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모바일에 이런 오픈 월드가, '어쌔신 크리드: 제이드'

게임소개 | 김규만 기자 | 댓글: 9개 |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접한 무언가가 놀랍게도 마음에 쏙 들었을 때. 자주 경험하는 일은 아니지만, 분명 이런 때만 느껴지는 일종의 희열이 있다. 이번 게임스컴 2023에서 만난 '어쌔신 크리드: 제이드'는 그런 흔치 않은 경우 중 하나다.

텐센트의 글로벌 퍼블리싱 브랜드 레벨 인피니트는 현지 시각 23일, '인투 더 인피니트'라는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이번 게임스컴에서 선보인 신작을 공개했다. 어쌔신 크리드: 제이드 또한 그 중 하나로, 모바일 플랫폼에서 어쌔신 크리드 프랜차이즈의 오픈 월드 경험을 살려내는 것을 목표로 개발중인 작품이다.

모바일 플랫폼에 집중했다는 것 외에도, '어쌔신 크리드: 제이드'가 갖는 특징은 다양하다. 먼저, 기원 전 230년 경 중국을 배경으로 한다. 이전까지 어쌔신 크리드 프랜차이즈 팬 사이에서는 아시아를 무대로 하는 작품에 대한 니즈가 많았지만, 원작과 다른 게임플레이를 가진 '어쌔신 크리드 크로니클: 차이나'는 그 목마름을 채워주기에는 사뭇 부족한 점이 많았다.

반면 이번에 공개된 '어쌔신 크리드: 제이드'는 대다수가 제약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상당한 완성도의 오픈월드 경험을 전달했다. 주인공은 신뢰의 도약을 하거나, 수풀에 숨어 적을 암살하고, 들켰을 때는 위풍 당당하게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라는 신조를 몸소 보여주기도 한다.



▲ 안드레이 챈(Andrei Chan) 총괄 프로듀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존재하는 것도 큰 특징이다. 원작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두 명의 주인공을 내세운 '신디케이트'부터 여성 주인공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가장 최근 작품인 '발할라'에 와서는 게임 속에서 별다른 캐릭터 교체 없이 온전히 특정 성별의 주인공을 선택 가능하게 된 바 있다. 주인공의 얼굴을 플레이어가 직접 만들 수 있는 작품은 이번 '제이드'가 처음이다.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개발사가 개발사이니만큼 전반적인 캐릭터의 외형이 모바일게임에서 자주 보던 미형의 동양풍이라는 점은 호불호가 나뉘겠으나, 기존 모바일게임에 익숙한 이용자층에게는 없으면 서운할 요소로 다가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직접 체험해 본 바로는 초반에 느껴지는 부자연스러움만 감내할 수 있다면, 게임 내 컷신에 내가 만든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습은 꽤나 신선한 '어쌔신 크리드' 경험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 캐릭터 얼굴을 직접 만들 수 있는 '어쌔신 크리드'라니

'어쌔신 크리드: 제이드'의 개발을 담당하는 안드레이 챈(Andrei Chan) 총괄 프로듀서는 어쌔신 크리드 팬들이 진정으로 시리즈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모든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지 플랫폼의 차이일 뿐, 엄연히 프랜차이즈에 속하는 후속작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포부다. 그러면서도 이전 작품들이 보여주지 않은 시대적 배경을 선택한 만큼, 새로운 즐거움 또한 제공한다는 목표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대대로 배경이 되는 지역에 대한 디테일 또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의 경우 맵을 탐험하며 역사를 공부하는 것만을 소재로 삼은 콘텐츠가 따로 등장할 정도다.

안드레이 챈 프로듀서는 기원전 고대 중국의 랜드마크는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라 게임 속 지도를 사실에 입각해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당시 시대상을 반영해 건설 중인 만리장성이나, 진시황의 명령에 따라 병마용의 흙인형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며, 캐릭터의 모션도 굉장히 부드러운 편이다

체험 과정은 캐릭터를 생성하고 난 뒤, 특정 NPC를 따라 도중 적들을 암살해 나가며 퀘스트를 진행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모바일 플랫폼 특유의 조작에 익숙해지고 나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앉기와 달리기, 파쿠르 등이 가능했으며, 지속적으로 건물을 등반하는 일부 동작의 경우 간소화된 컨트롤만으로 수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암살 성공 시, 또는 공격을 가할 때 대미지가 표시되는 시스템은 오리진 이후 시리즈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대 중국의 협객의 인상이 강한 주인공은 단검 대신 검과 창, 대부 등 무협지에서 익숙한 병장기를 활용한다. 이러한 병기를 휘두르는 모션 또한 중국 무술의 특징이 가미되어 기존과 다른 보는 재미를 선사하는 편이다.

퀘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위치는 미니맵에 표시되지만, 오픈월드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원하는 곳은 어디든 방문이 가능했다. 물론, 이 또한 원작과 마찬가지로 특정 구간은 흐릿한 장벽으로 막혀 진입이 불가능한데, 현실 세계의 누군가가 과거와 동기화했다는 세계관의 설정을 녹여낸 연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프리 투 플레이로 오픈월드 게임을 선보이는 것에 대한 궁금증 또한 있었다. 안드레이 챈 프로듀서는 지난 CBT에서 대략 5시간 분량의 메인 퀘스트를 선보인 바 있으며, 개발이 완료될 때 까지는 하나의 온전한 엔딩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F2P로 제공되는 게임인 만큼 이후에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후속 스토리나 사이드 스토리 등을 선보일 계획도 가지고 있다.

유료 콘텐츠에 대해서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BM을 구상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BM이 게임에 적용될지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최근 시리즈가 유료로 선보이는 아이템은 치장용이나 특정 기능을 갖춘 무기 세트, 탈것 또는 지도 상 숨겨진 보물의 위치가 드러나는 지도 등이 존재한다.

아직 어떠한 유료 모델도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안드레이 챈 프로듀서는 유료 모델로 하여금 '어쌔신 크리드' 팬들이 게임을 져버리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나의 싱글플레이 오픈월드 경험을 필두로,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코옵 등 추가 콘텐츠를 덧붙일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 파쿠르? 문제 없다

아직 '어쌔신 크리드: 제이드'의 출시일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게임을 접한 첫 인상은 고대 중국의 모습을 간직한 신선한 '어쌔신 크리드' 그 자체였다. 이런 규모의 오픈월드 경험을 스마트폰 안에서 선보일 수 있다니,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라고 지적되던 것들이 요즘은 더 이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지난 8월 초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CBT를 진행한 '어쌔신 크리드: 제이드'는 조만간 2차 CBT를 통해 시리즈 팬과 모바일 게이머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을 더욱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 2차 CBT에선 한국어를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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