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루 아카이브,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의 결실"

인터뷰 | 박광석 기자 | 댓글: 14개 |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에 신규 이벤트 스토리 '키보토스 황륜대제'가 적용됐습니다. 황륜대제는 블루 아카이브 세계관 속 학원도시 키보토스에서 2년에 한 번씩 진행되는 대운동회를 뜻하는 명칭으로, 개막식 준비 과정을 다루는 전반부 스토리 이후 본격적인 대운동회를 그리는 2부 '겟 셋 고!'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지난 3월 24일에 진행된 특별 생방송 ‘Go! Go! 키보토스!’에서는 황륜대제 스토리에서 추가될 새로운 콘텐츠와 앞으로의 업데이트 일정이 공개됐습니다. 이외에도 개발자들이 직접 업데이트 비하인드를 소개하는 '개발자 코멘터리', 그리고 다가오는 5월 20일에 개최될 예정인 '블루 아카이브 1.5주년 페스티벌'이 소개되기도 했죠. 블루 아카이브를 플레이 중인 한국과 글로벌 서버의 선생님들을 위하는 마음이 가득 느껴지는 방송이었는데요. 2023년 한해를 꽉 채워줄 블루 아카이브의 신규 업데이트와 이벤트들은 어떤 과정을 통해 준비되고 있는지,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 임종규 디렉터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블루 아카이브 임종규 디렉터



■ "우수한 아이디어를 모아 방향성을 조율하는 것, 이것이 블루 아카이브 디렉터의 역할"

Q. 지난 2022년에 블루 아카이브가 정말 좋은 성적을 거뒀죠. 이전 인터뷰를 통해 PD님들의 소감을 들었는데, 블루 아카이브의 핵심 개발자라고 할 수 있는 디렉터님의 소감도 궁금합니다.

= 굉장히 뿌듯하고, 또 한편으로는 안심했습니다. 1부 최종편은 프로젝트 시작 때부터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님과 함께 계획한 블루 아카이브의 IP화를 위한 첫 목표 지점이었습니다. 이후 김인 AD님과 아트실에서 제작해주신 4th PV의 러프를 보자마자, 이 목표점에 대한 확신과 더불어 반드시 최고의 형태로 선생님들께 제공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이 첫 목표 지점까지 도달했다는 성취감만큼이나, 함께 개발한 동료들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서비스를 위해 힘써주신 여러분들의 협업한 결실을 무사히 선생님들께 전달할 수 있었다는 안도감도 큽니다. 선생님들께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기에 저와 동료들 모두 2차, 3차 목표까지 다시금 나아갈 힘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Q. 개발자 토크 방송에서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유저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현재 게임 디자인을 리드하고 있다고 소개해 주셨는데요. 블루 아카이브 게임에서 게임 디자인 리딩과 디렉터로서의 업무는 정확히 어떤 것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스튜디오의 핵심 역량인 여러 우수 사원(?) 분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최대한 같은 방향성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개발의 흐름을 조율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블루 아카이브는 개발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바탕으로 개발을 진행합니다. 이를 위해 전체적으로 바텀 업 방식의 개발을 하고 있는데요. 이 방식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디테일을 살리는 데 강점을 가지지만, 아이디어들이 산발적으로 흩어지거나 전체적인 구성의 견고함이 무너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강점을 살리고 단점을 줄이기 위해 향후 게임 서비스의 비전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끌어내 동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우수한 아이디어를 모아 같은 방향으로 유도하고, 개발 흐름을 조율하는 것이 디렉터의 역할이다


Q. 디렉터로서 ‘블루 아카이브’라는 게임을 만들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새로운 게임이 IP로써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장기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긴 시간 동안 선생님들께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언제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캐릭터 하나만해도 스탯과 상성, 사용 스킬의 능력치와 코스트 등 설정해야 하는 항목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캐릭터의 기본적인 설정과의 적합성은 물론, 유저들의 선호도, 활용 가능성까지 고려해야할 것이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보통 이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캐릭터의 설정과 아트에 어울리도록 하는 것, 캐릭터가 조명받을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우선 캐릭터의 설정과 원화를 바탕으로 해당 학생의 역할을 결정합니다. 이후 다양한 밸런스 요소, 현재 각 컨텐츠의 메타, 채용률 등의 데이터, 캐릭터의 관계성에 따른 학생과의 시너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캐릭터의 기준 스펙을 정합니다.

