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생샷 찾아 삼만리, 셀프 사진관 어디가 좋을까?

기획기사 | 박희수 기자 | 댓글: 1개 |


▲ 사진 찍다가 죽는 컨셉으로 화제가 된 캐논 광고 (출처: 캐논 공식 유튜브)

"남는 건 사진밖에 없어"

참 우리나라 사람들 사진에 진심입니다. 오죽하면 해외여행 갈 때 한국 사람을 만나면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말이 있기도 하죠. 그만큼 내 사진뿐만 아니라 남의 사진을 찍어주는 데에는 진심이 항상 가득 담겨있습니다. 생판 모르는 남에게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말한 사진 요청에 쉽게 무릎을 내어주는 모습을 보면 미안함과 동시에 고맙기도 합니다. 이런 한국인들의 진심을 마치 겨냥하듯 요즘 번화가에 나가면 5분에 한 번꼴로 있는 가게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바로 셀프 사진관입니다.

이제는 하나의 루틴이 되어 버린 사진찍기. 친구들을 만나고 돌아오면 항상 한 손에는 4컷 사진 한 장이 들려있습니다. '인생네컷', '포토이즘', '포토 그레이', '하루필름' 정말 다양한 셀프 사진관들이 한 발자국 지나면 또 있을 정도로 많이 있습니다. 또한, 가게마다 진행하는 이벤트와 프레임이 달라서 그런지 친구들과 찍는 곳을 정하는 것은 거의 회사에서 점심 메뉴를 정하는 것만큼 난제입니다.

과연 이렇게 많은 가게는 어떠한 카메라를 쓰길래 가는 곳마다 많은 사람으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어디서 찍어야 소위 말하는 '인생샷'을 건질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저 또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 엄청난 난제를 한 번 해결하려고 직접 나섰습니다.



원조의 맛은 다르다, 인생네컷



▲ 분홍, 분홍한 색감이 특징인 인생네컷 가게



▲ 입장하자마자 수많은 사진에 의해 압도됐습니다.



▲ 이 골목에는 인생네컷 가게가 두 군데나 있었습니다.



▲ 화려한 조명의 메이크업 책상과 그 옆엔 스마트폰 사진 인화 기계입니다.



▲ 이렇게나 많은 머리띠는 놀이동산에서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 전문 사진관처럼 더 넓은 곳에서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 카메라는 정 기계 정중앙에 있으며 양옆에 얼굴을 밝혀주는 화사한 조명이!



▲ 카메라는 캐논 200D에 번들 렌즈 EF-S 18-55mm를 사용하고 있다.



▲ 한정 프레임과 단순 색상 프레임까지



▲ 또한, 찍는 사진의 유형에 따라 프레임이 변경된다.



▲ 저는 이번 월드컵 기념 한정 프레임으로 한 번



▲ 인생네컷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굿즈와 현재 진행 중인 프레임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인생네컷'은 2017년 처음 생겼으며, 셀프 사진관의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시 원조는 다르더군요. 준비된 머리띠와 프레임 수가 지금까지 가본 가게 중 가장 많았습니다. 심지어 공식 홈페이지, 인생네컷 공식 굿즈도 있는 만큼 본인의 취향에 따라 꾸미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리고 조명 또한 양옆에 하나씩 있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럽게 나오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뚜렷하고 깔끔하게 나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1번이지만 재촬영도 가능해서 마음 놓고 찍을 수 있었습니다. 인생네컷의 특유의 핑크색 배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양한 프레임과 적당한 보정이 들어간 이곳이야말로 저에겐 인생 사진관이었습니다.



깔끔함의 끝판왕, 포토그레이



▲ 가게 이름에서 느껴지듯 온통 회색빛이다.



▲ 깔끔하다 못해 차갑게 느껴지는 이곳



▲ 다양한 사이즈의 컷들이 준비되었다.



▲ 여기는 캐논 200D II 모델을 사용한다.



▲ 프레임은 무난한 색깔프레임이 인기다.

