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섯 살 된 '에이펙스 레전드', 앞으로 계획은?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11개 |
일본 도쿄 마쿠하리 멧세에서 진행중인 '에이펙스 레전드 아시아 페스티벌' 이튿날, 행사에 참여한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의 개발자과 간단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서비스 5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이번 행사는 프로 선수는 물론 유명 인플루언서, 팬아티스트와 코스튬 플레이어 등 '에이펙스 레전드'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즐기는 축제의 장을 콘셉트로 했다. 특히, 각 나라를 대표하는 한중일 선수들의 국가 대항전은 여느 스포츠와 다름 없이 높은 긴장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각각 게임플레이 디자인과 내러티브를 담당하고 있는 존 라슨(John Larson)과 애슐리 리드(Ashley Reed)에게도 아시아 커뮤니티의 열정은 생소한 것이었던 모양이다. 직접 현장의 열기를 느꼈던 소감과 함께, 최근 새롭게 선보인 시즌과 '에이펙스 레전드'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존 라슨(John Larson) 게임 디자이너, 애슐리 리드(Ashley Reed) 내러티브 리드

일본에서 펼쳐진 '에이펙스 레전드 아시아 페스티벌'의 참석한 소감은 어떤가. 북미 지역과 다른 아시아만의 특징을 느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존 라슨 : 꽤나 경쟁적인 분위기에 즐기는 사람이 정말 많아서 재미있었고, 전반적으로 게임에 대한 높은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미국에서는 아직 재택 근무중이라 하루하루가 비교적 평온한데(?), 바다 건너 와서 이렇게 시끌벅적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애슐리 리드 : 정말 열정적인 플레이어들이 많아서 놀랐다. 아침 6시부터 행사장 앞에 길게 늘어선 줄도 인상적이었고, 행사장에서 볼 수 있는 수 많은 볼거리들도 멋졌다. 시즌 2 트레일러에서 썼던 랩 노래를 부르는 공연도 있더라.(웃음)

특히, 메타적으로는 이 곳 플레이어들이 '크립토'를 정말 많이 이용하고, 사랑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크립토 코스플레이어도 정말 많더라! 그래서 사진 몇 장 찍어서 크립토의 영어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에게 사진도 보여줬다. 북미에서는 크립토가 그렇게까지 잘 쓰이지 않는데, 그래서 가장 인상에 많이 남았다.



▲ 북미에서 크립토는 잘 쓰이지 않는 레전드라고...

최근 스팀 플랫폼 기준으로, 최다 동시 접속자가 거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이용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다행히 시즌20 이후 많이 회복하긴 했지만, 이러한 이용자 이탈 방지나 리텐션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존 라슨 : 서비스를 계속하면서 여러 차례 좋았던 적도 있고, 나빴던 적도 있는데, 여기에 대해 최근 도입한 시즌 20의 초반 평가가 좋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신규 이용자 유입도 늘어났고, 다시 복귀한 이용자도 늘었으며, 많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시즌20 이후 다시 '에이펙스 레전드'에 주목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아무래도 서비스가 5년이 넘었다 보니, 게임에 굉장히 익숙해진 이용자들이 생겨난 반면 초심자들은 게임에 접근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신규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는 데 느끼는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서 선보인 기간 한정 모드 '스트레이트 샷' 같은 것도 그 일부고.

또, 추가적으로 다른 IP의 팬들에게 에이펙스 레전드를 소개할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등도 마찬가지로 여러 각도에서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시즌20 적용 이후 긍정적인 커뮤니티 피드백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캐릭터(레전드)를 직접 업그레이드하는 기능이 추가되었는데,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을 알 수 있을까?

존 라슨 : 매 시즌 똑같은 내용의 게임 플레이를 전달하는 것은 이용자들에게도, 또 게임 프랜차이즈로서도 건강하지 않은 방향이라는 생각이고, 과거 시즌 16 정도에서 선보였던 클래스 별 특징에 어떤 방식으로 깊이를 더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맵이나, 매번 습득하는 무기나... 배틀로얄 장르 자체가 변화를 줄 만한 변수들이 다양하지 않나. 하지만 캐릭터(레전드)를 선택하는 것은 그렇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기에 깊이을 더해 플레이어 각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고, 실드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레전드 별 액션을 게임에 녹여내는 데 굉장히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어 (해당 시스템을) 적용하게 되었다.




