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시 액션 RPG의 기본으로, 드래곤네스트 레거시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50개 |



아이덴티티게임즈의 액션 RPG ‘드래곤네스트’가 올해로 13주년을 맞이했다. 드래곤네스트는 귀여운 아트 스타일과 역동적인 액션,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주목을 받았으며, 2010년 3월에 서비스를 개시할 때부터 해외 게임 시장과 퍼블리싱 체결을 맺고, 전세계 10여개국 퍼블리셔와 함께 약 50여 국가에 서비스되며 게임 한류를 일으켰던 타이틀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최고 동시접속자 수가 70만 명에 달하기도 했다.

10여년의 세월 동안 국내에서의 인지도는 초창기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드래곤네스트 개발팀은 여전히 국내 시장이 가장 중요한 '마더빌드'이며, 전세계 드네 유저들이 주목하고, 부러운 눈길을 보내는 중요도 높은 시장이라고 이야기한다. 2023년을 다시 찾아오는 활성화의 시기로 이끌겠다는 것이 그들의 포부다.

드래곤네스트 13주년을 기념하여 '레거시'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전세계의 팬들을 위한 미래를 만들고 있는 아이덴티티게임즈 이경남 PD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드래곤네스트 이경남 PD



■ 13주년 맞이한 장수 액션 RPG, '드래곤네스트'의 오늘

Q. 2010년 OBT 개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비스 13주년을 맞이하게 된 '드래곤네스트'지만, 지금은 그 이름을 모르는 이들도 많다. 드래곤네스트는 어떤 게임인지, 먼저 소개 부탁한다.

= '드래곤네스트'는 마비노기 영웅전이나 던전 앤 파이터 같은 게임들과 같은 시기에 출시됐던 장수 액션 MORPG다. 벌써 서비스 13주년이 됐지만, 사실 국내에서의 전성기는 서비스 이후 초기 3년 정도에 그쳤다. 이제는 10년 이상의 게임력을 가진 이들이 아니면 들어보지도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개발팀은 신생 스타트업의 마음가짐으로 드래곤네스트를 만들고 있다. 프로젝트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에게 제로 베이스에서 새롭게 소개하고, 어필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드래곤네스트는 세계관과 시나리오, 캐릭터성 등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IP 파워가 특징인 작품이나, 현재는 시대를 초월하는 액션의 손맛을 가장 크게 내세울 수 있는 강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마치 콘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 같은 반응성과 스피디하고 복잡한 액션 콤보를 온라인 액션 게임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드래곤네스트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Q. 명작이라고 불리는 콘솔 액션 게임의 선택지가 가득한 지금 시점에, 액션의 손맛 하나를 어필하는 것으로 과연 유지가 가능할지 궁금하다.

= 드래곤네스트가 처음 공개됐던 10여년 전에는 온라인 액션 RPG라는 장르와 플랫폼 자체가 신선했고, 당시엔 이것 자체가 매력이 됐다. 10년 동안 좋은 액션 게임의 선택지가 많이 더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래곤네스트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액션에 MORPG라는 매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싱글 플레이로 즐기는 콘솔 게임들과 달리 4인, 또는 8인의 협동 플레이가 강조되어 있고, 다른 사람들과 접점을 만들면서 함께 액션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드래곤네스트의 진짜 매력이다.

게임엔 '석양빛 콘테스트'라는 콘텐츠가 존재하는데, 유저들끼리 직접 경쟁하여 서버에서의 랭킹을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선 서로의 파워와 게임에 대한 이해도, 스킬 사이클에 대한 이해도 등이 모두 뒷받침되어야 정상에 설 수 있다. 1초 단위로 순위가 갈려버리는 굉장히 말초적인 콘텐츠로, 현재 10만 단위의 유저들이 지금도 누가 더 위인지 겨루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Q. 지금의 드래곤네스트는 신규 유저들의 진입 허들이 굉장히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낮추기 위한 방안도 함께 고민 중인가?