포토그레이는 한때 깔끔한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평판을 얻은 가게입니다. 가게 내부가 매장 이름과 같게 온통 회색빛으로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프레임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색감들로 조합되어 있습니다. 또한, 셀프 스튜디오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사전 예약만 하면 더 넓은 곳에서 촬영도 가능합니다. 다른 가게들도 더 넓은 촬영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있지만, 포토그레이의 셀프 스튜디오는 사진을 찍은 후 전문가가 직접 후보정을 해주는 서비스가 있습니다.

깔끔함을 모토로 삼는 포토그레이는 자연스러운 조명으로 사진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포토그레이에서 친구들과 찍을 때만큼은 대부분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외에도 포토그레이는 셀프 스튜디오가 가격 대비 결과가 좋은 후기들이 많은 만큼 가성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할 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



스마일 이모티콘이 특징! 셀픽스 스튜디오



▲ 가게 규모는 가장 작았지만 웃는 이모티콘이 인상적이다.



▲ 아쉽게도 촬영 부스는 두 군데밖에 없다.



▲ 자세한 이용방법이 화면 밑에 나와 있다.



▲ 여기도 캐논, 저기도 캐논 같은 모델을 사용한다.



▲ 크리스마스 한정 프레임도 있다.



▲ 웃는 이모티콘이 여기저기 있는 셀픽스 스튜디오

많은 셀프 사진관을 들러봤지만 '셀픽스 스튜디오'는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웃는 이모티콘이 가득한 이곳은 앞서 소개한 두 군데와 비슷한 조명, 같은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셀픽스 스튜디오만의 특징이라면 가로로 찍을 수 있는 사진과 칸이 기존보다 더 넓어서 전신이 다 나오는 촬영 부스와 상반신이 다 나오는 커다란 프레임도 있었습니다.

다만 여태까지 방문한 곳 중 가장 규모가 작았으며 찍을 수 있는 부스가 두 군데밖에 없다 보니, 사람이 붐비는 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레임마다 웃는 이모티콘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니 작은 팝 아트 느낌을 좋아하는 프레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안성맞춤입니다.



이것이 인스타 감성..? 감성 10스푼, 모노맨션



▲ 얼핏 보면 카페 느낌이 나는 입구



▲ 크리스마스에 맞춰 꾸며진 내부 정말 깔끔했다.



▲ 조명은 위에서 내리쬐는 형식



▲ 여기는 캐논 200D 모델에 켄코 렌즈 필터를 부착했다.



▲ 전문 사진관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 넓은 화장대이지만 소품은 선글라스밖에 없다.

처음 가게 내부를 밖에서 봤을 땐 "여기 사진관 맞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관 느낌보단 요즘 인스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카페를 보는 듯했습니다. 크리스마스라서 그런지 입구 앞엔 미니 트리가 반겨주고 있었으며 타일 바닥에 나무 벽까지, 아무리 봐도 잘못 찾아온 듯한 생각이 들어 더 들어가 보니 다행히도? 사진 기계들이 있었습니다. 소품은 선글라스 한 종류밖에 없었지만, 여러 명이 동시에 이용해도 문제없는 정도로 넓은 거울이 벽 한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처음 와본 곳이어서 직접 사진을 찍어봤는데 여태까지 찍은 셀프 사진 중 가장 아쉬운 곳이었습니다. 우선 조명이 위에서 밑으로 내리쬐는 구조라 그런지 이마는 반짝반짝 빛이 나는 반면 하관은 그에 비해 너무 어둡게 나와서 애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유일하게 렌즈 필터를 부착한 곳이어서 그런지 사진 화질은 가장 좋았지만, 왠지 모르게 제가 따로 보정을 해야 할 법한 필요한 사진으로 보였습니다.

배경은 총 3가지로 흰색, 베이지, 검은색이 있으며 프레임은 단순 색상 배경과 흔히 말하는 '감성' 느낌이 물씬 나는 프레임들이 있었습니다. 가게는 분위기는 취향 저격을 제대로 했지만, 그에 비해 사진은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곳 모르면 간첩, 하루필름



▲ 하루필름은 구름 로고가 들어있는 곳이다.



▲ 전반적으로 내부는 온통 흰색 배경



▲ 스폐셜 컨셉 배경



▲ 진한 남색 배경



▲ 여기가 바로 시그니처 블루 배경이다. 흐려 보이지만 찍을 땐 하늘색이 나온다.



