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GOTY'을 향한 첫 걸음! 펄어비스 신작에 장착될 차세대 엔진의 비전은?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57개 |
펄어비스의 차세대 게임 엔진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펄어비스는 시그라프에서 신형 엔진의 그래픽 기술을 발표했다. 시그라프는 그래픽 분야 장인들이 모여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로, 세계 최고 수준의 그래픽 컨퍼런스다. 이 자리에서 펄어비스는 신형 엔진으로 구현한 실시간 빛 처리 기술 노하우를 전했다.

발표에는 펄어비스 김대일 의장도 이름을 올렸다. 김대일 의장은 현역 개발자로서 신형 엔진 개발에 직접 참여한다. 김대일 의장과 펄어비스 개발자들은 복셀에서 실시간으로 변하는 환경에서의 빛 처리 기술을 공개했다. 이전까지 게이머는 정해진 환경만 경험했다면, 이제 현실과 같은 경험을 신형 엔진에 기대할 수 있다.

펄어비스 미래의 중심에 신형 엔진이 있다. 이에 관한 첫 소개를 고광현, 조경준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시그라프에서 직접 발표했던 둘은 신형 엔진의 핵심 개발자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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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고광현, 조경준 리드 엔진 프로그래머

펄어비스는 창립부터 지금까지 게임 개발에 관한 기술 진척을 이뤄냈다. 이처럼 기술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는?

= 기본적으로 펄어비스는 다작으로 성공하려는 회사는 아니다. 다작보다는 AAA급 게임을 추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필요하다. 김대일 의장 역시 창업했을 때부터 기술에 관심이 많아 투자를 꾸준히 했다. 특히 요즘 유저의 눈높이가 매우 올라갔다. 그러한 유저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꾸준한 투자를 하는 거 같다.


기존 '블랙데저트 엔진'도 수준급의 기술력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굳이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는 이유가 있을까?

= '블랙데저트 엔진'이 처음 나왔을 때와 지금의 그래픽 기술 수준 차이가 크다. 좋은 기술이 계속해 나오다 보니 유저의 눈높이도 올라갔다. 유저를 만족시키기 위해선 더 사실적이고 좋은 품질의 그래픽 기술이 필요했고, 기존 엔진으론 한계가 있어 신형 엔진 개발에 돌입했다.

또한, 5G와 같은 새로운 통신 기술은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엔진이라는 것은 단순히 좋은 그래픽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 새로운 환경까지 아울러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유저를 만족시키기 위해 신형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신형 엔진은 언제부터 개발했나?

= 펄어비스 내부에선 항상 뭔가를 개발하기에 언제부터라고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다. 다만, 본격적인 개발은 작년부터 돌입했다. 개발인력은 50여 명이고, 렌더링과 서버, 오디오 등 여러 분야의 개발자가 합심했다.

현재 신형 엔진은 새로운 게임과 병행 개발하고 있다. 그만큼 엔진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점수로 측정하면 독자가 이해하기 쉬울 거 같다. 초기 블랙데저트 엔진을 '1P'라고 치면, 신형 엔진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 엔진 개발 수준을 숫자로 표현하는 게 간단하지는 않다. 기본적으론 렌더링 기술과 플랫폼 제작 효율성 등 모든 부분에서 좋아졌다. 게임 개발에 필요한 요소들이 넓은 방향으로 확장해 좋아졌다는 게 적절한 거 같다. 수치화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론 '5P'을 주고 싶다.



▲ "개인적으로 신형 엔진은 5P를 주고 싶다"

펄어비스의 신작은 신형 엔진으로 개발되는 건가?

= 신작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은 이미 개발이 완료되었다. 그리고 엔진의 수준을 높이는 작업은 신작 개발과 병행해서 진행중이다. 엔진의 수준이 높아지면 개발하고 있는 신작에는 해당 효과가 바로 적용될 수 있다.


신형 엔진 개발의 방점은 어디에 찍혀있나?

= 그래픽적으론 '포토리얼리스틱(photorealistic)'을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사진과도 같은 품질을 목표로 하면서, 멀티 플랫폼 대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진 같다고 해서 꼭 현실적인 그래픽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토이스토리4'가 좋은 예시가 될 듯하다.

최근에는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작업하고 있다. 기존 렌더링 API 대응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API 대응도 병행한다.


신작 게임 개발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텐데, 어떤 의견들이 있나?

= 품질 면에서 의견이 많고 작업하는 환경, 인터페이스에 관한 의견도 꾸준하다. 엔진 개발자는 아무래도 실제 엔진 사용자는 아니니까 사용자 입장에서의 문제점을 놓칠 때가 있다. PCG와 같이 작업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자동화를 만든다거나 파라미터를 이용해 알아서 구성되게끔 해달라는 요구도 있다.