= 실제로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여러 게임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다. 서비스를 할 수록 매몰비용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허들이 높아질 수 밖에 없으니 새롭게 유입되는 게이머들은 플레이하기 어려워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의 유저들을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점핑권 같은 지원을 제공해주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지원을 통해 진입 허들을 낮추는 방식이 속시원한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존 유저들의 박탈감이 동시에 수반되기 때문이다. 퍼주기식 지원은 작위적이고 인위적인 지원이며,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그렇기에 드래곤네스트에서는 '오래된 게임인 만큼 매니악해졌다'는 점을 인정하고, 게임의 매니악한 면에 끌려서 접근한 유저들이 만족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신규 유저가 밖으로 드러나는 게임의 모습을 보고 '저런 로망이 있는 게임이구나. 나도 저 단계에 이르면 굉장히 재미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본다. 허들을 유저 스스로가 극복할 수 있게, 미래의 동기를 제공하는 셈이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현재의 방향성은 이렇게 잡고 있다. 이후엔 드래곤네스트를 매니악하게 즐기는 유저들이 어떤 식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 더 밖으로 많이 노출시키고 싶다고 생각한다.





Q. 상위권 유저들의 모습을 보고 선망의 마음으로 진입하게 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이렇게 진입한 유저들이 최상위 랭커들을 따라가고 그들의 경쟁에 끼어들 수 있는 구조인가?

= 신규 유저가 기존 유저들을 따라가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점핑을 할 수 있도록 퍼주기도 하고 있고, 파밍 사이클을 완화시켜서 따라갈 수 있게 하는 식의 작업 역시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신규 유저들이 석양콘이나 랭킹전에 혜성처럼 등장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드래곤네스트의 과금 수준이 낮은 편은 아니다. 부분 유료화 게임인만큼 어느 정도 월간 소비비용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과금 완화를 함께 진행하고 있고, 계속 이어지는 이벤트를 잘 따라가면 신규 유저들도 충분히 상위권 유저가 될 가능성이 있다.



▲ 신규 유저들도 얼마든지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Q. 만약 경쟁 콘텐츠에 뜻이 없다면, 드래곤네스트를 가볍게 즐기는 것도 가능할까?

= 맥락상 엔드 콘텐츠를 중점적으로 소개했지만, 실제로 10년 이상 서비스된 게임인 만큼 플레이할 수 있는 콘텐츠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먼저 게임엔 베이스 클래스만 10종이 있고, 여기에 네 개씩 존재하는 2차 전직을 더하면 40개 이상의 전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플레이할 수 있는 스테이지의 규모도 10년 간 누적됐기에 정말 방대한 분량이다.

드래곤네스트는 이렇게 쌓인 콘텐츠를 활용하는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일반적으로는 화제성을 더하고 신선한 경험을 주기 위해 최신 콘텐츠에 유저들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드네에서는 1일 플레이 사이클을 만들어 유저들이 게임 전체를 아우르며 즐길 수 있는 구성을 택했다. 스테이지 전체를 활용하는 콘텐츠가 많이 있으며, 항상 동일한 스테이지를 반복하는 일 없이 매주, 매일 다른 콘텐츠를 플레이할 수 있다. 게임 내 모든 콘텐츠를 현역으로 끌어올리는 이러한 구조는 드래곤네스트의 독보적인 매력이라고 본다.

정리하자면, 클래스의 선택 폭도 넓고 액션의 깊이감도 깊고, 월드 자체도 방대하다보니 꼭 엔드 영역까지 가지 않더라도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Q. 10년이 넘은 PC 온라인 게임에 매달 빠짐 없이 업데이트를 추가하고 있는 점은 인상적이다.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 게임이 엄청 흥행해서 유저가 많은 게임이든, 그렇지 않은 게임이든, 게임의 호흡이 굉장히 빨라졌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모바일 플랫폼의 등장으로 더 평범하게 됐지만, 월 1회 업데이트는 굉장히 혁신적인 부분이었다.

게임의 호흡이 빨라지는 것에도 양면성이 있기는 하다. 너무 숨 가쁘게 가다 보면 퀄리티에 타협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고객을 위해 만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객 만족에 타협을 보면서 속도에 집중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것들이 유저에게는 마치 숙제 같은 인식을 주기도 한다. '과연 이런 모습이 유저와의 상호작용에 좋은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이다.

드래곤네스트에서는 기존의 호흡은 유지하지만, 가끔은 쉬어가면서 기존의 콘텐츠를 다지는 식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가끔은 퀄리티를 더해 유저들의 요구 사항을 만족시키는 업데이트를 하고, 몇 번은 쉬엄쉬엄 하기도 하는 식이다. 이때는 새로운 코스튬을 넣거나, 이벤트 요소들을 배치해서 템포를 조절한다. 이것이 오랫동안 게임을 서비스할 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게임이 잘되건 못되건, 나름의 호흡을 가지는 것은 필수적이다. 인지도가 낮은 게임일수록 빠른 호흡이 중요하다. 아직 정성을 다해서 만들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아직 숨을 쉬고 있다'는 신호가 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 "앞으로도 드래곤네스트의 업데이트 주기를 이어나갈 것"


Q. 13년간 서비스를 하며 여러 개선점이 게임에 적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엔 이런 부분이 부족했는데, 지금은 모두 개선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소개 부탁한다.

