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전당포 사나이가 되어보자, '우산 금지'

게임소개 | 김규만 기자 | 댓글: 6개 |

현재 텀블벅 모금을 진행하고 있는 후추게임 스튜디오의 인디 게임 '우산 금지'는 중고 상점 운영 시뮬레이션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가게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중고 매물을 흥정을 통해 매입하고, 또 적당한 가격을 매겨 되팔며 하루하루를 보내게 되죠.

'그저 싼 가격에 물건을 사고 비싼 가격에 팔면 되는 것 아냐?'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 싼 가격을 부르면 사람들이 물건을 팔려고 하지 않고, 또 비싼 가격을 매겨 되팔면 아무도 사기 않아 골칫덩어리 재고품이 돼버리고 마니까요. 따라서 물건을 사고파는 단계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이루는 '흥정'은 이 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 중고거래에서 흥정은 기본이죠 [유튜브 히스토리 채널 '전당포 사나이들' 中]

혹시 다큐멘터리 채널 '히스토리'에서 방영하는 '전당포 사나이들(Pawn Stars)'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신 적이 있나요? 그 프로그램을 생각하면 '우산 금지'가 어떤 종류의 게임인지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져온 물건을 감정해 예상가를 정하고, 매입하고자 하는 금액에 대해 협상을 하는 거죠. 감정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가치를 가진 물건을 발견할 수도 있겠고, 반대로 판매자가 이야기하는 것보다 형편없는 물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눈탱이'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물건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재 약 11일가량의 모금 기간을 남겨놓고 있는 '우산 금지'는 최근 새로운 버전의 데모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데모에서는 게임의 초반 진행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며, 2일차까지 진행되는 플레이를 통해 게임 내에서 흥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데모는 후추게임스튜디오의 텀블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재 '우산 금지'는 내년 4월 중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게임의 배경은 인간의 욕구와 감정이 '거의' 통제된 2080년

데모에 대한 체험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우산 금지'는 일반적인 중고 상점 시뮬레이션이라고 하기에는 독특한 세계관과 메인스토리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은 2080년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하고 있는데, 정확히는 픽시와 플로티라고 불리는 두 종류의 인구가 살아가고 있는 마인들시아라는 나라를 주된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픽시는 모든 감정과 욕구를 지우는 약물 '픽서'에 의해 통제되는 인간을 가리키며, 플로티는 아직 픽서에 의해 욕구와 감정이 지워지지 않은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마인들시아의 인구는 픽시가 95%, 플로티가 5%를 차지하고 있는데, 플레이어는 이 5%의 인구가 살아가는 도시인 '아직시티'에서 중고상점을 운영하게 되죠.

국가에 의해 감정과 욕구를 통제당하는 미래 사회는 많은 여러 미디어를 통해 다뤄졌던 내용입니다. 크리스찬 베일이 쌍권총을 들고 건 카타 액션을 보여준 장면만 생각나는 영화 '이퀄리브리엄' 또한 마찬가지죠. 그런데, 이런 사회에서 흥정을 통해 이득을 취하는 중고상점을 운영한다니? 앞으로 스토리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흥미로운 주제인 것은 확실합니다.



▲ 플레이어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 중고상점에서 보내게 됩니다

이와 같은 세계관에서 알 수 있듯, '우산 금지'는 매일같이 중고상점을 운영하는 것 외에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메인스토리를 플레이어에게 제공합니다. 2013년 출시된 인디 게임 '페이퍼 플리즈'를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는 설정이죠. 해당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매일같이 독재 국가의 입국을 관리하는 사무소 직원으로 일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무소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서서히 연루되기 시작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산 금지'는 '페이퍼 플리즈'가 처음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던 게임 메커니즘을 '중고 상점'이라는 새로운 무대에 꽤나 잘 어울리게 가져왔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계산기를 통해서만 손님과 흥정을 하게 되지만, 점점 다양한 도구를 통해 물건의 품질을 파악하고, 재질을 확인하는 등 복잡한 과정이 추가되는 식이죠.

새롭게 공개된 데모 버전에는 브랜드 제품들의 특징과 실물을 비교하고, 이를 토대로 흥정을 하는 것 외에 과감하게 상대를 떠보는 '와일드카드' 시스템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카드를 사용해 흥정 과정을 간단하게 표현한 '우산 금지'

'우산 금지'는 플레이어와 손님이 흥정을 하는 과정을 대화를 통한 선택지가 아니라 '카드'를 활용하는 형태로 간결하면서 알기 쉽게 풀어냈습니다. 예를 들면 손님은 물건을 제시할 때 해당 물건이 어떤 브랜드 제품이고 재질이 무엇인지, 상태는 어떤지 등 관련된 모든 정보가 담긴 카드도 함께 제시합니다. 물론 그 정보가 맞을 수도 있지만, 사는 입장에서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플레이어는 여러가지 감정 도구를 활용해 손님이 제시한 정보가 맞는지 확인할 수 있고, 틀릴 경우 이를 정정하며 물건의 예상 가격대를 적당한 선으로 맞춰나갈 수 있습니다.

물건의 감정이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흥정을 하게 되는데, '전당포 사나이들'을 보면 주인 릭이 얼마나 야박하게 가격을 낮춰 부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장사하는 입장에서 이윤을 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니까요. 계산기를 두드려 고입 희망가를 손님에게 제시하면 손님은 받아들이거나 그렇지 않거나, 또는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답하기도 합니다. 원하는 가격에서 합의를 볼 때까지 계속 흥정을 이어갈 수도 있지만, 흥정이 계속되면 몇몇 손님들은 물건을 팔지 않겠다며 도로 가져가버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 점점 물건을 감정할 때 고려해야 할 정보가 많아집니다

이런 식으로 하루를 끝마치면 그날 일어났던 사건과 판매한 물건들을 종합해서 보여주는 창이 뜨게 됩니다. 가장 이윤을 냈던 물건은 무엇인지, 그렇지 않았던 물건은 무엇인지 확인하며 내일의 양분으로 삼을 수 있고, 또 사건 종합을 통해 아직 시티에 닥쳐오는 일들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도 있죠.

아직은 데모 버전이었기에 더 많은 부분을 체험해볼 수는 없었지만, 핵심 요소인 흥정과 같은 부분은 앞으로도 많은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짧은 시간 만에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던 것이 마치 처음 '페이퍼 플리즈'를 접했을 때 생각도 많이 나더라고요.

지금까지 후원 금액 411% 초과 달성, 남은 후원금 모금 기간 11일, 고무적인 수치이기는 하지만 아직 정식 출시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우산 금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19년을 뒤로하고, 내년 봄에는 완성된 작품으로서 다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대체 우산이 왜 금지인지는 데모를 통해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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