▲ 이곳도 캐논 200D 모델!



▲ 보통 하루필름으로 많이 찍는다.

사진을 찍으러 가자고 하면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하루필름'입니다. 파란색 톤이 시그니처인 이곳은 프레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경으로 화제입니다. 시그니처 블루와 진한 남색, 그리고 스페셜 컨셉 배경까지 총 3가지가 있습니다. 이중 항상 줄이 긴 배경은 하루필름 하면 떠오르는 시그니처 블루입니다.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다 보니 5번에 3번은 하루필름에 가게 되는데 시그니처 블루는 항상 갈 때마다 줄을 서고 찍었던 기억이 남습니다.

지금 방문하면 크리스마스 프레임으로 찍을 수 있으며 이외에도 단순 색깔 필름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혼자서 시그니처 블루를 배경으로 하고 찍어봤는데, 분명 다른 사진관과 똑같은 카메라에 렌즈를 씀에도 사진의 화질이 가장 안 좋았습니다.

그리고 배경이 이미 밝은색인데, 여기에 환한 조명에 보정까지 들어가니 얼굴이 너무 하얗게 나와 이목구비가 다 날아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밝게 나오는 것은 좋지만, 너무 과해서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하루필름을 찍을 땐 밝은 옷보단 어두운 톤의 옷을 입고 가야 한다는 후기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을 찍는 건 그때 그 분위기에 따라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가게에서 찍으려면 옷까지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4컷? 이제는 2컷으로도 찍어보자! 폴라스튜디오



▲ 가장 먼저 만나본 폴라스튜디오



▲ 폴라로이드 느낌의 사진을 단돈 5천 원에?



▲ 이제는 해당 모델이 아니면 섭섭할 정도로 모두 똑같은 카메라를 사용한다.



▲ 바로 사진을 재단할 수 있는 재단기까지 있었다.


대부분의 셀프 사진관은 사진을 찍으면 1+1로 두 장씩 나오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1장 더 주니까 좋은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혼자 찍으러 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같이 사진을 찍는 인원이 홀수일 경우엔 1장이 남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사소한 거지만 이런 고민거리를 없애주는 셀프 사진관도 있습니다. 바로 폴라로이드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 '폴라 스튜디오'입니다.

이곳도 처음 보는 곳이었지만 내부는 여느 사진관과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다양한 색감의 프레임과 4컷 사진, 다만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곳엔 2컷 사진도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포토그레이 사진관에도 2컷이 있었지만, 거긴 가로로 2컷이라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부스 밖에는 사진을 자를 수 있는 재단기도 구갖춰져 있어 2컷 사진을 한 장 찍고 나누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면 더 저렴한 가격에 2장의 사진을 얻는 1석 2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생수병보다 가볍다는 200D II 모델, 입문자에게 추천한다.
(출처: 캐논 공식 홈페이지)

이렇게 여러 셀프 사진관들을 돌아다녀 봤는데, 사진관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조사해보니 다들 같은 사진기와 렌즈를 쓰는 만큼 특정 사진관이 더 잘 나온다는 듯한 느낌보다는 조명과 뒤에 있는 배경 색감, 적용하는 프레임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제아무리 핸드폰 카메라가 발전했다고 하지만 사진기의 활약은 여전했습니다. 지금처럼 셀프 사진관의 흥행 요소엔 카메라들도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죠.

최근에 셀프 사진관에서 DSLR을 쓴다는 것이 알려지자 각자 가진 DSLR로도 이 정도의 사진을 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문의 글로 한때 화제였습니다. 적당한 조명과 카메라만 있다면, 방에서도 셀프 사진관을 열었다는 후기를 볼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진정한 고수는 힘을 숨기고 있다고 하죠. 그에 걸맞게 DSLR은 여기저기서 조용히 활약 중입니다. 브이로그, 각종 영상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경량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에도 DSLR은 가벼운 모델을 출시하는 등 그들만의 방법으로 생존하고 있었습니다. 핸드폰보다 더 많은 매력이 있는 카메라, 언젠간 올 DSLR 붐을 대비하기 위해 이번 기회에 장만하는 건 어떠신가요?



▲ 아 그래도 쏘니 프레임은 못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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