이후 캐릭터의 액션 디자인을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IP실과의 회의를 통해 캐릭터의 맥락과 설정을 벗어나지 않도록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그다음에는 연출팀뿐만 아니라 2D 원화, 모델링, 배경팀까지 담당자가 모두 참여한 회의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종합해 캐릭터를 제작합니다. 이후 내부 테스트 및 FQA 테스트를 통해 세부 밸런싱을 진행해 최종 사양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 연출팀, 2D 원화, 모델링, 배경팀 등 모든 담당자가 합심하여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Q. 이외에도 신규 캐릭터의 적용 순서와 시기 역시 디렉터님이 담당 업무 중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 신규 캐릭터 출시 및 픽업 일정을 결정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것들일까요?

= 신규 캐릭터의 실장 순서는 여러 가지 요소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우선하는 요인은 스토리입니다. 스토리의 전개에 따라 실장 하는 캐릭터의 후보를 결정하고, 각종 컨텐츠에서 현재 필요하거나 비어있는 수요에 따라 적절한 컨셉을 가진 캐릭터를 실장 캐릭터로 결정합니다.

두 번째는 시즌입니다. 아무래도 선생님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시즌이 있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여름의 수영복은 '국룰'이죠.



▲ "스토리가 최우선, 그 다음 각 시즌에 맞는 캐릭터를 고려하는 편"


Q. 평소에도 여러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에 대한 관심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서 보았을 때, ‘블루 아카이브의 이런 부분만큼은 정말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다’라고 자부심을 가지고 소개해주실 만한 부분이 있을까요?

=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개발자들의 장르에 대한 이해와 블루 아카이브에 대한 애정입니다. 이 부분은 전세계 어떤 스튜디오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Q. 동시에 ‘이런 점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라, 앞으로 더 보강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서비스 안정화 측면에서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있어 언제나 송구한 마음입니다.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고자 합니다.


Q. 김용하 PD님이 인터뷰에서 ‘유저들이 게임을 만드는 쪽의 사람까지 관심을 가져주고, 하나의 콘텐츠로 즐겨주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답한 것이 기억납니다. 디렉터님은 PD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에 드러나는 비중이 적은 편인데. 이러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지지는 않는지 궁금합니다.

= PD님들께서 대외적인 활동을 해주시는 만큼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기에 아쉽다고 생각한적은 딱히 없네요. 게다가 봇치라서…


Q. 1주년 방송 속 개발자 코멘터리는 블루 아카이브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배우신 분들의 품격있는 대화’라는 호평이 쏟아졌죠. 지난 1.5주년 방송 역시 반응이 뜨거웠고 정기적으로 진행해달라는 요청도 많았는데요. 앞으로도 이러한 영상을 꾸준히 공개할 계획이 있나요?

= 저뿐만 아니라 개발팀의 여러 분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꾸준히 공개할 예정이니 따듯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세요.

▲ 게임의 디테일을 소개하는 개발자 코멘터리가 4월, 5월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Q. 1주년 방송에서 소개해주셨던 시로코 티셔츠는 정말 평소에도 즐겨 입는 티셔츠였는지, 그 진위 여부가 궁금합니다. 혹시 지금은 보유 중인 티셔츠 라인업이 더 늘어났나요?