= 유저들이 온라인 게임에서 이탈하게 되는 포인트는 여럿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콘텐츠 부족', 그리고 '서비스에 실망을 느낀 경우'다. 콘텐츠가 부족해서 이탈한 유저들이라면 잠재적 연어 유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 자체에 실망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서비스의 질에 실망한 유저들은 비교적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드래곤네스트의 경우 이쪽에 가까웠다.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급하게 추가했던 업데이트가 유저들의 실망을 샀고, 유저 이탈이 가속화됐다. 그간 혁신적인 시도들이 많이 있었으나, 이미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금은 게임이 정말 안정감을 찾은 상황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PD가 되고 햇수로 5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해 기존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기존 밸런스를 크게 바꿔서 클래스 격차를 심화시키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노하우를 많이 쌓았다. 서비스 부분에서 안정감을 많이 찾은 상태다.

정리하자면, 액션성, 다양한 캐릭터를 깊이 파고드는 즐거움, 방대한 콘텐츠에서 오는 즐거움은 더욱 풍부해졌고, 가장 큰 단점이었던 불안정한 서비스는 안정을 찾았다. 지금이라도 복귀해서 새롭게 즐기면, 분명히 이 게임이 오랫동안 안정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40개의 직업이 있다보니, 캐릭터간 밸런스를 잡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일 것 같은데, 이 부분에서도 잡음이 많이 사라졌나?

= 물론 캐릭터 밸런스를 잡는 것은 지속하는 게임의 숙명일 수밖에 없다. 어떤 업데이트를 하건 기존의 밸런스 기준이 흐트러지는 경향이 생긴다. 어떤 클래스에는 좋고, 어떤 클래스에는 효용성이 없거나하기 때문이다.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고, 완전히 해소됐다고는 말할 수 없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풀어갈 때의 방향성을 정했다고 말하는 것이 맞겠다.

클래스간 태생적인 한계가 명확하여 '나는 저 클래스를 절대 이길 수 없어'라는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개발자 입장에서 이러한 상황 만큼은 막고 싶었다. 유저가 조금 더 노력하고 파밍을 더하면 그 어떤 격차라도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파밍이 주는 영향력의 비중을 더 높였다. 이를 통해 기존 클래스의 태생적 한계도 노력을 통해 극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석양콘'이 클래스간의 깊이감을 경쟁하는 대표적인 콘텐츠인데, 여기서 파밍과 이해도 차이로 클래스간 차이를 뛰어넘는 사례를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드래곤네스트라는 게임의 대표적인 매력 요소라고 생각한다.



▲ 매 차례의 업데이트에는 캐릭터 밸런스 패치를 찾아볼 수 있다



■ 글로벌 시장에서 더 잘나가는 드래곤네스트, 그리고 2023년

Q. 드래곤네스트는 한국 게임이지만, 지금은 글로벌 시장에서 더 인기다. 각 국가별로 선호하는 콘텐츠 성향이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 국가별로 차이가 꽤 크다. 근본적인 즐거움은 국가를 막론하고 동인한 편이지만, 게임에 몰입하는 정도의 차이는 꽤 큰 차이가 있었다. 중국의 경우 몰입하는 수준이 더 커서, 경쟁이나 도전 요소가 있을 때 굉장히 민감한 편이다. 개인 경쟁과 그룹 경쟁 콘텐츠에 몰입하면서, 모든 재미의 포커스를 여기에 두는 편이다.

반면 동남아 국가의 유저들은 경쟁 콘텐츠 역시 전체 게임 속 하나의 재미일 뿐이라고 인식하고, 게임의 다양한 면을 즐겨주는 편이다. 함께 즐기고,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 자체로도 즐거워하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런 각 국가별 분위기와 차이를 중시하고, 이해하면서 각 국가에 맞는 현지화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


Q. 코로나로 인한 봉쇄 상황도 많이 호전됐고, 이제 본격적으로 유저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코로나 이전에는 한국, 대만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7개 지역에서 매년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었다. 매년 행사에 참가하여 업데이트 소식도 전하고, 유저 현장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올해부터 다시 오프라인 행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점점 오프라인 행사의 수를 늘리고 있고, 내년에는 기존의 템포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늘려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사실 이런 행사에 참석하면 반대로 개발자들이 유저들에게 정말 좋은 기운을 많이 받는다. 우리가 정말 중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이 많은 유저들이 이 게임에 영감을 받고 있구나'라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자리다.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는 대형 빌딩형 온천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온천 내부를 모두 드래곤네스트로 꾸미고, 드네 유저들만 온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적도 있다. 이외에도 작은 놀이공원을 빌리는 등, 모든 유저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처럼 꾸미려고 노력하고 있다.