시즌 17 이후 혹평받던 랭크전 매칭에서도 좋은 평가가 많은데, 시즌 16 이전과 비교해 시즌 20의 매칭 시스템이 가진 특징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존 라슨 : 기본적으로는 레전드를 업그레이하는 시스템의 존재가 가장 큰 차이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시즌16 이전의 경우 플레이어들이 링 밖에서 캠핑하다가 마지막 전투에서만 적극적으로 싸우는 식으로 랭크 포인트를 습득하곤 했던 반면, 이번 시즌에서는 더 많은 교전이나 액션을 필요로 하게 됐다. 실드를 업그레이드하거나, 레벨을 높이고 싶다면 그 만큼 더 자주 전투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랭크 포인트를 획득하는 과정을 좀 더 투명하게 선보이는 것을 염두에 두고 변화를 줬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라이브 서비스를 5년이나 계속해 온 만큼, 게임플레이 측면이나 내러티브 측면에서 '다음'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존 라슨 :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코어한 경험을 퇴색시키지 않는 범위 안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꾀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배틀로얄'이 성행하기 시작했던 것도 그만큼 오랜 시간이 지난 셈인데, 앞으로도 더 잘 하고 싶고, 떠나간 플레이어들을 다시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도 크다.

개인적으로는 빠르게,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를 경험할 수 있는 '스트레이트 샷' 같은 기간 한정 모드가 좋은 발걸음이라 생각한다. 신규 이용자들에게 에이펙스 레전드의 건플레이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용도로 말이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이 좋다면, 이런 혁신들을 본 게임에서도 선보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애슐리 리드 : 내러티브 관점에서는 약간 다른 방향으로 고민하고 있다. 오늘 현장에서 프로 선수들이 환상적인 게임플레이를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로, 정말 끝내주는 코스튬을 입고 온 게이머들도 많았다. 이렇게 다른 각도에서 '에이펙스 레전드'를 사랑하고, 아껴 주시는 팬 분들을 위한 즐길 거리를 고민중이다.

경쟁 게임플레이 외에도 캐릭터, 세계관에 대한 애정으로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가 많고, 그들을 위해 어떤 흥미로운 네러티브를 선보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바타잉 되어 지난 해에 몇가지 시도한 것들이 있다. 시즌 17도 그렇고. 올해도 새로운 모드와 함께 유사한 방향으로 세계관의 이모저모를 확인할 수 있는 연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아마 이번 트레일러를 유심히 살펴봤다면 눈치채셨을 지도 모르겠다.(웃음)




안그래도 '스트레이트 샷' 기간 한정 모드에 대한 호평이 대단하다. 해외 외신에서는 영구 모드로 만들어야 한다고 기사가 나기도 했는데, 영구 모드가 될 가능성이 있을까?

존 라슨 : 기간 한정 모드는 내부적으로 일종의 실험실같은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좀 더 작은 규모의 모드에서 플레이어에게 줄 새로운 재미를 찾는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과거에도 이러한 모드에서 선보인 요소들 중에 호평을 받아 본 게임에 적용된 사례도 있다.

이 자리에서 확답할 수는 없지만, 언제나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전 한정 모드의 복각이나, 본 게임에 적용하는 것, 그 외에도 여러 복잡한 아이디어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앞으로도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


일본 애니메이션, 파이널 판타지7 등 여러 콘텐츠와 협업을 한 사례도 유명한데, 이러한 협업 파트너를 찾는 기준이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 올해도 재미있는 협업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애슐리 리드 : 협업에 대한 기준이나, 실제로 협업을 계약하는 것은 다른 부서의 일이기 때문에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파이널판타지7'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만난 스퀘어 에닉스는 정말 좋은 파트너였다. 협업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진행하기가 한층 수월했던 기억이 있다.

언제나 협업을 하는 상대의 IP를 존중하면서도, 에이펙스 레전드만의 색을 잃지 않는 방향으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것이 우리 목표다. 그런 의미에서 스퀘어 에닉스는 오히려 역으로 제안을 줄 정도로 적극적인 파트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앞으로도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행사 첫 날, 한국의 인플루언서 팀이 중국과 일본 팀을 모두 이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우승 상품으로 '한국 서버'를 달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다시 한국 서버가 열릴 가능성이 있을까?

존 라슨 : 그 부분을 담당하고 있지 않아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 직접 참여해 확인할 수 있었던 아시아 커뮤니티의 열정을 본사에 공유할 계획이다. 한국의 프로 팀도 이번에 두 팀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첫 날 경기를 보니 정말 잘 하더라. 열정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계기였다.


끝으로 서비스 5주년을 기념하며 한국 플레이어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애슐리 리드 : "감사합니다(한국어로)" 이번 기회를 통해 아시아 커뮤니티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시즌20을 통해 다시 에이펙스 레전드를 플레이하는 여러분, 그리고 새롭게 게임을 시작한 분 모두 환영하고, 랭킹 매치나 스트레이트 샷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으니 즐겁게 플레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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