동시에 여러 개의 프로젝트 개발과 신형엔진 개발을 함께 만들다 보니, 다양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 게임 개발사에서 직접 엔진을 만든다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만약 보통의 상용 엔진을 만들었다면, 게임 개발자가 필요한 요구를 엔진 개발사에서 즉각 수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펄어비스는 된다. 게임 개발자와 엔진 개발자가 바로 만나 의견을 주고받는 곳이 펄어비스다.



▲ 펄어비스의 모바일 캐주얼 MMO '프로젝트V'



▲ 민 리 디렉터가 참여하는 '프로젝트K'

엔진을 개발하지만, 현재 펄어비스는 네이티브 프로그래밍 언어부터 개발할 역량이 되지 않나?

= 신형 엔진은 C++로 개발되고 스크립트 언어는 펄어비스 자체 언어다. 개발자로서 네이티브 언어는 바퀴라고 생각한다. 네이티브 언어 개발은 바퀴의 대체품을 만드는 것과 같아서, 쉽지 않다. 그리고 신형 엔진은 멀티 플랫폼 대응을 생각하고 만든다. 멀티 플랫폼의 SDK가 대부분 C++이기에 신형 엔진의 네이티브 언어를 따로 만드는 건 비효율적이라 생각한다.


펄어비스는 아직 엔진 상용화 계획이 없나? 새로운 매출 요인이 될 수 있을 텐데.

= 현재는 없다. 펄어비스의 엔진은 내부 게임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기존 블랙데저트 엔진과 신형 엔진 모두 발전하고 있지만, 상용화를 위해 엔진을 개발하진 않았다.



▲ "엔진 개발의 목적은 매출이 아니라 게임의 완성도다"

김대일 의장이 신형 엔진 개발에 특별히 주문한 게 있나?

= 주문이라고 하면 특정 방향으로만 이끄는 거로 비칠 수 있는데, 김대일 의장이 그렇지는 않다. 김대일 의장은 지금도 게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며 엔진 개발부터 신작 준비까지 전반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다.


최근 시그라프에서 펄어비스는 '빛 처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당시 발표를 요약해 설명한다면?

= (고광현) 시간에 따라 변하는 대기 현상과 구름, 안개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빛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연출할 것인지를 발표했다. 이전까지는 각 상황에 맞는 연출을 하나하나 만들어 구현했었다. 펄어비스는 모든 것을 통합해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자연스러운 빛을 연구했다. 우리 현실처럼 습도와 고도, 오존과 구름의 양까지 적용된다.

(조경준) 고광현 개발자가 맡은 게 직접광이라면, 나는 간접광에 대해 발표했다. 빛 반사가 복셀 환경에서 어떻게 표현되는가이다. 기존 복셀 환경에서의 방식은 부족한게 있어서 어떻게 보완했고, 효율적으로 처리했는지를 설명했다. 복셀이란 게 3차원 구조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방법에 따로 활용 가능성이 커진다.

이미지 제공: 펄어비스












▲ 신형 엔진으로 시간과 환경에 따른 빛 처리를 실시간으로 표현했다

기존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나?

= 방점은 실시간 처리에 찍혀있다. 동적인 환경에서 빛 처리가 실시간으로 적용되는 걸 개발했다. 이전까지 정해진 값과 연출만 보이던 것과 비교하면 더 사실적이다. 현재는 특정 엔진과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현존하는 모든 기기에 무리 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보완하고 있다.


시그라프에서 청중들의 반응을 들려달라.

= 빛 처리가 실시간으로 처리된다는 거에 관심이 많았다.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 그래픽 회사에서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거 같다. 펄어비스가 실시간 빛 처리를 어떻게 해결했고, 어떤 점에서 어려워했는지를 물었다. 세부적인 설명에서는 자신들이 이해한 게 맞는지 되묻기도 했다. 발표가 인상적이었는지 나중에 연락하며 지내자는 곳도 많았다. 모두 업계에서는 이름만 말하면 다들 아는 곳들이다.




왜 펄어비스는 빛 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나?

= 사람이 사물을 인식할 때 망막에 도달하는 게 빛이다. 게임에서 빛을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으면, 실제 세상에서 우리가 보는 것과 유사하게 표현할 수 있다. 그동안 하드웨어와 기술적 제약으로 하지 못했던 것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 렌더링 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빛에 관한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빛 처리를 잘 해낸다면, 게임에서 거의 모든 표현이 다 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펄어비스가 신형 엔진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 신형 엔진의 키워드는 품질, 플랫폼, 효율성이다. 회사로서는 완성된 신형 엔진을 통해 제작비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콘솔과 모바일, 스트리밍까지 시장 확대로 더 큰 이익을 바라볼 수 있다. 게임 시장은 빠르게 변하기에 예측하기 힘들다. 펄어비스는 신형 엔진을 통해 어떠한 시장 변화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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