▲ "오프라인 간담회는 유저들을 위한 행사이지만, 동시에 개발자들을 위한 자리이기도 하다"


Q. 올해 국내 유저들을 위한 오프라인 행사도 계획하고 있나?

= 아직 정확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으나, 가능한 빨리 오프라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싶은 마음이다. 한국은 모든 업데이트가 시작되는 마더빌드이기도 하고, 한국과의 소통이 가장 긴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끔 한국은 테스트 서버 아니냐며 아쉬워하는 유저들이 있는데, 실제론 그 반대다. 해외의 유저들에게 있어서 한국 서버는 가장 중요한 관심사고, 모든 정보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한국 유저들은 자긍심을 가져도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유저들이 홀대를 받는다는 느낌이 없도록 유저 간담회를 준비하고, 글로벌 서비스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계속 노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


Q. 드래곤네스트의 2023년엔 어떤 내용들이 준비되고 있는지, 대략적인 로드맵을 소개한다면?

= 업데이트에서 '빅뱅 패치'며, '왕의 귀환' 등 여러 수식어와 함께 혁신을 내세운 적이 많았다. 하지만 2023년은 새로운 혁신을 쫓기보다 원래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고, 현재 바라보고 있는 방향성을 안정감 있게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저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방향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의 계획을 세웠다.

다가오는 6월에는 대규모 패치인 '고대인의 방주'가 추가된다. 새로운 월드 확장을 하고, 5년 만에 99레벨로 만렙 확장이 진행된다. 혁신을 위한 확장이라기보다, 신규 유저들의 허들을 낮춰서 돌아올 수 있을 만한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업데이트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

게임성 측면에서의 키워드는 '개인 경쟁'이다. 각 클래스를 깊이있게 연구하는 요소를 심화하기 위해 무한의 탑 컨셉의 콘텐츠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기존의 것을 강화하고, 신규 유저들이 한번 더 찾을 수 있는 2023년을 만들고자 한다. 드래곤네스트를 즐기는 유저들이라면 분명 반가워할 콘텐츠로 가득할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Q. 성장 장비의 수급이 너무 어렵다는 유저 반응이 있는데, 이를 개선하는 업데이트도 계획 중인가?

= 이러한 내용 역시 6월 업데이트에 적용될 예정이다. 그간 쌓였던 문제점들이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여러 부분에서 신경썼으니, 기존에 불편을 느꼈던 유저라면 이번 업데이트에서 많은 개선점들을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의 업데이트 계획을 차질 없이 준비하기 위해, 신규 직원 채용 계획은 없는지 궁금하다.

= 사실 서비스를 시작하고 10년도 더 된 오래된 게임을 만드는 것이기에 새로운 도전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울 것 같다. 이렇다 보니 게임을 즐기면서 함께 개발할 인재를 뽑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개발 PD로서 부끄럽지 않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드래곤네스트 그 자체를 즐기면서 만드는 이들이 함께 모여 있는 조직이라는 점이다. 드네를 정말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기에 스스로 느끼는 즐거움을 반영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고, 이것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관료주의적인 부분도 없고 개발 분위기도 정말 좋다. 드래곤네스트라는 게임에 뜨거운 열정을 가진 이들에겐 분명 메리트가 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 과거를 추억하는 이들을 위해, 다시 시작하는 '드래곤네스트 레거시'

Q. 개발팀이 현재 준비하고 있는 '드래곤네스트 레거시'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한다.

= 편하게 레거시라고 부르겠다. 레거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클래식 서버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퍼블리셔도 유저들도 계속해서 원했던 부분인데, 13년 만에 추가하게 되어 살짝 늦은 감은 있다.

