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4] 확장하는 언리얼 메타휴먼, 플랫폼 경계 더 허물까

인터뷰 | 강승진 기자 |
이제는 매년 언리얼 엔진의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며 GDC에서 빠져서는 안 될 행사가 된 듯한 에픽게임즈의 GDC2024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이 현지 시각으로 20일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에이미 헤닉의 신규 게임인 '1943: 라이즈 오브 하이드라', 국산 게임인 '크로노 오디세이'의 영상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실제 개발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기술 향상과 동시에 크리에이터가 직접 자신의 창작물을 그려나갈 수 있는 UEFN에 메타휴먼 도입과 레고와의 협업 등을 함께 알리기도 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모바일 지원 예고도 이어졌다.

이날 행사가 끝난 후 킴 리브레리 CTO, 패트릭 투바치 VFX 슈퍼바이저, 삭스 페르손 부사장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들은 언리얼엔진의 활용이 고전적인 PC 게임의 시장을 넘어 모바일,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로 뻗어나가고 있는 미디어 컨버전스의 시기라며 향후 전망을 기대케 했다.



▲ 좌측부터 패트릭 투바치 VFX 슈퍼바이저, 킴 리브레리 CTO, 삭스 페르손 부사장

'1943: 라이즈 오브 하이드라'는 마블의 새로운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던 타이틀의 첫 공개라는 점도 인상적이지만, 게임 안에서 다양하게 활용된 언리얼 엔진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영상에 공개된 캐릭터는 100% 메타휴먼 에니메이터를 통해 키프레이밍 않고 얼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냈다. 별도의 비주얼 이펙트 없이도 매우 높은 수준의 캐릭터 애니메이션 구축 단계로 수준을 끌어올린 것이다. 캡틴 아메리카의 수트처럼 캐릭터에 덧붙이는 외형적인 부분은 머신러닝을 통해 시뮬레이션됐다. 의류, 신체 시뮬레이션을 통한 머신 러닝 에뮬레이트가 실제 게임에 적용되는 셈이다.

주변 환경은 완벽하게 나나이트로 컨트롤됐고 나나이트 테셀레이션을 통해 낮은 메모리 풋프린트를 유지했다. 루멘, 볼류매트릭 같은 기술처럼 에픽게임즈가 꾸준히 강조하는 기술들이 거대한 쇼케이스처럼 '1943: 라이즈 오브 하이드라'의 트레일러 영상 하나에 담겼다.



시네마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UE 기술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게임 플레이는 영화와 게임의 구분을 꽤 흐리게 만든다.

실제로 언리얼 엔진은 영화 부문에서도 꽤 두드러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에픽은 분명 게임에 특화된 엔진으로 출발했지만, 많은 직원이 게임 산업에 종사한 바 있고, 영화 사업과의 연계 역시 꽤 깊이 이루어진다. 테크 데모였던 매트릭스 어웨이큰스의 제작진 절반은 영화인이었다. 당장 인터뷰에 참여한 리브레리 CTO는 슈퍼8, 매트릭스 3부작 등 많은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아카데미 상을 받은 바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을 통해 공개된 '듄 어웨이크닝'은 영화 듄 개발진과 깊은 협업 관계를 유지했고, '듄: 파트2' 제작의 많은 부분에는 언리얼 엔진이 활용됐다. 언리얼 엔진은 비현실적인 가상 세계, 애니메이션 쇼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만달로리안 같은 영화, TV에서도 사전 시각화 작업과 촬영 디자인, 버추얼 환경 촬영, 프로덕션 직전 과정까지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마스틸로비치 부사장은 만달로리안, 듄의 촬영 감독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그렉 프레이저가 한 말처럼 영화 아티스트와 게임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시대라고 첨언했다. 결국, 시각적 효과는 게임과 영화, 두 세계의 중간쯤에 있으며 '1943: 라이즈 오브 하이드라', '크로노 오디세이'처럼 영화와의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시기에 도달하게 됐다.


이미 인터뷰를 함께 한 리브레리 CTO와 페르손 부사장은 약 20년 전 매트릭스 IP를 가지고 함께 작업한 바 있다. 리브레리 CTO는 매트릭스 영화를, 페르손 부사장은 매트릭스 게임을 각각 만들었다. 그들은 시대가 모든 형태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모여 실시간으로 처리되는 미디어 컨버전스를 두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코지마 히데오가 영화 같은 게임, 게임 같은 영화를 기치로 개발하는 잠입 액션 피신트를 언급하며 영화와 게임의 허물어진 경계가 새로운 예술 형태로 진화할 수 있으리라 전하기도 했다.

이날 에픽게임즈는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모바일 버전의 출시를 예고했다. 장기적으로는 에픽게임즈가 선보이는 모든 게임, 모든 크리에이터의 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보다 선명한 목표는 개발자들이게 모바일 게임을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제공하며 확장을 그리는 것이다.

수익 배분화와 관련된 사업적 전략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에서 전해졌다.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에픽 퍼스트런, 나우 온 에픽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입점 게임사는 6개월간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단기적으로는 수익화 전략에 일정 손해를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유저 확보, 나아가 장기적인 플랜 안에 이용자를 위한 시장 경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 모바일 스토어보다 낮은 수수료 정책을 꾸준히 주장했고, 실제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88:12라는 비교적 낮은 수수료의 수익 분배 역시 그대로 이어지니 말이다.




모바일에 대한 투자는 보다 확대해서 보면 근래 많은 투자를 계속하는 언리얼 에디터 포 포트나이트(UEFN)의 신규 기능 제공과도 이어진다.

에픽게임즈는 앞서도 강조한 메타휴먼 관련 기능을 UEFN에 도입한다. 요는 언리얼 엔진에서 사용되는 메타휴먼 NPC를 UEFN에 불러와 활용하는 기능이다. 포트나이트 기반 캐릭터 뿐만 아니라 메타휴먼을 활용한 캐릭터 연출과 표현이 확대되는 셈이다.

단, 이것이 완전히 별개의 시스템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메타휴먼의 가장 높은 레벨의 디테일 설정은 캐릭터당 기가 바이트 단위이며 시각적 만족도를 가진 가장 낮은 수준의 디테일 역시 수백 메가바이트였다. UEFN은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조정하는 동시에 여러 기기에 맞는 디테일을 제공해 더 낮은 크기로 기존의 메타휴먼을 제공한다. 기능이나 표현력 등 시스템적인 제한이 가해지는 것은 아니다.




UEFN의 메타휴먼 도입은 크리에이터가 더 많은 플랫폼, 다양한 공간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한다. PC는 물론 스위치, 모바일 가리지 않고 데이터 페이로드를 더 효율화시키고자 한다. 이상적으로는 스위치에서도 잘 실행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인터뷰에 참여한 리브레리 CTO, 마스틸로비치 부사장, 페르손 부사장은 가장 혁신적인 모바일 시장을 가진 곳이 한국이라면서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 개발자들이 개선점과 혜택을 활용해 더 높은 수준의 게임을 만들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콘텐츠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며 변화의 시기를 겪는 할리우드처럼 미디어와 게임이라는 변화의 중심에 있는 콘텐츠에서의 한국의 역할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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