= 원래부터 그래픽 티셔츠를 좋아합니다. 블루 아카이브 티셔츠 라인업도 하나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굿즈의 퀄리티가 높아, 일상복으로도 훌륭합니다. 언제나 애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생활용과 보존용 2개를 구매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 임종규 디렉터는 시로코 티셔츠에 이어, 새롭게 장만했다는 마시로 티셔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 "훌륭한 시나리오와 아트를 최고의 형태로 선생님들께 제공하는 것이 목표"

Q. 일본 서비스 2주년 라이브 이후 메인 스토리의 최종편을 연달아 공개하게 된 배경이 임종규 디렉터님의 제안이었다고 소개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유저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죠. 여유를 가지고 스토리를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해 천천히 빌드업을 쌓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도 존재했지만, 결국 한 번에 모아서 공개하는 방향성이 채용된 것인데요.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1부 최종편은 프로젝트 시작부터 계획한 첫 목표 지점으로, 이를 통해 IP로써 확고부동하게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다양한 게임과 매체가 쏟아져 나오는 현재 시장에서 IP로써 자리매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한 결과, 최종편의 로드맵을 현재와 같은 연속 공개 형태로 계획했습니다.

주요 컨텐츠를 미리 개발해 서비스한 뒤, 피드백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등의 대비책은 있었습니다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리스크가 높은 결정이었기에, “이게 맞나요?” 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이게 맞아요!” 라고 답하는 데 모두 동의했고 결국 동료들이 엄청나게 고통… 아니 고생하게 됐죠. 죄송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4th PV의 공개 시점에 대해서 여러 의견과 논의가 있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이 부분은 전문가인 요스타 마케팅 팀에서 제안해주신 '2주년 생방송에서의 서프라이즈 공개'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맞춰 최종편 프롤로그의 공개 시점도 생방송 직후로 결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죠.



Q. 앞서 언급한 캐릭터 스펙과 출시 주기, 시점, 업데이트 콘텐츠의 분량처럼 디렉터님이 담당하는 여러 영역에 유저들이 울고 웃습니다. 업데이트 혹은 정보 공개 후 유저들의 반응을 보고 '아! 이번엔 정말 좋은 선택을 했다'고 보람을 느낀 사례가 있다면 언제였는지, 반대로 ‘선택이 조금 아쉬웠다’고 판단되는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였는지 소개해주세요.

= 모든 업데이트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최종편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많은 우수사원과 예송논쟁,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 난무했는데… 언젠가 소개할 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쉬웠던 순간은 너무 많습니다만, 그래도 다음의 선택을 미루지않고,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국내 유저들은 일본 서비스를 통해 먼저 공개된 콘텐츠를 뒤따라가고 있는 만큼, 항상 ‘국내 유저들을 위한 새 소식’에 목이 말라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내에 국내 유저들을 위한 새로운 이벤트, 업데이트로는 어떤 것들이 준비되어 있나요?

= 지난 1.5주년 생방송에서 소개됐던 것들 외에도 정말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Q. 최근 블루 아카이브의 전분야 인력 채용 소식이 공개됐습니다. 함께 블루 아카이브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면서도, ‘진짜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이미지 때문에 지레 겁먹는 이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MX 스튜디오에서 어떤 인재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 게임개발부가 얻은 G.Bible에 적힌 말 처럼 '게임을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 합니다. 그리고 라이브 서비스를 하는 게임이니까, 블루 아카이브에 대한 이해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블루 아카이브를 즐기는 유저들이 많아지는 만큼, 디렉터님의 어깨도 점점 무거워질 것 같습니다. 2023년 올해의 목표, 포부가 궁금합니다.

= 블루 아카이브의 성장과 발전입니다. PD님들의 말처럼 이제 겨우 스타트라인에 섰으니까요. 훌륭한 시나리오와 아트를 최고의 형태로 선생님들께 제공하는 것이 목표네요. 그렇게 계속 나아가서 언젠가는 극장 스크린에서 블루 아카이브의 '그 장면'을 보는 것이 꿈입니다.


Q. 마지막으로 블루 아카이브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블루 아카이브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전하고자 하는 저와 동료들의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블루 아카이브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테니, 계속해서 지켜봐주세요!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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