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장하는 시장 개척을 위한 토탈 솔루션, 유니핀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여느 업계와 마찬가지로 게임 업계 또한 신흥 시장 진출에 대한 니즈는 이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막상 떠오르는 새로운 시장에서 눈에 띄는 수준의 성과를 거둔 사례는 좀처럼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소위 '글로벌 원빌드'를 통해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는 시도가 잦았으나, 이후에는 이용자의 특성과 게임에 대한 트렌드가 국가별로 판이하기에 지역에 맞춘 현지화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국내외 기업의 신흥 시장에 대한 도전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전반적인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과거에는 인프라의 부족으로 진출이 어려웠던 지역들이 최근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다. 일례로 남아시아의 게임 시장은 2028년까지 약 8.5%가량의 연평균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4억 명 이상의 게이머 인구를 보유한 인도가 자리하고 있다. 인도의 지난 2022년 28억 달러를 기록한 게임 산업의 매출을 25년까지 50억 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인도 게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크래프톤이다. 지난 5월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현지 앱 마켓이 차단된 이후 10개월여만에 다시 서비스를 재개했고, 지난달에는 향후 3년간 1억 5천만달러(한화 약 2,000억 원) 규모의 금액을 인도 시장에 투자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유니핀(Unipin)은 크래프톤이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손잡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현지 이용자들을 위한 통합 결제 시스템은 물론, 각 지역 이용자의 특성에 맞는 전략적인 마케팅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니핀은 지난 3월 모바일 전략 게임 '로드 투 발러: 엠파이어스'를 인도에 선보이기 위해 크래프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2009년 여정을 시작한 유니핀은 모두가 언제 어디서든 쉽게 게임을 접할 수 있게 한다는 비전 아래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다. 본사가 위치한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오면서, 가장 최근인 2022년에는 튀르키예와 인도 지역에서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유니핀은 214만 명의 월별 활성 이용자(MAU)과 270만 개 이상의 유통 네트워크를 갖췄다.



▲ 아샤디 앙(Ashadi Ang) 유니핀 CEO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현지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샤디 CEO에 따르면 동남아, 인도를 포함해 글로벌 게임 산업에서 '미개척지'로 평가받는 지역들은 아직도 결제를 하는 데 일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지역을 놓고 봤을 때 아직도 54%가 넘는 인구가 결제 시 현금을 사용하며, 또 은행 계좌가 없는 게이머 또한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환경 때문에, 신흥 시장에서는 동네 편의점같은 소매 점포가 게임 시장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다. 계좌가 없어 온라인 뱅킹에 접근할 수 없는 게이머나, 현금을 사용하는 문화 때문에 온라인 게임에 결제 시 편의점이나, 동네 가게를 이용하는 것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소비 패턴은 시장 상황이나, 지역 특색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남아메리카의 신흥 게임 시장으로 떠오르는 브라질의 경우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신용카드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반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신용카드를 이용한 결제가 3%에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유니버설 핀(Universal Pin)의 줄임말이기도 한 유니핀은 이와 같이 다양한 방식의 결제 수단을 통합해, 게임은 물론 e-커머스 등 이용자의 결제를 보다 빠르게 편리하도록 돕기 위한 충전 및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 자체 커뮤니티를 활용,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나가는 유니핀

그러나, 아샤디 CEO는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은 유니핀이 가진 강점 중 하나일 뿐이며, 외국 게임이 현지에서 성공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종합적인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제 플랫폼, 전 세계 270만 개의 실물 소매점 파트너, 현지 시장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 등은 이들이 전개하고 있는 '옴니 채널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 되어준다.

이들의 마케팅 전략을 다채로운 생활 반경과 패턴을 가진 게이머들의 가능한 모든 접점을 터치하는 것이다. 은행 계좌가 없는 게이머부터 온라인을 선호하는 이용자, 커뮤니티 활동을 좋아하는 게이머에 이르기까지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했다. 지역 별 오프라인 이벤트는 소매점 단위로 진행이 용이하고, 온라인 게이머에게는 각종 인 앱 스토어 결제의 편의성을 안겨준다. 거기에 자체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충성 고객층을 만들고,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입소문 마케팅까지 가능토록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유니핀은 자체 커뮤니티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게임'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한 데 모아 다채로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 게임 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지망생을 위한 세미나는 물론, 자체 e스포츠까지 기획하고 운영할 정도의 역량을 갖췄다. 뿐만 아니라 지역 교육 기관과도 연계해 게임 산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등 다각도로 유니핀의 커뮤니티를 키워가고 있다.



▲ 직접 e스포츠 대회까지 기획, 운영하는 역량 또한 갖췄다

자신의 게임을 전 세계에 선보이고자 하는 국내 기업을 만나기 위해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다고 전한 아샤디 CEO는 유니핀이 구축한 인프라를 통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자신 있게 답했다. 특히, 신흥 시장의 경우 현지에 정통한 기업과 파트너십은 현지 규제나 법률 자문 등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 내에 세부적으로 나뉘는 국가 별 접근 방향성 또한 고려가 필요하다. 무작정 동남아 지역을 타겟으로 한다면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서로 다른 국가의 게이머 트렌드를 간과하기 십상이다. 아샤디 CEO는 "통합 결제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한 유니핀은 그간 서비스를 통해 게이머 유형이나 소비 패턴 등과 같은 인사이트를 파트너사에 제공하며, 특정 장르가 강세인 국가나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흥 시장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 또한 공유했다. 최근 유니핀은 여성 프로 게이머만이 참가하는 레이디스 토너먼트 e스포츠 대회를 작은 규모로 진행한 바 있는데, 상당히 많은 뷰티 브랜드로부터 스폰서십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여성 프로게이머의 경우 대부분 팬층이 여성으로 이뤄져 있으며, 팬들은 해당 프로게이머가 입는 옷, 사용하는 화장품 등 따라서 구매하는 경향이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프로 게이머 중에는 SNS에서 수백만 팔로워를 거느리는 등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들도 존재한다. 아샤디 CEO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을 통틀어 여성이 게이머 인구 중 37%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그 비중이 늘어가고 있다.

이어 아샤디 CEO는 유니핀은 시스템을 게임에 통합시키는 것도 상당히 편리하게 이뤄지도록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한 번 API에 통합을 이루고 나면, 이후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싶을 때는 클릭 몇 번이면 끝날 만큼 간편한 시스템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끝으로 아샤디 CEO는 '개척되지 않은(Untapped)' 시장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그리고 유니핀이 구축한 통합 솔루션에 대한 자신감을 다시 한 번 나타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게임 기업들은 구글과 애플을 통한 앱 구매에 익숙해져 있지만, 우리는 그들을 이기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며, "아직까지 결제의 편리함을 누리지 못하는 시장을 추가적으로 커버하는 것이 우리가 특별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결제 시스템을 콘텐츠 개발사와 시스템적으로 접목시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다각도의 유통, 서비스 채널을 통해 특정 신흥 시장 진출을 돕는 것은 유니핀이 유일하다"며, "우수한 콘텐츠를 사업적으로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공유하고, 함께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우리가 전할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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