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10개 |

넥슨이 주관하는 'NYPC 토크콘서트'가 14일 서울 코엑스 아티움에서 400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NYPC'는 Nexon Youth Programming Challenge의 약자로, 넥슨이 코딩과 관련있는 전문가를 초청해 청소년들에게 프로그래밍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진로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이번 NYPC는 '세상을 바꾸는 프로그래밍 이야기'라는 주제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게임 데이터 분석 전문 조직인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총괄 강대현 부사장을 비롯해 △딥러닝 음성합성 엔진 개발로 화제를 모은 데브시스터즈 김태훈 머신러닝 엔지니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단체 멋쟁이 사자처럼 이두희 대표, △가상화폐 AI 스피커를 제작한 콩돌이 프로덕션 이진호, 이수현 등 각 분야에서 코딩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전문가들이 앰버서더로 참여, 코딩의 비전과 경험담을 공유했다.

시작에 앞서 넥슨코리아 이정헌 대표는 "넥슨은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회사이다. 그런데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개발하는 건 다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은 코딩으로 완성되는 하나의 세계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이어서 "코딩을 통해 여러분이 상상했던 사회와 세계를 모두 만들 수 있다. 넥슨은 코딩 전문가가 많은 회사이니만큼 그 지식을 청소년에게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일을 통해 코딩이 얼마나 재밌는지, 어떤 걸 만들 수 있는지 전해주고 싶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기사는 강연 특성상 편한 전달을 위해 화자의 시점에서 서술함.

■ 코딩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 5,000만 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코딩'



▲ 멋쟁이 사자처럼 이두희 대표

내가 코딩을 어떻게 생각했고,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는지 이야기하기 위해 고등학교 때 썼던 일기장을 다시 봤다. 그때의 나는 학교에서 시키는 공부를 충실하게 하고 다른 학생과 마찬가지로 수능을 준비하고 경시대회를 보는 학생이었다. 2학년이 되고서 대학의 원하는 학과를 써야 할 때가 있었다. 그동안 대학교는 고등학교의 연장선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원하는 학과를 쓰라니? 의학, 법, 컴퓨터공학과 등 여러 학과 중에서 내 미래를 선택하라고 하는데 그때의 나는 내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이제껏 공부만 시켜놓고 학과를 선택하라니.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내 진로를 고민했다. 아마도 여러분들보다 늦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고민 끝에 나는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했다.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컴퓨터공학은 짧은 시간 내에 결과가 나온다. 먼저 배운 선배들 말로는 빠르면 한 달 내에 결론이 난다고 하더라. 당시의 나는 빨리 성장해서 모르는 세상에서 빠른 로켓을 타고 싶었고, 그래서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했다.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한 두 번째 이유는 모든 학문에 다양하게 쓰일 수 있어서다. 수학, 의학, 은행권 등에 다양하게 쓰이니 굶어 죽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이 판단을 옳았다고 여긴다. 왜냐하면 뭔가 만들고 싶을 때 금방 만들 수 있고, 어떤 문제가 있을 때 한두 명만 모여도 해결할 수 있는 건 컴퓨터공학과가 유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좋은 걸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수학이나 국사 공부를 어려워하는 거처럼 다른 사람이 컴퓨터를 어려워할 수 있다. 그래도 일단 해보자는 생각에 30명의 학생을 뽑아 수업했었다. 사실, 200명까지도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망할 수도 있으니까 처음엔 30명만 진행했다. 이 30명은 모두 코딩과는 거리가 먼 비전공자들이다. 그리고 머리가 굳었을 법한 대학생, 졸업생들이었다. 그런데 수업을 마치고 나니, 결과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이후 점차 인원을 늘려나갔고 최근에는 1,400명까지 늘어났다. 또 중요한 것은 90%에 가까운 학생들이 완주했다는 점이다.

1,400명과 90%의 완주율은 수업이 재밌기 때문에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3년 전에 알파고가 크게 유행했고 우리 사회에 인공지능을 배워야 한다는 유행이 돌았다. ‘멋쟁이 사자처럼’ 역시 알파고 공부를 하고 싶어서 ‘알까고’를 만들었다. ‘알까고’는 바둑이 아닌 ‘알까기’를 주제로 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우리가 한국어를 배울 때 공부를 하면서 배운 게 아니듯, 영어를 배울 때 부딪치면서 배워야 빨리 늘듯이 대회나 재밌는 요소를 프로그래밍에 접목해 이끌어나가고 있다.

