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지훈 부문장이 이끄는 컴투스 게임사업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12개 |
컴투스가 달라진다. 오랜 기간 모바일 게임 개발 명가로 알려진 컴투스가 이제 PC와 콘솔 등으로 발을 넓힌다. 아울러 자체 개발에 얽히지 않고 다양한 게임 개발사의 작품을 퍼블리싱할 계획이다. 유망한 게임사에 투자도 적극 진행한다. 이 모든 것을 한지훈 게임사업부문장이 이끈다.



▲ 컴투스 한지훈 게임사업부문장

한지훈 부문장은 엔씨소프트, 넷마블를 거쳐 올해 초 컴투스에 왔다. 그가 게임사 컴투스에서 게임사업을 책임진다. 맡지 않는 것은 인사, 재무, 총무와 같은 비게임개발 부문 정도다. 이주환 대표로부터 게임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단 제안을 받았고, 뜻이 맞아 합류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사업 담당자는 자신의 목표를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반면, 한 부문장은 컴투스 게임사업의 목표를 숫자로 밝혔다. 한지훈 부문장의 목표는 게임매출 올해 7천억 원, 3년 이내 1조 원, 5년 내 1.5조 원, 5년 후 국내 빅5 게임사 진입이다.

컴투스 게임매출은 2020년 5,050억 원, 2021년 4,988억 원, 2022년 4,896억 원으로 정체되어 있다. 한 부문장의 목표 7천억 원은 전년 대비 42.9% 높은 수치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틀을 깨는 작업이 필요하다.

컴투스 게임사업 전략에 대해 한 부문장은 '융단폭격'이라 표현했다. 컴투스의 융단폭격은 이미 시작됐다. 최근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9년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7월 'MLB 9이닝스 라이벌', '낚시의 신: 크루', '미니게임천국' 출시가 예정됐다. 모두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한 게임들이다.

한 부문장은 "우리의 전략은 '돈 되는 것만 하지 않는다. 재밌고 유저가 원하는 장르가 있다면 다 한다'이다"라며 "이미 모바일 MMORPG는 정형화되어서, 한국 게임시장은 일본과 같이 갈라파고스화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게임시장과 비교하면 일본 게임시장은 특수성이 나타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일본 게임시장이 갈라파고스화되어 공략하기 어렵다는 말들이 나왔다. 이 현상이 우리 게임시장에서도 나타난다는 게 한 부문장 분석이다.

한 부문장은 우리 게임시장의 갈라파고스화를 아쉬워했다. 우리나라는 모바일 MMORPG는 잘 만드나, 모바일 MMORPG가 글로벌에서 통하는 메이저 장르라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컴투스도 '제노니아'를 서비스하고 있다. 타 게임사와 다른 점은 다양한 카드 중 하나로 쓴다는 점이다. 컴투스는 모바일 MMORPG '제노니아'와 함께 스포츠 게임, 캐주얼 게임 등 다각화에 집중한다.


컴투스의 게임사업 전략
"개발과 사업의 밸런싱"




한 부문장의 역할은 개발과 사업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컴투스의 핵심 IP로 자리 잡은 '서머너즈 워', 스포츠 게임, 캐주얼 게임 등을 키운다. 여기에 한 부문장은 컴투스의 강점인 '유저친화적인 운영'을 접목한다.

'서머너즈 워'는 컴투스가 0에서부터 시작해 만든 글로벌 IP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성공 이후 세계관을 정립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IP에 기반한 웹툰, 웹소설, 라이트노벨, 코믹스 등을 발간했다. 한 부문장은 앞으로도 '서머너즈 워' IP 기반 작품과 관련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서머너즈 워' IP 게임은 '천공의 아레나', '백년전쟁', '크로니클'로 나뉜다. 일각에서는 IP 게임이 나뉘어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을 걱정하기도 한다.

한 부문장은 자기잠식이 아닌 '서머너즈 워 유니버스'의 정립이라고 봤다. 마블, DC 유니버스처럼 다양한 캐릭터가 많은 유저 취향에 들어가길 바랐다. '천공의 아레나'는 수집형 턴제, '백년전쟁'은 RTS, '크로니클'은 MMO 장르다. 이를테면 '이 중에 당신 마음에 드는 서머너즈 워가 있겠지' 전략이다.




컴투스의 스포츠 게임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MMORPG처럼 폭발적인 매출은 아니더라도, 보다 탄탄한 수요층이 있다. 한 부문장은 3~4년 전까지 컴투스 야구 게임 매출이 700억~800억 원대였는데, 지난해 1,200억 원 수준으로 올랐다고 소개했다.

컴투스는 MLB, KBO 라이선스를 쓰는 야구 게임사 중에 1등이다. 한 부문장은 "야구 게임은 '초격차' 전략으로 간다"라고 강조했다. 스포츠 게임은 다른 장르에 비해 1등과 2등 매출 격차가 큰 분야다. 이 차이를 확실하게 벌리겠다는 취지다.

