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사이버펑크 도시 그 자체, '니발리스'에 어서오세요

게임소개 | 김규만 기자 |



독일의 인디 개발사 이온 랜드(Ion Lands)는 지난 2021년 출시한 '클라우드펑크(Cloudpunk)'의 후속작, '니발리스(Nivalis)'를 올해 중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전작인 클라우드펑크의 배경이 된 도시와 같은 이름인 게임 '니발리스'는 전작과 같은 사이버 펑크 세계관을 바탕으로, 도시 안에서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내는 '슬라이스 오브 라이프 시뮬레이터(Slice-of-life Simulator)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지난 TGS에 이어 올해 타이베이 게임쇼에서도 선보인 '니발리스'에 대해 이야기하기 앞서, 이온 랜드의 전작인 '클라우드펑크'에 대한 배경 지식이 필요합니다. 해당 게임은 니발리스에 있는 불법 배달 회사, '클라우드펑크'에 재직하는 주인공 '라니아'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온 랜드가 여느 다른 사이버펑크 세계관 게임들과 차별화를 꾀한 부분은 게임 진행에 전투 같은 요소들이 등장하지 않는 점입니다. 끝없이 솟아 있는 건물과 네온 조명, 어지럽게 이어진 오브젝트들 사이로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운전하며, 주변 풍경과 스토리를 음미하는 것이 게임의 매력이었죠. 후속작인 '니발리스' 또한, 이러한 개발사의 특징이 반영된 게임플레이가 돋보입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여러 가지 시점으로 변경할 수 있었던 '클라우드펑크'와는 다르게 시점이 1인칭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몰입감을 더욱 높일 뿐더러, 전작과 비교해 훨씬 디테일한 묘사가 가미된 복셀 아트 그래픽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데모 버전에서는 주인공이 막 잠에서 깬 상태로 게임이 시작되며, 가정부 AI(세계관 속에서는 '오토마타'라고 부르는)의 도움을 받아 다음 행선지를 정하게 됩니다.

침대에서 일어나 집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과정에서, 상당히 디테일하게 구현된, 세계관에 입각한 오브젝트들이 퍽 인상깊었습니다. 전작에 이어 복셀 아트를 유지하고 있지만, 해상도가 상당히 높아져 보는 즐거움이 더욱 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호작용 버튼을 누르면 집안 가구들을 여기저기 재배치할 수 있는데, 앞으로 원하는 대로 집을 꾸밀 수 있음을 암시하는 듯 했습니다.




전작 '클라우드펑크'에 이어, '니발리스' 또한 성우 음성이 포함된 것을 확인 가능했습니다. 거의 모든 대사에 음성을 넣는 것은 개발사의 규모가 작을수록 경제적으로든, 업무량 측면에서든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온 랜드 측에 따르면 '니발리스' 개발에는 모션 캡쳐는 물론 4인 이상의 스토리 라이터, 100여개 이상의 캐릭터에 저마다 특징적인 목소리를 담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개발사가 표방한 '슬라이스 오브 라이프 시뮬레이터'의 의미는 아마도 이런 것 같습니다. 인생의 모든 갈림길을 선택하는 '라이프 시뮬레이터'는 아니지만, 주인공에게 주어진 상황 내에서 플레이어의 선택이 이후 결과에 반영된다는 것일 테죠. 일단은 메인 스토리가 존재하는 게임인 만큼 주인공의 행보는 은퇴한 국수집 사장님의 뒤를 이어, '니발리스'에서 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되고 맙니다.

이번 데모에서는 국수 가게를 운영하기로 한 주인공이 AI의 도움을 받아 가게를 세팅하고, 메뉴판을 구성하며, 재료를 수확하는 등의 활동에 초첨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국수가게 운영은 원하는 장소에 테이블과 의자를 세팅하는 것부터 시작할 정도로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자율성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첫 가게는 매우 협소해 딱히 꾸미는 데 고민할 필요는 없겠지만, 개발사 측이 언급한 대로 체인점을 늘려 나갈 경우 할 일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메뉴판에는 해당 가게에서 판매할 음식의 종류를 선택해 넣을 수 있으며, 그에 따라 필요한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플레이어가 능숙히 운영을 하거나, 생활을 통해 얻는 어빌리티 포인트는 이후 추가적인 레시피를 해금하는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할 일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플레이는 다양한 인물들과 마주치고, 대화를 통해 다음 할 일을 얻게 되곤 합니다. '니발리스' 도시의 공간 사이사이는 전작에서도 등장한 날아다니는 택시를 이용해 오가게 되고, 각 지역마다 특정한 NPC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죠. 개발진에 따르면 하층부부터 상층부까지 여러 가지로 나뉜 도시 내에 플레이어가 구매할 수 있는 아파트 종류 또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온 랜드는 '니발리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저 눈 뜨고 일어나 농사 짓고 국수를 삶는 인생은 아닐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전작인 클라우드펑크가 불법 배달부 라니아의 시선으로 '니발리스'의 어두운 이면을 조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후속작인 니발리스 또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시연 버전에서는 핵심적인 메인 스토리 전개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개발자에 따르면 국수 가게 사장님이 도시를 떠나며 주인공에게 가게를 물려주는 이유 또한 스토리가 이어짐에 따라 서서히 드러난다고 합니다.

전투가 존재하지 않는, 복셀 아트 스타일의, 사이버 펑크 세계관을 채택한 '니발리스'는 모두를 위한 게임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특유의 세계관과 복잡하게 꾸며진 도시를 좋아하고, 그 안에서 일상적인 삶을 살며 이야기를 지켜보는 것을 선호하는 게이머라면 이온 랜드의 '니발리스'를 기대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한편, '니발리스'의 정식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2024년 연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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