코딩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먼저 50명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학급의 반장 정도면 된다. 더 인원을 늘려 5,000명에게 영향을 주고 싶다고 생각해보자. 슬슬 머리가 아파진다. 이제는 정치적인 것을 방법으로 꺼내 든다. 그런데 5,000만 명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 정도 되야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5천만 명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더 쉽지 않다.

코딩으론 가능하다. 최근 코딩으로 해결한 문제 중에서 소방관들의 골든타임 문제가 있었다. 이전까지 소방서에서는 골든타임에 관한 의미 있는 자료가 없었다. 우리는 전국의 골든타임 사례를 수집해 코딩으로 정리했고,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이전까지 소방 시설의 확장은 서울-경기권이 아닌 지방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보니 서울-경기권이 골든타임을 더 지키지 못하고 있었다. 반은 재미로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의미를 갖게 됐고 청와대로 가 발표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5,000만 명의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좋은 소방 서비스의 근거가 됐다.

최근 야후가 고등학생이 만든 앱을 300억에 사고, 애플이 10대 개발자를 엄청나게 활용하고 시대다. 이런 사례가 한국에도 가까운 시일 내에 올 것이라고 본다. 의미 있는 성공의 반복이 미래를 바꾸는 법이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사회에 큰 역할을 하는 개발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 지금 당장 시작하자



▲ 콩돌이 프로덕션 이진호 개발자

‘콩돌이 프로덕션’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공학 크리에이터 모임이다.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것들을 만들어 유튜브에 연재하는 일을 한다. 우리가 유명해진 계기이자 처음 만든 것은 ‘비트코인 인공지능 스피커’이다. 비트코인은 한때 유행한 가상화폐의 대표적인 코인인데, 왜 만들었냐면... 우리 콩돌이 프로덕션 팀원들이 모두 비트코인에 빠질 때가 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핸드폰만 만지며 비트코인 시세를 관찰했었다. 어느 순간 보니 이게 웃겨서 “그럴 거면 우리가 가격을 알려주는 장치를 만들면 어때?”라고 농담을 하니 모두 눈이 뒤집혀서 달려들더라. 기획자는 “내가 설계할게!”이러고 프로그래머는 “내가 코딩할게!”이러고...

이미 시장에는 장세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은 있다. 그런데 외형을 갖추고서 단가를 알려주는 건 없었다. 그래서 우린 비트코인 아이콘으로 스피커 외형을 디자인하고, 이것을 3D 프린터로 만들었다. 장세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은 LSTM이라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했고, 이걸 바탕으로 코인 거래 사이트에서 실시간으로 가격을 받아 오를지 내릴지를 판단했다. 3일 정도 작업을 하니 결과물이 나오더라.


두 번째 작품은 ‘스톰트루퍼 미세먼지 방독면’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가 매우 많았었다. 나는 안경에 습기가 찬다는 이유로 마스크 쓰는 것을 싫어했는데, 이걸 우리가 공학적으로 재밌게 해결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었다.

스톰트루퍼 마스크 외형은 3D 프린터로 출력하고 내부는 LED로 채웠다. 우리가 쓴 미세먼지 센서가 좋은 건 아니기 때문에 튜닝 작업으로 적합한 알고리즘을 찾아갔다. 미세먼지 센서에서 값을 받으면, LED로 시각화하는 구조다.

