 안 좋은 타이틀을 웹젠이 다 가져갔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업계 최초의 노조파괴란 불명예는 쉽게 잊히지 않을 것, 판교의 모든 회사에 노사관계 실패 사례로 남아 반면교사로 남아 기억될 것이다"라며 "게임, IT 업계의 모든 노조들은 이를 막으려 노력할 것이고 연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영호 웹젠노조 지회장은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2021년 노조 설립 당시 조합원이 100명 이상이었지만, 3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25% 수준으로 떨어졌다. 노 지회장은 "그 결과 사측의 처참한 '단협안 너프'로 돌아왔다"라며 "'노조원들이 대폭 감소한 상황 등을 감안해서 노조 사무실 제공 삭제 등을 요구했다'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웹젠의 노조는 위기에 처했다"라고 전했다.

노 지회장은 오는 5월 1일 노동절까지 조합원 100명을 채우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을 지고 지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지회장이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 사실상 노조가 해산되는 상황으로 이어지더라도 그것이 웹젠을 더 멋있게 바꾸려는 노력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웹젠 사측은 노조 주장에 대해 "중노위의 결정은 존중하지만, 결과에 대해 소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라며 "노동조합과의 교섭 창구를 열어두고 원만한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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