'클래식'이라는 이름 대신 레거시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는, 단순히 향수를 자극해서 기존 유저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기 위함이었다. 파워 게임이 되어버린 지금의 모습을 과거로 되돌려 원래의 게임성을 되찾자는 의미도 있지만, 개선된 부분들은 확실히 개선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물론 유저들의 추억과 맞물려 있는 부분이기에 우리들의 판단이 항상 옳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명명백백하게 '이건 별로 였어'싶은 부분은 과감하게 수정했다.

'온고지신'이라는 표어를 정한 뒤 10년의 서비스를 통해 더해진 노하우, 더 좋아진 부분들은 좋아진 대로 반영하여 레거시 빌드를 만들었다. 결국 이미지적인 측면은 클래식과 유사하겠지만, 실제로 경험해보면 모든 면에서 새로워진 게임성을 느낄 수 있는 빌드가 될 것이다.


Q. 레거시 빌드의 가장 큰 특징을 소개한다면?

= 기존 드래곤네스트를 플레이했던 유저들이라면 바로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넣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게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타나는 캐릭터 생성창과 나무의 이미지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당시에는 게임을 상징하는 시그니처 이미지로 사용됐다.

단순히 복원만 한다면 그냥 기존의 데이터를 꺼내놓으면 되는데, 레거시 빌드에서는 10년 동안 새롭게 추가된 캐릭터를 전부 배치해놨다. 클래식 버전의 향수와 기존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적용한 셈이다. 이 이미지는 레거시 빌드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 "캐릭터 생성창의 나무는 드래곤네스트 레거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표면적인 것 외에도 게임성에서 큰 변화가 적용됐다. 바로 액션 RPG의 기본으로 돌아간 것이다. 액션 RPG라면 몬스터를 어떻게 공격하고, 어떻게 피하고, 스킬을 사용할 것인지. 각각의 액션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드래곤네스트는 오랜 서비스를 거치는 동안 파워 게임이 되어버렸고, 이러다 보니 전투의 공략과 액션성 그 자체를 풀어내기가 어려워졌다.

레거시에서는 라이브 게임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을 완전히 없애고 시작하고 싶었다. 콘솔적인 접근으로 파워 게임을 완전히 배제한 게임성을 세우고, 파밍을 통한 확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레거시에서는 최초의 업데이트 파밍을 가지고 캐릭터 확장과 몬스터 경험만 계속 확장할 계획이다. 파밍의 끝이 있으니 파워 확장을 위한 숙제나 노력은 없고, 미션을 통해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는, 말그대로 재미를 위한 목표 달성 콘텐츠만 남게 되는 셈이다. 파밍 걱정이 없으니 더 다양한 캐릭터를 즐겨볼 수 있을 것이며, 라이브 버전에서 만날 수 없는 새로운 게임성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Q. 레거시 빌드의 대략적인 서비스 일정도 궁금하다.

= 기본적인 틀을 복원하고, 게임이 근간을 갖춘 상태에서 일단 서비스를 개시한 뒤, 유저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게임을 함께 완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부적으로 거의 완료 단계에 있으며, 현재 중국에서 테스트를 개시한 참이다. 이후 5월 중에 중국에서 먼저 런칭하게 된다. 라이브 서비스는 한국에서 먼저 시작했지만, 레거시 빌드는 중국에서 최초 런칭한 뒤, 이후 다른 국가로 확장하는 계획으로 준비 중이다.

게임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여기서 보완된 게임성을 토대로 글로벌 국가로 최대한 빨리 확장할 계획이다. 스팀 서비스 역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고, 내년 상반기 정도에는 국내에서도 레거시 빌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Q. 끝으로 국내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5년 만에 드디어 드래곤네스트에서 만렙이 확장된다. 충분히 마케팅을 진행한 상황은 아니지만, 신규 유저들이 이번 기회에 알음알음으로 많이 들어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피드백도 많이 남겨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전에는 PD로서 매년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솔직한 마음을 담아 개발자 노트를 열심히 썼었는데, 여러 환경적인 요인으로 중단하게 됐던 적이 있다. 생각을 말할 기회가 없다보니 해석의 여지가 많았고, 이 사이에 오해를 사기도 했었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것은 드래곤네스트의 개발사가 한국 개발사고, 한국에서 모든 기획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마더빌드로서의 상징적인 가치가 있으며,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한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한국 유저들을 열심히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꾸준히 업데이트를 이어갈 것을 약속하겠다.

내년에 적용할 레거시 빌드, 그리고 오는 6월에 적용할 업데이트 콘텐츠에도 많은 기대를 바란다. 분명히 드래곤네스트가 더 활성화되는 시기가 오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한국 유저들에게는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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