마지막은 'FPS 게임용 총 조이스틱’이다. 나는 FPS 게임을 싫어한다. 분명 먼저 적을 발견했는데, 내가 죽는 경우가 많았었다. 하도 자주 죽다 보니 마우스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마우스로 총싸움을 하니 못하는 게 당연하지... 이런 논리로 총 모양의 조이스틱을 만들었다. 역시 총싸움은 총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가속도 센서가 조이스틱에 적용되지 않아 틈틈이 마우스를 사용해야 했다. 이후 개선을 거듭해 이제는 총 조이스틱만으로 실제 마우스를 사용하는 거처럼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묻는다. “그런 걸 왜 만들어?”라고. 우리의 답은 “재미있으니까”이다. 며칠 밤낮을 새서 만든 코드가 총 조이스틱이 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기분은 안 해보면 모른다. 나는 코딩을 고등학생 때 책으로 처음 접했다. 어떻게 따라 한 코드를 실행시켜 보니 에러가 200개는 나왔었다. 에러를 모두 고치니 정말 내가 원하는 대로 프로그램이 움직였다. 이 기분은 해봐야 안다.

코딩은 그 자체로도 재밌지만, 소프트웨어 환경을 벗어나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하드웨어와 센서를 통해 상호작용하거나 실생활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누군가는 스마트폰 게임에서 반복된 터치가 싫어 자동으로 눌러주는 장치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 구글의 개발자 모집 공고를 보면, 하드웨어 설계 경험이 있는 개발자를 선호한다고 한다. 앞으로 점점 하드웨어 프로젝트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필요로 할 것이니 준비가 필요하다.



▲ 콩돌이 프로덕션 이수현 개발자

나는 중학교 입학하고서 컴퓨터 선생님의 소개로 프로그래밍을 알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프로그래밍, 코딩 이런 단어는 사회에서 익숙한 단어가 아니었다. 오죽하면 장래희망에 프로그래머라고 적으니 담임 섬생님이 불러 “내가 장래희망에 ‘프로게이머’라고 적지 말랬지!”라고 했을까. 그러면 나는 다시 프로그래머가 무엇인지부터 담임 선생님한테 설명해야 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하니,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마크 주커버그처럼 큰돈을 벌고 싶기도 해서 앱 제작을 시작했다. 팀원을 모아 처음 만든 게 ‘매일냠냠 단어’라는 앱이다. 이 앱으로 3개월 동안 약 400만 원을 벌어들였다. 첫 작품치고는 괜찮은 성과였다.

3D 프린트가 나오고서 개인 체형에 맞는 신발, 옷, 악세서리를 자동으로 디자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팀원을 모으기 굉장히 힘들더라. 무엇이 문제였을까 생각하니, 3D 프린트 자체가 너무 생소한 물건이란 게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컴퓨터공학과 학생은 이론에 관심이 많고,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은 드물었다. 그래서 컴퓨터공학 외에 다른 분야를 모르는 학생이 너무 많았다. 그때, 내가 있는 세상이 너무 좁고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소프트웨어의 경계를 벗어나면 할 수 있는 일들이 무한정 많아진다. 일론 머스크가 하늘에선 우주선을 만들고 땅에선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드는 시대다. 이제 개발자가 상상하는 모든 걸 만들 수 있는 시대인데, 이런 일을 아는 사람이 너무 적었고 환경도 열악했다.

미국에는 차고가 있다. 애플과 아마존이 차고에서 시작한 회사이다. 이렇듯 차고는 창업의 최적의 공간이지만, 한국에는 차고라는 개념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시작을 조금 다르게 생각했다. 일단 유명해지고,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가 언론에 나오고 영상으로 나오면 일하기가 조금 더 수월해질 거라고.

콩돌이 프로덕션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메이킹 문화를 알리는 거다. 메이킹은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게 핵심이다. 메이킹 분야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핵심은 코딩이다.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문제 해결은 앞으로 더 강력한 문화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만약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길 권한다. 큰 것, 작은 것,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무엇이든 상관없다.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하면, 시련이 닥칠 것이다. 또 사람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게을러질 수 있다. 그래서 팀원과 함께하길 추천한다.

어떤 멋있는 프로젝트도 다른 사람과 나누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타인에게 자랑하고, 비판받고, 아이디어를 나눠라. 개인적으론 만들어나가는 과정과 결과물을 유튜브에 올리는 것이다. 우리의 작은 프로젝트가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된다.