이번에 내놓는 'MLB 9이닝스 라이벌'은 캐주얼하게 즐기는 야구 게임이다. 컴투스 내부에서는 야구 게임끼리 자기잠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한 부문장은 "스티브 잡스가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으려 할 때 애플 내부에선 기존 '아이패드'와의 자기잠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라며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기존 게임은 그대로 열심히 업데이트하고, 신규 게임은 신규대로 운영해 새로운 층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야구 게임은 어렵다. 투수의 구질과 타자의 타격이 조금만 달라져도 수많은 변수가 나타나는 게 야구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엔진과 야구 게임을 실현하는 엔진 2개를 함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컴투스는 야구 게임에서 초격차를 만들어 낼 자신감이 있다. 컴투스에는 20년 가까이 야구 게임을 깎은 장인 홍지웅 상무가 있다. 한 부문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야구 게임에서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힘든 1등 전략을 내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미니게임천국'이 27일 출시를 앞둔다. 한 부문장은 '미니게임천국'이 컴투스의 DNA라고 봤다. 그리고 게임사업에 있어 재밌는 게임이 성공하는 게 아닌, 성공한 게임이 재밌는 게임으로 평가받는 상황을 아쉬워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성공중심적인 게임개발이 대두됐단 설명이다.

한 부문장은 "개인적으로 한동안 모바일 게임을 즐기지 못했고, PC나 콘솔 게임 위주로 했다"라며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PC나 콘솔 게임은 계속해 발전하는데 모바일 게임은 어느 순간 고착화됐더라"고 짚었다. 이어 "사업의 니즈(needs)가 개발의 니즈를 앞서기 시작했다"라며 "이게 옳다 그르다의 문제는 아니지만, 컴투스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업과 개발의 균형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개발과 사업의 밸런스가 새롭게 잡힌 게임이 컴투스가 선보일 '미니게임천국'이다.

앞서 컴투스는 '미니게임천국'이 P2O(Play to Own)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컴투스가 추구하는 P2O는 게임 본연의 재미를 보존하면서 웹3(Web3.0) 가치를 부여하는 한 단계 발전된 방식이다. 이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면 획득한 가치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한다. P2E(play to earn)는 돈을 벌기 위해 게임을 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P2O는 뛰어난 게임성과 높은 완성도의 게임 플레이 경험+@(이용자의 소유권 확보)이 강조된 방식이다.


컴투스의 잠재력, 5년 이후 '빅5'로 도약
"3년 내 1조 원, 5년 내 1.5조 원 게임매출 목표"



▲ "컴투스가 글로벌 탑플레이어가 되는 과정에 함께하고 싶다"

지난해까지 한 부문장은 다른 게임사에서 컴투스를 바라봤다. 그때 컴투스를 어떤 게임사로 봤냐는 질문에 "잠재력이 있지만, 잠재력을 사업화하는 능력에서 아쉬움을 느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 제안을 받았을 때, 아쉬웠던 부분을 내가 잘할 수 있다고 여겨 합류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한 조직개편이 진행 중이다. 핵심은 개발과 사업이 함께 게임을 만드는 구조다. 한 부문장은 "재미는 있는데 돈을 못 버는 게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사업이 내놓는 BM(비즈니스 모델)은 개발과 성장 구조를 같이 만드는 것이지, 사업이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오면 개발이 넣는 게 아니다"라며 "좋은 게임을 만들자는 목표를 개발과 사업이 처음부터 함께 논의해 성장하고, 재미도 있으면서 돈도 버는 게임이 게임사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한 부문장은 우선 조직을 한데 모으는 작업을 했다. 컴투스는 임직원이 1,300명 이상인 큰 회사다. 문제는 가산 건물 a동, b동, c동에 나뉘어져 있다. 여러 동과 여러 층에 나뉘어져 있다 보니 같은 회사 사람이어도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잦았다. 당장 할 수 있는 일로 한 부문장은 자기 조직의 사람 4백여 명을 하나의 단톡방에 모았다. 소통 혼잡을 막기 위해 한 부문장 혼자 말하는 방이다. 이 방에서 업무 상황을 공유한다. 이어 4백여 명 조직원 모두를 대상으로 가벼운 인사 차원의 면담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한 부문장은 앞으로 컴투스가 퍼블리싱과 소싱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체 게임 개발과 사업 능력은 이미 갖췄다. 다만, 정체된 매출 한계를 깨기 위해서는 추가 능력이 필요하다. 능력 있는 개발사의 좋은 게임을 퍼블리싱하고, 가능성 있는 게임사에 적극 투자를 전개한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싱 강점과 넷마블의 소싱 능력을 컴투스도 갖추는 셈이다.

한 부문장은 "3년 내 1조 원, 5년 내 1.5조 원 게임매출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퍼블리싱과 소싱 능력이 필수적이다"라며 "좋은 게임이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현재 컴투스는 한중일 국가의 여러 게임사를 눈여겨보고 있다.

한지훈 부문장은 "컴투스가 지금도 글로벌에서 잘하고 있지만, 아쉬운 면도 있다"라며 "컴투스가 글로벌 탑플레이어가 되는 과정에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컴투스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라며 "컴투스의 미래에 내가 기여할 수 있길 바라고, 그러기 위해 '이적'을 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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