■ 불가능을 해결해 나가는 인공지능 기술 - 이용할 줄 아는 개발자가 되자



▲ 데브시스터즈 김태훈 개발자

최근 자주 들리는 딥러닝은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이다. 인간은 뇌로 생각하는데, 뇌는 뉴런이라는 생체 단위로 구성된다. 인공지능 개발자들은 뉴런을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한다면, 컴퓨터가 사람처럼 학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이런 기대가 모여 구현된 게 딥러닝이란 기술이다.

현재 많은 연구자가 딥러닝으로 문제를 풀고 있다. 구글의 딥마인드가 아타리 게임을 점차 학습해 높은 점수를 획득했고,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바둑으로 이겼다. 최근 구글에서는 학습하는 대화 엔진을 선보여 미용실을 예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참고로, 이때 미용실 직원은 자신에게 예약한 이가 인공지능이란 걸 눈치채지 못했다.

이런 강화학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사람이 해결하기 힘들거나 불가능한 문제를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공지능 개발 연구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를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연구의 핵심이 딥러닝과 강화학습이다. 컴퓨터가 데이터를 수집하면, 어떻게 최적화할 것인지 연구하고 있다. 아직 프로게이머를 이길 수 있는 수준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이용해 많은 문제를 풀 수 있게 됐다. 코딩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도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서 세상을 바꾸는 인공지능을 만들길 바란다.


■ 인공지능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 - 이제는 문제를 찾는 능력이 중요하다



▲ 넥슨코리아 강대현 부사장

NYPC를 준비하면서 청소년들의 궁금증을 미리 정리해보니,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4차산업혁명-인공지능 시대에 갖추어야 할 역량과 넥슨이 게임회사인데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냐는 것이다. 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쓰이는지 원리부터 이해한다면, 미래에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알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는 것과 회사에서 일을 잘하는 게 비례하지는 않더라. 학교는 정해진 답을 잘 푸는 게 능력인 곳이다. 반면, 회사는 정답이 아예 없거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넥슨 뿐만 아니라 떠오르는 여러 회사, 인공지능을 다루는 회사일수록 문제가 명확하지 않고 범위가 넓고 모호하다.

공부는 잘했던 학생들이 회사에서 헤매는 이유라고 본다. 문제를 잘 풀던 학생에게 문제를 주지 않는다.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내면, 답을 주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회사에 적응하는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이 갈린다.

미래에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다. 이제는 데이터가 의사 결정의 근거가 된다. 즉, 인공지능이 문제를 풀어준다고도 볼 수 있다. 이제는 문제를 잘 푸는 사람보다 좋은 문제를 찾는 사람, 인공지능에게 좋은 프레임을 제시하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다.

예로써 수많은 고양이 사진 데이터를 모아, 새로운 동물의 이미지가 고양이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기술이 있다. 단순히 고양이를 구분할 뿐이라면, 좋은 기술이라고 보기 힘들다. 기술은 도구다. 넥슨은 이 기술을 활용해 ‘월핵(벽 너머의 플레이어를 보여주는 핵)’ 사용자를 가린다. 의심이 가는 유저의 플레이 5초를 클립으로 따와 인공지능이 분석한다.

또는 매크로 사용자를 잡는 데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 최근 매크로 기술 역시 발전해 움직임마다 노이즈를 넣거나 패턴을 길게 가져간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이용해 매크로의 움직임을 거시적으로 본다면 인간의 움직임과는 다른 특정한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사람이 분석하거나 기존 프로그램이 분석한다면 수십 기가의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 명을 잡을 수 있다. 이 작업을 최적화하는 데에 인공지능이 유용하게 쓰인다.




넥슨이 매크로와 핵을 잡는 데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듯,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 이런 문제를 잘 발견해내는 역량이 미래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 문제를 기계가 푸는 시대에선 문제를 발견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이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먼저 지금까지 배운 코딩과 알고리즘 지식을 실생활에 적용해보길 권한다. 그리고 알고리즘 문제를 직접 만들어보자. 다음으로 자신의 일상생활을 기록하고, 객관화된 눈으로 바라보며 문제를 찾아보자. 마지막으로 자기 일상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연구해보자. 이를 위해선 자기 객관화 능력이 중요하다.

방법을 제시해도 막상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회사와 사회에선 “뭐 하고 싶으세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물음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일상에서 문제를 찾아보고, 해결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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